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21
00021 10. 2층 =========================
아무래도 무언가를 관리하거나 할 때는 흩어져 있는 편보다 뭉쳐있는 편이 좋다.대게 그런 행위를 할 때는 2가지가 필요하다.첫번째는 내부에서 그들을 뭉칠 구심점의 존재이고,두번째는 외부에서 그들을 위협할 공통의 적이였다.두원의 무리의 경우에는 부랑자라는 공통의 적이 존재했다.내부에는 두원이라는 구심점이 존재했지만 그 존재감이 조금 약했다.그렇기에 조종하기도 편할겸 겸사겸사해서 구심점에 힘을 보탤 용화남매를 그들에게 보냈다.탁유진의 무리는 탁유진이라는 강대한 구심점이 존재했다.세뇌같은 정신계열의 술법이 있어 그를 조종할 수 있다면 편했겠지만, 아쉽게도 그런 능력은 운성에게 없었다.그렇기에 운성은 외부의 적으로 그들을 조종할 필요성을 느꼈다.두원의 무리로는 약했다.용화남매를 보내긴 했으나 그것은 두원의 무리가 막연한 먹잇감에서 벗어나게 해줬을 뿐,그들을 부랑자무리에게 외부의 적으로 만들기는 힘들었다.그래서 운성 그 자신이 나섰다.본래는 독식하려 했지만, 다른식으로 요리를 하면 조금더 나은 결과가 나올 것 같았다.그래서 판을 짯다.두원의 무리든, 탁유진의 무리든 다 자신의 판위에서 놀 패로 만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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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의 마을은 사실 막사촌에 가까웠다.초원위에 모여있는 막사들의 무리가 천사에게 들은 이 곳의 마을이였다.막사 내부에는 아무도 없었고, 먼저 온 사람들이 적당히 자리를 잡아 살면되었다.안에는 간단한 책상이나 의자 침대등이 있었으나,바닥은 초원의 풀이나 흙이 그대로 보이는 구조였다.하지만 유저들에게는 그것마저 기꺼웠다.1층에 있을 당시에는 그저 돌바닥에 천막만 세워두고 땅바닥에서 잘 수 밖에 없었으니까.적어도 의식주 주는 해결된 상태였다.하지만 식이 문제였다.의야 어떻게든 넝마라도 걸치면 될 일이지만, 먹지 못하면 굶을테니까.그런데 저 밖에는 부랑자들이 깔려서 함부로 나갈 수가 없다.원래는 적당히 뭉치면 밖으로 나갈 수 있었지만, 요새는 어느정도 뭉쳐도 부랑자의 위협에 시달릴 수 밖에 없었다.먹을 것은 천사에게 살 수 있지만, 그 먹을 것을 구할 포인트는 사냥을 해야만 했고, 그 사냥을 할 밖이 부랑자들에 의해 위험했다.”뭉쳐서 그들을 공격해야 합니다.”
“그들이 어딨는지 어떻게 아십니까?”
“저희가 공격한다고 이길 수는 있을까요?”사람들은 뭉쳐서 여러가지를 회의했다.주 주제는 당연 부랑자에 대한 것이였다.1층에서 가져온 포인트가 있었기에 지금까지는 버틸 수 있었지만,이제 슬슬 그마저도 바닥나고 있었다.2층의 물가는 1층보다 10배나 비싼데, 요새는 헬퍼남매가 구해오는 사람들을 먹여 살리느라 소모가 가속화되고 있던 것이다.그런 와중에 부랑자에 의해 약탈이 자행되니 그들에 대한 대처가 시급한 시점이었다.하지만 그들 대부분의 반응은 회의적이였다.”사실, 저희가 이렇게 버티는 것도 마을 주변에 방어시설이 있기 때문이지요.”
“예, 아무래도 그 놈들을 싸워서 이길 자신은 없습니다.”그렇다.부랑자들은 강하다.분명 자신들이 수는 많지만, 그 중 적지 않은 부분이 부랑자에게 습격을 받아 정신적으로 전투불가판정을 받은 사람들이 많았다.게다가 그게 아니더라도 놈들은 강했다.자신들이 초식동물이라면 놈들은 육식동물이였다.”애초에 범죄자놈들이었으니까요…”부랑자들은 타인에게 무언가를 약탈하는데 거리낌이 없다.거기서 부터 이미지고 들어가고 있었다.”게다가 요새는 많은 무리들이 뭉쳐서 저희같이 마을을 만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 그 놈들이 무리를 뭉쳐요?”대체 그 뒤통수 잘치는 놈들이 서로 뭘 믿고 뭉친단 말인가.”네. 나중은 몰라도, 당장은 저희 같은 먹이감이 있으니까 서로 싸울이유도 없겠지요.”
“허허, 이거 참 어이가 없으려니…”회의가 진행됨에 따라 그들은 서서히 느끼고 있었다.자신들은 나름 마을에서 방어시설도 짓고 사회도 만들어가며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지금 보니 부랑자놈들의 양식장에 있는 물고기들과 다름이 없는 상태였다.그나마 새로온 헬퍼남매들이 사람들을 구출해오고 유격전으로 어느정도 성과를 얻어내고는 있지만,전체적으로 그들은 토끼몰이를 당하는 신세나 다름이 없었다.”저희는 갈수록 약해지고 저놈들은 갈수록 강해지고 있습니다.”자신들은 사냥도 제대로 못나가고, 혹이 많아 식량은 빠른 속도로 줄어드는데 놈들은 몬스터와 자신들을 둘 다 사냥하면서 강해지고 있었다.”시간이 지나면 저희는 굶고 지쳐가겠지요. 그 때 놈들은 이 곳을 습격할지도 모릅니다.”
“허어…”침통한 소리가 울려퍼졌다.사람들이 많아져 규모가 커지니 어느정도 안심했는데, 오히려 그게 독이 되고 있었다.”저희도 대량으로, 그러니까 반 정도가 한꺼번에 나가면 어떨까요?”
“비록 사람수가 많아 효율은 나빠도 어느정도는 가능할 것 같은데.”
“아뇨. 절반이면 놈들이 더 강합니다. 최악의 경우 이 곳, 본진이 털려버릴 수도 있습니다.”
“크흠…”
“결국 전력이 문제군요…”전력이 딸린다.개개인의 무력도 밀리는데 자신들은 머릿수중 30%가 비전투요원이다.그게 그들을 침울하게 만들고 있었다.”저기..”그 때, 조심히 손을 드는 사람이 한 명.”그 전력, 어쩌면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아요.”이제는 헬퍼남매라고 불리는 소녀. 천세희였다.
***
“여어~”밤이 되어 깔려오는 어둠, 그 한편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인기척도 없이 막사에 등장한 인영, 하지만 용화남매는 그를 경계하지 않았다.세희는 암향의 특성과 어둠의 정령의 효과로 이미 어둠속에서 흐릿한 그 인영의 정체를 간파한 덕이였고,용화는 애초에 묵시의 사도였기에, 이 정도의 어둠으로는 그의 ‘보는’ 행위에 방해가 되지 못했다.세희는 운성을 보자마자 그대로 시선을 내리깔며 피했고,”오셨습니까.”고개를 꾸벅숙이며 담담한 소리로 용화가 운성을 맞이했다.”어, 잘지냈냐.”별 일 없냐는 듯이 휘적휘적 걸으며 다가서는 사내.그를 보며 용화는 여러가지 감정이 떠올랐다.저자는 무엇을 먹고사는지, 어디서 밤을 지새우는지.이 곳 말고도 마을이 있다고는 들었지만 그것은 최소 10km 밖이라고 했다.그런데 이런 밤에 몬스터들의 습격을 그저 간단히 물리치고 다른 마을에서 잘리는 없을 것 같았다.자신들은 겨우내 방어시설을 짓고 보초를 세운뒤에야 보내는 밤을 저 남자는 마치 마실나온 것 처럼 보내고 있었다.’그렇지만, 저 남자라면 못할 것도 없겠지.’ “아시다시피, 썩 좋은 상황은 아닙니다.”일단은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싸울준비가 안되어있다.자신처럼 죽음을 받아들이지는 못 해도, 남에게 해를 끼치는 것에 대한 각오가 부족하다.”뭐, 기대도 안했으니까.”제법 자질 있어보였던 태식의 일행에게도 기대안한 운성이다.그런데 고작 부랑자따위에게 밀려 꼬리만개 처럼 모인 사람들에게 기대할 것은 터럭만큼도 없었다.”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어떻게 할 거 같냐?”
“직접 나서실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용화는 운성의 힘을 잘 모른다.물론 운성정도라면 혼자서 부랑자무리를 쓸어버릴 수도 있을 것 같다.하지만 하려면 진작했지 이렇게 질질끌지는 않았을 것 같다.분명 무슨의도가 있을터다.”물론이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너희들로 정했으니까.”이야기. 주인공.그가 어떤 자세로 이번 층을 해나가는지를 보여주는 단어들이였다.’작가, 우리에겐 목숨이 걸린일도, 이 남자에게는 한편의 희극일뿐인가.'”그렇다면 어떻게 하실 생각인 것입니까? 저희만으로는 전력이 부족합니다.”
“전력이야 충당하면 될 일이지. 저기 널려있잖아.”
“전력…? 설마?!”다른 섹터의 마을 사람들이라면 불가능하다.그 사람들이 이 곳 까지 올 이유도 없고, 그 곳에도 부랑자무리가 있을테니까.그렇다면 남는 것은 하나다.”어, 몬스터놈들. 그 놈들을 부려먹자.”
“가능하십니까? 아니, 가능하시겠군요.”
“자문자답하면 재밌냐.”
“제가 할 것은 무엇입니까?”
“니가 할 꺼? 아 너보다는 쟤가 좀 중요하지.”
“네..네??”가만히 있다가 지목당한 세희는 깜작 놀라서 고개를 들었다,하지만 운성과 마주치자마자 다시 고개를 푹 숙여버렸다.”안 잡아먹는다 안 잡아먹어.”그 모습에 쯧하고 혀를 찬 운성은 자신이 세워둔 계획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
“후우…”운성에게 들은 계획을 회의에서 말하고 돌아온 세희는 막사의 침대에 쓰러지듯 누우며 한숨을 쉬었다.용화는 그런 세희의 곁에 다가가 앉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괜찮다. 괜찮아.”
“오빠…”자신의 머릿결을 쓰다듬어주는 손길.그 손길을 느끼며 세희는 울듯이 용화의 품에 안겼다.떨림이 느껴진다.이 작은 아이가 이제 해야할 일에 대한 책임감에 깔려가는 것을 느낀다.나눠들어 주고 싶다.하지만 그래서는 안된다.그것은 결국 이 아이에게 도움이 안될것을 알기에.’고고하게 살기에는, 너무나 비참한 세상이니까.’그래서 그저 안아줬다.크지 않은 품이나마 동생을 안아주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그녀의 입이 다시 열리기만을 기다려주었다.그리고, 작게 그녀의 입이 열렸다.”내가 할 수 있을까? 그런 일을 해도 될까?”책임감, 그리고 죄책감.”해야만 되겠지.”돌려말할까도 생각해봤다.거짓말을 해볼까도 생각해봤다.하지만 무리였다.자신은 그 남자, 운성같은 존재가 아니였다.모든 더러움을 지고 간다고, 여동생을 지켜줄 수 있을 만큼 강한 존재가 아니였다.그렇기에, 가슴아프지만 세희또한 등에 짐을 지고 가야만 했다.”해야만 되는 거구나…”그런 마음을 세희도 안 것일까.점점 잦아들어가는 떨림이 느껴졌다.”이런 세상이니까.”
“이런 세상이구나…”고개를 돌리고 싶지만, 고개를 돌려서는 안된다.정면으로 바라보고 해쳐나가야만 할 시간이다.”알았어 오빠.”파묻었던 고개를 들고 헤헤, 하고 웃어보인 세희는 침대에서 일어났다.웃차! 하고 바닥에 내려서고는 막사밖으로 나갈 준비를 한다.어디갈꺼냐고 묻지는 않았다.어찌됬던 똑똑한 아이다.자신처럼 완연히 각오가 서지는 않았으나, 그것은 처지의 문제다.여동생이 오빠에게 어리광 피우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자신은 그저 옆에서 오빠로서 서있어주면 될 노릇이다.”산책이나 좀, 같다오자.”작지만 밝에 웃는 세희,그 옆에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며 설 뿐이였다.
***
“후아!”밤하늘을 올려다봤다.어깨에는 새의 모양을 한 어둠의 중급정령 셰이드가 걸터앉아있었다.”헤헤.”머리를 툭툭 간지르니 좋다고 찌르르하고 울었다.물론 세희 자신에게만 들리는 소리였다.그녀가 있는 곳은, 자신의 천막에서 얼마 멀지 않은 공터였다.천막자체가 마을의 중심부에 있었기에, 그리 위험하지 않으면서도 밤의 조용함을 느끼기 좋은 곳이였다.용화는 그저 묵묵히 서서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그 남자 덕에 어둠의 중급정령과 계약한 후, 그녀는 자신의 전투에서 몇가지 도움을 주기도 했지만,대부분은 저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세희가, 애완동물을 좋아하던가.’지구에서는 자신의 병원비를 충당하기에도 바쁜 삶이였다.그녀 또한 좋은 몸은 아니였지만 못난 자신의 병원비를 벌기 위해 힘들게 살아갔다.당연히 애완동물을 키울 시간은 없었다.’그나마, 이 곳이 나은점도 있을까.’생각해보면 지구나 여기나 마찬가지였다.지구에서는 희망자체가 없었다.자신은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희귀한 불치병의 소유자였기에,그저 병원비만 값기 위해 아둥바둥 살아갔다.병이 좋아지긴 커녕 악화만 되어가도 그저 못난 자신의 목숨줄을 연명시키기 위해 그리 암담히 살아갔다.그 와중에 개인의 행복은 하나도 느끼지 못한 세희였다.그러다가 이 곳 바벨의 탑에 끌려왔다.이 곳에서는 사람의 목숨을 걸린 일이 비일비재했지만, 적어도 자신이 움직일 수 있게 되었고,그것이 세희에게 웃음으로 다가왔다.지금은 저런 작은 친구도 생겨서 이제는 조금씩이나마 다른 것으로 부터 웃음도 가지게 되었다.’생각해보면, 이 곳이 더 낫군.’이 마을의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 곳이 지옥일지 모른다.하지만 자신과 세희에게는 지구가 바로 지옥이였다.그러나 여기는 다르다.자기가 그 남자의 검으로 휘둘린다면, 적어도 세희는 웃을 수 있다.자신의 그런 처지가 그녀에게 부담으로 다가갈지 언정, 자신이 더 잘해낸다면 언젠가는 부담자체를 못 느끼게 할 수도 있었다.지구와는 달랐다.’그 곳에서는 내가 더 잘할 기회조차 같지 못했으니까.’묵묵히 세희를 보며 각오를 다지는 용화였다.그 때,’인기척?’누군가 자신들을 향해 다가오는 것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저는 가끔 생각하곤 합니다.
이 세상에 절대적이란게 존재하기는 할까.
모든 것은 다 주관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요.
제가 풀어내는 바벨의 탑이라는 장소,
누군가에게는 분명 지옥이지만,
과연 지구에서 지옥을 살던 이들에게도 그 곳은 지옥일까요?
즐겁게 읽으시고 추천/선작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