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ycoon has returned RAW novel - Chapter 132
제132화
132.
보고 받은 곳으로 가다 보면 길드원들을 죽인 범인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내가 감당 할 수 있을까?’
메이는 역린 길드에서 가장 강하다.
그러나 월등히 강한 것은 아니다.
앞서 죽은 길드원 15명 중 메이가 동시에 상대할 수 있는 인원은 최대 둘이었다.
셋이 힘을 합치면 치열한 전투 끝에 패배할 것이다.
그래서 두려웠다.
범인을 만나게 되는 순간 앞서 죽은 길드원들처럼 죽게 될까 봐.
‘일단 피하는 게 맞나?’
너무나 궁금했다.
범인이 누구인지.
그러나 말 그대로 궁금한 것이지 지금 당장 꼭 확인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 피하는 게 맞아.’
메이는 고민을 끝냈다.
일단 이곳에서 멀리 벗어나 상황을 파악하는 게 옳은 선택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메이?”
뒤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메이는 움찔했다.
익숙한 목소리였고 메이는 뒤로 돌아섰다.
“션샤오링.”
목소리의 주인공은 환혼의 길드 마스터 션샤오링이었다.
션샤오링이 길드원 다섯과 함께 수풀을 헤치며 걸어 나오고 있었다.
“혼자 뭐 하고 있는 거야? 주작은 이미 잡은 건가?”
“…….”
메이는 션샤오링의 물음에 바로 답하지 않았다.
가능성은 적지만 션샤오링이 이번 일과 관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메이는 션샤오링과 뒤따라 나온 환혼 길드원 다섯의 분위기를 살폈다.
‘이 녀석은 역시 아니야.’
션샤오링의 표정은 ‘나 아무것도 몰라’였다.
길드원들 또한 마찬가지다.
이번 일과 조금도 관련이 없는 게 분명했다.
“뭐야? 왜 말이 없어?”
션샤오링이 걸음을 멈춘 채 물었다.
“설마 너…….”
말끝을 흐린 션샤오링의 눈에서 경계심이 나타났다.
경계심을 본 메이는 바로 입을 열었다.
“그런 거 아니야.”
“뭐가 아닌데?”
“네가 생각하고 있는 거.”
“허,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게 뭔 줄 알고?”
“말장난할 상황 아니야.”
메이는 인상을 구겼다.
링링이 죽은 지 꽤나 시간이 흘렀다.
만약 링링을 죽인 범인이 이곳으로 이동 중이라면?
바로 근처까지 왔을 것이다.
“어라? 반응 왜 이래? 진짜 무슨 일이야?”
메이의 반응에 심상치 않음을 느낀 션샤오링은 한껏 진지해진 표정과 목소리로 물었다.
“일단 너 지금 절대 경계 시전 가능해?”
스킬 ‘절대 경계’.
션샤오링의 대표 스킬 중 하나로 지역 장악에 특화된 스킬이었다.
“가능하지.”
“지금 바로 시전해 줘.”
“뭐? 여기서?”
션샤오링이 인상을 구기며 반문했다.
“주작도 없는데 왜?”
절대 경계의 쿨타임은 12시간으로 결코 짧지 않다.
주작을 마주한 것도 아닌데 절대 경계를 사용하라니?
“무슨 꿍꿍이야?”
“위험한 상황이니까. 그리고 내가 꿍꿍이가 있으면 오히려 더 써야 하는 거 아냐?”
“…….”
메이의 말에 션샤오링은 아무런 반박도 하지 못했다.
생각해보니 틀린 말이 하나도 없었다.
‘……죽이면 되니까.’
만약 절대 경계를 시전했는데 함정이라면?
그럴 경우에는 메이를 죽이면 된다.
생각을 마친 션샤오링이 입을 열었다.
“절대 경계”
스아악!
절대 경계를 시전 하자마자 주변에 반투명한 막이 나타났다.
“……어?”
그리고 션샤오링은 당황스런 목소리를 내뱉었다.
이어 션샤오링은 메이를 본 뒤 주변에 있는 길드원들을 하나하나 확인했다.
메이는 션샤오링의 반응에 자신의 생각이 맞았음을 확신했다.
그리고 주변을 경계하며 물었다.
“문제 있는 거지?”
“응, 8명이라는데?”
션샤오링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현재 이곳에는 션샤오링, 메이 그리고 환혼 길드원 다섯이 끝이었다.
분명 7명이었다.
그런데 절대 경계가 보내주는 정보에는 8명이라 쓰여 있었다.
즉, 보이지 않는 한 명이 있다는 뜻이다.
“혹시 너 비밀 호위도 데리고 다니냐?”
션샤오링이 메이에게 물었다.
“내가 그럼 절대 경계를 쓰라고 했을까?”
“그러니까, 알고 있는 거 말해봐.”
절대 경계를 시전하라고 한 것은 메이다.
즉, 메이는 ‘보이지 않는 한 명’에 대해 알고 있다.
“우리 애들이 전부 죽었어.”
“주작한테?”
“아니, 아마 여기 어디에 있을 그 한 명.”
“……!”
션샤오링은 메이의 말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주변을 경계했다.
션샤오링 뿐만이 아니다.
환혼 길드원들 역시 등을 맞대고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위치는 파악 안 돼?”
메이가 물었다.
“어, 그렇게 만능은 아니야.”
“그거 쓰면 되는 거 아냐? 쿨타임인가?”
“…….”
이어진 메이의 물음에 션샤오링은 아무런 답도 할 수 없었다.
대신 인상을 구겼다.
메이가 말하는 ‘그것’이 무엇인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너 어떻게 안거냐?”
션샤오링이 물었다.
“새삼스럽게.”
메이가 어깨를 으쓱였다.
“그리고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닐 텐데?”
“에휴, 믿을 놈 하나 없네.”
션샤오링은 한숨을 내뱉었다.
한 달 전 스킬 ‘절대 경계’의 연계 스킬 ‘경계 강화’를 습득했다.
연계 스킬 ‘경계 강화’의 존재를 아는 이는 환혼 길드 서열 20위 내 간부들뿐이었다.
간부들에게 절대 발설하지 말라고, 측근에게도 입을 다물라고 신신당부했다.
그럼에도 메이가 알고 있다는 것은 20위 내 간부 중 배신자가 있다는 뜻이었다.
‘돌아가는 대로 싹 털어야겠어.’
하나일 수도 있고 둘일 수도 있다.
아니, 그 이상일 수도 있다.
배신자가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션샤오링은 돌아가는 대로 모든 배신자를 색출하기로 결심하고 입을 열었다.
“경계 강화”
스아악!
경계 강화를 시전하자 션샤오링의 머리 위에 황금빛 구슬이 나타났다.
그리고 모두가 볼 수 있었다.
보이지 않았던 한 명을.
놀랍게도 메이, 션샤오링 사이에 서 있었다.
“……!”
“……!”
션샤오링과 메이, 환혼 길드원들은 재빨리 거리를 벌렸다.
그리고 모습이 드러난 사내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허허.”
경계를 받게 된 사내, 제갈무영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
“이야기를 조금 더 듣고 싶었는데 참으로 기묘한 스킬이군!”
이런 식으로 들킬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스킬이 존재할 줄이야?
솔직히 말해 코앞에서도 눈치를 채지 못하는 절망적인 수준에 제갈무영은 크게 실망하고 있었다.
그런데 단숨에 실망이 사라졌다.
제갈무영은 황금빛 구슬을 보았다.
황금빛 구슬에서는 묘한 기운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은암진을 흩트리는 기운이라…….’
묘한 기운은 제갈무영이 기척, 모습을 지우기 위해 펼쳤던 진법 ‘은암진’을 파괴했다.
‘어디까지 파괴할 수 있는 거지?’
은암진은 기초 진법이었다.
과연 황금빛 구슬의 묘한 기운이 은암진 보다 강한 진법도 파괴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궁금한 것은 그뿐만이 아니다.
제갈무영은 주변에 펼쳐진 반투명한 막을 보았다.
‘절대 경계라고 했지.’
션샤오링의 스킬 ‘절대 경계’는 진법이 아니다.
그러나 공간을 기반 삼아 존재한다는 점은 진법과 비슷했다.
만약 진법을 펼쳐 충돌시키면 어떻게 될까?
너무나 궁금했다.
스윽
제갈무영은 좌우로 고개를 돌려 션샤오링, 메이를 한 번씩 보았다.
두 사람은 여전히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제갈무영을 경계하고 있었다.
제갈무영은 두 사람의 시선에 싱긋 웃으며 말했다.
“궁금해진 게 있어서 말이야. 잠시 기다려주겠나?”
그리고 두 사람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진법석을 꺼내 내공을 주입했다.
그와 동시에 진법석은 조각조각 사방으로 퍼졌다.
이내 모든 진법석 조각이 자리를 잡았고.
스아악!
진법이 펼쳐졌다.
지지직!
그리고 진법과 절대 경계가 충돌하며 공간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역시 공존은 안 되는 건가.’
혹시나 공존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혹시는 혹시로 끝났다.
쩌적!
이내 절대 경계에 균열이 나타났다.
쩡!
균열이 나타나고 10초도 지나지 않아 절대 경계가 파괴됐다.
스아악!
그리고 진법 ‘염마진’이 공간을 장악했다.
‘아슬아슬했네.’
제갈무영이 보기에 한 끗 차이였다.
만약 염마진의 기운이 조금이라도 약했다면?
파괴되는 것은 절대 경계가 아니라 염마진이었을 것이다.
‘근데 황금빛 구슬까지 깨질 줄이야.’
제갈무영의 표정에 아쉬움이 나타났다.
절대 경계가 파괴되며 황금빛 구슬도 사라졌다.
황금빛 구슬의 묘한 기운으로 여러 실험을 해볼 생각이었는데 참으로 아쉬웠다.
‘먼저 확인해볼 걸 그랬나.’
제갈무영은 아쉬움을 달래며 주변을 확인했다.
션샤오링, 메이 그리고 환혼 길드원 다섯이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었다.
이들이 몸부림치는 이유는 염마진 때문이었다.
제갈무영의 경우 안전지대인 진의 중심에 있기에 염마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중심 밖에 있는 이들은 현재 사방에서 다가오는 불길의 파도를 마주하고 있을 것이다.
‘랭커 플레이어라고 했는데 염마진에 이러면…….’
제갈무영의 표정에 다시 실망이 나타났다.
염마진은 제갈무영의 진법 중 12번째로 강한 진법이었다.
물론 깨달음을 얻기 전 기준이다.
현재 제갈무영은 깨달음을 얻어 새로운 개념의 진법을 만들고 있었다.
앞으로 염마진의 순위는 한없이 내려갈 것이다.
그런데 염마진조차 이겨내지 못하는 수준이라니?
‘어떻게 할까.’
제갈무영은 고민했다.
솔직히 말해 언제든 죽이는 게 가능했다.
그럼에도 죽이지 않는 이유는 황금빛 구슬처럼 특별한 스킬을 보고 싶어서였다.
그러나 몸부림만 치고 있는 지금 상황을 보니 시간 낭비 같았다.
‘그래, 딱 1분만.’
오래 본다고 달라질 것 같지 않았다.
결정을 내린 제갈무영은 가만히 상황을 지켜보았다.
30초가 지났을 때.
‘호오?’
제갈무영은 속으로 탄성을 내뱉으며 메이를 보았다.
‘스킬 효과인가?’
메이의 기운이 달라졌다.
갑자기 배 이상 강력해졌다.
강해진 기운 때문인지 더 이상 메이는 고통에 몸부림치지 않았다.
‘……날 보고 있어?’
더욱 놀라운 것은 메이가 빤히 제갈무영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었다.
‘진을 무시하는 스킬인가?’
현재 메이가 있는 곳은 염마진의 영향력이 발휘되는 곳이었다.
그러나 진이 발휘하는 영향력을 무시하는 스킬이 존재한다면?
메이의 반응을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이어진 상황에 제갈무영은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알 수 있었다.
순간 메이의 갑옷에 불꽃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분명 염마진의 불꽃이었다.
‘참으로 기묘하단 말이지.’
어떤 효과의 스킬인지 대충 예상이 갔다.
그래서 더욱 신기했다.
바로 그때 메이가 입을 열었다.
“누구신지는 모르겠지만 덕분에 제 2년간의 노력이 사라졌습니다.”
덕분이라고 말하지만, 결코 좋은 의미가 아니었다.
“하하, 고마워하지 않아도 되네!”
좋은 의미가 아니라는 것을 제갈무영 역시 알았다.
그러나 제갈무영은 싱긋 웃으며 답했다.
능글맞은 제갈무영의 반응에 메이가 인상을 구겼다.
그리고 이내 메이가 자리에서 사라졌다.
제갈무영은 당황하지 않았다.
옆으로 한걸음 옮기며 단검을 뻗었다.
그와 동시에 제갈무영이 있었던 자리에 메이의 검이 나타났다.
당연히 제갈무영이 없기에 메이의 검은 허공을 갈랐다.
푹!
그리고 제갈무영의 단검은 메이의 가슴에 박혔다.
“컥……?”
메이는 비명을 내뱉었다.
그리고 당황했다.
지금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메이는 제갈무영을 보았다.
제갈무영은 메이의 시선에 다시 한번 싱긋 웃으며 말했다.
“잘 보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