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186
00186 암흑교단 =========================
“하아..하아..”
짧고 미약한 숨이다.
날 적 부터 타고난 천형은 그에게 극단의 체력을 부여했다.
그것은 바벨에 오고나서도 마찬가지.
그렇기에 지금의 전투는 용화에게 끊임없는 사경을 선사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
용화는 꺼질 듯이 희미한, 그러나 무엇보다 밝은 눈빛으로 앞의 적을 노려봤다.
그리고, 이에 마주한 암흑신은 미칠듯한 다급함을 느꼇다.
‘대체 이 인간은 뭐란 말인가?’
금방이라도 부러질 것만 같은 검이다.
그러나 그 예기가 너무나 날카롭다.
그가 현재 조종하고 있는 것은 의식을 주관하다 혼절한 19인의 고위 사제들.
그들의 몸에 강제로 검은 성배의 내용물과 암흑신의 가호를 투여하여 전투 인형으로 만들었다.
19인은 하나하나가 소중한 자원이지만 이 곳에서 안쪽으로 들어가면 진행중인 의식은 그 무엇보다 소중했다.
따라서 암흑신은 그를 따르는 고위자원을 낭비에 가깝게 소모해서라도 눈앞의 상대를 막아야만했다.
그런데, 눈 앞의 상대는 너무나 위험했다.
금방이라도 부러질 것 같으나 너무나 날카로운 검.
이곳에 자리한 고위사제들은 주변의 암흑을 이용해 갈기갈기 찢겨나가더라도 몸을 수복시킬 수 있다.
그런데 처음 방심한 상태에서 불의의 일격에 2명의 사제가 베여 복구도 못하는 상태가 되버렸다.
그나마 그게 다행인게 첫 상대를 베었을 시에는 그저 복구불가로 만들었으나 두번째에는 근원인 암흑신을 향해 공격을 날려왔다.
암흑신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이것은 현계에서는 허락되지 않을 힘일진데.
궁구끝에 암흑신은 결론을 내렸다.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 체력이 균형의 추인가.’
저 경지에 달할 수 있는 재능에 의해 내려진 천형.
그것이 존재할 수 없는 경지를 이루게 해준 것이다.
판단을 내린 암흑신은 전략을 바꿨다.
위력은 낮추더라도 끊임없는 소모전으로.
공격하는 순간에 성지에 쌓인 재물을 바쳐 독립된 개체로 만들어 소모시키고 또 새롭게 만들어낸다.
오랜 기간의 경험으로 얻어진 통찰은 암흑신이 정확한 판단을 내리게 해주었고 실제로 그 전략은 큰 효과를 보앗다.
용화는 끊임없는 소모전에 지쳐만 갔다.
아니, 애초에 지칠대로 지친 상태였다.
그가 버틸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상황에서 마저 검을 휘두를 수 있게 한 운성의 훈련 덕분이었다.
‘너는 검이다. 네가 설령 부서지더라도 검사는 부서진 검 또한 휘두를 수 있지.
검은 부러질지언정 지치지 않는다. 네가 부러지더라도 너를 휘두를 수 있게 해라.’
말도 안되는 주문이었지만 그 효과는 톡톡히 보고 있었다.
허나 그것도 한계에 봉착하려하고 있었다.
—!
어두운 공간.
무음무색무취의 공간에서 용화는 날아드는 적의를 느꼈다.
가만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고통이지만 용화는 그 방향을 향해 검을 흩뿌렸다.
서걱.
베였다.
보이진 않아도 오랜 검의 감촉에 그것이 느껴졌다.
그것을 채 확인하기도 전에 다른 방향에서 잇다른 공격이 날아들었다.
‘몸으로 받는다.’
용화 또한 상대가 소모전을 강요하고 있음을 알았다.
그렇게 되면 필패다.
어정쩡한 일격으로 물려봐야 상대는 끊임없이 부활하니 본질을 베어야했다.
그럴 기회가 없다면 만들어야 했다.
그 가장 쉽고도 어려운 방법은 적의 공격을 몸으로 받는 것.
날아드는 검은 단검날들을 향해 용화는 몸을 내밀었다.
그 때,
콰아아아아아아아!
맹렬한 기세가 몰아쳤다.
그가 들어온 공간은 어느새 뒤죽박죽이 되었으나 그 방향은 분명 그가 들어온 공간이고 이 폭급한 기세는 분명 익숙하다.
콰아아아아앙!
단번에 용화의 앞으로 쳐박히듯이 내리꽂혀서는 다가오는 모든 적들을 쳐냈다.
적의 침입에 인상을 찌푸린 암흑신이 추가로 수하들을 출격시켰으나 그 역시 거침없이 쳐내버렸다.
“..아더씨?”
거친, 맹수와 같은 야만의 기세를 풍기는 남자.
한자루 창을 꼬나쥐고 적을 노려보는 그 너른 등은 아군이라면 실로 든든하기 그지없다.
아더는 자신을 부르는 용화를 돌아보지도 않은 채로 말했다.
“가라.”
“…”
그 거친 기세는 강맹하기 그지없지만 예리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용화의 눈에는 보였다.
이 기세는 거칠고 사나운 맹수의 기세지만, 맹수가 이런 기세를 풍길때는 대체로 상처입었을 때 라는 것을.
당연한 일이었다.
이 곳은 전투를 거듭하고 어둠의 존재와 맞이 할 수록 시간이 왜곡되고는 했다.
아더는 수백만도 넘는 존재와의 격전을 치루며 단순히 달려온 용화와는 차원이 다른 시간을 격전을 치뤘고 그렇게 달리다 타르곤과도 격전을 치뤘고 다시 쉬지도 않고 이 곳으로 달려왔다.
부상을 입어도 한참이다.
그럼에도 약한 모습 한 점 보임 없이 그를 막아섰다.
“..알겠습니다.”
그에 무슨 말이 필요할까.
용화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감각이 가리키는 곳을 향해 참격을 날려 길을 뚫고 그 쪽을 향해 달려갔다.
-어딜, 감히!
그 방향은 의식이 진행되는 심부.
함부로 출입을 허용할 수 없는 곳이다.
고위 사제들을 부려 추격시키려는 암흑신이었으나,
콰앙!
어느새 위치를 선점한 아더가 강하게 창을 내리꽂으며 그를 중심으로 주변의 기세를 휘돌려 엮어버렸다.
“여기군.”
-크으, 이 놈..!
의식의 심부는 실로 중요한 곳.
따라서 암흑신이 직접 각종 보호방어와 관련된 술식을 걸었다.
그렇기에 암흑신의 정신은 나눠서 이곳저곳에 존재할 수 있으나 고위사제들을 암흑상태로 되돌려 통과시킬 수는 없었다.
고위 사제들을 막게 하려면 아더가 선점한 곳을 뚫어야만 했다.
그런데 그 곳을 아더가 막아서고 주변으로는 피해가지도 못하게 기세를 엮으고 폭주시켜 폭풍을 만들어내니 지나가려면 그를 죽이는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오냐, 그토록 원한다면 죽여주마 하찮은 벌레놈아!
“할 수 있다면!”
어둠을 움켜쥐어 검은 단검을 쥔 사제들이 아더를 둘러싸고 덮쳐들었다.
넘실거리는 검은 기세를 덮어쓴채 폭풍과도 같은 아더의 권역으 찢어발기며 그들의 단검남을 찔러넣었다.
“하!”
이에 아더는 짧은 기합성을 내지르며 창을 주변으로 폭풍처럼 돌렸다.
회전하는 창날과 몰아치는 기세가 부딪치며 갈기갈기 찢겨나갔다.
어지간한 바벨의 현층을 오르는 이들도 제대로 서있기 힘든 역장이 펼쳐졌다.
푹푹푹푹푹!
아더의 창날이 공간 여기저기에 동시에 나타났다.
너무나 빠른 공격속도에 잔상이 생겨난 것이다.
그 곳에 꿰뚫린 고위 사제들은 찔리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찢어져나갔다.
그러나 몇몇은 그 틈을 파고들었다.
푹푹푹.
허벅지, 어깨, 옆구리에 검은 날이 박혀들었다.
“..!”
고통이 밀려왔다.
이 암흑의 날은 존재에 내재된 검은 기억을 일으켜 고통 그 자체를 일어나게 하는 것이다.
인내력이 아무리 좋고 방어력이 아무리 좋아도 퓨어한 고통의 감각을 유발시킨다.
그 고통속에서 아더는 피가 날 정도로 이를 악물었다.
우득!
그리고 손을 뻗어 옆구리에 파고든 고위 사제의 머리통을 쥐어터트렸다.
허벅지를 찔러온 놈은 그대로 창을 내리쳐 찍어버렸다.
그 때 어깨에 단검을 찌른 고위 사제가 그대로 단검날을 그어올렸다.
푸우욱!
피가 분수마냥 튀었다.
으직!
이를 악문채 아더는 근육을 움직였다.
강체와 내공을 동시에 극의까지 다루는 아더는 단지 의지만으로 지혈하고 신체를 봉합시켰다.
고통은 아릿하지만 그 상태에서 창을 내질러 상대를 꿰뚫었다.
푹푹푹
다시 몸통에 박혀드는 3개의 단검날.
단번에 횡으로 휘둘러 3명의 고위 사제들을 터트렸다.
드르그그그르륵.
몇 걸음 물러난 곳에서 터져나간 고위 사제들이 다시 재생되었다.
-크흐, 허세를 부리던 놈 치고는 실로 고통스러워 보이는 구나.
가뜩이나 지친 멀랭 아더다.
에덴의 일원 중에서도 상위권에 드는 용화가 아무리 상성에 밀렸다지만 어찌보면 가장 상태가 좋은 상황에서도 밀렸던 이들을 상태로 가장 많은 난전을 치룬 아더가 상대하기에는 분명 벅찬 상대다.
게다가 그는 현재 자리한 위치를 벗어날 수도 없었다.
그가 유리한 고지를 찾겠다고 이동했다가는 이들이 용화를 추격할테니까.
그럼에도 아더는 한 점 흔들림없이 창을 겨눴다.
그리고는 낮게 중얼거렸다.
“…빚은 갚았다.”
그녀에게 솔직한 자신의 마음을 전할 수 있게 해주고, 소중한 것을 소중하게 대할 수 있게 해준 빚.
그 목숨을 바쳐서라도 갚지 못할 빚을, 아더는 자신의 방식대로 갚기 위해 이 자리에 선 것이다.
-뭐라 중얼거리는 것이더냐!
자신의 말에 한 점 반응없이 기세를 풍기는 아더에 대노한 암흑신의 분노가 공간에 요동쳤다.
그에 따라 다시 재생성을 완료한 고위 사제들이 단검을 뽑아들고 달려들었다.
그것을 보며 아더는 문득 생각했다.
‘죽을 지도 모르겠군.’
그러다 곧 그 생각을 털어버렸다.
‘아니, 그럴 수는 없지.’
분명 그녀가 돌아온다고 했다.
그렇기에 그 때 까지 기다려야 할 이유가 자신에게는 있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쉽게 죽어줄 수는 없는 노릇.
아더는 다시 스스로의 기세를 폭주시키며 창을 겨뤘다.
몰려오는 어둠이 다시 아더를 덮치기 직전,
그 공간을 울리며 나지막하고 그러나 누구보다 명확하게 아더의 귓가에 울리는 소리가 있었다.
“그 빛, 저도 같이 같아요. 아더.”
========== 작품 후기 ==========
조합이 너무 좋아서 고민되는 때가 있어서 큰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