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223
00223 만신전 =========================
격전이 벌어지는 지근목이 존재하는 만신전의 중앙과는 달리, 외곽에는 이 난장판의 사태에서 도망치려는 이들이 존재했다.
쾅!
“제길! 이건 대체 뭐야!”
약소교단인 전쟁을 추종하는 파르소교단의 교주 브리츠 아메카는 만신전의 외곽에 쳐진 빛의 기둥, 새장을 두드리며 절망했다.
새장이 드리워진 간격은 사람은 물론 곰이 굴러가도 충분히 통과할듯이 넓어 보이나 실제로는 보이지 않는 투명한 막에 완전히 차폐되어 있었다.
그들 주변에는 다른 약소교단들도 여럿있어서 힘을 모아 두드려보아도 이 막은 부서지지 않았다.
뚫려있는 곳이 있나 찾아보려 빙 둘러보아도 전부 이 막으로 완전히 차폐되어있었다.
그러니 지금 한 것은 화풀이일 뿐이엇다.
그 때 였다.
“뭐긴, 새장이지.”
주변의 다급한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여유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냐!”
“이 몸으로 말하자면, 평소라면 광기의 매드사이언티스트라고 하고 싶으나 지금은 대유기생명체콘택트용휴머노이드인터페이스이시다.”
“뭐라?! 무슨 헛소리냐!”
“헛소리는 아니고, 해석 난이도 상승용 무한 비평사 명사 나열 체계 정도로 봐줘.”
“이 새끼가 지금 장난질이냐!”
분노한 브리츠 아메카는 단박에 스테인을 향해 달려들었다.
우웅!
강맹한 기운이 그의 주먹에 깃들었다.
허나,
“거 참.”
푸슉!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스테인은 너무나 가볍게 피하고 역으로 수도를 휘둘러 그의 머리를 날려버렸다.
그것으로 즉사, 목이 떨어져도 재빨리 치료하면 살아날 수 있으나 스테인의 수도가 그 목을 가르는 순간 고온의 마나를 발출해 주변을 완전히 익혀버려 그 조금의 희망도 소거시켜버렸다.
“당신들이 나갈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보이는 자가 이렇게 다수가 모인 곳에 홀로 왔으면 경계해봐야 되는게 당연한 것을, 하긴 아직도 그것을 모르니 약소교단으로 살다가 이렇게 도망도 못 치고 새장에 가로막히겠지만.”
툭, 투둑.
쓰러지는 고깃덩이가 된 시체를 보며 스테인은 안타깝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였다.
“당신, 당신이 이 결계를 만든건가요?”
그런 스테인을 올려다보며 소리치는 여인이 한 명.
하얀 순백의 가운과 면사포를 두른, 순백이란 이미지가 떠오르는 청초한 얼굴에 대비되는 은색의 안대가 인상적인 여인이었다.
“4분의 1정도는?”
“당신은 대체 무엇을 하는 사람이기에 이런 짓을 벌인건가요?!”
“난 사람이 맞는데, 이건 사람이 아냐.”
“네? 그게 대체 무슨..!”
“말했잖아. 대유기생명체콘택트용휴머노이드인터페이스. 너희들게 쉽게 말하자면 인간형 탐사장비이지.”
“로봇, 골렘이란 말인가요?”
“그래. 이 장막 꽤 넓게 퍼져있거든. 몸둥아리 하나로 관리하기에는 좀 벅차서.”
만신전의 전역에 펼쳐진 새장, 그 중 충돌이 일어나는 부위부위마다 그의 로봇이 파견되 있었고 본신은 현재 공중기동요새 케이지의 위에서 이것들을 조작중이었다.
“대체 어째서 이런 짓을 하는 건가요?!”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온 수 많은 동료들을 잃은 그녀는 눈물을 글썽거리며 소리쳤다.
그에 스테인은 에휴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 쪽, 게일교단의 세실 플로렌스지?”
“네?네..!”
자애와 희생, 봉사의 교단 게일 교단의 성녀 세실 플로렌스.
이 탑을 오르며 자신만의 추악한 욕구를 풀기위해 행동하는 것은 고사하고 모두가 자신만의 생존을 위해 살아갈 때 그들은 약자를 위한 봉사를 주저치 않앗다.
자신의 이득을 희생하고 약자를 구하였기에 인류제국에도 게일 교단에 은혜를 입은 이가 적지않게 있었다.
특히나 세실 플로렌스는 그 교단을 믿지 않는 이에게도 순백의 성녀라 칭송받는 이었다.
그러니까, 죽여야한다.
“그래, 차라리 악역이 낫겟지.”
게일 교단은 그들의 교도에게 희생을 요구한다.
그 봉사를 받는 타 교도들에게는 딱히 무언가를 요구하지 않으나 그들의 교도에게는 무언가를 요구한다.
그 대가로 자애와 봉사를 행할 수 있는 힘을 준다.
세실 플로렌스의 경우 저 안대를 낀 왼쪽눈.
그 눈을 대가로 그녀는 봉사와 자애를 행할 힘을 얻었다.
자애와 봉사, 좋은 말들이다.
제 잇속만 챙기는 사회에서도 그런 한줄기 빛이 있기에 힘 없는 이들이 살아갈 수 있다.
약자에 배려? 좋다.
그런데 만약 강자가 한 없이 약자만을 배려해야한다면 강자는 누가 챙기는가?
다 정도가 있어야 하는 법이다.
어느 정도 자신의 손해를 감수하면서 남을 배려할 수는 있어도 눈 한쪽을 받치면서 남을 배려하는 것은 비정상적인 행위다.
남을 위하는 것도 사람의 마음이지만, 자신을 위하는 것도 사람의 마음이다.
게일 교단의 신은 그 끝에 교도들에게 그들의 목숨마저 요구한다.
이게 자기내 교단 홀로 끝나면 될 일인데 결국 그 교단에 은혜입은 이가 후에 교단에 귀의한다면 지금 당장은 교단 하나 문제지만 미래로 보자면 인류적으로 민폐를 끼치게 되는 것이다.
‘설혹 그 교도들은 그럴 마음이 조금도 없다지만.’
게일교단의 교도들은 절대 자신의 종교에 대한 포교행위를 하지 않는다.
오로지 자발적인 입교만을 받을 뿐이니까.
하지만 현상이 그렇게 되는 것이다.
모기가 사람에게 악감정이 있어서 피를 빨지 않는다.
단지 태어난 것이, 살아가기 위한 것이 그런 행위를 요구할 뿐이다.
“하나 뻔뻔해지자면, 나 또한 누군가를 위한 봉사라고 말해두지.”
이 층에 오른만큼 그리고 네임드로 불릴만큼 세실 플로렌스라는 여자는 결코 약하지 않다.
그러나 스테인은 너무나 강했다.
서걱!
“아아악!”
“세실님!”
쓰러지는 그녀를 보는 게일 교단의 교도들과 그녀에게 은혜를 입은 타 교단의 이들이 비명을 질렀다.
그런 그들을 보는 스테인은 그저 씁쓸하다는 듯이 그녀를 죽인 손을 움켜쥐었다.
‘쩝.’
정작 그의 손에 죽은 그녀는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
다만, 그 순간에 마주친 눈빛이, 마치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는 못해도 ‘스테인’이라는 사람은 이해한다는 그런 눈빛이었다.
“차라리, 악역이 낫겠어.”
해야하는 일이 인류를 위한다는 대국적인 사명일지라도 그가 행하는 일에 묻히는 피만 수천명은 우습다.
사람이 아닌 생명체까지 합한다면 수십만도 우습다.
이 쯤 되면 최악의 독재자라 비난받아도 할 말이 없을터,
그러고도 정의를 위하니 대의를 위함이니 하는 말로 자신을 변호할 생각은 없다.
그런 자신에게 선역은 사치, 악역으로 모두의 비난을 받는 것만이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일 터.
“이 자식! 죽여버린다!!”
“으아아아아!”
저마다의 분노를 표하며 다가오는 자들에게 총칼을 휘두른다.
마법을 발휘하고 챠크라를 부린다.
뛰어난 마도공학의 유산이 그 위력을 발하며 덤벼드는 모든 이를 사살한다.
피가 튀가 살이 으깨지고 뼈가 부서져 내리는 상황.
이미 수 없이 맞이한 상황임에도 오늘따라 더욱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은 세실 플로렌스, 그녀가 죽어가며 남긴 눈빛 때문일까?
문득, 그 남자가 떠오른다.
‘당신은 이미 이 길을 지나간 것입니까?’
어떤 때는 시정잡배처럼, 어떤 때는 유치한 성인이 되지 못한 이 처럼, 어떤 때는 세월에 마모 되어버린 늙은이처럼, 어떤 때는 최후의 전장에서 눈을 감아가는 노병처럼, 어떤 때는 모든 것에 달관한 현자처럼.
종잡을 수 없는 그는 이미 이 길을 걸어간 것일까?
아직 그의 계획에 일부 밖에 알지 못하고 그 일부 밖에 행하지 못하는 자신조차 매순간에 이리 흔들리고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음을 숨기는데 그는 얼마만 할까?
누구보다 높은 자리에서 강한 힘을 쥔 그 남자이다.
하지만 높은 탑위라는 자리는 그 만큼이나 디딜 곳이 없다.
주변은 망망대해와 같이 펼처진 공허의 형상이요 오로지 자신이 오른 탑의 끝 부분만이 발디딜 곳이다.
바람 잘날 없으며 누군가가 밀어 휘청인다면 그대로 끝없이 추락할 것 만 같은 자리.
그 곳에 홀로선 그는 얼마나 외로울까.
얼마나, 두려울까.
매번 자신들을 대하며 만면에 띄는 자신만만한 웃음으로 감춘 내면의 것은 그가 자리한 높은 곳 만큼이나 끝없이 아래로 뻗은 무저갱과도 같은 두려움일 것이다.
“..으..억…”
투욱.
마지막으로 남겨진 이가 숨이 끊어져 힘없이 땅을 구른다.
지근목이 그들의 시신을 흡수해 양분으로 만들지 못하게 오행의 순환을 이용해 만든 불꽃으로 태워버렸다.
그렇게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온통 피에 젖어버린 세실 플로렌스의 머리.
숨이 끊어졌으나, 얼룩진 피에 더럽혀졌으나 그 눈빛만은 변하지 않고 스테인과 마주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머리를 들어 그 눈과 자신의 눈을 마주한다.
“…”
무슨 말을 하고 싶을까?
사령술 마저 연구하였기에 조예가 있는 그였으나 신에게 저당잡힌 영혼은 불러올 수 없다.
‘하기사, 들은 들 뭐하리.’
“추악하구만.”
방구석에 박혀 행하는 음침한 자위행위나 다름없으리라.
화르륵.
그의 두 손에서 난 불길이 그녀의 머리마저 태워버린다.
손에서 놓자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타올라 사라져버린다.
그렇게 사라져버린다.
아무런 흔적도 없이.
세실 플로렌스라는 그녀가 있었다는 흔적이 사라져버린다.
“하.”
로봇의 입이 아닌, 본신의 입으로 한숨을 내뱉는다.
눈에 쓴 고글을 치워 손으로 덮어 어둠을 가져오며 뒤에 설치한 그물 침대에 몸을 눕힌다.
그가 10년도 더 전에 얻은 Rank A의 ‘오버 마인드’라는 초월의 사념은 이 순간에도 각지의 로봇을 조종해 새장을 나가려는 이들을 상대하지만 지금 이 순간, 한 조각의 본신에 담긴 사념은 도망치듯이 숨듯이 그물 침대에 몸을 눕히고 눈을 가리며 탄식을 토한다.
“보고 싶다, 레인아.”
========== 작품 후기 ==========
추처어어어언 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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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우처어어어어어엉어어어언!
근데 요새는 222화에 축하해주나염?
저도 모르는 사이 메타가 바뀐것인가?!
여튼 ㄳㄳ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