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ycoon has returned RAW novel - Chapter 92
제92화
92.
[특성 ‘칠전팔기’ 효과 발동!] [멸망의 근원 중 누군가 무주공산이 된 한국에 관심을 보입니다.]아주 충격적인 내용의 메시지였다.
김철수는 자신이 잘못 본 게 아닐까 몇 번이고 다시 메시지를 읽었다.
그러나 잘못 본 게 아니다.
그렇다고 잘못 이해한 것도 아니다.
‘이게 무슨.’
멸망의 근원 중 하나가 한국에 관심을 보인다니?
단 한 번도 겪지 못한 상황이었다.
하기야 이전 삶에서는 한국이 무주공산이 된 적이 없었다.
메리가드, 킬리아드라는 죽일 수 있었지만 아둔과 자르는 죽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둔과 자르가 죽어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그 둘이 다른 멸망의 근원들의 관심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을 줄이야?
‘누가 오는 거지?’
지금 중요한 것은 어떤 멸망의 근원이 한국에 관심을 보였냐는 점이다.
김철수는 퀘스트 ‘멸망의 근원’의 조건 목록을 확인했다.
그러나 본다고 바로 알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후보가 많아도 너무 많았다.
‘일단.’
김철수는 후보를 추리기 시작했다.
‘근처에 있는 녀석이겠지?’
머나먼 유럽, 아메리카 쪽에 있는 녀석들이 관심을 보였을 리 없다.
인접 국가인 중국, 일본 등에 있는 녀석들이 관심을 가졌을 것이다.
‘……열다섯 마리.’
김철수는 인상을 구겼다.
근처에 있는 녀석들로 추리고 추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다섯 마리나 됐다.
김철수는 후보 열다섯 마리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냈다.
‘이중에서 위험한 녀석들이…….’
모든 멸망의 근원은 위험하다.
그렇다고 수준이 전부 같은 것은 아니다.
특히 더 위험한 이들이 있었다.
‘브레아디오스, 사키오, 무란, 도크라 정도인가.’
타락한 용 브레아디오스.
분열의 사키오.
태산 무란.
신속의 도크라.
열다섯 마리 중 특히 위험한 넷이었다.
브레아디오스, 사키오의 경우 아둔, 자르보다 강했다.
그리고 무란, 도크라는 아둔, 자르와 비슷했다.
만약 이들 중 하나가 관심을 가진 것이라면?
‘근데…….’
김철수는 고개를 갸웃했다.
생각하다 보니 이상한 점이 있었다.
‘다 자기 영역이 있는 녀석들인데?’
열다섯 마리 전부 지역의 지배자들이었다.
‘자기 영역을 버리고?’
그들이 굳이 한국에 관심을 갖는다는 게 이상했다.
‘그러고 보니 관심을 가진 거지 온다는 게 아니잖아.’
메시지에 나온 단어는 ‘관심’이지 ‘방문’이나 ‘침공’이 아니었다.
말 그대로 관심만 가지고 멀찍이서 지켜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럴 리 없겠지.’
물론 희망 사항이었다.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0에 가까웠다.
말 그대로 멀찍이서 지켜보는 수준의 ‘관심’이었다면 메시지로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메시지로 나타난 것을 보면 ‘침공’일 확률이 매우 높았다.
‘만약 이 녀석들이 아니면…….’
김철수는 곰곰이 생각했다.
관심을 가진 멸망의 근원이 근처 열다섯 마리가 아니라면?
‘떠돌이들?’
모든 멸망의 근원들이 지역을 지배하는 것은 아니었다.
아둔, 자르처럼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이들이 있었다.
‘그러면 안 되는데…….’
김철수는 침을 꿀꺽 삼켰다.
특정 지역에 머물지 않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떠돌이 멸망의 근원들은 전부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떠돌이 중에서는 아둔, 자르가 최약체라 할 수 있을 정도였다.
‘강림 님이 있으니 막는 건 문제없겠다만…….’
최악의 경우는 당연히 ‘멸망’이었다.
그러나 멸망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
강림이 있기 때문이다.
아둔, 자르, 메리가드 마지막으로 킬리아드라까지.
홀로 전부 잡아낸 강림이다.
카디악 같은 최상위 존재가 나타나는 게 아니라면 분명 막을 수 있다.
말 그대로 막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막는 동안 엄청난 피해가 일어날 수 있다.
바로 그때였다.
[특성 ‘칠전팔기’ 효과 발동!] [멸망의 근원 중 누군가 무주공산이 된 한국에 관심을 보입니다.]새로 메시지가 나타났다.
“…….”
메시지를 본 김철수는 말을 잃었다.
기존에 나타났던 메시지와 똑같은 내용의 메시지였다.
‘둘이나?’
즉, 멸망의 근원 둘이 관심을 가진 것이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김철수는 방향을 틀었다.
그리고 서울로 달리며 생각했다.
‘어서 대책을 세워야 해.’
아직 금지 수복이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이 생겼다.
한시라도 빨리 이야기를 나눠야 될 것 같았다.
* * *
한소영의 집무실.
집무실에는 세 사람이 모여 있었다.
바로 강림, 한소영, 김철수였다.
“그게 무슨 소리예요?”
한소영이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반문했다.
“다른 곳에서 온다뇨? 왜요?”
“주인이 없는 곳이라 생각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김철수는 메시지 내용을 떠올리며 답했다.
메시지에는 ‘무주공산’이란 단어가 있었다.
즉, 멸망의 근원이 관심을 가진 이유는 주인이 없기 때문이었다.
“…….”
한소영은 말을 잃었다.
주인이 없다니?
그럼 이곳에 살고 있는 자신들을 뭐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멸망의 근원들의 사고방식이 참으로 궁금했다.
“시기에 대한 말은 없었나요?”
이번에는 강림이 물었다.
그러자 김철수가 난감한 표정으로 답했다.
“죄송합니다. 시기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관심을 가졌다는 이야기만 나타났다.
언제 어디에 나타나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음…….”
강림은 침음을 내뱉으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어차피 멸망의 근원들을 전부 잡을 생각이기는 했다.
그러나 그것이 국내에서 잡겠다는 뜻은 아니었다.
국외, 금지에서 잡을 생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에서 전투가 벌어지면 큰 피해가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언제 어디에서 나타날지 알 수 없다니?
“대비하기 힘들겠군요.”
“예, 아무래도…….”
김철수가 말끝을 흐렸고 한소영이 이어 말했다.
“몬스터 지도로 파악될지 모르겠지만 주시하고 있을게요.”
아둔, 자르, 메리가드, 킬리아드라.
한국에 있던 멸망의 근원은 넷이었다.
하지만 몬스터 지도에 표시된 것은 킬리아드라뿐이었다.
이번에 한국에 관심을 가진 멸망의 근원들이 몬스터 지도에 표시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만에 하나 표시가 된다면?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좋습니다. 그러면 일단 멸망의 근원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정체, 시기도 모르는 상황에 더 이야기해 봤자 시간 낭비일 것 같았다.
할 이야기가 없는 것이라면 모를까 처리해야 할 것들이 많은 상황이었다.
강림이 한소영에게 물었다.
“일단 카디악은 어떻게 하실 생각인가요?”
카디악교 대사제 장종석이 한소영을 죽이기 위해 라숨교에 왔다.
그러나 제갈무영이 있었고 장종석은 제갈무영에게 죽었다.
장종석의 죽음.
그 외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어떤 결정이든 빠르게 매듭을 지어야 될 것 같은데.”
그러나 이대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
그냥 묻고 넘어가면 오히려 카디악교에서 장종석의 죽음을 이용할 수 있다.
라숨교에서 장종석을 죽였다는 등등의 방식으로.
당장 전쟁을 하지 않더라도 이번 기회에 카디악교에 대한 이미지는 박살 내야 했다.
“그렇지 않아도 말씀드릴 생각이었어요. 조금 전에 신탁이 내려왔답니다.”
신탁이 내려오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심각한 일이었기 때문일까?
대화가 시작되기 조금 전 신탁이 내려왔다.
“정확히 ‘끝을 보라’라고 하셨어요. 다른 대륙에서도 전쟁을 시작할 것 같아요.”
“……!”
“……!”
강림과 김철수는 눈을 번뜩였다.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대륙에서도 전쟁이라니?
이러면 존망이 걸린 전쟁이나 마찬가지였다.
* * *
“그럼 먼저 가 보겠습니다.”
김철수가 떠났다.
그리고 강림 역시 한소영에게 인사를 하고 나왔다.
집무실에서 나오자마자 강림은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제갈무영을 볼 수 있었다.
“이야기는 다 끝났나?”
“응, 일단은.”
강림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리고 이어 물었다.
“넌 어때? 많이 배웠어?”
제갈무영은 한소영에게 가르침을 받고 있었다.
기간이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제갈무영의 재능을 알고 있는 강림은 얼마나 습득했을지 진척 상태가 궁금했다.
“하하, 물론! 내가 누구인가? 천뇌 제갈무영일세.”
제갈무영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
“처음 보는 개념이 많아 어지럽긴 하지만 한 달 정도면 소영 양을 따라잡을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이 드는군.”
제갈무영의 말에 강림은 싱긋 미소를 지었다.
한소영이 누구인가?
한국 최고의 연구원이었다.
몬스터 연구에 있어서는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1인자였다.
그런데 제갈무영은 그런 한소영을 한 달 만에 따라잡을 수 있다고 했다.
농담으로 하는 말이 아닐 것이다.
제갈무영은 배움에 있어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철저히 객관적인 사람이 된다.
즉, 늦어도 한 달이면 한소영을 따라잡을 것이다.
“근데 어떻게 하기로 했나?”
제갈무영이 물었다.
“배교, 아니, 카디악 녀석들 쓸어버리기로 했나?”
“응.”
“……!”
강림이 답했고 제갈무영은 눈을 번뜩였다.
당장에라도 뛰쳐나갈 것 같은 제갈무영의 반응에 강림은 재빨리 이어 말했다.
“바로는 아니고.”
강림 또한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 처리하고 싶었다.
그러나 세상의 인식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
적어도 카디악교에 대한 세상의 인식을 반전시켜 놓고 나서 진행해야 했다.
“3일. 늦어도 3일 뒤에는 시작할 거야.”
“3일이라…….”
제갈무영은 말끝을 흐리며 이를 악물었다.
“그때는 배움을 잠시 멈춰도 되겠나?”
“물론. 같이 가자구.”
“기대되는군.”
강림의 말에 제갈무영이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아, 그리고 확인할 게 있어.”
“……?”
이어진 강림의 말에 제갈무영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강림이 팔찌를 보이며 이어 말했다.
“이번에 새로 생긴 기능이 있거든 어떤지 한번 확인해 줬으면 해.”
보호막은 다른 이에게 부여할 수 있다.
제갈무영에게 보호막을 부여하고 어떤 느낌인지, 무슨 제약이 있지는 않을지 확인해 볼 생각이었다.
“알겠네.”
제갈무영이 답했고 강림은 바로 제갈무영에게 보호막을 부여했다.
스아악!
보호막이 생성됐고.
“호오?”
제갈무영은 감탄을 내뱉었다.
그리고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신기하군.”
“어때?”
“움직이는 데 아무런 방해도 없네. 내공 방출도 일말의 소실 없이 가능하고.”
제갈무영의 답을 듣고 강림은 생각했다.
‘생각보다 더 괜찮은 것 같네.’
처음에는 불만족스러웠다.
그런데 지금은 김철수의 말대로 확실히 만족스러웠다.
“근데 이거 이대로 있어야 되는 건가?”
“아니.”
강림은 고개를 저었다.
“회수 가능해.”
그리고 그 순간 제갈무영의 몸에서 투명한 보호막이 사라졌다.
제갈무영은 사라진 보호막에 아쉬움을 살짝 보이며 강림에게 물었다.
“이제 뭐 할 생각인가? 당장 카디악교는 가지 못할 테고 금지에 갈 생각인가?”
“아니.”
강림은 고개를 저었다.
“수련 좀 하려고.”
“……거기서 더 강해질 생각인가?”
“아직 부족하더라.”
“……?”
제갈무영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이도 아니고 강림에게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될 줄이야?
“내가 예전부터 궁금했던 것이 있는데 하나 물어봐도 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