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227
제227화
227화
바퀴벌레는 없애도 없애도 계속 나온다.
하지만 바퀴벌레가 계속 나온다고 방역을 중단하는 순간 온통 바퀴벌레로 뒤덮이게 된다.
창수는 제2의 김창만이 또 나올 것을 알고 있었지만 손보기를 중단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김창만이 허가 없이 엔젤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한바탕 난리가 나야 했다.
공식적으로는 엔젤은 민간에서는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에 와서는 차라리 마약은 허가되어도 엔젤은 강제 몰수가 원칙이었다.
그렇게 김창만의 집과 그의 똘마니들의 집은 강제로 압수 수색이 이루어졌고 그 안에서 엔젤이 다량으로 발견되었다.
“이거 생각보다 물량이 많습니다. 대체 이걸 어디서 구한 건지.”
엔젤 알약 일만 개가 발견되었다.
헌병 수사대는 김창만의 집에서 발견된 엔젤들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
“이거 대체 얼마나 유통되고 있는 거야.”
“장부는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왠지 있을 것 같기는 한데. 그놈도 머리는 아닐 것 같습니다.”
“그럼 머리가 어딘가에 있다는 건데.”
인간의 탐욕은 그 어떤 방법으로도 막을 수 없는 것인지 그 마지막이 파멸임을 알면서도 멈추지 못했다.
“신고자가 최창수 원사라며.”
“예. 아리가의 영웅 최 원사님이십니다.”
“그 양반은 왜 이런 곳에 있는 거야?”
“엔젤 중독증 때문인 듯합니다.”
“엔젤 중독증?”
“예. 특전사 출신이라 엔젤에 많이 노출되는데 엔젤에 노출이 많다 보면 특정 변이 유발 물질의 접촉이 없더라도 갑자기 변이가 될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럼 위험한 거 아니야?”
“위험하죠. 그래서 더 이상 엔젤에 노출되지 말라고 거의 반쯤은 전역을 시키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동대장을 하고 있었구만.”
“예. 상대를 잘못 건드린 거지요.”
“그런데 아무리 아리가의 영웅이라고 해서 엔젤을 복용한 상대를 맨손으로 제압하는 것이 가능한가?”
엔젤을 복용하면 평소보다 몇 배 이상의 힘과 스피드를 낼 수 있었다.
당장 두 배만 해도 감당이 되지 않을 텐데 몇 배나 강해진 군인을 제압한다는 것이 쉬울 리가 없었다.
“엔젤 중독증이 변이가 되지 않아도 항시 육체가 강화되어 있다는 특징이 있답니다.”
“뭐? 그래? 오! 그건 대박이네.”
헌병대의 간부 하나는 엔젤 중독증이 마냥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자신의 상관에게 이야기를 해 주는 간부는 고개를 내저으며 대답을 했다.
“좋은 거 아닙니다.”
“왜?”
“항시 육체 강화는 그만큼 반동이 큽니다. 중독증에 걸린 특전사들은 수명이 짧아집니다. 에너지 소모도 많아져서 폭식을 하는 경우도 있구요. 나중에는 몸이 다 망가집니다.”
“부작용이구만.”
만능 치료제로 알려져 있는 엔젤도 과복용을 하면 문제가 발생을 한다는 것에 헌병대의 간부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변이가 되지 않더라도 엔젤 중독증으로 제 명에 살지 못한다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아무튼 더 이상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럼 철수하자고. 사건이 커져서 우리 헌병대에서 수사가 다른 기관으로 이첩될 것 같아.”
“엔젤이 이 정도로 나왔으면 당연한 것이겠지요.”
김창만에 대해서 수사를 한 헌병대도 철수를 했다.
하지만 헌병대가 떠나고 나서도 국방부 수사국이나 총리 산하의 정보수사국에서 수사관들이 파견되어서는 이곳저곳을 쑤셔대었다.
당연히 전주 대대뿐만 아니라 상위 연대와 사단에서도 한참 동안이나 고생을 해야만 했다.
그렇게 처음에는 사건을 일으킨(?) 창수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눈빛을 보내었지만 창수의 정체를 알고서는 입을 다물어야만 했다.
전주 대대의 대대장조차도 창수의 신분에 대해서 알고 있지 못했다.
적어도 연대장급에서나 창수에 대해서 알고 있었고 알고 있다고 해도 창수를 건드릴 정도로 간이 크지 않았다.
더 이상 작전에 투입되지 못하는 몸이 되어 반쯤은 전역을 한 상태라지만 여전히 신분은 유지하고 있었다.
소속이 달라도 웬만한 지역 방위군 소속의 간부 정도로는 건드릴 수 없었다.
그렇게 온통 들쑤셔 대는 통에 군부대뿐만 아니라 시청과 각 지역의 복지 센터 등도 조사를 받아야 했다.
당연히 창수도 이 조사에서는 벗어날 수 없었다.
“최 원사님 같은 경우는 형식적인 조사입니다만 협조 부탁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창수는 조사를 받으면서 생각보다 엔젤이 대한민국 내에서도 많이 퍼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체 어디서 엔젤이 계속 제조가 되고 있는 거지?’
우유니 사막에서 더 이상 엔젤의 원천 물질이 흘러나올 일은 없어졌다.
결국 세계수의 묘목이 어딘가에 심어지고 그 묘목에서 채취하는 엔젤의 원천 물질이 엔젤을 계속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전 세계의 유통망이 붕괴된 지금까지도 엔젤이 끊임없이 사람들 사이로 퍼져 나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창수로서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처음 걱정을 했던 것처럼 한국 내에서도 정체불명의 일당들이 존재한다고밖에는 생각할 수가 없었다.
‘큰 문제는 터지지 않아야 할 텐데.’
대규모 뮤턴트 팬데믹 상황이 터지게 된다면 감당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그런 창수의 걱정처럼 뮤턴트 팬데믹이 터졌다.
다만 창수가 있는 전주가 아닌 대구에서였다.
* * *
“확실한 물건 맞지?”
“그렇게 의심스러우면 안 사면 될 거 아니야! 꺼져!”
“미…… 미안해. 살게! 사겠다니까.”
작은 알약 하나를 사기 위해서는 이틀 치의 식량이나 그에 준하는 생필품이 필요하다.
그것도 꽤나 싸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엔젤의 효능은 확실했다.
엔젤을 구입한 사내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자신의 집으로 빠르게 달렸다.
행정 경찰이나 통제를 하는 군인들에게 들키면 엔젤을 빼앗길 수 있었다.
그렇게 자신의 집으로 가자 아내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구했어요?”
“그…… 그래. 구했어.”
“그런데 정말 엔젤 맞아요?”
“맞아! 확실해!”
사내는 자신도 의문이었지만 엔젤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럼 빨리 해 봐요.”
아내의 재촉에 사내는 황급히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낡은 침대에 누워 있는 어린 아들이 있었다.
병원에 데리고 가도 치료를 할 수 없다고 한다.
과거였다면 치료를 할 수 있는 병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치료할 수 없는 불치병이 되었다.
의사는 포기하라고 했지만 부모 된 입장에서는 결코 포기할 수 없었다.
“경준아. 이거 하나 먹어 봐. 이거.”
“아빠.”
“그래. 약이니까. 이거 먹고 빨리 일어나자. 여…… 여보! 물! 물 좀!”
“자…… 잠시만요!”
아내가 물을 가지고 오자 남편은 물의 색깔이 조금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보았다.
“물 색이 왜 그래?”
“이번 주에 보급된 물이 정수가 완벽하게 안 되었대요. 그래도 먹는 것에는 이상 없다던데요.”
“그래? 마셔 봤어?”
“예. 당신도 마셨잖아요. 물 색이 조금 탁하다고 투덜거리긴 했지만 물 맛은 나쁘지 않다고.”
“아! 그랬지.”
조금 꺼림칙했지만 이제는 살아가며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만 했다.
그렇게 엔젤과 함께 조금 탁한 물을 마신 어린 아들은 잠시 후에 몸을 일으켰다.
“겨…… 경준아. 괜찮니?”
“어. 나 이제 안 아파.”
“안 아파?”
“어! 안 아파.”
반신반의했던 엔젤이 효과가 있는 것에 남편과 아내는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지난 시간 동안 몸고생 마음고생을 했던 것이 끝난 것이다.
그렇게 이틀은 굶어야 했지만 그 정도는 전혀 아쉽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리고 그때 어디선가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까아아아악!-
밖에서 들리는 비명 소리에 남자와 아내는 무슨 소리인가 싶어서 아들의 방에서 나와 베란다로 향했다.
그러자 도로에서 허겁지겁 달리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대체 무슨 일이야?”
아파트 베란다에서는 무슨 상황인지 정확하게 알 수가 없었다.
“뮤턴트라도 나온 걸까요?”
“그러면 밖으로 나가면 안 돼. 집에 있어야 해. 곧 군인들이 처리할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
종종 뮤턴트들이 나타나고는 했으니 길거리에 뮤턴트가 나타난다고 해서 과거처럼 걱정을 하지는 않았다.
희생은 있었지만 지금까지 큰 문제 없이 지내 왔다.
“엄마. 나 배고파.”
“어! 그래! 밥 해 줄게!”
자신들은 며칠 굶어야 했지만 어린 아들을 굶길 수는 없었다.
자신들이 좀 더 굶거나 양을 줄이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아내는 병에서 치료된 아들의 밥을 해 주기 위해 몸을 돌렸다.
그러고서는 이내 비명을 질렀다.
“까아아아아악!”
아내의 비명 소리에 남편도 황급히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 남편의 얼굴로 무언가가 덮쳐 왔다.
“배고파아. 나 너무 배고파아.”
자신의 부모를 먹어 치워 버린 아들은 뮤턴트가 된 채로 밖으로 나갔다.
극도의 허기짐에 움직이는 것이라면 뭐든 먹어 치우고 싶었다.
문제는 아들과 같은 것이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인간들을 먹어 치우고 있다는 것이었다.
“배고파. 배고파. 더 먹어야 해.”
그동안 많이 나와 봐야 한두 자리 숫자의 뮤턴트만 나왔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백 단위가 넘는 숫자의 뮤턴트들이 나타났다.
“괴…… 괴물! 에…… 엔젤! 엔젤!”
뮤턴트의 등장에 엔젤을 가지고 있던 남자들은 엔젤을 먹었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일반인의 몸으로는 뮤턴트를 이길 수 없지만 엔젤을 먹으면 뮤턴트와 싸울 수 있을 만큼의 힘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비극을 만들었다.
낙동강의 상류에서 유출된 화학 물질이 식수로 대구 지역에 공급이 되었고 사람들은 그 식수로 인해 몸 안에 변이 유발 물질이 축적되었다.
가족과 지인들을 지키기 위해 엔젤을 복용한 이들도 뮤턴트가 되어야만 했다.
대량의 화학 물질이 유출된 것이었기에 엄청난 변이 유발 물질들이 함유되어 있었다.
그 때문인지 뮤턴트는 특정한 형태가 아닌 각양각색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마치 여러 동물들이 뒤섞여 만들어진 키메라 같은 형태였다.
그런 키메라들 수천 마리가 대구 시내를 활보하며 사람들을 잡아먹었다.
“머리를 노려! 머리를!”
“머…… 머리가 하나가 아닙니다!”
“하나가 아니면 전부 다 쏴! 전부 쏘라고!”
대구를 지키고 있던 군대와 예비군들은 수많은 키메라들을 없애기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쉽지 않았다.
결국 주변 지역의 군부대들까지 총동원이 되어서는 대구의 키메라를 처리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만 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키메라들이 나타나자, 결국 대구를 봉쇄하기에 이르렀다.
이미 서울이 슬라임들의 습격으로 아직 복구는커녕 토벌이 완료되지 못한 상태였다.
거기에서 터진 대구의 키메라 사태는 이제 더 이상 한반도도 안심을 할 수 없는 곳이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확신시켜 주고 있었다.
멕시코도 안전하다고 할 수 없었지만 정부는 더욱 빠르게 멕시코로 이주를 시켜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한반도에선 인구를 유지할 수 있는 숫자를 천만 명으로 보고 있었다.
남은 수천만 명의 인원들은 외부로 내보내야만 했다.
하지만 수천만 명의 인구를 이주시키는 것은 과거의 대한민국의 국력으로도 무리였다.
더욱이 태평양 한가운데서 해왕류라 불리는 뮤턴트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해왕류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면 배를 통한 대륙 간 이동은 힘들어지게 될 것이었다.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