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113
제113화
113화
반세기가 넘도록 전쟁 준비를 한 국가가 있다.
바로 대한민국이다.
한때는 고슴도치 전략으로 방어 전략하에 전쟁 준비가 되었다면 이제는 강화된 전력으로 독침 전략으로 전쟁 전략을 변경했다.
주변 강대국 때문에 내가 이기지는 못하더라도 상대국들에 치명상을 입히겠다는 전략이었다.
물론 그 강대국에는 북한이 들어가는 것은 아니었다.
이미 핵과 같은 비대칭 전략을 제외하고 재래식 전략에 있어서는 서로 비교 자체가 되지 않았다.
뮤턴트 사태로 인한 전 세계적인 경계 위기는 대한민국에게도 치명적이었지만 북한에 있어서는 사망 통보를 내린 것이나 다를 바 없었다.
전 세계의 국경은 닫혔고 인적 물적 자원들의 이동이 현저하게 감소했기에 북한은 사실상 무정부 상태나 다를 바 없다고 여겨졌다.
한국 정부도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악화된 경제 상황에 이천만 명이 넘는 북한 주민들을 먹여 살릴 자신이 없었다.
설령 먹여 살리더라도 국민들이 그러한 희생을 감수해 줄지 장담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통일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북한과의 국경을 철저하게 막은 채로 버티기에 돌입해 있었다.
“북한 주민들의 대부분이 뮤턴트화 되어 버린다면 너무 큰 위협이 됩니다.”
“북한의 해처리화가 진행이 되고 있다는 증거가 없지 않소!”
“이미 경기도 쪽과 강원도 쪽에 대규모 뮤턴트 남하가 있었습니다. 더욱이 정찰기로 북한 지역을 정찰했을 때 북한 주민들의 움직임이 거의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평양 쪽은 어떻소?”
“평양 쪽도 급변 사태가 일어난 것인지 평양의 주민들이 평양을 벗어나는 모습을 포착했습니다.”
“설마 평양에 뮤턴트가 나타났다는 거요?”
“그건 모르겠습니다.”
북한 땅의 대부분은 포기하더라도 북한 당국은 평양만큼은 지키려고 할 것이었다.
국군이 북한 땅으로 진격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북한 당국하고 연락이 아직도 안 되는 거요? 우리 쪽 잠입 요원들도 있지 않소!”
북한도 대한민국에 간첩을 잠입시킨 것처럼 한국 정부도 북한에 요원들을 잠입시켜두고 북한 관계자들을 포섭해 뒀다.
다만 그런 이들의 안전 문제 때문에 어지간한 일이 아니라면 접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위험을 감수해야만 했다.
“아무래도 북한 땅으로 한번 들어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뮤턴트들이 바글거리는 곳이라면서 그곳에 들여보내자는 거요?”
“별기군을 투입할까 합니다.”
“별기군을?”
“예! 별기군 중에 2형 뮤턴트 불완전 변이체 요원도 있습니다.”
“흐음!”
북한으로 진격하기에 앞서 북한 사정을 알아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터였다.
“더욱이 결심을 하더라도 준비해야 할 것이 아주 많습니다.”
반세기를 넘게 전쟁 준비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전쟁을 개시하기에는 준비가 부족했다.
그 시간 동안 정찰을 하자는 의견은 통과가 되었다.
그렇게 별기군과 넬시아 그리고 또 다른 불완전 변이체가 평양으로 잠입하게 되었다.
북한 지역이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한 조사뿐만 아니라 혹시라도 가능하다면 평양의 접선책과의 접촉도 지시받았다.
평양의 접선책은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 위원으로 상위 서열이라고는 볼 수 없었지만 상당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었다.
그를 통한다면 평양의 주석과도 접촉을 할 수도 있을 터였다.
만일 북한 정권과 접촉을 하지 못한다면 한국군 단독으로 해처리 화가 된 북한을 밀어버릴 계획이 수립될 것이었다.
* * *
북한에서 밀고 내려온 뮤턴트 사태 이후 휴전선 인근의 전방 부대의 긴장감은 극도로 높아졌다.
휴전선에서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까지의 거리가 40km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에 뮤턴트를 전방 사단에서 막아주지 못한다면 참담한 피해가 일어날 것이었다.
사실상 한국 정부에서 북한을 밀어버리려는 것도 휴전선에서 서울까지의 거리가 너무 가깝기 때문이었다.
북한 정부도 믿기 어려웠지만 그래도 대화는 통하는 인간이었다.
그에 반해 뮤턴트는 대화 자체가 통하지 않은 상대였으니 뮤턴트 쪽이 더 공포스러웠다.
“뮤턴트 대응 소대를 중대 규모로 확대하고 2중대장인 김 대위가 지휘하게. 우리 대대는 군남면의 북삼교 남쪽에서 저지선을 편성하게 되었으니 다들 그렇게 알면 될 거야. 뮤턴트인지 뭔지 단 한 놈도 임진강 못 넘게 하고.”
“소개령은 내려지는 겁니까? 대대장님?”
“오늘내일 중으로 내려질 거야.”
휴전선 인근의 모든 마을 주민들에 대한 소개령 및 이주 명령이 내려질 예정이었다.
전장의 군인들은 전쟁의 분위기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당장 하늘 위에서는 계속 헬기들이 북쪽으로 날아가고 다시 남쪽으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주둔지로 복귀했던 기갑 전력들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비무장 지대 바로 아래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유엔사가 거의 무력화 되었다지만 아직까지는 형식적으로나마 남아 있었다.
그런 유엔사에서 한국군의 움직임에 우려를 보였지만 한국 정부는 유엔사의 우려를 묵살해 버렸다.
자칫 대한민국의 수도에 뮤턴트가 쏟아져 들어갈 수 있었다.
한국 정부나 국방부에서는 예방 전쟁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었다.
그렇게 돌아가는 분위기만으로도 대뮤턴트 전을 벌이게 될 것을 예상하고 있었기에 누구 하나 대대장에게 전쟁이냐는 질문을 하지는 않았다.
이미 전시 상황이었다.
그렇게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좋지 않은 날씨였지만 제5 기계화 사단(구 5 보병사단)뿐만 아니라 휴전선 인근의 모든 병력은 주둔지를 버리고서는 야전으로 전환했다.
“아무래도 주공은 제7 기동 군단이 되겠지요?”
“아무래도 그렇겠지.”
“작계하고 동일하게 진행이 될까요?”
“아무래도 그건 힘들지 않을까? 기동군단의 작계라면 포위 섬멸이 아닌 기동전을 통한 평양 점령인데. 뮤턴트들에게 수도가 있는 것이 아니니.”
대뮤턴트전에 있어서는 필연적으로 기동전이 아닌 섬멸전으로 진행이 되어야만 했다.
단 한 마리의 뮤턴트도 살려둘 수 없었으니 수색 섬멸이 이루어져야 했다.
“강원도 쪽은 죽어 나가겠습니다.”
“아무래도 그렇겠지. 기갑 지원을 받기도 힘들고 산세가 워낙 험하니 전부 뒤져야 할 테니까.”
서부 전선이야 평야 지역이라 개성을 지나 평양까지 그대로 치고 올라가면 된다지만 동부 전선은 거친 태백산맥을 타고 올라가서 낭림산맥을 거쳐 개마고원까지 수색해야만 했다.
“어쩌면 평양 위로 올라가지 않을 수도 있어.”
“예? 평양 위로 올라가지 않는다구요?”
“더 올라갈 수도 있지만 동부 축선을 포기하고 저지선만 구축할 수도 있다는 거지.”
“서울을 지키기 위해서 말입니까?”
“그래. 한반도 전체를 수복하는 것이 당연한 거지만 지금은 그럴 여력이 되지 않으니까. 아니 피해가 너무 클 수 있으니까. 거길 다 수색할 수가 있어야지.”
“하긴 그렇기는 하겠네요.”
뮤턴트들이 휴전선을 넘어 남하하면서 서울의 집값이 폭락했다.
이미 뮤턴트 사태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폭락했지만 한국 정부가 비교적 잘 대응을 하면서 어느 정도는 안정세를 보이던 부동산 자산이었다.
그러던 것이 이번 일로 서울에서 피난민들까지 생길 정도였다.
“세상이 멸망할지 모를 상황인데도 집값 걱정이라니.”
“그러게 말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은 어찌 되었든지 집은 필요하니 말입니다.”
“그래도 서울보다는 남쪽으로 사람들이 몰리긴 할 거야.”
“하! 저희 집 전주인데 전주 집값 좀 오를는지.”
“전주면 딱 좋겠구만.”
“하아! 뮤턴트 사태나 끝이 나야 결혼도 하고 할 텐데. 이러다가 결혼도 못 해 보고 총각 귀신 되는 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좋아지겠지. 의외로 출산율 올랐다고 하던데.”
“출산율이요? 의외네요.”
“아무래도 사람들이 생명의 위협을 느끼니까 종족 보존의 본능이 강하게 생기는 건 아닌가 싶어.”
불안한 세상이었지만 어떻게든 살아남은 사람들은 살아가고 있었다.
“아! 맞다. 요즘에 개들이 몰려다니던데.”
“개?”
“예. 들개 말입니다. 뭐 본래부터 몰려다니던 놈들인데 요즘 들어 부쩍 숫자가 늘어났습니다.”
“사람들이 먹고살기 힘드니 개들을 막 버려서 그런 거겠지.”
“뭐 그렇긴 합니다만 후우! 먹고 살기 힘들어지면 들개들 잡아서 먹는 사람들도 늘어나겠습니다.”
“그래. 그럴 수도 있겠네. 그런데 그놈들은 뭘 먹고 사는 거야?”
“글쎄요. 뭐 먹을 것이 있으니 살아는 있겠지요.”
군대에서 나온 짬밥들을 먹고 사는 동물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멧돼지부터 고라니뿐만 아니라 각종 설치류와 새들까지 모여들었지만 경제 상황으로 인해 군대 배급 상황도 악화되면서 버려지는 짬밥의 양도 줄었다.
과거처럼 PX에도 물량이 달려서 군인들이 먹을 것이라고는 식사가 주가 되었다.
그렇게 먹을 것이 부족해진 동물들은 결국 뮤턴트의 사체를 노릴 수밖에 없어졌다.
물론 뮤턴트의 사체를 먹는다고 변이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군인들이 고기 조각이 되어 버린 뮤턴트의 사체들을 먹으러 오는 동물들을 쫓아내고는 했지만 계속 쫓아낼 수만도 없었다.
더욱이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었기에 모든 신경이 북쪽으로 가 있었다.
“뮤턴…… 아니! 북한 군입니다! 북한군이 내려옵니다!”
“저놈들이 결국 사고를 치는구나!”
“어! 백기! 백기! 백기이!”
“똑바로 보고 안 해!”
“북한 군인들이 백기 들고 뛰어옵니다! 악! 뮤턴트! 북한군 뒤로 뮤턴트입니다!”
뮤턴트들에게 쫓기는 북한 군인들과 북한 주민들이 남쪽으로 도망을 쳐 오고 있었다.
그런 북한군과 북한 주민들이 미끼가 되어 뮤턴트들이 남쪽으로 함께 내려왔으니 한국군은 북한군 인들과 주민들을 구조해 가며 뮤턴트와의 전투를 수시로 해야만 했다.
“북한 애들 체온 검사 하고 가지고 있는 모든 물품 압수해! 엔젤이나 변이물질로 추정되는 것 일체를 압수해야 한다!”
한국군에 구조된 북한인들은 체온 검사부터 시작해서 신체검사를 받고 북쪽에서 가지고 온 모든 물품을 압수됐다.
그렇게 한국 정부에서 지급한 옷과 생필품을 받은 북한 피난민들을 어디에 수용해야 하나 고민을 했다.
“지금 군 주둔지 전부 비어있지 않습니까? 일단 그곳에 수용하도록 하지요.”
“주둔지에?”
“예. 어차피 위병소만 틀어막으면 격리 수용하기도 나쁘지 않구요. 그렇다고 남쪽으로 데리고 올 수도 없으니 임시적으로 주둔지에 수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흐음! 한번 추진해 보도록 해. 그런데 지금 당장에야 숫자가 적어서 괜찮다지만 숫자가 늘어나면 곤란할 것 같은데.”
“그렇다고 다시 북쪽으로 쫓아낼 수도 없지 않습니까.”
“그렇긴 한데. 후우!”
결국 한국 정부는 북한 피난민들을 수용해야 했다.
그렇게 한국 정부에서 북한 피난민들을 수용한다는 소문이 북쪽으로 알려지면서 북한 주민들은 목숨을 걸고 남쪽으로 피난을 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로 인해 뮤턴트들도 함께 남하를 시작했다.
먹이가 이동을 하면 포식자들도 함께 이동을 하는 법이었다.
“소대장님! 뮤턴트와 북한사람들이 뒤섞였습니다!”
살려달라는 사람들 사이로 날뛰는 뮤턴트를 보며 군인들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자칫 북한 주민들까지 함께 학살을 하게 될 수 있었다.
한국군의 자랑인 화력이 무용지물이 되어 버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