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brother ever RAW novel - Chapter 385
사상 최강의 오빠 389화
EXIT(3)
삼 일 후, 노아 돔 바깥의 폐허 도 시에 위치한 시크릿 쉘터.
그 앞에 김세훈, 레이븐, 에일린이 동시에 나타났다.
불로 세포를 소독하는 절차를 마친 그들은 쉘터 안에 마련된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대화의 물꼬를 누가 틀까 눈치라도 보는 걸까?
그들은 5분이 지나도록 말없이 시 선만 주고받았다.
테이블 위의 적막이 서서히 불편해 질 무렵, 레이븐이 입을 열었다.
“김세훈 당신… 나에 대해서 지나 치게 많이 알고 있던데?”
오늘 이 자리를 주선한 장본인은 레이븐이 었다.
물론 자의로 그런 것은 아니고, 혼 나 이사오를 통해 전해받은 편지 한 통 때문이었다.
편지를 읽은 레이븐은 가슴이 철렁 했다. 자신이 이사오를 통해 넘버링 크로우를 구했다는 증거가 편지 안 에 들어 있었던 탓이다.
레이븐이 영역 침범을 당한 늑대처 럼 자신을 노려보자, 김세훈이 대수 롭지 않은 투로 답했다.
“이사오의 입이 생각보다 꽤 가볍 더라고.”
알프스에게 고발하겠다는 김세훈의 협박에 못 이겨 이사오가 정보를 넘 겼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던 레이 븐이 앓는 소리를 했다.
“끙… 그 친구가 가볍다기보단, 당 신의 술수가 독한 것 같던데?”
“과분한 칭찬 고마워.”
“…이걸 칭찬으로 듣다니. 다른 건 몰라도 댁의 낯가죽이 이 중 제일 두껍다는 건 알겠군.”
“별말씀을.”
술에 물 탄 것 같은 유들유들한 김세훈의 반응에 레이븐이 흠, 하는 침음성과 함께 팔짱을 꼈다.
잠시 이리저리 떠봤으나, 역시 속 을 전혀 알 수 없었다.
레이븐이 시큰둥한 기색으로 말했 다.
“편지로 같은 편으로 받아주지 않 으면 다 불어버리겠다라고 말한 주 제에 딸랑 혼자 이곳에 나타나다 니… 당신… 배짱이 좋은 거야? 아 니면 멍청한 거야? 아니, 함정이었 으면 어쩌려고?”
김세훈이 피식 웃었다.
하긴, 레이븐이 알 리 없었다. 그 가 천공심장을 이용해 레이븐을 쉴 틈 없이 감시했다는 걸.
물론 그가 진정으로 까마귀의 전생 이라면 성정 상 함정을 파진 않을 것 같았으나, 항상 만약이라는 게 있지 않던가?
결국, 과거의 인연이고 뭐고 일단 의심부터 하고 보는 김세훈이었다.
“세상사 팍팍하게 의심부터 할 거 뭐 있나? 자고로 믿음이란 먼저 줘 야 받을 수 있는 법. 이쪽이 편지로 실례를 먼저 저지른 만큼, 이쪽도 나름 사람을 먼저 믿을 줄 아는 신 사라는 걸 어필하고 싶었을 뿐이 야.”
잔뜩 의심했으면서 내승을 떠는 김 세훈의 태도에 레이븐이 눈썹을 찡 그렸다.
왠지 몰라도 대화를 하면 할수록 수렁에 빠지는 것 같은 게, 능구렁 이랑 말을 섞는 기분이었던 탓이다.
“…글쎄, 어떨까? 내가 당신을 본 건 이번이 고작 두 번째인데 말이 야. 댁이란 사람. 속도 알 수 없는 데다 종잡을 수 없어서 상대하기 까 다롭거든.”
“그렇게 따지자면 내 쪽이 할 말이 더 많지 않을까? 아무렴 대외적으로 겜돌이로 소문난 주제에 사실은 테 러범이었던 왕자님보단 내가 덜 까 다로울 것 같거든.”
이윽고, 신경전이라도 벌이는 양 날카로운 시선을 주고받는 둘.
그 사이로 에일린의 부드러운 목소 리가 파고들었다.
“자, 신사분들? 애들처럼 구는 건 거기까지 하시고 이만 본론으로 들 어가는 게 어떨까요? 아니면 전 갈 테니 두 분이서 날 샐 때까지 투덕 거리고 계시던가요.”
에일린을 곁눈질한 김세훈은 여느 때와 다름없는 그녀의 자태에 무심 코 시선을 돌렸다.
진짜도 아닌 몽환미궁의 가짜에 이 리 격동하는 자기 자신이 짜증 났던 김세훈이 엄지로 미간을 꾹꾹 누르 며 입을 열었다.
“좋아,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나 는 댁들이 일전에 새뮤얼을 잡을 때 나를 도왔던 이들이라는 것도, 비밀 리에 활동하는 시온의 레지스탕스라 는 것도 알아. 그래서 말인데… 실 례가 안 된다면 너희의 목적을 알고 싶은데?”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김세훈이 자신들의 정체를 꿰뚫고 있단 사실 에 레이븐이 탄식했다.
하기야 이사오가 크로우에 관한 정 보를 넘기는 순간부터 들통나는 건 시간문제긴 했다.
김세훈은 새뮤얼과의 일전 때 자신 의 갑주를 봤기 때문이다.
테이블 밑의 주먹이 하얗게 세도록 꽉 쥔 레이븐이 차분한 목소리로 물 었다.
“우리의 목적이라…. 그게 왜 궁금 하지?”
“방향이 같으면 함께 할까 해서.”
“이쪽이 못 받아주겠다면?”
“그쪽 마음이지만, 장담하지. 멍청 한 짓거리야.”
“아니. 전혀 멍청한 것 같지 않은 데? 왜냐면 너처럼 속이 시커먼 놈 과 함께하느니, 그냥 하던 대로 하 는 게 중간은 갈 것 같거든.” 여기서 승부수가 필요했다.
저들은 아직 이쪽이 더 아쉬운 처 지라는 걸 모른다. 아무리 생각해도 앙그라보단 레이븐이 훨씬 믿음직스 러웠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김세훈은 앙그라와 손을 잡는 게 찜찜했다.
‘앙그라는 보이드에 감염된 상태라 어떤 변수가 될지 가늠이 안 돼. 게 다가… 여러 가지로 수상한 구석이 있어.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면 모를까. 일단 해독제를 받은 이 상 최대한 놈과는 거리를 두는 게 맞아.’
앙그라와 동맹을 맺은 후, 김세훈 은 그가 자신에게 순순히 해독제를 넘겼단 사실이 목에 걸린 가시처럼 거슬렸다.
자신이 앙그라였다면 해독제를 빌 미로 썩어 문드러질 때까지 이용했 으면 했지, 절대 해독제를 먼저 넘 겨주진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놈은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게 분명했고, 그래서 김세훈은 어떤 의 미로는 새뮤얼보다 최악일 앙그라와 함께하느니 레이븐과 함께하기로 결 정했다.
김세훈이 말했다.
“좋아. 내 속이 시커먼 건 인정. 자, 그럼 속이 시커먼 놈을 통제할 수 있는 약점을 쥘 수 있다면? 어 때? 갑자기 구미가 확 당기지 않 아?”
“…으두점‘?”
“그래, 약점. 뭐, 내가 레이븐 널 나락으로 떨어뜨릴 약점을 가지고 있으니… 그쪽도 날 엿 먹일만한 약 점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공평 하지 않겠어?”
여태 묵묵히 듣고만 있던 에일린이 입을 열었다.
“그건 좀 흥미로운걸요? 좋아요.
한번 들어보죠.” 레이븐이 눈살을 찌푸리며 쏘아붙 였다.
“에일린. 내게 모든 걸 맡기기로 했잖아.”
“당신이 너무 답답하게 구니까 그 렇죠. 아닌 말로 지금 우리는 고양 이 손이라도 필요한 처지 아닌가요? 그리고 김세훈 정도면 더할 나위 없 는 인재고요. 까놓고 말해서 레이븐 당신도 새뮤얼 사건 이후로 김세훈 을 영입할 수 있으면 좋겠다 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잖아요.”
“그, 그거야… 아니, 에일린! 왜 그 런 쓸데없는 소리를 하는 거야? 원 래 이런 판은 아쉬운 쪽이 밀린다는 거 몰라?!”
울상을 짓는 레이븐을 보며 에일린 이 쓴웃음을 지었다.
사실, 그녀도 자신의 마음을 잘 모 르겠다.
그저, 김세훈.
저자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고, 한번 같이 해보고 싶다는 생 각에 충동적으로 뱉은 말이었을 뿐 이니까.
-믿어. 그는 절대 너를 해하지 않 을 거야.
머릿속에 울려 퍼지는 ‘루시올라’ 의 목소리에 가슴이 답답해진 에일 린이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그런데 갑자기 김세훈이 손을 쓱 뻗어 담배를 낚아채는 게 아닌가?
에일린이 ‘뭐 이런 놈이 다 있어?’ 라는 듯한 눈길을 보내자 김세훈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담배는 몸에 나빠.”
“…당신 꼰대예요?”
“꼰대 맞아. 그러니까 내 앞에서는 가급적 피지 마. 뭐, 어차피 이런 말 해봤자 필 거 알지만… 내 앞에 서라도 안 펴야 하루에 한 가치라도 덜 필 테니까.” 에일린이 황당하다는 듯 고개를 저 으며 담뱃갑을 품에 넣었다.
“내 참, 어이없어서…. 두고 봐요. 당신 없는 곳에서 줄담배 펴버릴라 니까.”
중간에서 레이븐이 뇌까렸다.
“지금 이거 설마 작업치는 거야? 하… 뭐 이런 놈이 다 있지?”
김세훈이 레이븐의 말을 가볍게 씹 으며 말했다.
“그래서? 어쩔래? 참고로 그쪽의 목 적이 뭔지 제대로 말해주기 전엔 나 도 이쪽 패를 먼저 깔 생각은 없….” 에일린이 김세훈의 말을 자르며 말 했다.
“아우터.”
설마 에일린이 자신들의 기밀을 까 발릴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레 이븐이 뾰족한 목소리로 외쳤다.
“에일린!”
김세훈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아우터라…. 그게 뭐고, 왜 필요한 지 말해줄 수 있을까?”
에일린이 머리칼을 귀 뒤로 쓸어넘 기며 말했다.
“아우터가 뭔지는 우리도 몰라요. 단지 우리가 아는 건 알프스가 아우 터라는 것에 굉장히 집착한다는 것 뿐이죠.”
자신을 투명 취급하는 둘의 사이에 서 레이븐이 머리를 쥐어뜯으며 구 시렁거렸다.
“빌어먹을! 날 개무시하다니!”
김세훈이 검지로 턱을 톡톡 두드리 며 말했다.
“알프스가 아우터에 집착한다? 흠, 대충 알겠군. 너희들. 아우터를 확보 해서 알프스에게 뭔가 요구할 심산 이지?”
한 조각의 단서만으로 저리 정확히 짐작하다니?
과연 만만찮은 위인이라는 생각에 에일린이 한숨을 쉬었다.
자신의 머릿속에 꽈리를 튼 그녀의 말만 믿고 이래도 되는 건가 싶었으 나, 이미 호랑이 등에 탄 상황.
베팅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소심하 게 하는 것보다 화끈하게 올인 하는 게 낫다 판단한 에일린이 말했다.
“맞아요. 우린 아우터를 손에 넣어 서 알프스에게 진실을 알리길 요구 할 거예요. 이 돔의 사람들이 사실 은 유다를 위해 준비된 공물이며, 이모탈이 장악한 시온은 그 하수인
이라는 것 전부를 세상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레이븐이 급기야 테이블에 딱따구 리처럼 머리를 박으며 중얼거렸다.
“난 모르겠다. 일이 왜 이렇게 돌 아가는지. 그래. 박자. 박다 보면 결 과가 나오겠지”
급기야 이마로 테이블을 쿵쿵 두드 리기 시작한 레이븐.
하나, 김세훈은 그쪽으론 관심도 주지 않은 채 눈을 감았다.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그가 가벼 운 한숨과 함께 눈을 지그시 뜨며 말했다.
“요 이틀 사이, 대외적으로 난 돔 으로 출장 간 것으로 처리됐다.”
에일린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알아요. 그래서 우리가 의아했던 거예요. 새뮤얼 미션 당시에 보았던 당신의 기량을 보았을 때… 알프스 가 곁에 두고 감시했으면 감시했지, 절대 출장을 보낼 리 없거든요.”
“맞아. 그럴 리 없지. 그런데 왜 내가 뜬금없이 출장을 가야만 했을 까? 간단해. 놈은 내가 죽은 거로 알거든.”
여태 테이블에 고개를 처박고 있던 레이븐이 고개를 번쩍 들며 김세훈 을 바라봤다.
갑자기 초롱초롱해진 눈빛이 유난 히 부담스러웠다.
김세훈이 레이븐의 강렬한 시선을 애써 외면하며 말을 이었다.
“나는 정기적으로 알프스에게 해독 약을 받으며 삶을 연명하던 약쟁이 다. 하나, 새뮤얼을 처리하던 날. 알 프스는 내게 해독약이 아닌 가짜 약 을 보냈지. 아무래도, 내가 키우기엔 꽤 부담스러운 맹견이라 생각한 모 양이야.”
“…일 리 있는데? 아버지라면… 충 분히 그럴만해.”
김세훈이 레이븐의 말을 정정했다.
“일리 있는 게 아니라 사실이야. 하지만 난 운 좋게 해약을 구할 수 있었고, 알프스는 타 돔으로 출장 가는 도중 사망했다는 식으로 속아 넘겼지.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었지. 어디까지나 날 도운 이들이 시온에 서 한 가닥 하는 이들이었기에 가능 한 일이었으니까.”
레이븐이 물었다.
“그 한 가닥 한다는 사람들. 이름 을 알 수 있을까?”
김세훈이 같잖은 말은 하지도 말라 는 듯 쏘아붙였다.
“레이븐. 선 넘지 마. 난 이미 네 가 알아야 할 건 다 알려줬어. 알프 스가 내가 살아 있다는 걸 알아선 안 된다는 사실. 이것만 알아도 날 옭아매는 건 충분하잖아. 안 그래?”
“아버지의 눈과 귀를 속였다는 것 만으로도 그들이 상당한 위치에 있 는 게 확실한 마당에… 그들이 누군 지도 모른 채 널 받아들이라고? 이 거…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거 아 냐?”
그 말대로, 앙그라와 이정협의 도 움이 없었다면 죽음을 위장하긴 요 원했을 것이다.
하나, 김세훈은 그들에 대해 알려 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이미 상당히 많은 패를 오픈한 지 금, 최악의 순간 꺼내 들 조커 카드 정도는 숨겨둬야 했으니까.
“아니, 충분하다 못해 넘쳐. 착각하 지 마 레이븐. 나는 일방적으로 네 약점을 손에 쥐고 있었어. 그런데 그 사실을 알프스에게 발설하지 않 은 것은 물론, 동맹을 조건으로 내 치명적인 약점까지 오픈했어. 이 정 도면… 내가 네 생각보다 훨씬 많은 배려를 해준 것 같은데? 그렇지?” 실제로 김세훈은 레이븐을 협박하 는 쪽으로 일을 진행할 수도 있었 하나, 그러지 않고 오히려 자신이 손해 보는 쪽으로 일을 진행했다.
그의 성향상 상당히 드문 일이었으 나, 견실성 있는 동맹을 체결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다.
아니면, 에일린에게 그런 비열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다던가.
“으음….”
김세훈의 말이 일 리 있다 여긴 레이븐이 말없이 볼을 긁적였다.
“괜히 대가리 굴릴 거 없어. 서로 가 알프스에게 알려져선 안 될 비밀 을 공유했으니 공평한 거니까. 그러 니… 결정해. 나랑 같이할 건지 안 할 건지. 아, 그렇지. 물을 것도 없 나. 이렇게 된 마당에… 여기서 동 맹을 맺지 않겠다는 건 적이 되겠다 는 거니까.”
김세훈의 서슬 퍼런 말에 레이븐이 움찔해선 고민하고 있을 무렵, 에일 린이 대뜸 악수를 청하며 말했다.
“하죠, 동맹.”
자신의 앞에 멈춰선 뽀얀 살결의 손바닥을 본 김세훈이 잠시 머뭇거 리다가 손을 맞잡았다.
“좋아. 하지.” 레이븐이 툴툴거렸다.
“이봐들. 내가 무슨 꿔다놓은 보릿 자루도 아니고, 이렇게 개무시해도 되는 거야?”
김세훈이 에일린의 얼굴에 껌딱지 가 붙은 양 뚫어지라 쳐다보며 말했 다.
“자, 그럼 이제 뭘 어쩔까? 참고로 난 아우터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그에 관련된 단서도 없어. 그러니 뭘 해야 될지도 모르지. 그러니 그 쪽이 먼저 내가 뭘 해야 될지 요구 해봐. 들어보고 괜찮다 싶으면 협조 할 테니까.” 에일린이 봄꽃처럼 화사한 미소와 함께 답했다.
“제일 먼저 할 건 성형. 그다음엔 공부죠.”
“공부? 왜‘?”
“왜냐면 당신은 이제부터 교수가 돼야 하니까요.”
김세훈이 어처구니가 없다는 투로 반문했다.
“뭐?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어쩔 수 없어요. 아우터의 단서를 가지고 있을 거라 짐작되는 장쩌우 에게 접근하려면 같은 교수가 되는 게 빠르니까요.”
“…그런데 굳이 그게 왜 나여야 r9 a**
“차차 알게 될 테지만, 우리 쪽에 사람이 얼마 없어요. 인재는 더더욱 그렇고요. 그리고 저는 이미 자리를 잡은 지 오래라 이제 와 교수가 된 다고 설치면 의심을 살 수 있거든 요.”
“아니, 그러니까 그게 왜 나여야만 하냐고.”
“왜긴요. 이것도 저것도 안 되면 장쩌우를 납치라도 해야 할 텐데 당 신 만한 무력을 지닌 자는 없고, 적 지에서 배역을 연기하려면 교활해야 할 텐데 당신은… 음… 합격! 속이 시커먼 게 딱이네요.”
“잠깐! 나 잠깐만 생각 좀 해보고. 이봐 레이븐. 이거 맞는 거야? 일이 이런 식으로 돌아가도 되는 거냐 고.”
레이븐이 뚱한 얼굴로 말했다.
“인정하긴 싫지만 이렇게 된 이상 네가 제일 적합하긴 해. 나는 알다 시피 여건상 힘들고, 에일린 같은 경우엔 확고하게 자리 잡은 마당에 교수를 한다고 설치면 의심을 살 테 니까.”
에일린이 싱긋 웃으며 김세훈을 앞 으로 이끌었다.
“그런 의미에서. 가시죠. 교수님. 앞으론 보디가드인 제가 잘 모실 테 니까.”
“보, 보디가드?”
에일린이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네. 그런 설정이에요. 예전부터 보 디가드 정말 해보고 싶었거든요.”
뒤틀린 소녀의 욕망을 발견한 것 같았던 김세훈이 불안한 얼굴로 자 신을 돌아보자, 레이븐이 피식 웃으 며 말했다.
“건투를 빌지, 프로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