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233
00233 자유연합 =========================
인류제국은 1개의 황제직속특작부대와 2개의 특수무력부대, 4개의 대외무력부대, 3개의 정보기관 4개의 특수기관 3개의 현생기관이 존재한다.
그들의 최상부에 속한 이들에게 비밀스레 지령이 떨어졌고 은민한 움직임이 있었다.
촤르르륵
“커억! 이게 무슨 짓인가!”
어둠이 자리한 어스름의 현장에서 한 남자가 십여명의 무리에게 습격당하고 있었다.
습격당하는 남자는 한 자루 장검을 찬 고운동양풍 비단옷을 입은 마치 선비와 같은 정갈한 품색을 입고서 입에서는 한줄기 선혈을 흘리고 있었다.
남자의 이름은 이문정, 정검正劍이란 별명으로 불릴정도로 평소 행실도 바른 그는 3대 현생기관 중 하나인 민생안정기관 가디언스의 3번조장을 역임하고 있는 이기도 했다.
“그건 니가 알겠지 새꺄.”
그런 그에게 들려오는 목소리.
십여명의 무리 사이로 걸어나오는 걸걸한 목소리의 주인은 가디언스의 수장, ‘게이트키퍼’ 하이트였다.
“대, 대장님?”
“내 이름 부르지마라 비루한 배신자새꺄. 하, 진짜 내 살아오며, 이 까지 오며 통수 한 두번 맞은 것은 아니지만 니가 내 통수를 때릴 주는 몰랐다.”
“그게 무슨..!”
“변명 집어치라, 증거는 다 나왔다 새꺄. 미스틱 도어쪽 애들이 싸가진 없어도 그 쪽은 또 빠삭하다 아이가.”
“하..하… 대체…”
“이 새끼, 진짜 딴 놈들은 몰라도 네가 통수를 때려?”
이문정의 목소리와 표정의 억울하다는 듯이 바꼈다.
“오해입니다 대장, 그건 정말..!”
“뭐? 오해? 뭔 개소리야?”
그리고,
“저는, 저는 정말, 단 한 순간이라도 당신을 대장이라고 믿었던 적이 없으니까요?”
일순간에 그의 표정이 재밌다는 듯이 바꼈다.
“이 개새끼가?!”
“킥킥, 속고만 있는 줄 알던 머저리 새끼들이었는데. 언제들이리 똑똑해지셨데?”
“뭐라?!”
한 쪽 무릎을 꿇고 있는 상태에서 그는 광기어린 미소를 지었다.
“야 이 새끼야. 네가, 네가..!”
“아 그만 그만. 좀 재미없는 소리좀 그만하쇼.”
언제나 예의와 품격으로 가득하던 그의 말이 경박해졌다.
“집지키는 똥개같으니라고, 그래 호구같이 일만쳐하니 게이트키퍼라는 되도 않는 별명이나 붙지.”
“뭐, 뭐..? 네 놈이 진정 미쳤구나!”
게이트키퍼.
수문장이란 별명은 하이트의 프라이드였다.
인류제국의 정문을 지키는, 그의 자존심이 담긴 별명.
단순히 그것을 놀린다는 것은 그의 프라이드를 부정하는 것을 넘어서 그들, 가디언스가 가진 후방거점에 놓인 이들을 이렇게 제 먹고 살기 힘든 상황에서도 지켜나가는 인류의 존엄성을 포기하지 않은 그들의 기치를 부정한다는 것이었다.
애초에 전투부대에 들어간 이들과 달리 가디언스의 이들은 아무래도 명성을 떨치기 힘들다보니 같은 무력을 가지고도 그들보다 저평가되는 경우가 많으며, 역시나 4대 특수기관 중 하나인 마도공학기관 매지컬펑크에 받는 지원이 적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그 프라이드 하나로 살아가는 이들이것만, 이문정 역시 가디언즈에서 활동한지 5년이 넘었는데 저런 말을 하는 것은 이미 자유연합의 스파이인것을 알고 있었다지만 한 번 더 둔기로 뒤통수를 때리는 것과 같은 충격이었다.
“뭐, 됐수다.”
충격에 빠져 순간적으로 말을 잃은 그를 보며 이문정은 매고 있던 동양풍의 장검을 내다버리고 품에서 한 자루의 식칼과 같은 것을 꺼내들었다.
스릉,
대충 매여진 가죽과도 같은 칼집을 내다버리니 그 곳에서 예사롭지 않은 기운이 느껴졌다.
“이, 이 새끼가. 무슨 그런..!”
검좀 써 본 이들은 안다.
오래 쓸 수록, 오래 벨 수록 칼은 주인의 성향에 담겨가고 미치광이 살인마의 검은 오랜 기간 피에 젖으면 요기가 생긴다는 것을.
정검 이문정과 분명 함께한 시간이 길고 길었음에도 저런 혈기짙은 검이 생성되는 것은 눈치채지도 못했다.
그가 이면에서 무슨 짓을 했을 지 안봐도 뻔하며, 그가 사전에 미스틱 도어로부터 받은 정보가 틀리지 않았음이 증명됬다.
“하, 하… 거 기다려줘서 고맙수다.”
그에 결국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이문정을 포위한 미스틱 도어의 대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진작에나 죽일 수 있었음에도 이리 기다려준 것은 3대 현상기관의 하나인 민생안정기관 가디언즈의 대장 게이트키퍼 하이트가 그럴 리 없다고 제발 한 번만 확인할 기회를 달라고 사정사정을 한 덕이었다.
그나마 그 쯤 되니 이리 기다려줬지, 다른 이였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을 집행했으리라.
“보아하니 대장이 확인하겠다고 힘 좀 써줬나보구만.”
“…그래, 이 개새끼야.”
“킥킥, 거 고맙다고 해야되나?”
“아가리닥쳐.”
스릉.
걸어오는 이문정과 마주 걸어가며 하이트 역시 허리춤의 검을 뽑아들었다.
“이왕 기회를 준거, 저 놈을 족칠 기회도 줄 수 있겠나?”
하이트의 물음에 미스틱 도어는 아무런 대답도 없이 한 발 씩 물러났다.
그 모습을 보니 어쩌면 저들의 총수인 오그 배리어스는 상황이 이리 흘러갈 지 알고 있었던 듯 하다.
“야, 근데 하나만 묻자 새꺄.”
“하 참 또 왜 그러쇼. 싸우기 전에 김빠지게.”
“너 이 새끼, 나야 몰랐다 쳐도. 저기 미스틱 도어 애들은 진작에 니들같은 간첩놈새끼들 알고 있었을 텐데 그 동안 모른채하다가 이제야 나선다는 것은 뭔 일을 벌일 거라는 것인데 니들 본집엔 뭐 신경도 안쓰이냐?”
“엥?”
“거 왜 스파이 새끼들 영화나 그런데서 보면 마지막엔 조직을 위해! 이 딴 미친예찬같은 것들하다가 자폭하잖아.”
“아, 난 또 무슨 소린가 했네.”
하이트의 말에 이문정은 우습다는 듯이 킥킥됬다.
“아니, 이 바보같은 대장아. 그게 무슨 상관이야. 그냥 적당히 길가다 소낙비 피하려 몸담은 것이 거기고. 내 한 인생 적당히 즐겁게 살다가 뒈져버리면 그만인 것을,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하지 거 이름하나 올려둔 편액이 그리 중요하게?”
“하..그러냐. 이 쓰레기자식아.”
더 들어볼 것도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하이트가 일순 섬광이 되어 앞으로 뛰쳐나갔고, 마찬가지로 이문정 역시 그 자신의 식도를 꺼내들고 달려들었다.
이문정은 그간 알던 것과는 차원을 다른 쾌속으로 움직였고 붉은 도기를 허공 중에 흘려대며 주변을 붉게 메워갔다.
허나,
콰직!
“크악!”
하이트 역시 위명을 쟁쟁히 날릴 정도의 강자.
그의 검이 이문정의 심장을 꿰뚫고, 그를 차가운 바닥에 눕혔다.
“이, 개새끼.”
쿠욱!
발로 밟으며 한 맺힌 눈으로 그를 바라본다.
그러다가 더 이상 회생불가능 상태에 빠진 것을 알고 돌아선다.
“하, 도저히. 편히 가란 말은 못 해주겠구나.”
푸욱!
심장에 박힌 검을 뽑아내며 몸을 돌린다.
이 뒤는 미스틱도어 애들이 알아서 할 것이다.
필요한 정보가 있다면 고문을 하든 뭘 해서 정보를 뽑아내겠고, 그렇지 않다면 완전히 제거하겠지.
다만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을뿐.
그렇게 뒤돌아서가는 그에게,
“이보쇼, 쿨럭, 대장.”
눈 조차 돌리지 않고 하늘을 보는지 반쯤 눈을 감아버린건지 모른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우뚝.
걸어가다 멈춰서, 돌아버리지도 않은 채, 그렇게 멈춰버린 듯이 하이트는 제자리에 섰다.
마치 그가 믿었던 과거가 부정당해 그 시간에 엮이어 현재가 묶여버린 듯이.
“쿨럭, 항상 말하는 건데 남자가 쿨럭, 좀 질질 짜지좀 마쇼.”
“…!”
기도를 막으며 역류하는 피를 거칠게 뱉어내며 이문정은 뭐가 재밌다는 듯이 기뻤다.
“뭐가 인생, 컥, 큭킥킥.. 그리 어렵게 사는 지 말이요.”
흘러나오는 피를 닦을 생각도 어떻게 할 생각도 없이 그는 그저 웃으며 말을 이었다.
“우리 병신 같은 대장. 쯧, 우에엑.”
한바탕 거칠게 피를 토한 후 좀 나아졌다는 듯이 웃으며 그는 미소지었다.
“그래도, 난, 좀 당신이 좋았던 것은 진짜였으니까.”
“…?!”
휘익!
고개가 부서질듯이 돌리며 그를 바라본다.
하지만, 사실은 고개를 돌리기 전 부터 알고 있었다.
높은 경지에 다다른 그가 이 정도 거리에서 단순히 보지 않는다고 자신이 직접 벤 상대의 생사여부를 알아차리지 못할리가 없으니까.
그는 이미 죽었다.
피에 젖은 채로, 그러나 그 속엔 웃음을 감춘채로.
“…너…너 이 새..끼..!”
다급히 달려가며 그의 옆에 무릎을 꿇는다.
그는 뭐가 재밌다는 듯이 고통으로 일그러졌으면서도 그것을 덮어버린 웃음이 만연한 표정으로 최후를 맞이해있었다.
죽었다?
이렇게 결말이 나온다면 어떻게 하든지 미스틱 도어에게 일임하겠다고 했지만 아마 높은 확률로 그들이 정보를 캐기 위해 고문을 행할 거라 믿었다.
그런데 그런 그들이 이문정이 이리도 쉽게 놔두었다?
그런 의문이 든 순간 미스틱 도어의 대원 중 하나가 다가와 그에게 작은 수정 구슬을 거냈다.
“이건..”
그것을 받아들으니 한줄기 빛이 나와 공중에 홀로그램을 만들었다.
이내 그 곳에서 한 남자가 나오니 그 정체는 분명 그들의 총수 오그 배리어스였다.
-이 영상을 보고 있다면 자네가 이미 그를 베어버린 이후 겠군.
그는 참 맡기 싫은 배역을 맡았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뭐, 다른 놈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는 최근 들어 조금씩 그 ‘배신 행위’를 줄여가는 중 한 사람이었지. 뭐 그렇다고 완전히 배신 행위를 안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너와 지내며 조금씩 그 행위가 줄어들고 있었던 것은 확실해.
“아..아..”
-그대들, 인류의 존엄을 지킨다는 것을 기치로 모인 가디언즈의 소속감과 유대감은 내 모르는 일도 아니지. 그렇기에 조금은 안타깝게 생각하네. 조금의 시간이 더 지났다면 어땟을까, 하고 말이야.
그가 하고자하는 말은 한 줄기 미련.
조금, 아주 조금의 시간만 더 있었다면 그가 아주 이 쪽으로 돌아버렸을 수 도 있다는 것을.
하지만, 그것은 의미없는 일.
어디까지나 천만분에 기대는 만에 하나의 가정.
-그래, 조금은 운이 없었다고 할 수 도 있겠지. 하필 지금 이 때 니까. 사실 우리에겐 시간이 없어. 누군가 개인이 회개할 시간을 줄 만큼 여유로운 상황이 아냐. 자네들이라면 모르지만 우리들의 일 처리는 그렇지 않거든.
인의를 져버려 대의를 이룬다.
미스틱 도어의 일 처리는 그렇다.
그렇다고 그들을 욕할 수 없는 것은, 그들은 그 대의를 위해 스스로의 인간성마저 바친 이들이니까.
-이해해달라고는 하지 않겠네. 하지만, 음, 한대 맞을 걸 각오하고 말하자면 난 자네들을 이해하네. 우리와 방향성이 다를 뿐 그 목적성은 같으니까.
인류의 존엄을 보존하는 그런 대의라는 최종목적은 같다.
단지, 그 일처리만 다를 뿐.
-다른 이들은… 뭐, 가능성도 없는 이었지만 그 남자는 좀 예외였기에 직접 자네 손에 맡겼네. 잔혹하게 들렸을 지도 모르지만, 글쎄. 자네도 알거라 믿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배려라는 것을.
“….”
안다.
너무나 잘 안다.
그저, 그저…
“하..하하..”
배신자였던 그의 마음이 다시 한 번 바뀌어 자신에게로 향했을 지는 미지수다.
어쨋건 그가 인의를 저버리고 천륜을 져버린 행위를 했다는 것은 확실함이다.
그럼에도, 그럼에도…
-미안하네. 이런 세상이니까. 차마 어쩔 수 없다는 핑계를 댈 수 밖에 없겠군.
그것을 끝으로 그의 영상은 끝.
미스틱 도어는 나타난 것마냥 제들의 특기처럼 신기루가 되어사라졌고, 장내에는 어스름이 가라 앉고 오직 시체 한 구와 살아있는 한 명 만이 남았다.
오열일까?
분노일까?
어떤 격한 감정이 그 곳을 채웠으나,
다행히도 어둠이 그것을 가려주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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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만족.
만족만족.
이번 화는 만족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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