The strongest brother ever RAW novel - Chapter 372
사상 최강의 오빠 376화
어스름 (1)
“쓰레기라고요?”
김세훈의 물음에 이사오가 회색 왕 관 이곳저곳을 살피며 말했다.
“그럼 이게 쓰레기가 아니면 뭐야? 나노 메탈부터 시작해서 바이오 프 레임까지. 갑주를 구성하는 필수 요 소가 하나도 없는데. 이게 어딜 봐 서 갑주야? 그냥 갑주 흉내 낸 프 라 모델이지.”
이사오가 작업용 돋보기를 쓰고 회 색 왕관을 정밀 관찰하며 말을 이었 다.
“근데… 대체 이걸 만든 멍청이가 누구야? 아니, 왜 이런 이상한 소재 를 이렇게 덕지덕지 발라놨어? 구성 은 또 왜 이 모양이고?”
김세훈이 게슴츠레한 눈매로 이사 오를 바라보며 속으로 구시렁거렸 다.
‘그 멍청이. 바로 넌데요.’
급기야 이사오는 기계 집게로 회색 왕관을 분해하기 시작했다.
반질반질한 유리구슬에 누가 먼지 를 잔뜩 묻혀놓은 것처럼 도저히 참 을 수 없었던 것이다.
“…홈.”
갑작스러운 이사오의 행동에 살짝 놀랐는지 김세훈이 침음성을 흘렸지 만, 굳이 말리진 않았다.
어찌 됐든 이 세계에서 한 손에 꼽히는 전문가이니만큼, 아무 생각 없이 저러진 않을 거라 생각한 것이 다.
능숙한 손길로 회색 왕관을 분해한 이사오가 잔해에서 왕관의 코어인 바르다의 오리지날, 월계관을 꺼냈 다.
이사오가 고개를 갸우뚱 기울이며 중얼거렸다.
“이게… 대체 뭐지?”
“뭔지 모르겠습니까?”
“어. 솔직히 모르겠어. 게다가….”
이사오가 회색 왕관을 분해하는 과 정에서 나온 금속 찌꺼기를 가리키 며 말을 이었다.
“이것들도 내가 생전 처음 보는 소 재야. 처음에는 이상한 환경에 노출 돼서 변질된 소재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 이건… 여태 한 번도 발 견되지 않은 신소재야. 이봐. 솔직히 말해봐. 대체 이런 걸 어디서 구한 거지?”
“뭐… 그냥 우연히 손에 넣었습니 다.”
이사오가 콧방귀를 뀌었다.
“우연 같은 소리하고 있네. 이봐 김세훈 씨. 그게 얼마나 황당한 소 린지 알아? 당신 지금 길 가다 신 소재를 주웠다고 말하고 있는 거야. 막말로, 길 가다 핑크 다이아몬드를 주웠단 말을 믿고 말지. 신소재를 우연히 얻었단 말을 나보고 믿으란 소리야? 응?”
“어쩌겠습니까? 정말 우연인걸요.”
이사오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김세 훈이 어이없다는 듯 한차례 노려본 뒤, 다시 월계관을 쳐다봤다.
아무리 봐도 처음 보는 유형의 갑 주였다.
아니, 이게 과연 갑주이긴 한 걸 까?
이사오가 이런저런 의문과 호기심 에 휩싸여 어찌할 줄 모르고 있자, 한숨을 내쉰 김세훈이 성큼성큼 다 가와 월계관을 뺏어 들었다.
“그리 의심스러우면 그냥 주십시 오. 제가 알아서 처리… 웅?”
부르르.
김세훈의 손이 닿자마자 월계관이 부르르 떨었다.
처음엔 스마트폰 진동 수준으로 옅 게 떨던 월계관이 점차 거칠게 진동 하더니, 지진 속의 가구처럼 흔들리 기 시작했다.
우우웅.
월계관의 진동에 따라 이사오의 대 장간에 있는 미완성 갑주들 전부가 떨기 시작했다.
이미 진동이라기보단 공명에 가까 운 그 현상에 이사오가 당혹스러워 했다.
“어어? 이것들이 갑자기 왜….”
갑주들이 중력에 이끌리는 사과처 럼. 혹은 S극과 N극이 만난 것처럼 부웅 떠올라 월계관을 향해 돌격했 다.
콰앙!
자석에 달라붙은 쇳가루처럼 월계 관을 중심으로 달라붙은 채 미동도 하지 않는 십여 개의 갑주를 본 이 사오가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김세 훈을 바라봤다.
“…너 뭐야?” 눈빛만으로도 이리 많은 질문을 던 질 수 있구나 싶었던 김세훈이 난처 한 표정으로 턱을 긁적였다.
이내, 나 몰라라 시선을 피해 고개 를 돌리는 김세훈.
그런 그의 무책임한 태도에 이사오 가 이를 빠득 갈아붙이더니 그에게 삿대질했다.
“모른 체 하지 말고! 묻잖아! 너 정체가 뭐냐고!”
역정을 내는 이사오를 물끄러미 바 라보던 김세훈이 무슨 생각인지 돌 연 손뼉을 쳤다.
짝!
“자~ 정리해 보죠. 제가 정체도 모 르는 갑주를 하나 가져왔습니다.”
“…그렇지.”
“그리고 이사오 님도 모르는 신소 재로 이루어져 있는 데다, 이상 현 상을 일으킬 정도로 정체불명의 갑 주네요?”
“맞아, 그거지. 그게 문제지.”
“자, 그럼 제가 이렇게 쏙 빼서.”
김세훈이 월계관을 떼어내 품속에 집어넣자, 갑주들이 언제 법석을 떨 었냐는 듯 바닥에 허무하게 떨어졌 다.
월계관을 챙긴 김세훈이 뒤돌며 말 했다.
“여기서 꺼져드리면 깔끔하겠죠?”
이사오가 버스 기사 바지춤을 잡듯 김세훈의 소매를 잡아채며 다급한 어조로 말했다.
“자, 잠깐! 얘기가 왜 그렇게 되는 데?”
“아니, 그렇잖습니까. 저는 그냥 제 물건 감정이나 받아볼까 하고 왔는 데 민폐만 끼치니 빨리 가드리는 게 상책이죠. 아, 엉망이 된 대장간 수 리 비용은 피오나 님께 청구하시면 됩니다. 배포가 하해와 같으신 분이 니 그 정도는 어렵지 않게 처리해 주실 테니까요.” 이사오는 왠지 말리는 느낌에 눈알 을 데굴데굴 굴렸다.
스무 살에 신의 손이라는 별칭을 얻고 이 바닥에 종사한 지 어언 십 년.
그간 한 번도 보지 못한 유형의 갑주였다.
그것도 신소재에다 다른 갑주를 끌 어들이는 이상한 능력을 품은 별세 계 갑주.
그런데 그게 눈앞에서 허무하게 사 라져 버린다?
미치고 팔짝 뛸 일이었다.
이사오가 한풀 꺾인 태도로 말했 다.
“크흠, 그러지 말고. 나랑 잠깐 얘 기 좀 하는 게 어때? 진솔하게.”
“더 얘기할 게 뭐 있습니까? 보아 하니 이사오 님도 다루는 게 쉽지 않아 보이고… 그냥 제가 알아서 조 사해 보는 게 나을 것 같은데요.”
이사오가 발끈해선 큰소리쳤다.
“뭐? 다루는 게 쉽지 않다고?! 누 가 그래! 모르는 소리! 내가 제대로 각 잡으면 그런 갑주 하나 작업하는 건 껌이야!”
김세훈이 믿을까 말까 하는 의심스 러운 표정으로 이사오를 바라봤다.
“정말입니까?”
“당연하지!”
“알겠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하시 죠.”
“ 뭘?*
“이사오 님은 이 월계관을 조사하 고 싶으시죠? 뭐, 당연하겠지요. 처 음 보는 소재에 처음 보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 놀라운 갑주니까.”
“어… 그, 그런가? 그렇게 되나?”
이게 지금 맞는 건가? 하는 어리 숙한 표정으로 말을 더듬는 이사오 를 보며 김세훈이 히죽 웃었다.
“그러면 저한테 대가를 치르셔야겠 네요? 그죠?”
이쯤 되자, 입이 쩍 벌어지는 이사 오였다.
세상에 신의 손한테 갑주 감정해 달라며 찾아온 놈이 대가까지 내놓 으라니?
이거 순 도둑놈이 따로 없었다.
“이, 이봐. 그게 어느 놈 똥꼬에서 튀어나온 헛소리야? 대가를 치르라 니? 너 내가 누군지 몰라?”
김세훈이 검지를 까딱거리며 말했다.
“간단한 겁니다. 세상에 갑주 기술 자는 많죠? 대충 헤아려도… 뭐, 세 자릿수는 되겠네요. 그런데 이 갑주 는 하나네요? 일단 희소성에서부터 넘사벽 아닙니까? 홈, 이렇게 보니 제가 밑지는 것 같기도….”
“밑지기는 개뿔! 야! 그런 말도 안 되는 논리가 어딨어! 갑주 기술자가 많아도 넘버원은 나라고!”
김세훈이 얼굴에 철판을 깔고 뻔뻔 스레 말했다.
“재봤습니까?”
“뭐?”
“무슨 천하제일 기술 대회 같은 거 라도 해봤냐고요. 솔직히 이사오 님 이 가장 유명하긴 해도, 최고인지 아닌지는 재봐야 아는 거 아닙니까. 혹시 압니까? 어느 돔 구석에 이사 오 님보다 뛰어난 기술자가 은거하 고 있을지?”
“이, 이게 뭔 개떡같은….”
“쯧, 영양가 없는 대화는 여기까지 합시다. 그도 그럴게, 아쉬운 건 제 가 아니잖습니까. 막말로… 이 갑 주? 솔직히 전 감정 안 해도 그만 입니다. 들으셨죠? 황도십이궁이 저 한테 껌뻑 죽는 거. 그런데 새로운 갑주니 뭐니… 필요 없어요. 그런 데… 이사오 님은 오늘 이거 놓치 면? 후회 안 하겠습니까?” 김세훈의 헛소리에 묘하게 설득된 이사오가 풀 죽은 얼굴로 중얼거렸 다.
“어… 후회할 것 같기도….”
“오케이, 역시 배우신 분이라 말이 통하네요. 자, 그럼 값을 치르시죠? 그래야 제가 갑주를 감정하게 해드 리는 건 물론, 보너스로 이 놀라운 갑주를 개조, 제작까지 하게 해드릴 테니까.”
이사오가 바보도 아니고, 김세훈이 눈 벌겋게 뜨고 있는 자신의 코를 베어 가려는 걸 어찌 모를까? 그런데 미치겠는건 호구 취급당하 는 한이 있어도 저 갑주를 낱낱이 분석하고, 완성시키고 싶다는 현실 이다.
“좋아, 이 망할 놈아. 뭘 원해? 참 고로, 거듭 말하지만 넘버링은 무리 다? 그건 시온에서 전략물자 취급을 당하고 있어서 내가 주고 싶다고 줄 수 있는 게 아니거든.”
이사오의 항복선언에 김세훈이 장 난기와 웃음기를 깨끗이 지운 채 무 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넘버링 같은 건 필요 없습니다. 대신… 복원술을 알려주시죠.” 복원술이란 말에 이사오가 화들짝 놀라며 호들갑을 떨었다.
“복원술? 헐, 그걸 네가 알아서 뭐 하게? 얀마. 그건 기술자 외에는 알 아선 안 되는 극비에 속하는 기술이 란 거 몰라? 아니… 이거 완전 큰 일 날 놈일세?”
브레인 하트는 불로뇌를 소재로 만 들어 진다.
하나, 불로뇌가 함유하고 있는 불 로 세포 때문에 별도의 공정을 반드 시 거치게 돼 있다.
그래야 브레인 하트가 파손되는 한 이 있어도 불로 세포가 퍼져 나가는 불상사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복원술은 이 브레인 하트의 공정을 역순으로 치러 소재를 추출 하는, 불로뇌로 되돌리는 기술을 말 한다.
“쉽지 않은 부탁이란 걸 아니까 이 사오 님께 요청하는 겁니다.”
“안돼. 복원술은 무조건 안 돼. 갑 주고 뭐고 가져가. 다 필요 없으니 까.”
결사반대를 불사하는 이사오의 태 도에 김세훈이 한숨을 쉬었다.
웬만하면 말장난으로 낚고 싶었으 나, 반응을 보니 무리일 것 같았다. 그러나 김세훈은 복원술이 꼭 필요 했고, 그를 위해선 약간의 도박수도 감수할 용의가 있었다.
김세훈의 왼쪽 눈동자에 이사오의 과거 행적이 적나라하게 떠올랐다.
‘이사오는 과거에 레이븐을 만난 적 있다. 그것도 꽤 자주. 왜 그랬 을까?’
천공심장도 만능은 아닌지라, 보안 을 신경 쓰며 은밀하게 움직이는 개 인을 완벽하게 감시하는 건 무리였 다.
그렇기에 천공심장의 정보를 기반 으로 하는 인사이트 렌즈의 과거시 와 미래시를 너무 믿었다간 큰코다 치는 수가 있다.
인사이트 렌즈는 어디까지나 개인 을 분석해서 과거 행적과 미래 행동 을 예상할 뿐, 반신의 권능처럼 예 지하는 건 아니었으니까.
물론, 그렇다 해서 무의미한 건 아 니다. 참고용으론 충분하다 못해 넘 쳐났기 때문이다.
‘레이븐의 파일럿으로서 뛰어난 기 량. 전략물자 취급을 받는 넘버링. 뭐, 어려울 것도 없이 대충 그림이 그려지네.’ 김세훈이 부드러운 손길로 이사오 의 어깨를 다독였다.
“뭐, 그렇다면 어쩔 수 없죠. 그런 데… 질문 하나 해도 될까요? 이사 오 님이 레이븐 님을 만날 이유. 과 연 뭐가 있을까요?”
“…너 갑자기 웬 헛소리를….”
“10월 7일. 12월 4일. 오, 이후로 도 한 6번쯤 더 만나셨네? 그것 도… 굉장히 은밀하게. 허, 이거 뭐… 누가 들으면 갑주라도 만들어 주신 줄 알겠는 걸요.”
이사오가 레이븐을 만났던 정확한 날짜가 김세훈의 입에서 튀어나왔 다.
그러자, 이사오의 얼굴이 눈에 띄 게 창백해졌다.
“너, 너….”
김세훈이 이사오의 귓가에 속삭였 다.
“그러게… 대충 속물처럼 넘어가 주면 얼마나 좋습니까? 안 그래요? 괜히… 서로 불편해졌잖습니까.”
그 나직한 목소리가 얼마나 섬뜩한 지, 뱀의 혓바닥이 귀를 핥는 것 같 아서 일까?
다리가 풀린 이사오의 신형이 휘청 거렸다.
잔뜩 굳은 얼굴로 카짓을 찾은 올 랜도가 말했다.
“카짓. 김세훈의 조기 졸업 건이 사실인가?”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반쯤 넋이 나가 있던 카짓이 퉁명스럽게 답했 다.
“이미 다 알고 왔으면서 뭘 물어?”
“그래? 그럼 이건 아니란 걸 알겠 군. 형평성이란 게 있는 건데 이렇 게 막무가내로 처리하면? 왜 세상에 규정이 있고 법이 있겠나?”
카짓이 피로에 찌든 얼굴로 중얼거 렸다.
“나도 알아.”
올랜도가 격분해선 소리쳤다.
“알면서 이따위로 일을 처리해?! 이보게. 지금 우리 프로브가 이 소 문 때문에 완전 난리가 났어. 이모 탈 라인으로 가면 조기 졸업 시켜주 는 거 아니냐면서!”
카짓이 테이블을 손바닥으로 쾅, 내리치며 소리쳤다.
“나도 안다고! 그런데 어쩌겠나? 까라면 까는 게 아랫사람의 도리인 데! 피오나 님이 김세훈을 조기 졸 업시키라는데 어쩌겠냐고!”
올랜도가 덩달아 언성을 높였다.
“그럼 그 잘난 피오나에게 가서 말 해! X발 개 같은 이모탈이 얼마나 잘났는지 몰라도! 이제 고작 시온에 들어온 지 이틀밖에 안 된 놈을 열 흘도 안 돼서 커리큘럼을 졸업시키 면 어떤 개판이 날지 모르냐고!”
“빌어먹을! 나라고 말 안 했는 줄 알아? 그런데 들어봐, 올랜도. 너라 면 김세훈이 조기 졸업을 미끼로 프 로브에 간다면 무리 안 하겠어? 안 하겠냐고? 그놈이 안 해주면 다른 라인으로 가겠다면서 육갑을 떨면? 안 들어줄 거냐고!”
“…무리하겠지… 들어주겠지! 그런 데 그거 아나? 우린 무리 해봤자 불가능하다는 거? 커리큘럼 조기 졸 업? 오직 이모탈만이 할 수 있는 미친 짓거리거든. 맞아. 그게 팩트 야. 그러니까… 해선 안 됐어. 이건 다른 라인들 대놓고 엿 먹이는 행위 거든.”
그 말대로, 이런 일이 벌어지면 공 공연하게 알려져 있던 다른 라인과 이모탈의 현격한 격차가 공론화돼 버린다.
즉, 추측이 확인이 돼버리는 동시 에 모든 인재가 이모탈에 쏠려 버린 단 소리다.
그런데 이걸 다른 라인이 가만두고 본다?
핑크빛 희망 사항일 뿐, 불가능한 일이었다. 카짓이 벌게진 얼굴로 욕 지기를 뱉었다.
“젠장…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린다더니… 되지도 않는 새끼가 갑자기 튀어나와선 이 사달을….”
올랜도가 그늘진 얼굴로 음산한 목 소리를 뱉었다.
“그럴 때 제일 좋은 방법이 뭔지 아나? 바로 그 미꾸라지를 잡아버리 는 거야.”
“뭐…?”
“보아하니, 자네도 김세훈이 탐탁 지 않은 모양인데… 좋아, 기회를 주지. 실수를 되돌릴 기회.”
“…지금 나보고 이모탈을 배신하란 건가? 헛소리! 차라리 다른 라인과 전쟁을 치르고 말지. 그럴 순 없어.”
“이모탈을 배신하란 게 아냐. 미꾸 라지를 잡자는 거지. 그리고… 어차 피 자네가 돕지 않아도 진행될 일일 세.”
카짓이 벌떡 일어나며 정색했다.
“너… 무슨 일을 꾸미는 거지? 설 마 지금 암살이라도 기도할 셈인 가‘?”
“흥, 말도 안 되는 소리 하긴, 그 런 일을 벌이면 이모탈이랑 전쟁이 벌어질 텐데 미쳤나? 안심해. 그 냥… 김세훈이 깝 치지 못하도록 가 볍게 매장시키려는 것뿐이니까.”
“가볍게… 매장시킨다?”
올랜도가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우리가 아무리 빡쳐도 그렇 지. 시온의 보물인 버텍스를 죽일 순 없는 노릇이잖아? 그래서 말인 데… 놈의 성격을 이용해서 기를 확 죽여놓을까 하는데… 어때?” 카짓이 흥분을 가라앉히고 흥미롭 다는 듯 팔짱을 꼈다.
‘이것 봐라? 잘하면… 김세훈 그놈 의 개 같은 버르장머리를 고칠 수 있겠는데?’
안 그래도 김세훈이 썩 마음에 들 지 않았던 카짓이 구미가 돋는다는 듯 말했다.
“좋아, 어떻게 매장시킬 건지 말해 봐.”
“그놈 성격 개차반인 거 영상 퍼진 후 모르는 사람 없어. 욕설은 기본 이고, 배려 없이 남을 깔아뭉개는 화법은 가관이지. 그래서인지 벌써 부터 놈을 싫어하는 여론이 꽤 있 어.”
“그건… 좀 특이하군. 원래 버텍스 는 팬덤이 상당한데 말이야.”
“그만큼 놈이 안하무인으로 행동한 다는 뜻이지. 그래서 말인데… 이걸 이용하면 재밌을 것 같아.”
“어떻게?”
“폭행, 납치, 협박. 이 세 가지로 엮자고.”
“…미친, 그게 뭔….”
“그때 평가전 말미에 틸먼이 자진 아웃 한 거 기억나지?”
“그걸 말이라고 해? 당연히 기억나 지.” “안 그래도 틸먼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 때문에 말이 많아. 뭔가 뒷공 작을 벌인 거 아니냐, 틸먼이 매수 당했던 거 아니냐 등등 별별 루머가 다 퍼지고 있지. 자,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조작된 증거를 가지고 썰을 푼다? 어떻게 될 것 같아?”
카짓이 씨익 웃었다.
“오, 이거 꽤 재밌어지는데. 음, 그 런데… 김세훈 그놈이 미친놈처럼 날뛸 텐데 리스크가 좀 있지 않을 까? 경고하지만, 그놈… 절대 만만 한 자식 아냐.”
“하! 제 놈이 어쩔 건데? 카짓. 자 네도 알잖나? 사람 세 명만 입을 맞춰도 한 사람 병신 만드는 건 일 도 아니란 거. 대충 틸먼의 친구 혹 은 가족이 폭행, 납치당한 정황 증 거를 조작해서 SNS에 뿌리면 끝이 야. 보나 마나 김세훈은 아무것도 못 하고 매장당할걸?”
“흠, 시나리오는 괜찮은데… 틸먼 은? 어쩔 거지? 틸먼이 제일 중요 한 거 아닌가?”
“틸먼 그 친구. 가족을 끔찍이 여 긴다지? 좋아, 그럼 틸먼의 가족을 노아 돔으로 이주시켜주자고. 거기 다 상당한 현금을 제공하고 우리가 뒷배를 자처해 준다면… 글쎄? 과연 안 해주고 배길까?”
거기까지 말한 올랜도가 의미심장 한 표정으로 물었다.
“좋아, 이 정도면 대충 시나리오는 말해준 것 같은데… 어쩔래? 거들래 말래? 거듭 말하지만. 명심해. 네가 안 도와주면 약간 일이 까다로워지 긴 하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강행 할 거란 거.”
카짓이 올랜도에게 악수를 청하며 말했다.
“말해 뭐해? 거들지. 어차피 김세 훈을 죽이겠다는 것도 아니고 버르 장머리 좀 고치겠다는 건데… 사실 그 새끼 좀 재수 없었거든. 그런데 이번 일로 기 좀 죽인다? 나야 더 할 나위 없지.”
올랜도가 씨익 웃으며 카짓의 손을 부둥켜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