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314
00314 암흑무저갱暗黑無低坑 =========================
조금은 갑작스럽게 새로운 대원정 발표가 났음에도 인류제국의 이들은 큰 내색없이 다음을 준비했다.
오랜 전쟁통에 산 이들이라 알게모르게 느껴지기는 했다.
그간의 평화가 너무나 길었음을.
때가 되긴 했어, 라는 것이 발표를 들었을 때의 대중적인 의견.
그들은 저마다 다음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곧 원정대가 준비되었다.
수십만의 인원과 보급품을 운반하는 열차가 만신전을 거쳐 자유연합의 터가 있던 곳 까지 달렸다.
뒤틀린 뿔 산맥의 하늘만 넘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아이오닐이 슬쩍 운을 띄었을 때 운성의 답은 칼 같았다.
‘거긴 다른 세계야.’
아이오닐은 꿈도 꾸지말라는 뜻으로 이해했지만 운성의 답은 조금더 직관적이었다.
이전 까지와는 달리 평행하게 세계의 격이 넘어가는 최종층인데 바로 옆 땅이지만 뒤틀린 뿔 산맥은 저 유령군도를 넘어서 녹림에 닿더라도 힘든 땅이다.
지난번 라파테의 경우야 괜히 깝친다고 밖으로 나왔다가 힘이 제약당하고 전혀 생각도 못했던
에덴 일행의 다굴에 얻어맞고 그래도 즉사했지만 만약 저 안에서 싸운다면 솔직히 10초 버티면 많이 버텼다는 생각이다.
지금에도 라파테를 잡고 얻은 그 뜨거운 불의 정수는 이미 인간을 벗어나 기계나 다름없는 운성의 육신 가운데 자리하여 오행의 흐름을 통해 거대한 에너지를 뽑아내게 해주는 동력원이다.
마력을 사용하는 이들은 전쟁터에 나가면 부족한 마력을 충당하기 위해 포션을 약물중독 수준으로 달고 사는데 가뜩이나 마력량이 압도적이던 운성은 이것을 추가하니 마력을 쏟아붇는 것이나 다름없는 나선을 그리는 마력의 기류를 무한으로 사용하고 사용자의 마력을 이용해 작용하는 무구들을 물쓰듯이 사용하고 다닌다.
이게 제약이란 제약은 당할대로 당하고 용화의 검에 중심이 베여버린 정수라고 생각하면 그 원래의 것은 가히 비교가 되지 않았다.
그러니 별 수 있을까, 빙빙 돌아가도 순차적으로 갈 수 밖에 없는 것을.
거대한 아슬란 태양마차가 인류제국의 이들을 태우고 너른 대지를 달렸고 만신전을 거쳐 자유연합이 있던 곳을 개조한 곳에 다다랐다.
“어서들 오십시요.”
제일 먼저 그들을 반긴 이는 이 곳으로 파견나와 앙그라 마이뉴가 있던 장소를 연구하던 마도연구기관 현자의 돌 소속 2팀장 로베노 토노.
졸린 듯한 반쯤 뜬 듯한 눈빛으로 그는 원정군들을 반겼다.
“반갑소.”
황제라는 직책은 어차피 명목상일뿐, 현대를 살다온 그들은 상호존중 관계로 서로를 대했다.
“불편한 것은 없소?”
“얼마전 까지는 없었지요. 요 녀석이 있었으니.”
로베노 토노는 손가락으로 발밑을 가리켰다.
그 곳에 있는 것은 지하에 존재하는 거대한 기관 앙그라 마이뉴.
그것을 연구할 때는 보람찬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그 붉은 건축물. 그런 매력적인 것이 생기니 아무리 로테이션을 돈다고 하더라도 계속 안달이 나더이다.”
연구자로서의 욕망.
그것이 졸린듯이 반개한 로베노 토노의 눈에 타오르고 있었다.
“후후, 여기서 계속 있을 것도 아니지 않소.”
앞서 그가 말한 것처럼 현자의돌은 파견을 나가는 이들끼리 로테이션을 돌린다.
그러니 지금 로베노 토노가 여기 있는 것은 그리 길지 않은 시간.
즉, 엄살에 불과하지만 그만큼이나 연구에 목매다는 이들의 심정에서 생각하자면 완전히 엄살은 아니었다.
아이오닐과 로베노 토노는 몇 가지 더 이것저것 대화를 나누었다.
그러던 중 누군가가 새롭게 다가왔다.
“오셨습니까.”
깔끔히 정돈된 복장을 입고 다가온 남자.
그 이름은 정보결정기관 오라클 소속의 자유연합 지부장 벤허 로버튼.
로테이션을 돌리는 현자의 돌과는 달리 특정 거점을 정하고 그 곳에서 확실하게 뿌리를 박고 깊이 있게 수집된 주변의 정보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오라클은 요지에 각 인사들을 배치시켜놓았다.
“일이 있는 다더니 빠르게 왔군.”
원래 라면 그가 먼저 그들을 맞이했어야 했으나 도착직전에 무언가 해야할 일이 있다하여 로베노 토노가 아이오닐과 에덴의 일행들을 맞이하게 되었다.
“예, 원래라면 그럴 예정이었긴한데.”
“그럴 예정이었긴한데?”
“일단 자세한 것은 직접 보시는게 빠르겠구요.”
“흠, 알겠소.”
어차피 직접 한 번 봐야할 일.
고개를 끄덕인 아이오닐은 다른 이들은 일단 숙소에 배치후 쉬게 한 뒤 그를 따라갔다.***자유연합 지부에 마련된 회의실.
아이오닐을 비롯한 몇몇 수뇌부급 인물들은 벤허 로베튼을 따라 그 곳으로 가서 준비된 다과를 마시며 편히 앉아 있었다.
“임무에 나가신 분들에게 곧 돌아온다는 연락을 받았으니 시간상이면 얼마 안있어 오실 것입니다.”
“최근에 얻은 정보인가 보군.”
임무에 투입된 이들에게 직접 보고받을 것이란 것은 아직 최근에 보고받아 정보의 정확한 판단이 서지 않은 것을 말한다.
그리고 그런 정보의 대부분이 곧 정말 위험한 곳의 정보를 예기한다.
“최초 습득자가 ‘그들’이거든요.”
“그렇군.”
그들이라면 역시 이해가 간다.
보통 최초 정보의 수집은 정보수집기관 ‘서조’에서 하지만 그들도 ‘무력’면에서 부족한 것은 어쩔 수 없고 그런 면이 강하게 부각되는 곳이 있으니까.
고개를 끄덕이며 아이오닐은 그 외에도 이것저것의 정보를 들었고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나지 않았을 때 밖에서 거친 발소리가 들려왔다.
“왔나보군.”
편히 의자에 몸을 기대고 있던 아이오닐이 슬쩍 고개를 들어올렸을 떄,
벌컥!
회의실 문이 거칠게 열리며 경쾌한 발걸음으로 일단의 무리가 들어왔다.
“여! 황제! 오랜만이야!”
유쾌함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들어오는 무리의 최선두에 선 자.
인류제국 2대 특수무력부대, 독립작전권을 가진 암 브라더스와 그 리더 만병장 스타이너였다.
“오랜만이군.”
그들은 딱히 누가 안내하지도 않았지만 경쾌하게 들어와서는 빈자리에 앉았다.
“으으, 빡세다 빡세.”
힘든 티는 내지 않았지만 슬쩍 흝어보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상태는 썩 좋지 못했다.
아무리 바로 왔다고는 하지만 인류제국 최고의 무력부대라 할 수 있는 이들이 저 정도나 부상을 입었다는 것이 놀랍다.
특히나 요새는 라-파르테의 심장을 토대로 여러가지 제품이 나왔다.
그 중에는 회복 포션도 있는데 가뜩이나 회복력 강한 괴물들이 그 회복 포션을 마시면 정신적인 것이 아닌 육체적인 것이면 10걸음 걸으면 그 동안 전부 회복된다.
어지간한 장비도 완전파괴가 아니면 자동수복 기능이 달려있으니 지금 당장에야 보기가 그저 썩 좋지 못한 정도지만 당시에는 어찌 됬을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경계를 넘어섰던 모양이군.”
“아아, 그랬지.”
경계.
평행으로 세계의 격을 넘는 바벨의 최종층에서 통용되는 표현이다.
바벨은 일정 지역은 특수한 지점을 정복하기전에는 그 너머로는 관측이 되지 않는다.
결국 그 곳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선 직접 갈 수 밖에 없는데 당연하게도 세계의 격이 다른 만큼 위험도가 쭉 치고 올라간다.
들어가는 순간 적의 강함도 늘어나고 원격 통신 장비는 정말 짧은 거리가 아니면 불통이 되버리고, 어느 정도만 찢어지면 보이지 않는 안개같은 것이 생겨 분산된 다른 이들이 시야에서 사라져버리니 통신마저 안되는 상태에서는 상당한 위험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정말 극단적인 상황을 제외하고서는 인류제국의 얼마 안 되는 규칙으로 금지시킨 행위들, 그나마 독립작전권을 가진 암 브라더스이기에만 할 수 있었던 일이다.
“수확은 좀 있나?”
“그럭저럭? 좀 특이한 것도 있었고.”
“특이한 것?”
“내가, 우리가 경계 넘어에 여러번 갔었던 것은 알지?”
“물론.”
독립작전권이란게 그럴 때 유용하게 쓰였다.
아니, 오히려 그런 힘이 있으니 준 명함같은 것이었다.
“갈 때 마다 새로운 곳들인 경계긴 한데, 이번에 간 곳은 또 다채롭…아니다, 좀 비슷비슷하다 해야되나.”
“비슷비슷해?”
스타이너의 말에 아이오닐이 눈에 이채를 띄었다.
“그래. 처음에 들어섰을 때는 좀 다채로운 녀석들이 많았어.”
“특성이 다양한 적들이었다는 말인가?”
“그렇지. 근데 생각해보면 이들도 좀 비슷했다고 해야되나.”
“무슨 뜻이지?”
“대체적으로 어디 하나에 극단적으로 쏠린 놈들이었지. 몇 번 지형을 돌다보니 어디가 이 지역의 중심지역인지 알겠더라고. 바로 쳐들어가기보다는 주변을 빙빙 돌았는데 그 외곽적인 부분에 있는 이들은 기형적일 적으로 어딘가에 쏠려있었어.”
“장점이 부각됬다는 말인가? 허나, 그게 크게 이상할 것은 없을텐데?”
“장점이 부각되었다… 음, 맞아. 그거긴 한데. 근데 그 정도 느낌이 아니었어.”
스타이너는 고개를 갸웃갸웃하며 표현할 말을 떠올렸다.
그러다 생각났다는 듯이 손가락을 튕기며 말했다.
“그래! 마치 실험실에 가둔 동물들에게 극단적인 테스트를 하는거야. 그리고 야생에다 풀어놓은 것. 그것을 보는 것 같았어.”
========== 작품 후기 ==========
암흑무저갱 돌입이 얼마남지 않았슴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