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ime-Limited Leader Makes the Raid a Success RAW novel - Chapter (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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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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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화
173. 아주 단단히 힘을 줬네?
강무혁은 성선제와 협의해 작성해뒀던 공격대원 리스트를 길드협력처에 보냈다.
차길주 처장은 리스트를 확인한 뒤 각 길드에 연락을 넣었다.
차출된 헌터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불만을 토하는 자도 있었고, 영광으로 여기는 자도 있었다. 귀찮아하는 부류도, 피크닉 가듯 가볍게 생각하는 부류도, 그냥 일로 보고 나가는 부류도 섞여 있었다.
서울 소재 티어 길드, 나그네 길드.
“원정대 소속 공중문, 나영식, 최태수. 너희 셋이 통합 공대 차출 인원이다.”
셋 중 가장 선배격인 공중문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겨우 셋이요? 우리 티언데? 뭔가 잘못된 거 아닙니까, 대장님?”
“우리 지금 공략 중인 게이트가 몇 개냐? 거기다 청진시 방어선에 두 개 공대 보냈어. 명단대로 다 보냈다간 길드 장사 접어야 해. 적절히 타협 봐서 너희 셋 보내는 거니까, 가서 망신당하지 말고.”
“우리가 어디 가서 망신당할 짬밥인가?”
“문제 일으키지 말란 소리야. 거기 성선제 있는 거 알지? 괜히 꼬투리 잡혀서 길마 골치 아프게 하지 말고 잘해.”
“아아, 성선제…. 나 걔 싫은데.”
“누군 좋냐? 전략팀으로 빠졌으면 서류나 만지작거릴 일이지. 왜 현장에 기어 나오는지, 원. 차라리 원정대장인 소상엽이라면 이해라도 하지.”
“소상엽도 싫은데.”
“슬레이어 애들 중에 좋은 놈이 누가 있다고? 주세아 아닌 걸 다행으로 알아.”
“주세아나 성선제나. 스타일만 다르지 또라이인 건 마찬가진데. 힘센 또라이, 얍삽한 또라이.”
“아무튼, 나그네 애들 얼빵하단 소리만 내 귀에 들려봐. 성선제보다 내가 더 싫게 만들어줄 테니까.”
* * *
제주도 소재 티어 길드, 그린나래 길드.
“계명식, 도도희, 문일수, 서세인? 아놔, 아주 문제아 사천왕을 붙여놨네? 약 먹어도 이렇게 뽑기 힘들겠다.”
“아휴, 우리 대장님은 무슨 그리 섭한 말씀을? 그래도 나름 원정대 헌터인데. 누가 들으면 우리가 맨날 사고 치는 애들인 줄 알겠어요.”
“세인아, 너만 잘하면 돼. 너만.”
“명식이 너만 죽여줄까?”
“날? 니가? 도희한테도 발렸으면서. 크큭.”
“야, 그건 게임 얘기고. 저년 ‘그마(그랜드 마스터)’였단 말이야.”
“그러게 왜 실버 따리가 감히 그마님한테 개겨?”
“야, 네가 랭크 속이고 부캐로 접속한 거잖아? 치사하게 내기에 랭크를 속여?”
“현피 떠도 넌 안돼.”
“뜰까?”
“그러시던지.”
도도희와 서세인이 멱살을 잡고 기세를 올렸다. 그린나래 원정대장은 두 헌터의 머리를 두더지 잡기 하듯 냉큼 두드렸다.
퍽! 퍽!
“아훅!”
“으아아…. 탱커가 사람 머리를 때린다아…….”
“이 자식들아! 당장 마경으로 꺼져!”
* * *
부산 소재 티어 길드, 싸울아비 길드.
“가라.”
“싫은데요.”
“성삼식이. 좋은 말할 때 가라.”
“싫다니까요.”
“디질래?”
“아니요.”
“가라.”
“안 간다니까요. 형이 가든지.”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두 헌터를 보면서 싸울아비 길드 원정대 소속의 다른 헌터들은 질린다는 듯 고개를 젓고 있었다.
출근을 늦게 하는 바람에 지금 상황의 내막을 모르고 있던 헌터가 동료에게 물었다.
“성삼식이하고 정두식이, 저 둘 왜 저래요?”
“통합 공대에 뽑혔어. 그런데 막내가 안 간다고 버티네?”
“아, 그래서 두식이가 설득하는 거예요?”
“삼식이가 안 가면 맞선임인 두식이가 가야 하거든.”
“잉? 우리 길드 한 명만 뽑혔어요?”
“아니, 둘.”
“그런데 왜 두식이가 저래요? 나머지 한 명은 누군데?”
“두식이.”
“잉? 삼식이가 안 가면 두식이가 대신 가야 한다면서요. 그런데 왜 서로 가라고 저러는 건데요?”
“대장이 장난쳤어. 둘 중 하나가 가야 한다고. 그랬더니 세 시간째 저러고 앉아있네. 쯧쯧. 징한 놈들.”
“그냥 사실대로 말해주고 어서 보내 버려요. 지난번에도 저 둘이 고집부린다고 사흘을 저러더만.”
“아니, 이번엔 몇 시간 동안 저러나 보려고. 대장이 내버려 두란다. 밖에 나갔다가 올 때까지 계속 저러면 원정대 제명시킨다고.”
“저 고집쟁이들. 둘 다 쫓겨나겠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원정대 막내를 보다가 지친 헌터들이 썰물처럼 빠졌지만, 다툼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가.”
“안가.”
둘의 고집은 원정대장이 외근을 나갔다가 돌아올 때까지 계속됐다.
예상했던 꼬락서니가 그대로 펼쳐지고 있자 머리끝까지 화가 치민 원정대장이 고함을 질렀다.
”겟 아웃! 새끼들아! 계속 그럴 거면 퇴단해버려!“
* * *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곳에 큰 힘이 될 겁니다. 예, 감사합니다.”
강무혁은 청진시청 주차장에 모여있는 사람들 사이를 걸으며 쉴 새 없이 악수하면서 감사를 표했다. 그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헌터였고, 그중에서도 프리랜서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의용군 모집 발표 이후 닷새 동안 매일 헌터 수백 명이 몰려들었다. 일주일이 채 지나기도 전에 목표로 했던 5백 명을 훌쩍 넘어서서 3천 명에 육박했다.
강무혁은 만사 제쳐놓고 의용군 공격대 등록소에서 얼굴을 내비쳤다. 누군가 봤으면 선거철 정치인인 줄 착각할 법했다.
“또 뭔 술수를 부리려고 아침저녁으로 여길 출근하는지. 저러다 지문 다 지워지겠네.”
시청사 5층에서 유리창 밖으로 강무혁이 하는 행동을 보고 있던 한병구는 못마땅한 듯 내려다보고 있었다.
“헌터들이 전쟁터로 나왔으니 고마워서 저러는 것 아니겠습니까. 헌터들에게 강 단장은 의용군 수뇌부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위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걸 어필해 사기를 진작하려는 생각이 아닐까요?”
차길주가 강무혁을 두둔하듯 말하자 한병구는 고개를 저었다.
“차 처장이 아직도 저놈을 모르는가 본데. 겨우 그런 꼼수 때문에 매일 아침 저 귀찮은 짓을 할 놈이 아니외다. 솔직히 저렇게 음흉한 놈은 내 현역 때도 본 적이 없을 정도요. 대전쟁 때 저런 녀석 하나 있었으면, 중국이나 일본 애들이 오히려 예전 우리 꼬라지가 났을 거요.”
“하하, 설마요. 어쩐지 강 단장이 악당처럼 들리는군요.”
“그냥 악당이 아니지. 대악당 정도는 돼야 어울리지.”
“이러니저러니 해도 지금이 대전쟁 때의 혼란만큼 어지럽진 않으니 거기까지 걱정하진 않으셔도 될 겁니다.”
“글쎄요. 그땐 지금처럼 지켜야 할 선도, 명분도 필요 없던 때라 막장을 이해라도 했지. 파격이 지나치면 과격이 되는 법이오. 지금도 아슬아슬해.”
한병구의 시선 아래에서 강무혁은 의용군 헌터들에게 최대한 눈도장을 찍고 다음 일정을 이어나갔다.
주차장에서 만난 헌터들은 개인 자격으로 찾아온 이들이라 격의 없이 바깥에서 만났지만, 길드 규모로 의용군에 참전한 길마들은 따로 자릴 마련해야 했다.
물론 참전한 길드 중엔 대형 길드는커녕 중견 길드조차 없었으니 작으나마 길드 단위로 의용군에 지원했다는 건 큰 의미가 있었다.
정의감이나 책임감에 감탄했다는 종류는 아니었다. 다만, 길드 단위 의용군은 전력에 유용하기 때문이었다.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만큼 개인 자격으로 참가한 헌터들에 비해 수월한 작전이 가능했다.
첫날 도그 파이팅 길드를 비롯해 닷새 동안 총 17개의 중소 길드가 청진시를 찾았다.
안타깝게도 대개 번외, 즉 C급 이하의 길드였다. 간혹 C급 길드도 보였지만, 없는 것보다 좀 나은 수준의 전력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처음으로 준 B급으로 평가받는 길드가 의용군 참전 의사를 밝혀온 것이다.
강무혁은 시의회 회의실에서 트윈스 길드의 길마와 부길마를 만났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강무혁 단장님. 트윈스 길드 마스터 오철진입니다.”
“부길마 오철수입니다.”
강무혁은 두 사람을 알고 있었다.
강변북로 이촌한강공원 게이트.
당시 올드스터 소서러를 막지 못해 아웃 브레이킹을 유발한 쌍둥이 형제 헌터였다.
그때 강무혁은 마나중독증이 재발한 탓에 사고 수습 후 직접 만난 적은 없었다. 하지만 그들이 의리 있는 헌터들이란 평판을 들은 적이 있었다.
길마와 부길마가 누구보다 목숨 걸고 앞장서니 단원들 사이가 끈끈하다는 평이었다. 두 형제의 랭크가 A+에 오르지 못했음에도 거의 B급 길드로 평가받는 건 소속 길드원들의 평균 랭크와 전투 수준이 높은 덕이었다.
강무혁은 트윈스 길드에 대해 최신 업데이트된 정보를 떠올리며 악수했다.
“여기까지 오셔서 도움을 주신다니 감사합니다. 얼마 전에 두 분 다 A랭크로 승급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오철진 길드장님. 오철수 부길마님도. B급 승격도 금방 할 거라는 소문이 돌던데요?”
“감사합니다. 저희 소식을 알고 계셨군요. 이게 다 강무혁 단장님 덕입니다.”
“제가요?”
“이촌 게이트 때 말입니다. 주세아 길마님과 함께 도와주시지 않았다면, 저흰 그때 죽었을 겁니다.”
“아, 그때……?”
“게다가 죽다 살아나니 랭크업 할 수 있는 실마리를 잡았죠. 그때 구사일생한 길드원들도 랭크업한 친구들이 많고요. 두 분이 아니었으면,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을 겁니다. 이촌 게이트 실패 때문에 길드가 망했겠죠. 아무튼, 그때의 빚을 갚으러 왔습니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트윈스 길드의 도움은 강무혁에게 아주 좋은 징조였다.
강무혁은 간, 쓸개 다 내줄 표정으로 말했다.
“정말 큰 도움이 됐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저희야 말로요. 최선을 다해 방어선을 지키겠습니다.”
* * *
청진시 그랜드호텔 컨벤션룸.
그랜드호텔은 지방 도시 호텔이지만, 마경 외곽을 사냥터로 삼은 함경북도 대표 길드들이 모인 청진시에 위치한 만큼 서울 5성 호텔 부럽지 않은 시설을 자랑했다.
몬스터들의 남하로 청진시 절반이 파괴되었지만, 운이 좋게도 그랜드호텔은 도시 남부에 있던 덕에 전쟁의 참화에서 무사할 수 있었다.
그 때문에 국민 통합 공격대 발대식 장소로 쓰이게 됐다.
수십 명의 헌터들과 이를 보조할 수백 명의 직원이 자신들의 길드명이 적힌 테이블에 각기 자릴 잡아 앉았다.
헌터들은 줄지어 나오는 요리를 마음껏 먹고 마시며 웃고 떠들었다.
!!
그때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제 막 컨벤션룸에 들어선 한 남자.
성선제 때문이었다.
딱히 기세를 뿌린다든가, 화려한 장비를 착용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존재 자체가 헌터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성선제가 가지는 이름값, 그의 이력, 어떻게 몬스터를 잡아 왔고, 어떤 빌런을 처리했는지. 그리고 함께 사냥했던 헌터들이 봤던 그의 실력은 주세아 이전에 차세대 S랭크 후보라 불릴 정도로 대단한 것이었다.
뒤이어 슬레이어 길드의 헌터들이 들어섰다.
‘소상엽, 하혜성, 감우영, 고원매. 얼라리요? 여문기까지? 슬레이어가 아주 단단히 힘을 줬네?’
용잡이 길드의 전예성은 길마임에도 통합 공대에 뽑힌 유일한 헌터였다.
아직 헌팅 일선에서 뛰는 인물이기도 했지만, 본인이 적극적으로 공대 참여를 어필했기에 길드협력처에서도 무시할 수 없었다.
하는 수없이 성선제는 부공대장으로 그를 포함시켰다.
티어 길드 길마라는 위치는 둘째 치고, 실력 면에서 나무랄 데 없는 헌터였기에 결정엔 크게 무리가 없었다.
슬레이어 길드원들이 자기 자릴 찾아 앉자 성선제는 컨벤션룸 구석에 마련된 연단 위로 올라갔다.
“자, 다 오셨다니까. 발대식을 시작하겠습니다.”
슬레이어 헌터들이 박수쳤다. 다른 헌터들도 마지못해 따라 손뼉을 쳤다. 박수 소리가 차차 잦아들고 성선제가 입을 열었다.
“일단 공격대 주요 직책을 발표하고 서로 얼굴도 익히는 것으로 시작하죠. 일단 저부터 소개하겠습니다. 부족하나마 공격대를 맡게된 공격대장 성선제입니다. 그리고 부공대장엔 그 유명한 용잡이 길드 전예성 길마님.”
성선제가 전예성을 가리켰다. 전예성이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하자 박수가 짧게 흘러나왔다.
“다음으로 공격대 고문엔 한병구 협회장님. 지금 의용군 공격대 편성으로 바쁘셔서 자릴 비우셨습니다. 협회장님 모르시는 분은 없을 테니까 넘어가고. 그리고 다음은…. 어디 보자. 아? 작전관. 음, 작전관엔… 아이언윌 길드 강무혁 단장님.”
강무혁의 이름을 언급한 순간 회장에 웅성거림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