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ycoon has returned RAW novel - Chapter 59
제59화
59.
카리우스는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거기다 용신구도 전부 파괴됐다.
즉, 카리우스는 저항할 상태도 아니었고 저항할 수단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내 두 무신기가 목적지인 이마와 목에 도착했다.
푝! 스걱!
그렇게 카리우스는 죽음을 맞이했다.
‘진짜 질기다.’
무신기를 회수한 강림은 카리우스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무신기로도 이 정도라니.’
마르가스와는 비교하는 게 미안할 정도로 피부가 질기고 단단했다.
‘소프트웨어만 좀 좋았어도.’
카리우스의 하드웨어는 무척 뛰어났다.
그에 비해 소프트웨어가 참 아쉬웠다.
‘이것도 아쉽긴 하네.’
강림은 자연으로 돌아가는 카리우스의 기운을 보며 아쉬운 눈빛을 지었다.
‘다 쓸 수 있으면 참 좋을 텐데.’
지금 자연으로 돌아가는 기운을 육체 회복에 사용한다면?
망가진 육체를 완전히 회복할 수 있다.
그 정도로 카리우스의 기운은 깨끗했고 방대했다.
‘효율만 좋았어도.’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강림은 자연으로 돌아가는 기운을 강제로 잡아 둘 수 있었다.
하지 않는 이유는 효율 때문이었다.
잡아 두는 데 막대한 내공이 소모된다.
이번 전투가 마지막이라면 모를까 많은 전투가 남아 있는 상황에 막대한 내공을 소모할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전부 다 잡아 둘 수도 없다.
잡아 둘 수 있는 것은 일부였다.
그러니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내 시간이 흐르며 빠져나갈 기운이 전부 빠져나갔다.
‘응?’
그리고 강림은 고개를 갸웃했다.
‘다섯 개가 다 남았다고?’
강림이 고개를 갸웃한 이유는 카리우스의 코어 때문이었다.
카리우스는 코어로 추정되는 기운을 다섯 개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강림은 그것들이 전부 코어라 생각지 않았다.
몬스터의 코어는 하나다.
지난 10년간 변하지 않았던 정설이었기에 코어를 제외한 나머지 네 개는 전부 자연으로 돌아갈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과 달리 다섯 개가 전부 남았다.
‘코어가 아닌가?’
코어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림은 확인을 위해 손을 휘저었다.
그러나 다섯 개의 기운 덩어리는 카리우스의 몸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질기다. 질겨.’
움직이지 않은 게 아니다.
카리우스의 피부를 뚫지 못했다.
‘에휴.’
강림은 속으로 한숨을 내뱉으며 무신기에 의지를 담았다.
푝! 푝!
그러자 무신기가 카리우스의 육체를 파고들어 길을 만들었다.
슝! 슝! 슝! 슝! 슝!
그리고 무신기가 만든 길을 통해 다섯 개의 기운 덩어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강림은 기운 덩어리를 보고 깨달았다.
‘……아니었구나.’
혹시나 했는데 진짜였다.
기운 덩어리는 코어가 아니었다.
그것도 다섯 개 전부 아니었다.
‘코어가 왜 없는 거지?’
앞서 잡은 하피, 그리핀도 대다수가 코어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런데 카리우스까지 코어가 없다니?
‘근데 무슨 기운이…….’
코어가 왜 없는 것일까 생각하던 강림은 이내 생각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다섯 덩어리의 기운 때문이었다.
‘얼마나 압축된 거야?’
엄청나다는 것은 이미 느껴 알고 있었다.
그런데 직접 마주하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컸다.
정확히 말하자면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이 정도면…….’
강림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회복 끝낼 수 있겠는데?’
압축된 지금 상태로도 황금 잔 생수와 비교해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그런데 한 개도 아니고 다섯 개다.
전부 회복에 사용한다면?
망가진 육체를 완전히 회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니, 확실히 회복할 수 있다.
‘아직 세 번째도 안 만들었는데.’
황금 잔 생수를 복용하고 세 번째 무신기를 만들 생각이었다.
그런데 네 번째, 다섯 번째도 연달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허.”
강림은 기운 덩어리를 보며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완전히 회복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기회가 바로 찾아오다니?
‘……근데 이걸 어디서 봤더라?’
그러다 문득 든 생각에 강림은 눈을 가늘게 떴다.
낯설지 않았다.
어디서 본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아!’
이내 강림은 속으로 탄성을 내뱉었다.
기운 덩어리를 어디서 보았는지 깨달았다.
인터넷에서 보았다.
‘드래곤 하트잖아?’
외관이 드래곤 하트와 비슷했다.
더구나 압축되어 정확히 가늠되지 않는 기운도 드래곤 하트의 특성이었다.
거기다 카리우스는 용족이었다.
드래곤 하트가 확실했다.
‘다섯 개…….’
강림은 침을 꿀꺽 삼켰다.
드래곤 하트의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코어보다 더욱 가치 있는 게 드래곤 하트였다.
강림은 팔찌를 자루로 변환시켰다.
그리고 자루에 드래곤 하트 다섯 개와 카리우스의 사체를 넣었다.
그렇게 모든 것을 챙긴 강림은 자루를 다시 팔찌로 변환시킨 뒤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피와 그리핀은 포털에서 나오는 족족 죽였다.
이후 포털이 이동하며 등장하지 않았다.
남은 것은 오크뿐이었다.
‘경계심 봐라.’
가장 가까이 있는 오크들은 강림을 두려움 가득 담긴 눈빛으로 경계하고 있었다.
오크들은 강림과 카리우스의 전투를 보았다.
말이 전투지 일방적으로 강림이 카리우스를 두들겨 팼다.
그것도 정말 잔인하게.
거기다 카리우스를 두들겨 패며 오크들이 자리 잡은 여섯 곳 중 두 곳을 정리했다.
오크들의 경계는 지극히 당연했다.
‘빨리 정리하자.’
물론 오크들이 경계하든 말든 상관없다.
오크들의 경계는 강림에게 아무 의미 없었다.
강림은 자신을 경계하고 있는 오크 무리를 향해 다가갔다.
* * *
스걱!
-취익…….
김철수가 검을 휘둘렀고 오크가 죽음을 맞이했다.
오크를 쓰러트린 김철수는 주변을 확인했다.
시야에 단 한 마리의 몬스터도 보이지 않았다.
김철수는 장강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일은 다 끝났어?
“응, 다른 곳에 전해 줘. 이쪽은 안전지대 됐다고 위험하면 쓰라고.”
대침공 때 포털에서 나온 몬스터들은 해당 지역을 벗어나지 않는다.
해당 지역을 완전히 장악할 때까지.
즉, 이곳으로 다른 곳에 있는 몬스터가 넘어올 일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없다.
다시 안전지대가 됐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오케이, 고생했다.
“이제 시작인걸.”
김철수는 쓴웃음을 지었다.
이곳이 끝이 아니다.
괜히 대재앙이라 불리는 게 아니다.
“혹시 급한 곳 있나?”
-아직은.
“그럼 주변 정리 들어갈 테니까. 혹시나 급한 곳 생기면 연락 줘.”
-알겠어.
장강호와 통화를 마친 김철수는 다음 장소로 이동하며 인벤토리를 열었다.
‘이제 복용해 볼까.’
데리우스에게 얻은 드래곤 하트.
김철수는 아직 드래곤 하트를 복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복용과 동시에 스킬이 봉인되기 때문이었다.
물론 봉인 시간은 길지는 않다.
고작 5분이었다.
하지만 안전한 상황도 아니고 몬스터들이 가득한 상황에서 5분은 고작이 아닌 매우 긴 시간이었다.
김철수는 드래곤 하트를 복용했다.
[드래곤 하트를 복용하셨습니다.] [5분간 스킬이 봉인됩니다.] [마나가 대폭 상승합니다.] [마력이 대폭 강화됩니다.] [육체의 불순물이 소량 소각됩니다.].
.
복용과 동시에 메시지가 주르륵 나타났다.
김철수는 흐뭇한 얼굴로 메시지를 보다가 문득 든 생각에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두 개밖에 못 먹는 게 아쉽네.’
데리우스에게 얻은 드래곤 하트는 총 세 개였다.
그러나 김철수가 복용할 수 있는 것은 두 개뿐이었다.
복용 제한이 있는 게 아니다.
그럼에도 한 개를 남겨야 되는 이유.
‘그래도 그쪽이랑 친분 맺으려면…….’
그 이유는 세 번째 유형의 초인들 때문이었다.
플레이어들은 한 길드에 속해 있는 게 아니다.
간택받은 자들 또한 한 교단에 속해 있지 않다.
세 번째 유형의 초인들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세력으로 나뉘어 있다.
그리고 그들에게 드래곤 하트는 엄청난 보물이었다.
김철수는 드래곤 하트를 통해 우호 세력을 확보할 생각이었다.
우호 세력이 없으면 버티기가 매우 힘들기에.
이전 삶에서 어떻게든 방법을 찾으려 했으나 답이 없었다.
우호 세력을 만드는 것이 최선이었다.
‘그러고 보니 양수진이랑도 빨리 친해져야겠네.’
양수진은 루드란교의 대사제였다.
그리고 루드란교는 세 번째 유형의 초인들 중 특정 세력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세 번째 유형 초인들의 등장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루라도 빨리 양수진, 루드란교와 친분을 두텁게 만들어야 했다.
* * *
푝!
무신기가 오크의 가슴을 관통했다.
그렇게 마지막 오크가 죽음을 맞이했고 무신기가 강림에게 돌아왔다.
강림은 혹시나 남아 있는 오크가 있을까 주변을 확인했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끝났네.’
강림은 바로 장제한에게 전화를 걸었다.
-예, 도련님.
“그쪽은 괜찮으시죠?”
-네, 괜찮습니다. 그리고 라숨교에서 곧 도착한다고 하니 완전히 정리될 것 같습니다.
“오, 생각보다 빠르네요.”
라숨교와 협약을 맺었다.
그러나 대침공이 시작된 이후였고 아직 제대로 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그런데 이렇게 바로 인원을 파견해 주다니?
라숨교에 대한 호감도가 한층 짙어졌다.
“그럼 전 마음 편히 다른 곳으로 가 보겠습니다.”
원래는 장제한이 있는 곳으로 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위험하지도 않은데 굳이 갈 필요가 없었다.
-예, 혹시 전해 드릴 정보가 생기면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필요하신 정보가 생기시면 언제든 연락 주시길.
“네.”
강림은 장제한과 통화를 끝냈다.
이어 강림은 권세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정리 다 끝냈어요.”
권세연이 전화를 받았고 강림은 미소를 지은 채 이야기를 나눴다.
“아, 다 보셨어요? 이제 좀 믿음이 가시죠? 그러니까 너무 걱정 마시고 건강부터 챙기세요. 저는 진짜 걱정 안 하셔도 되니까요.”
셸터 안에는 바깥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CCTV가 다수 있었다.
‘이제 걱정 좀 덜 하시겠네.’
듣기만 하는 것과 직접 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네, 여기에만 나타난 건 아니니까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상황 다 끝날 때까지는 셸터에 있으셔야 해요.”
강림은 권세연과 통화를 끝냈다.
그리고 어디로 갈지 잠시 고민했다.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여기서 가장 가까운 곳이 대한 건설 본사니까.’
강림은 대한 건설 본사를 향해 이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뒤 새로운 지역에 도착한 강림은 무수히 많은 몬스터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고블린이네.’
이곳 포털에서 나온 몬스터들은 전부 고블린이었다.
강림은 바로 무신기에 의지를 담았고.
푝! 푝! 푝! 푝! 푝!
두 무신기는 물 만난 고기처럼 활발하게 움직이며 고블린들에게 죽음을 안겨 주었다.
‘흠.’
강림은 속으로 침음을 내뱉었다.
‘이 녀석들도 없네.’
처음 마주했던 하피, 그리핀, 오크들만 없는 게 아닐까 싶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고블린들도 대다수가 코어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열 마리 중 한 마리 정도만이 코어를 가지고 있었고 코어에 담긴 기운은 딱 고블린의 수준만큼이었다.
‘이러면 코어 확보 좀 해 놔야겠는데?’
공급, 수요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상황을 보아하니 공급이 확 줄어들 것 같았다.
즉, 코어의 가치가 대폭 상승할 것이다.
강림은 장제한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다시 이동에 집중하며 생각했다.
‘다른 곳에도 카리우스 같은 녀석들 있으려나?’
카리우스는 블루 등급이었던 마르가스보다 훨씬 수준이 높았다.
강림이 보기에 카리우스는 레드 등급이었다.
아무리 대침공이라고 해도 다른 곳에 카리우스와 동급의 존재가 나타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수준이 떨어지는 보스급 몬스터는 여럿 나타났을 수 있다.
아니, 나타났을 것이다.
‘중원이었으면 나타나는 족족 씨가 말랐을 텐데.’
카리우스가 가지고 있던 드래곤 하트는 무림인들에게 보물이었다.
그것도 눈이 돌아갈 만한.
그보다 수준 낮은 보스급 몬스터들 역시 각자 수준에 맞는, 드래곤 하트 같은 영약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만약 중원이었으면 무림인들은 영약을 얻기 위해, 몬스터 사냥을 나섰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문득 든 생각에 강림은 흥미로움을 느꼈다.
‘중원에 대격변이 일어나면 어떻게 됐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