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225
제225화
225화
“하아! 춥다.”
“그냥 이주 신청서에 서명할 걸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거긴 시원할 텐데 말입니다.”
“대신 여름에 쪄 죽을걸.”
“생각보다 덥지는 않던데요.”
“갔다 와 봤어?”
“예. 그냥 그늘진 곳에 있으면 참을 만합니다. 한여름에도요.”
통일이 되면 개마고원에서 군 생활을 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두 명의 병사들은 개마고원은 아니었지만 날씨 좋은 날은 백두산의 정상이 보이는 곳에서 복무 중이었다.
“하! 또 눈 쏟아지네. 미치겠네!”
“그래도 그 거미 놈들은 안 와서 다행 아닙니까.”
“그건 그래.”
압록강과 두만강 일대는 겨울이 길다.
남쪽은 아직 늦가을이었지만 위쪽은 벌써부터 눈이 내리고 있었다.
이 눈이 늦봄 어쩌면 여름 초입까지 내리게 될지도 몰랐다.
“어째 점점 더 추워지는 것 같다.”
“인간 놈들이 다 뒤져 버리고 기후 이변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답니다.”
“아! 그래서 다시 추워지는 거야?”
연신 탄소를 뿜어내던 인간들이 엄청나게 사라져 버렸으니 지구의 온도는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물론 그것을 정상으로 봐야 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여튼 안 그래도 추운 한반도의 북부 지역은 더 추워지고 있었다.
그렇게 추위에 덜덜 떨고 있을 때 교대 인원들이 올라왔다.
“후우! 수고하셨습니다.”
“그래. 그거 뭐야?”
“연탄입니다. 보급 나와서 앞으로 근무 때 연탄 가지고 올라가라고 합니다.”
나이가 어린 병사들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검은 연탄을 보게 되었다.
“아! 그래?”
“예! 연탄 다 쓰면 미끄러운 빙판길에 부숴서 뿌리라고 합니다.”
열심히 눈을 쓸고는 있었지만 자연의 힘 앞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눈을 쓸어 내느라 경계에 소홀했다가는 뮤턴트에게 죽을 수도 있었다.
“다시 연탄을 사용하네.”
나름 석탄은 제법 매장되어 있는 한반도였다.
남쪽도 겨울이 되기 전에 난방을 위해 연탄을 생산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21세기에 연탄이라니.”
언제 적 연탄인지 모를 일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난방비 때문에라도 멕시코로 이주해야겠습니다. 사실 한반도가 그리 좋은 땅은 아니니까요.”
“그렇긴 하지. 춥지. 덥지. 그렇다고 넓지도 않고 온통 산이지.”
대체 조상들은 어떻게 이런 땅에서 살았는지 이해 못 할 일이었다.
막사로 돌아가자 막사에서도 설치를 해 놓았던 연탄 난로에 연탄을 갈고 있었다.
“후우! 조금 훈훈해지네.”
“수고하셨습니다. 따뜻한 차 한 잔 드십시오.”
“커피는 없지?”
“그거 보급 안 나온 지 몇 년인지 아시지 않습니까.”
“후우! 담배도 안 들어와. 커피나 술도 안 들어와. 하루하루 몸이 좋아지기만 하네.”
금욕적이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자 몸은 건강해지고 있었다.
“아우! 춥다 추워! 나는 겨울이 제일 싫어!”
“겨울 지나면 거미 놈들 다시 몰려올 수도 있다.”
“으윽! 일 년 내도록 겨울이었으면 좋겠네.”
천만다행히도 겨울이 긴 북쪽이었다.
그렇게 봄이 되고 나면 바로 옆에 있는 전우들 중에 두 번 다시 볼 수 없는 이들이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도망을 갈 수는 없었다.
자신들이 도망가면 남쪽의 가족들이 위험해지기 때문이었다.
* * *
연탄을 때자 국경 지역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웬만하면 연기 때문에 연탄 난방을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도저히 감당을 할 수 없는 추위였기에 어쩔 수 없었다.
그나마 중국 쪽의 국경 지역에 민가는 없었다.
거미 뮤턴트로 인해 전부 식량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렇게 하얀 눈이 내린 땅을 걷고 있는 여인과 강아지 한 마리가 있었다.
“검은 연기예요.”
“인간 놈들 저건 또 뭐야?”
“나무를 때나 봐요.”
“하여간 인간들은 약하다니까, 에취!”
“감기 걸리셨어요?”
“여름이 아닌 겨울이니까. 어디 적당한 동굴이라도 들어가자.”
빅도 추위를 느낀 것인지 따뜻한 곳으로 가자고 말을 했다.
그러고서는 얼마 지나지 않아 눈으로 뒤덮인 마을의 건물을 발견했다.
인적이 없었으니 도로의 눈을 치우지 않아 마을 전체가 눈으로 뒤덮여 있었다.
적당한 건물 안으로 들어간 빅과 링링은 탈 만한 것을 한쪽으로 모아서는 불을 붙였다.
이내 따뜻한 온기가 방 안을 채우기 시작했다.
“이제 조금 낫네.”
“그런데 거미들이 한 마리도 안 보이는데 어떻게 해요?”
거미 한 마리를 튀겨 먹든 구워 먹든 먹어 보겠다고 따뜻한 남쪽으로 가지 않고 있는 중이었다.
문제는 거미들이 다 얼어 죽었는지 보이질 않는다는 것이었다.
“아니야. 분명 살아 있어. 땅속 깊은 속에 숨어 있는 것 같은데.”
빅은 코를 킁킁거리며 아래를 바라보았다.
꽤나 깊은 곳에 파고 들어가 숨어 있는 것인지 찾을 수가 없었다.
“따뜻한 남쪽으로 내려가면 있지 않을까요?”
“그럴 수도 있지.”
중국 대륙 남쪽으로 가면 아직 움직이고 있는 거미 뮤턴트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주인님께 안 가도 되나요?”
“내 생체 조직을 먹은 것 같아. 그러면 별로 걱정할 필요는 없어.”
빅은 창수가 마침내 자신의 생체 조직을 먹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고서는 엄청나게 강해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대체 뭘 만든 거야?’
자신의 생체 조직에 무슨 짓을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빅도 모르는 것이 가능한 듯했다.
“어디 가?”
“땔감으로 쓸 거하고 먹을 거 찾으러요.”
“그럼 다녀와.”
생김새는 연약한 여인이었지만 그 어떤 뮤턴트보다 더 위험한 존재였다.
그렇게 밍밍은 눈 덮인 마을을 돌아다니며 먹을 만한 것이 있는지를 찾았다.
“지하실이네.”
일반인이라면 어두컴컴하고 으슥한 지하실에 왠지 모를 두려움을 가질 터였지만 밍밍은 일반인이 아니었다.
“먹을 것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지하실의 문은 닫혀 있었지만 상관없었다.
우지끈!
강제로 개방을 하고 안으로 들어가자 거미줄로 보이는 것으로 칭칭 감싸져 있는 고치들이 가득했다.
“거미 알인가?”
거미 알인가 싶어서 고치의 껍질을 뜯어보자 안에는 미라가 되어 있는 사람이 들어 있었다.
“음! 아! 까아아악! 하고 놀라야겠지?”
딱히 놀라지는 않았지만 놀란 척을 해 준 밍밍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비명 소리를 들었는지 어슬렁거리며 다가온 빅을 볼 수 있었다.
“거미 알이냐?”
“안에 인간이 있네요. 인간 안에 알을 낳아 놓은 걸까요?”
“흐음! 그럴 수 있겠네. 제법 많네.”
봄이 되면 거미 뮤턴트들이 다시 나오게 될 것이었다.
빅과 밍밍은 지하실에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보며 내년 봄이 되면 볼 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실 거예요?”
“아니. 그냥 태워 버려.”
수백 개가 넘는 고치가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다른 곳은 확인했어?”
“아니요.”
마을마다 도시마다 그 안의 지하실 공간마다 얼마나 많은 숫자의 고치가 있을지 알 수 없었다.
빅은 당장 거미 뮤턴트를 먹어 보지는 못했지만 너무 많이 늘어나면 귀찮을 것 같아 전부 태워 버리기로 했다.
화르륵!
생각보다 거미줄의 고치가 잘 타지는 않았지만 더 높은 온도의 화염으로 태워 버리면 그만이었다.
고온으로 태워 버린 빅과 밍밍은 마을의 건물들을 뒤지고 다니면서 거미 고치를 전부 태워 버렸다.
“어머! 새끼 거미가 나왔어요.”
중간에 생존의 위협을 느낀 것인지 주먹보다 조금 더 큰 새끼 거미 뮤턴트가 튀어나왔다.
“드실 거예요?”
“맛도 안 나겠다. 입맛만 버려. 그냥 태워 버려.”
괜히 입맛만 버릴 것이라며 미라가 된 사람의 몸 안에서 튀어나온 새끼 거미 뮤턴트도 태워 버렸다.
그렇게 마을 하나가 불이 붙어서는 타 버리자, 한국 쪽에서 정찰 헬기 한 대가 날아왔다가 한 바퀴 둘러보고서는 되돌아가 버렸다.
“어쩌죠?”
“끄응! 하룻밤 보내고 태울 걸 그랬나?”
온통 시커먼 연기를 뿜어내며 타고 있었기에 하룻밤을 보내기는 힘들어 보였다.
결국 별수 없이 빅과 밍밍은 다음 마을을 향해 떠나야만 했다.
그나마 지치거나 잠을 꼭 자야 할 필요는 없는 둘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송 헬기로 특전사들이 몰려왔다.
“조심해서 내부 수색해!”
“알겠습니다!”
무인지대에 갑자기 불이 났기에 수색을 위해 달려온 특전사들이었다.
국경 너머 중국 쪽의 땅이었기에 들킨다면 곤란했지만 주변에는 개미 새끼 한 마리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대충 불이 꺼진 건물들을 수색하던 중에 특전사들은 온통 불에 탄 사람들의 시체 더미를 보게 되었다.
“온통 불에 탄 시체들이 가득합니다!”
“시체들이라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도무지 알 수 없는 일이었지만 시체들 사이로 그나마 온전한 거미줄 고치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거미 뮤턴트의 알인 듯합니다!”
“뭐? 거미 뮤턴트의 알?”
“예! 아마도 사람 몸 안에 거미 뮤턴트가 알을 낳고 거미줄로 고치를 만들어 둔 것 같습니다.”
“빌어먹을! 그럼 봄이 되면 다시 나온다는 소리잖아!”
인간의 몸을 먹이로 삼는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인간의 몸 안에 알을 낳아 둔 것을 확인하자 다들 치를 떨었다.
“어떻게 할까요?”
“잠시 기다려 봐. 보고하고.”
거미 뮤턴트의 알을 발견했지만 보고 없이 처분을 할 수는 없었다.
“예! 알겠습니다!”
상부에서의 지시를 받은 팀장은 자신의 대원들에게 외쳤다.
“고치 하나는 회수하고 나머지는 완전히 태워 버려!”
화염 방사기로 추가적으로 태웠다.
그렇게 다시 한번 구워 버린 뒤에 온전한 거미 고치를 챙겨서는 한국으로 복귀하는 특전사들이었다.
봄이 오기 전 거미 뮤턴트의 약점을 찾아야만 했다.
“그나저나 저런 외딴 마을에 그 많은 놈들이 있는데 다른 도시와 큰 마을에는 얼마나 더 있는 거야?”
복귀하는 수송 헬기에 타고 있던 대원 하나가 멀리 보이는 도시의 건물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중국이었다.
더욱이 환경오염도 극심한 중국이었으니 수많은 변이 유발 물질들에도 노출되어 있을 것이 분명했다.
봄이 되면 어떤 뮤턴트가 나타날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그런 예상대로 새로운 뮤턴트가 아프리카에서 태어나고 있었다.
* * *
“도…… 도망가! 황충이다! 황충이 온다!”
검노란 메뚜기.
동아시아에서는 황충이라 부르며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재앙이었다.
크기는 손바닥만 한 크기로 일반 메뚜기에 비해 월등하게 컸다.
이 황충의 무서움은 엄청난 숫자였다.
엄청난 숫자로 지나가는 곳의 모든 것을 집어삼킨다.
작물을 전부 먹어 치우기에 황충이 지나간 곳은 기아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갔다.
일반 메뚜기는 먹을 수라도 있었지만 황충은 몸에 독이 있기에 먹을 수도 없었다.
그렇게 북부 아프리카에서 태어난 황충은 중동을 지나 인도와 히말라야를 거쳐 중국까지 올라가고는 했다.
본래는 봄에 태어나 엄청나게 번성을 하는 황충이 가을에 중국에 도달해서는 겨울에 사라지고는 했다.
그렇게 자연재해와 같은 황충이었지만 이번 황충은 과거와 달랐다.
황충의 크기가 인간만 했던 것이다.
“뮤…… 뮤턴트다!”
인간 크기만 한 황충 수억 마리가 하늘을 덮었고 작물과 단단한 나무줄기뿐만 아니라 인간들에 이르기까지 전부 먹어 치웠다.
그렇게 황충 뮤턴트들은 아프리카를 휩쓸고 난 뒤에 중동을 거쳐 중앙아시아와 인도 쪽으로 북상을 시작했다.
과거였다면 전 세계의 공조가 이루어졌을 터였지만 지금은 그런 협력을 기대할 수 없었다.
그나마 다른 지역보다 안전했던 인도는 재앙을 마주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