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226
제226화
226화
“동대장님.”
“다 했냐?”
“예. 이번 주 보급품 배송해야 하는데 봉사자들 몇 명 소집할까요?”
“보급품 목록 줘 봐.”
“여기 있습니다.”
창수는 사무실 책상 위에 다리를 올려놓고서는 보급품 목록을 확인했다.
“꽤 많네.”
“예. 이번에 고기가 제법 들어왔습니다.”
“상하니까 빨리 배송해야겠지. 오십 명 정도 요청해 봐. 그런데 뭔 고기가 이렇게 많이 들어오냐?”
“모르겠습니다. 요즘 고기 보급이 많이 나오더라구요.”
사람 먹을 곡물도 없는데 돼지고기와 소고기 등 육고기 보급이 늘었다.
의아하기는 했지만 쌀과 채소들만 먹다가 모처럼 고기가 보급되자 다들 환영하는 눈치였다.
다만 전기 부족으로 냉장고가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았기에 고기가 보급되는 날은 온 동네가 다 고기 냄새로 진동을 했다.
“괴물들을 나라 밖으로 몰아내고 이제 안정되어 가나 봅니다. 뭐 넉넉하진 않지만 그래도 다시 고기를 먹을 수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뭐 그러면 좋긴 좋다만.”
창수는 언제 위기가 찾아올지 알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괜히 희망을 잃게 만드는 말은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봉사자들을 소집해서는 창수의 배정받은 구역의 가구들에게 보급품들을 지급했다.
겨울이기에 보급은 일주일에 한 번이었다.
여름에는 고기류를 먹기 힘들고 야채들이 많았지만 겨울이 되면 또 싱싱한 야채는 보기 힘들어지고는 했다.
예비군 동대장으로 발령받은 창수였다.
과거에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뮤턴트들과 싸운 최강의 군인이라 불렸지만 지금은 주민복지 센터의 한쪽 사무실에서 서류나 들춰 보며 시간을 때우는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물론 지금 당장도 눈앞에 어지간한 뮤턴트가 있어도 때려잡을 수 있는 실력과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아니 그보다 월등한 힘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힘을 드러내지 않았다.
‘힘쓰는 법을 다시 익혀야겠어. 과거보다 훨씬 세졌어.’
간혹 힘 조절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단단한 콘크리트를 맨손으로 쥐어서는 뜯어낼 수 있을 정도로 악력이 강해졌다.
자신의 아내인 혜은도 과거 생동성 시험으로 강해진 창수 정도의 수준만큼 강해져 있었다.
처음에는 그렇게 강해진 힘에 적응하지 못하는 듯했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는 말처럼 어느덧 익숙해져 있었다.
오히려 힘든 일도 스스로 할 수 있다며 좋아할 정도였다.
그렇게 봉사자라고 불리지만 사실상 동원된 인원들은 보급품들을 거동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가져다주는 일을 했다.
“혹시나 빼먹거나 갈취하는 봉사자들은 없는지 확인 확실하게 해라.”
“알겠습니다.”
보급품은 직접 수령이 원칙이었지만 거동이 힘든 노약자나 장애인들은 직접 수령을 하기 어려웠기에 봉사자들을 통해 가져다줘야만 했다.
그렇게 창수는 동대원들에게 제대로 배송이 완료되었는지를 점검하도록 했다.
자칫 배송을 하지 않고 보급품을 갈취하는 경우가 있었다.
어딜 가나 자신의 탐욕을 우선하는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문제가 발생을 했다.
“동대장님!”
“뭐야?”
“저기 그게. 김창만 씨라고”
“김창만? 아! 그 질 나쁜 친구들.”
“예. 보급품의 일부를 배송하지 않고 빼돌린 것 같습니다.”
“얼마나?”
“그게. 한 오십 개 정도 됩니다. 예비분 풀까요?”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고 넘어가고는 했다.
“그놈 어디 상사라고 했던가?”
“예.”
전임 동대장도 건들지 못한 이들이었다.
창수처럼 군대에 있다가 결혼 등으로 지역 사회에 내려와 있는 김창만이라는 자가 주변의 질 나쁜 이들을 모아서는 봉사단체를 만들었다.
말이 봉사단체지 과거였다면 조폭이라고 할 수 있었다.
나름 군 인맥도 있어서 공무원들이나 전주 대대의 대대장도 함부로 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었다.
그렇게 신임 동대장도 그냥 비축 여유분을 풀어 보급품을 받지 못한 이들에게 나눠 주라고 말을 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창수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
창수도 일반 보병 부대에서 행정보급관으로 있을 때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 넘어가기도 했지만 보급품에 손을 대는 일은 생각할 수도 없었다.
“걔들 어디 있냐?”
“예비군 센터요.”
“그래. 나 좀 나갔다 올게. 음! 한 시간 뒤쯤에 애들 데리고 와라.”
“예? 아! 예.”
신임 동대장이 무슨 짓을 저지를지는 알 수 없었지만 크게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겠거니 하는 생각을 했다.
물론 문제를 일으켜도 자신과는 크게 상관없는 일일 터였다.
창수는 양아치들이 있는 예비군 센터로 향했다.
센터에 도착을 하자 열 명 정도 되는 사내들이 고기를 구워 먹고 있었다.
어디서 구한 것인지 소주병도 보이는 것이 한창 재미있는 듯했다.
“아이고. 여기서 뭐 하시나?”
창수의 목소리에 다들 흠칫 놀랐다가 이번에 새로 온 신임 동대장인 것을 확인하자 굳어졌던 표정이 풀렸다.
“아이고! 동대장님. 어서 오십시오! 이거 제가 깜빡하고 동대장님을 안 불렀네요. 하하!”
김창만이 창수를 보고서는 웃으면서 손짓을 했다.
“이리 와서 앉으세요. 제가 귀한 술도 구했는데 한잔하십시다!”
보급품을 횡령한 것이기에 범죄였지만 이 정도는 좋게 넘어갈 만한 일이었다.
전임 동대장도 그랬고 전주 대대의 인사 장교와도 잘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
“술은 또 어디서 구하셨대.”
“하하! 정말 힘들게 구했습니다. 아! 고기가 야들야들하니 좋네요. 와서 드세요. 야! 뭐 하냐? 동대장님 자리 만들어 드리지 않고!”
자신의 똘마니들에게 자리를 만들라는 말을 하며 덩어리진 고기를 잘 벼려진 대검의 칼날로 뭉텅뭉텅 썰어대었다.
“아이고! 이거 연탄이네. 이건 또 어디서 구하셨대.”
“고기는 연탄구이 아닙니까! 하하하!”
겨울이 되면 난방을 위해 연탄도 보급이 된다.
대부분의 집들이 가스 보일러였기에 연탄 보일러로 교체를 해야 했지만 그건 불가능했다.
결국 꽤나 기묘한 광경을 보게 되었다.
아파트나 가정의 거실이나 방에 연탄 난로를 설치하고 연통을 밖으로 빼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보일러로 쓸 만큼 연탄의 보급이 많이 나오지 않았기에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연탄 난로로 물도 끓이고 음식도 하게 되어서 봄이나 여름 그리고 가을에도 얼마간 보급이 될지도 모른다는 소리가 있었다.
매우 불편해지는 일이었지만 다들 변화하는 세상에 맞춰 적응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아직 보급이 이루어지지 않은 연탄까지 빼돌린 걸 보자 창수는 전국적으로 이런 도둑놈들이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계엄령이 선포되고 초기에는 진짜 조폭들도 눈치를 보느라 숨도 제대로 내쉬지 못했다.
물론 조폭들도 다 최전방으로 끌려갔으니 행패를 부릴 여력도 없었지만 시간이 점차 지날수록 긴장이 풀려서인지 자기 멋대로 하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었다.
‘인간의 본성이 그러한가.’
창수는 김창만을 바라보았다.
덩치도 크고 사나워 보이는 자였다.
그 사나움이 같은 인간이 아닌 뮤턴트에게로 향했으면 좋았겠지만 같은 인간에게로 향하는 것이 문제였다.
“보급품 절도에 연탄 불법 분출. 보급품은 다 배송했나? 아니, 다 안 했으니까 저기 저렇게 쌓여 있는 거겠지.”
창수의 말에 날이 잘 선 대검으로 고깃덩이를 썰고 있던 김창만의 손이 멈추었다.
이내 살벌한 눈빛으로 창수를 바라보았다.
꽤나 젊은 외모의 창수였다.
뭘 하다가 예비군 동대장으로 오게 된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어디 높은 지위의 부모님이라도 있나 싶었다.
절대 군 복무를 오래 했으리라고 여겨지지 않았다.
그렇게 살벌하게 바라보는 김창만의 눈빛에 여느 사람이라면 열에는 아홉 겁을 집어먹을 터였다.
하지만 창수는 여느 사람이 아니었다.
“뭘 꼬나 봐. 양아치 새끼가. 뒤질라고. 전시에 보급품 절도는 어떤 죄인지 알지?”
“이 새끼가.”
하룻강아지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젊은 혈기에 너무 설친다고 생각을 했다.
그렇게 고기의 핏물이 묻어 있는 대검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김창만의 모습에 창수는 역시 말로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김창만의 뺨을 후려쳤다.
짝!
김창만은 눈앞에 번개라도 치는 듯이 번쩍하면서 정신이 아찔해졌다.
덩치도 훨씬 큰 자신에게 설마 손을 댈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어지간한 폭력 사태에는 경찰들도 관여하지 않게 되었다.
물론 상대가 동대장이라고는 하지만 김창만도 나름 인맥과 권력이 있었다.
“뭐…… 뭐 하는?”
“뭐 하긴! 일단 좀 맞자.”
창수는 머리가 굵어질 만큼 굵어진 어른이 말로 좋게 해결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창수는 다시 김창만의 반대쪽 뺨을 손바닥으로 후려쳤다.
짝!
반대쪽으로 몸이 돌려지며 김창만의 몸이 휘청거렸다.
이 광경을 구경하고 있던 봉사단의 사람들은 다들 멍하니 창수와 김창만을 바라보았다.
“이 개X끼가! 죽여 버릴 테다!”
정신을 차린 김창만은 창수를 향해 자신의 손에 쥐고 있던 대검을 휘둘렀다.
흉기를 휘두르면 사태가 감당이 되지 않게 되지만 이미 이성이 날아가 버린 김창만이었다.
하지만 그런 김창만의 대검에 당할 창수가 아니었다.
“그렇게 느려 터져서 뮤턴트는커녕 사람 하나 잡겠나.”
창수는 구제 불능이라는 판단과 함께 김창만을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워낙에 살벌하게 두들겨 패는 모습에 김창만의 똘마니들은 당황해서는 어쩔 줄을 모른 채로 멍하니 바라보고 있기만 했다.
“다들 힘든데. 알 만한 새끼가 지 욕심이나 차려야겠냐! 나도 어지간하면 그냥 넘어가 줄까 했는데 정도껏 했어야지! 아니! 이런 짓을 하면 안 되지!”
“커억! 컥! 이 새끼! 너 내가 누군지 알아?”
“니가 누구긴 누구야! 도둑놈의 양아치 새끼지!”
상대의 배경이 뭐든 상관없었다.
팔다리는 부러트리지 않았지만 갈비뼈는 몇 개 부러트려서 제대로 교육을 시켜 주는 창수였다.
죽이려면 죽일 수 있었지만 군사 재판에 회부를 하기 위해 죽이지는 않는 창수였다.
군사 재판에 회부되면 죄명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마도 최전방으로 보내지게 될 터였다.
의무 복무 기간과 실적을 쌓아 겨우 후방으로 돌아온 김창만으로서는 절대 원치 않는 일일 터였다.
그렇게 딱 죽지 않을 만큼 두들겨 패 버린 창수는 어쩔 줄을 몰라 하고 있는 나머지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도망가도 소용없다. 도망간 놈들은 어떻게 되는지 알지?”
호리호리한 창수가 덩치도 훨씬 큰 김창만을 가지고 노는 것에 다들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렇게 사태는 끝나는 듯했지만 김창만은 아직 끝내고 싶지 않은 듯했다.
“이 개X끼.”
“아직도 정신을 못 차…….”
창수는 무언가 알약을 입 안에 넣는 김창만을 보았다.
“엔젤?”
뭔가를 먹은 김창만은 제대로 움직일 수도 없을 텐데 이내 일어섰다.
“이 새끼! 죽여 버릴 테다.”
“너 엔젤 어디서 났냐?”
“죽어!”
엔젤을 먹고 부상을 회복했을 뿐만 아니라 엄청나게 강해진 김창만이 창수에게 있는 힘껏 주먹을 휘둘렀다.
그 정도의 힘과 스피드라면 결코 무사할 수 없을 만한 위력이었다.
김창만도 제법 강한 힘의 소유자였기에 엔젤로 인해 대단히 강해져 있었다.
일반인이 엔젤을 복용한 것보다 강해져서 거의 2형 뮤턴트에 육박을 할 정도로 강해진 것이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엔젤 불법 복용까지. 선 세게 넘네.”
창수는 김창만의 주먹을 피하고서는 무릎을 향해 발을 내질렀다.
우직!
김창만의 무릎에서 섬뜩한 소리가 들렸다.
김창만이 뮤턴트가 된다 한들 지금의 창수 앞에서는 아무런 상처 하나 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