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37
제37화
37화
“중대장니임!”
폴과 함께 건물 밖으로 뚫고 떨어져 내린 자신의 팀장을 불렀지만 건물 아래에서 김만춘과 폴은 처절한 싸움을 하고 있었다.
거기에 더해 둘의 싸움의 소음 때문인지 이스라엘의 샤이렛 13의 대원들을 전멸시킨 변이된 델타포스들도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들이 접근하기라도 한다면 남은 대원들의 생존도 보장을 할 수 없었다.
“최 하사! 괜찮아?”
“크으! 예. 괜찮습니다.”
창수는 괜찮다는 말을 하고 있었지만 누가 보더라도 창수의 상태도 멀쩡하지 않았다.
최고의 전력인 창수마저도 정상이 아닌 상태였기에 전투는 자살 행위였다.
“부팀장님!”
다들 부팀장인 이성훈 중위를 바라보았다.
자신들의 팀장을 구해야 할지를 알려 달라는 것이었다.
팀장의 부재 시에 부팀장인 이 중위가 지휘권을 가진다.
더욱이 이미 김 대위로부터 팀의 지휘권을 인수받은 이 중위였다.
“제길! 움직임이 너무 빨라서 저격할 수 없습니다!”
저격 총을 가진 대원이 폴의 머리를 노렸지만 김 대위와 뒤엉켜 있어서 할 수 없었다.
더욱이 둘 다 근육 뮤턴트로 변해 있었기에 누가 김 대위인지 구분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리고 설령 구한다고 해도 김 대위를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
“팀장님! 팀장니임!”
“크어어어어어어!”
김 대위를 아무리 불러 봐도 근육 뮤턴트로 변해버린 김 대위의 입에서는 괴물의 울부짖음 소리 외에는 들리지 않았다.
그나마 자신의 부하들을 지켜야 한다는 의지 하나만으로 폴을 향해 연신 공격을 할 뿐이었다.
그런 김 대위의 모습에 이 중위는 이를 악물었다.
구할 수 없음을 이미 깨달은 이 중위는 잔인한 명령을 내려야만 했다.
“자료 찾아. 퇴각한다.”
“부팀장님!”
“명령이다! 당장 자료든 그 빌어먹을 약이든 당장 찾아!”
피를 토하는 듯한 이 중위의 외침에 다들 이를 악물고서는 건물 내부를 뒤졌다.
보이는 것이라면 뭐든지 쑤셔 넣었다.
중요한 정보와 자료들은 전부 헤인트가 파기하고 챙겨갔지만 그런 상황을 알지도 못했고 알고 싶지도 않았다.
순식간에 모든 것을 다 챙긴 특전사들은 여전히 지치지도 않는지 두 마리의 근육 뮤턴트들을 볼 수 있었다.
거기에 더해 변이된 델타포스도 모여들었다.
이제 더 이상 머물 수 없었다.
“탈출한다.”
가장 괴로운 것은 이 중위라는 것을 다들 느낄 수 있었다.
누군가는 해야만 할 잔인한 결정을 이 중위는 내려야만 했다.
계급적으로는 가장 높은 이 중위였지만 이 중위보다 나이가 어린 것은 팀에서 몇 명 되지 않았다.
창수와 김한기 하사 정도만이 이 중위보다 나이가 어릴 뿐이었다.
가장 혈기가 왕성해서 당장에라도 김 대위를 구하러 가고 싶을 이 중위의 지시에 특전사 팀은 전장을 이탈했다.
중간에 부상을 당해 이탈을 했던 최 중사와 김 하사와 합류했다.
“팀장님은 어디 계십니까?”
일행 중에 없던 김 대위에 어찌 된 일이냐고 묻는 최 중사는 침묵하는 동료들에 고개를 떨구었다.
특전사가 된 이상 언제든 죽을 수 있는 위험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실제 동료를 잃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특전사로 실전을 경험하지 못하고 전역을 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그렇게 다들 아무런 말 없이 전장을 이탈하고 있을 때 귀의 고막이 찢어지는 듯한 광음이 하늘 위에서 들려왔다.
“전투기?”
전투기 소리는 꽤나 멀리서 들려왔지만 소리가 들리는 방향 쪽에서 하얀 연기 하나가 빈민가를 향해 뻗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엄폐해!”
그것이 무엇인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에 특전사 팀들은 곧장 튼튼해 보이는 벽을 방패 삼아 몸을 숨겼다.
콰르릉!
폭음과 함께 모든 것을 태워 버릴 화염과 함께 자욱한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리고 충격파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충격파에 휘말리면 신체 안의 내장이 뒤집히고 터져서는 입 밖으로 피를 토해낼 정도로 위험했다.
폭발의 위험 반경 안에 있는 생명체는 시체도 남아 있지 않은 채로 사라졌을 터였다.
핵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엄청난 위력에 빈민가는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다.
조금만 늦었다면 특전사 팀도 사라져 버렸을 터였다.
“하아! 하아!”
“움직여. 최대한 이탈한다.”
온몸이 덜덜 떨릴 만큼 신체도 정신도 한계에 도달했지만 움직여야 한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었다.
누가 보더라도 패잔병이었다.
하지만 패잔병들의 눈빛은 살벌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뮤턴트.”
“제거해.”
길을 막는 아리가 뮤턴트에 팀원들은 대검 하나로 썰어버렸다.
악에 받친 특전사들은 아리가 뮤턴트의 상대가 아니었다.
행군에는 이골이 난 특전사들이었기에 해가 지고 어둑어둑해질 시간에 일비 부대의 주둔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경복궁!”
“석굴암!”
암구호를 물어오는 특전사 동료 경계병의 목소리가 반가울 법도 했지만 다들 말을 할 기분도 여력도 없었다.
“다들 무사한 거야? 김 대위는?”
“…….”
곧장 달려온 당직 사관은 비밀 임무를 수행하고 복귀하는 3팀에 팀장인 김 대위를 찾았지만 김 대위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대체 무슨 일이야!”
대위 계급의 당직 사관의 질문에도 3팀의 누구 하나 입을 열지 않았다.
“비키십시오. 대위님께 말씀드릴 수 없는 일입니다.”
“뭐? 이 새끼가!”
까마득한 후임인 이 중위가 자신을 무시하는 것에 당직 사관은 화를 내려고 했지만 이내 이 중위의 살기 가득한 눈빛에 움찔 떨며 뒷걸음질을 했다.
당장에라도 자신을 죽여 버리겠다는 살의가 가득한 눈빛이었다.
‘대체 무슨 임무를 수행한 거야?’
위험한 임무일 것이라 짐작을 했지만 생각 이상으로 위험한 임무인 듯한 모습에 당직 사관은 자신들의 팀이 임무에 투입되지 않을 것을 다행이라 생각했다.
물론 곧바로 3팀의 팀장인 김 대위에 대한 미안함이 드는 당직 사관이었다.
같은 팀장으로 경쟁하면서도 우정을 나눴던 김 대위의 희생에 마음 편할 수 없었다.
이 중위는 곧바로 한석 중령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한석 중령은 3팀을 기다리고 있었다.
“수고했네. 자료와 회수물 제출하고 들어가 쉬게.”
“그놈은 어디에 있습니까?”
이 중위의 말에 한석 중령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이 중위가 감히 자신에게 항명을 하듯이 따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한석 중령은 이 중위뿐만 아니라 다른 특전사 팀원들의 눈을 보고서는 한숨을 내쉬었다.
“확보한 뮤턴트와 확보한 샘플을 본국으로 보내기 위해 주둔지 밖으로 나갔네.”
이성이 남아 있는 근육 뮤턴트를 한국으로 보내기 위해 어딘가로 갔다는 말이었다.
“이건 비밀이네.”
자신들이 간 곳에서 있었던 일을 따지려던 이 중위와 대원들은 따질 상대가 없다는 것에 허탈해졌다.
그렇게 한숨이 절로 나오려는 순간 일비 부대의 주둔지 입구가 소란스러워졌다.
“무슨 일이냐?”
“단장님! 미군이 찾아왔습니다!”
“뭐? 미군이 왜?”
“그게 모르겠습니다! 무조건 들어가겠답니다!”
미군이 주둔지로 진입하겠다는 말에 단장인 한석 중령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물론 대충 무슨 일인지에 대해서는 짐작을 하고 있었다.
“내일 아침에 오라고 그래! 아무리 미군이라고 타국의 주둔지를 강제로…….”
“단장님! 본국 사령부에서 연락입니다! 미군에 협조하라는 지시입니다!”
“…….”
한국 국방부.
아니 어쩌면 최상부에서 미국의 압력에 굴복한 모양이었다.
이내 소장 계급의 미군 장성이 검은 정장 차림의 사람들을 데리고서는 한석 중령이 있는 단장실로 들어왔다.
소장 계급의 미군 장성은 이 중위와 3팀의 대원들을 훑어보았다.
아무런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자신들의 대원들뿐만 아니라 유수의 특수부대가 전멸하는 와중에서 살아남은 이들이었다.
“한국 정부의 협조문과 UN 사령부의 명령서요. 귀관의 대원들에 대한 조사에 협조를 해주시오.”
“우리 애들을 데리고 가겠다는 겁니까!”
“그렇소.”
“인정 못 합니다! 대체 무슨 일로 내 새끼들을 데리고 가겠다는 겁니까!”
의미 없는 저항임은 한석 중령도 알고 있었지만 순순히 특전사 3팀을 내놓을 수 없었다.
그들이 가지고 온 자료들을 빼앗기는 것까지는 어쩔 수 없다지만 대원들이 비록 동맹군이라지만 타국군에게 연행되는 것을 인정할 수는 없었다.
“아무리 우리가 동맹국이라지만 동맹국의 군인들을 연행해 갈 권한은 당신들에게 없소.”
“뭔가 오해를 하시는 모양인데. 연행이 아니라 협조를 부탁하는 것입니다. 이미 귀국의 정부와 국방부에서도 동의한 일입니다.”
정부의 협조 승인서를 내미는 미군 장성에 한석 중령도 이를 악물어야 했다.
대한민국 정부가 자신들을 배신했다는 배신감마저도 들었다.
“귀국의 대원들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드리겠습니다.”
“…….”
소장 계급의 미국 장성이 약속까지 하자 한석 중령은 더는 거부 할 수가 없었다.
이 중위도 그리고 다른 대원들도 더는 별수 없다는 것을 알고서는 자신들의 무기를 내려놓았다.
분하지만 명령에 따라야 하는 것이 군인이었다.
“정중하게 모시게.”
“예.”
미군 소장의 지시대로 미군들은 3팀에게 정중하게 대했다.
3팀은 미군 차량에 태워져서는 미군 주둔지로 향하게 되었다.
당연히 3팀이 확보한 모든 자료와 엔젤은 미군의 손에 들어가게 되었다.
* * *
미군 주둔지로 끌려간 3팀은 속옷 하나까지 전부 회수당했다.
일부 대원들이 저항을 했지만 정중하게 협조를 부탁한다는 말과 허겁지겁 달려온 한국 정부 외교관에 결국 따를 수밖에 없었다.
국방부에서 미국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라는 지시를 들어야만 했다.
미군이 준비해 준 복장으로 환복하고 난 뒤에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서로 따로 격리가 된 채였다.
‘뭘 말해야 하고 뭘 말해야 할지를 알 수가 없네.’
창수는 꽤나 먹음직하지만 영 입맛이 돌지 않는 음식을 뒤적였다.
창수가 기다리는 동안 이 중위부터 미국 정보국 요원들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었다.
가장 막내인 창수였다.
창수의 신상명세까지 전부 확보한 미국 정보국이었지만 이제 군 생활을 시작한 지 몇 달 되지도 않은 창수에게 조사를 할 것이 많지는 않았다.
“식사 끝나셨으면 쉬셔도 된다고 하십니다. 혹시 샤워를 하고 싶으시다면 따라오십시오.”
“예? 아! 혹시 저는 오늘 조사를 안 하는 건가요?”
“최 하사님은 아마도 내일 조사를 하게 될 것입니다.”
창수는 자신이 가장 마지막이라는 말에 먼저 맞는 매가 더 좋은데라는 생각을 하며 결국 독방에서 잠이 들었다.
잠이 드는 동안 창수의 금 간 뼈와 멍든 부위는 빠르게 회복이 되고 있었다.
금 간 뼈들은 더욱 단단해지고 있었고 파열된 근육들도 더욱 강하게 결합되고 강화되었다.
다음 날 점심까지도 창수는 혼자 휴식을 취해야 했다.
그리고선 저녁 시간쯤에야 겨우 미국 정보국 요원들을 만나 조사를 받게 되었다.
“감사합니다. 협조를 해주셔서.”
“예? 벌써 끝난 건가요?”
“예. 동료분들과 함께 복귀하시면 되십니다.”
한 시간 정도의 질문을 대답하기만 한 창수는 다소 맥이 빠지는 조사에 허탈해졌다.
영화 속에처럼 고문도 하고 윽박지르고 회유도 할 것이라고 생각을 했지만 그런 건 없었다.
그렇게 조사를 끝낸 창수는 자신들의 동료를 보게 되었다.
“어! 막내야! 밥 먹었냐? 여기 밥 맛있더라. 저녁 묵고 복귀하자!”
모두 무사한 선임들의 모습에 창수는 괜한 걱정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내 자신들을 위해 스스로 희생한 중대장님이 떠오르자 쉽사리 입안으로 넘어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