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67
제67화
67화
군복을 입은 채로 고향으로 향하는 창수였다.
피비린내 나고 위험한 전장에서 평화롭기 짝이 없는 도시 속을 걷고 있으니 평화로움이 왠지 거짓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창수는 참전 군인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가 공감이 갔다.
창수도 눈을 감으면 뮤턴트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장면이 떠오르고는 했다.
“그러고 보니 그놈들 겁도 먹나?”
약간이지만 이성이 있었고 몇몇 종은 생각보다 지능도 높은 듯했다.
당연히 죽음의 공포를 느낄 터였다.
머리를 노려야 뮤턴트를 죽일 수 있다 보니 전투 중에는 필연적으로 뮤턴트의 눈과 마주치는 경우가 많았다.
단 몇 초도 되지 않는 순간에 죽음이 찾아왔으니 뮤턴트들도 죽음의 공포를 짧게나마 느낄지도 몰랐다.
물론 직접 물어본 적은 없었으니 알 수는 없었다.
그렇게 창수의 생각처럼 대뮤턴트전에 참전했던 참전 군인 중에서 뮤턴트에 대한 공포로 인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는 이들이 있었다.
밤에 잠을 자고 있는 순간 비명을 지르며 공포에 떠는 건 꽤나 흔한 것이었다.
그렇게 창수도 가끔 골목길에서 뮤턴트가 나타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다행히 대한민국은 상대적으로 마약에 대해서는 안전한 국가 중 하나였다.
더욱이 엔젤 사태 이후 대한민국 정부는 마약사범들을 집중 단속했다.
군대까지 동원해서 단호하게 대처를 하면서 엔젤이 비밀리에 유통되는 것을 철저하게 막은 것이다.
덕분에 마약사범들은 씨가 마를 정도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젤의 국내 유입을 막을 수는 없었다.
엔젤이 국제 마약 유통책을 통해 유통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유통 통로로 거래가 되고 있었다.
그 유통 경로를 알아내기 전까지는 엔젤의 유입을 막을 수는 없었다.
물론 아직 대량으로 유통이 될 만큼의 물량은 아니었다.
너무나도 소규모였기에 대한민국 정부와 각 기관도 파악해 내지 못했다.
다른 국가들도 마찬가지였고 엔젤은 그렇게 은밀하게 퍼져 나가고 있었다.
고속버스를 타고 고향까지 내려온 창수는 자신을 마중 나온 부모님을 만날 수 있었다.
“창수야!”
“아! 아버지!”
창수는 꽤나 오래된 1톤 화물 트럭의 운전석에 앉아 있는 자신의 아버지를 보았다.
그다지 넉넉한 집안 살림은 아니었다.
그 때문에 생활비와 학비를 벌기 위해 생동성 시험 등 온갖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다.
생동성 시험으로 믿기지 않는 힘을 얻게 되지 않았어도 군대에 가야 했을 창수였다.
“어머니께서는요?”
“너 집에 온다고 양념 갈비 해 뒀다.”
“제가 오늘 외식하자고 했잖아요.”
“뭐 하려고 돈 쓰냐. 힘들게 번 돈. 소중한 줄 알아야지.”
능력 없는 부모로 자식에게 도움 하나 주지 못한 자신이 못내 안타까운 아버지였다.
목숨을 걸고 군 생활하며 번 돈을 쓰는 것이 미안하기만 할 따름이었다.
“그런데 해외는 안 위험했지?”
“아! 예! 그럼요. 전혀 안 위험했어요.”
창수는 하사 계급장이 달린 군복을 입고 있었다.
행여라도 걱정할까 싶어서 뮤턴트와의 전장에 있었다는 말을 하지 않고 있었다.
아주 오래전 군 생활을 했다고 해도 창수의 아버지도 군대에 간 지 2년도 되지 않은 아들이 상사 계급을 달고 있다면 이상하게 생각을 할 건 뻔했다.
특히나 어머니가 알게 되면 충격을 받게 되실 것이 분명했다.
“어서 타라.”
“예.”
창수는 1톤 트럭의 조수석에 타고서는 아버지의 차부터 바꿔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UAE의 왕세자님한테서 포상금 받았다는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 충격이 덜하실지 모르겠네.’
아파트 한 채 사 드릴 생각이었던 창수로서는 돈의 출처를 설명해야 하는 귀찮은 일을 고민해야 했다.
“뉴스에서 보니까 중동에 큰일이 있었던데. 너 거기 간 거 아니지?”
“아! 예! 그런 거 아니에요. 동남아 쪽 파병 갔다 왔어요.”
“그래. 그럼 다행이고.”
특전사에 지원했다고 할 때 무척이나 놀랐던 창수의 아버지였다.
군대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창수의 어머니도 해외 파병을 간다는 창수에 전쟁터에 가는 것은 아닌가 걱정할 정도였다.
그렇게 걱정하시는 부모님들이셨기에 창수는 진실을 숨겨야 했다.
“네 해외여행을 군 파병으로 가다니.”
“하! 그러게요. 저도 그럴 줄은 몰랐는데 나쁘진 않더라구요.”
“그럼 다행이고.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지 않니.”
“예. 참 내일 아버지 차나 바꾸러 가시죠. 의외로 파병 수당이 많이 나오더라구요.”
“차는 뭐하게.”
“아니에요. 차도 오래되시고 하셨으니 제가 새거로 하나 바꿔 드릴게요.”
“아니다. 그럴 필요 없다.”
한사코 거절하는 창수의 아버지였지만 내심 차를 바꾸고 싶어 하는 모습이었다.
“그러지 말고 이번에 바꿔요. 너무 오래되면 안전도 그렇고 기름만 많이 먹잖아요.”
“그러면 그냥 쓸 만한 중고차로나 바꾸자.”
한사코 부담 주기 힘들어하시는 아버지에 창수는 결국 중고차 매매상가에서 오래되지 않은 1톤 트럭으로 바꾸기로 했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온 창수는 그토록 먹고 싶었던 집밥을 먹을 수 있었다.
“외국 밥이 입맛에 맞아?”
“아우! 말도 마세요. 어찌나 달고 느끼하던지 엄마 집밥 먹고 싶어서 혼났다니까요. 한국인은 한국 밥 먹어야지 다음 파병 갈 때는 고추장이라도 챙겨 가야 하려나 봐요.”
“그래. 그런다고 하더라.”
자신의 아들이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별문제 없이 군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에 적잖이 안심했다.
식사 중에 뮤턴트에 관한 대화도 있었지만 TV 뉴스만을 보는 두 분이라 그런지 설마 대한민국에 뮤턴트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듯했다.
그렇게 식사도 마치고 창수는 내일 중고차 매매상가로 가기로 약속을 하고서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와 누웠다.
딱히 잠이 오지 않았던 창수는 휴가 끝나면 한동안 휴가 나오기 힘들 것을 알기에 몸을 일으켰다.
“어디 가니?”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가 소화 좀 시키려고요.”
“그래. 너무 늦게 돌아다니지는 마라. 차 조심하고 무서운 사람들 보이면 괜히 시비 걸지 말고. 알았지?”
“에이! 걱정 마세요. 아들 겁 많잖아요.”
“그래. 네가 어릴 때부터 겁은 많았지.”
“하하하하. 예! 다녀올게요.”
겁이 많아서 위험한 일을 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드는 창수의 어머니였지만 지금의 창수는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사내 중 한 명이었다.
물론 창수도 군인 신분이었기에 사회에서 사고 칠 생각은 없었다.
아무리 전쟁의 영웅이라지만 군인 신분으로 민간인과 잘못 엮이면 곤란한 것은 창수였다.
그렇게 근처의 편의점에서 맥주 한 캔을 구입해서는 가까운 공원에 앉아 홀짝였다.
동네의 그다지 크지 않은 공원이었지만 저녁을 먹고 운동을 나온 사람들도 있었기에 특별한 일은 일어나지는 않을 터였다.
그렇게 맥주 한 캔을 다 비운 창수는 이제 그만 돌아가기로 했다.
그렇게 자리를 털고 일어난 창수는 갑자기 도로에서 경찰차들이 사이렌을 울리며 빠르게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가?”
어디에 사고라도 난 것인지 의아스러웠지만 경찰차가 한두 대도 아니고 여러 대가 한꺼번에 지나가는 광경에 일반적인 사건은 아닌 듯 보였다.
그리고 멀찍이서 비명이 들려왔다.
경찰차들이 몰려간 곳이었다.
창수는 왠지 모를 불안감이 들어서는 집으로 가려던 발걸음을 돌렸다.
“하아! 엄마가 조심하라고 하셨는데.”
창수는 또 괜히 나선다는 꾸지람을 들을 것 같았지만 걸음을 멈추지는 않았다.
그다지 멀지는 않았다.
물론 창수의 기준이었다.
창수는 얼마 지나지 않아 난장판이 되어 있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저 사람들 뭐야? 어떻게 저렇게 힘이 셀 수가 있지?”
주택가에서 조금 떨어진 모텔촌 인근의 나이트클럽의 입구 앞이었다.
그 입구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쓰러진 채로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 사이로 두 명의 남자가 날뛰고 있었다.
문제는 그 두 남자의 괴력이 믿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것이었다.
경찰들이 제압을 하기 위해 두 남자에게 다가갔지만 이내 집어 던져지기 일쑤였다.
“이 자식들이! 죽고 싶어! 내가 누군지 알아! 으하하하하! 야! 이거 최고인데!”
“그러게 말이야! 내가 말했지? 엄청난 거라고!”
두 명의 남자들은 술에 취한 듯 보였지만 엄청난 움직임과 괴력으로 주변 사람들을 쥐고 흔들어 대고 있었다.
“아우! 따가! 이 자식들이! 감히!”
“으히히히히! 너 전기 총 맞았냐? 킬킬킬킬!”
완력으로는 도저히 막을 수 없는 남자들의 괴력에 결국 테이저건까지 사용했지만 테이저건도 남자들에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결국 경찰들은 총기 사용까지도 고민을 해야만 했다.
물론 무기도 들고 있지 않은 취객을 상대로 실탄 사격을 한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상황에서 옷을 벗어야 할 만큼 큰일이었다.
“손들어! 더 이상 저항하면 발포하겠다!”
“어? 뭐 지금 선량한 민간인을 쏘겠다고? 이 자식들 미쳤구만!”
술에 취해 허세를 부리고 있던 사내에 경찰관은 이를 악물고 위협하며 사내들을 진정시킬 방법을 고민했다.
그리고 그때 창수가 남자들에게로 다가가며 물었다.
“그 약 어디서 구하셨습니까?”
“응? 뭐? 넌 뭐야?”
짧게 자른 머리를 한 채로 다가오고 있는 창수에 남자는 또 어디서 이상한 놈이 자신에게 시비를 거는 것이라 생각했다.
지금의 자신은 그 누구에게도 굴복하지 않을 최고의 힘을 손에 넣은 상태였다.
“약 드셨지요? 그 약 어디서 구한 겁니까? 쉽게 구하실 수 없으실 텐데요.”
“뭐야? 너는! 죽고 싶어?”
“두 분만 드신 건가요? 지금 두 분은 매우 위험한 약을 드신 상태입니다. 협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두 사내에게 다가가는 창수에 권총을 든 경찰이 의아한 듯이 물었다.
“누구시죠?”
“아! 경찰이 담당할 일은 아닌 듯합니다. 주변 정리만 부탁드리겠습니다. 총은 사용하실 필요 없으십니다.”
창수는 일선 파출소 경찰이 담당할 일은 아니라는 말을 하고서는 자신의 전화기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 단결. 최창수 상사입니다. 엔젤 투약 의심자를 발견했습니다. 여기 위치가 전북 전주입니다. 예. 일단 제압할 예정이니 처리팀 좀 부탁드립니다. 예. 변이하지는 않았습니다.”
창수는 뮤턴트 사건의 보고 라인으로 보고를 하며 난동을 부리고 있는 남자들에게 다가갔다.
엔젤을 먹은 이상 일반인이 제압하기란 힘들었다.
“에이! 뭐 하는 놈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흥이 깨졌네. 야! 집에 가자!”
“그래. 집에 가자.”
남자 둘은 그제야 술이 조금 깨기라도 한 것인지 아니면 창수에게서 본능적인 위기감을 느낀 것인지 정신을 차리는 듯했다.
“죄송하지만 집으로 가실 수는 없으십니다. 조금만 기다리시면 조사관이 파견될 것이니 섭취한 약에 대한 조사에 협조만 부탁드리겠습니다.”
“무슨 개소리야! 협조 같은 소리 하네!”
남자는 조곤조곤하지만 신경을 거슬리는 창수의 말에 결국 참지 못하고서는 창수를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순식간에 뻗어 나오는 남자의 주먹은 프로 권투 선수의 주먹과 다르지 않을 정도로 위협적이었다.
하지만 창수에게는 별 위협도 되지 않았다.
“이러시면 곤란하십니다. 저항하신다면 제압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창수는 남자의 주먹을 피해내고서는 이 정도면 두들겨 패버려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주변에 시민들의 카메라가 너무 많이 켜져 있었다.
시원한 사이다를 선보이는 것은 좋았지만 괜히 쏟아질 민원과 고달픈 조사를 받아야 하는 것은 피하고 싶은 창수였다.
‘일단 국내 파트는 절대 안 한다.’
창수는 국내 활동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