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1405)
‘발굴 시간만 10년이 걸리던가?’
그냥 한두 기도 아니고 수백 기의 무덤이 발견되었고, 그 무덤은 모두 귀족가의 무덤이었던 듯 유물이 한가득 나왔다.
‘그리고 그 개발비는 우리나라 정부가 내는 게 아니지.’
우리나라의 잘못된 부분 중 하나인데, 이 경우 그 지역의 유물을 찾는 비용과 관련 비용은 그 개발의 담당자가 지도록 되어 있다.
‘말도 안 되는 개소리지.’
공사가 멈춘 것만 해도 억울해 죽을 판에 법에 그 조사비까지 내도록 되어 있으니 업자 입장에서는 눈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
‘뭐, 잘못된 법은 그렇다 치고.’
중요한 것은 팔각수에 엿을 먹이는 것이다.
그리고 이 정도면 충분히 팔각수에 엿을 먹이고도 남는다.
“중요한 건 결국 관심을 끌어내는 거야.”
“관심이라…….”
“그래, 후후후.”
노형진은 씩, 미소를 지었다.
“과연 팔각수는 어떻게 대응하는지 두고 보자고.”
* * *
“아, 덥다.”
“이럴 때 아이스크림 하나 빨면 좋겠다.”
“씨벌, 이 근처에는 가게 하나 없어요.”
결국 노형진이 투자하자 팔각수의 재정 건전성이 안정되었고, 최재철은 그걸 이유로 팔각수에 힘을 실어 줬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팔각수는 해당 지역 신도시 건축을 책임지게 되었다.
“이거 얼마나 걸릴까?”
“글쎄, 한 3년은 걸리지 않을까?”
“한 4년은 더 걸리지 싶은데?”
더운 여름에 태양을 피해서 쉬고 있던 직원들은 짜증스럽다는 듯 하늘을 바라보았다.
“좋게 생각해. 당분간 잘릴 걱정은 없잖아?”
“그건 그런데…….”
툴툴거리는 직원들.
그때였다.
“반장님.”
“응? 왜?”
땀을 뻘뻘 흘리던 작업반장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젊은 남자를 보면서 물었다.
“일할 만해?”
“네.”
“그런데 어쩐 일이야? 지금은 쉬는 시간인데, 더운데 일하려고?”
“그게 아니라요, 이런 게 나와서요.”
“뭔데?”
손을 앞으로 내밀던 반장은 손에 놓이는 돌덩어리와 고리처럼 생긴 뭔가를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이게 뭐야? 돌?”
“돌이 아니라 불상 같은데요?”
“불상?”
“네. 이거 무척 오래된 불상 같아요.”
반장은 한여름임에도 불구하고 등골이 서늘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뭐라고? 오래된 불상?”
“네.”
“그래? 누가 버렸나?”
그는 애써 모른 척하려고 했다.
하지만 상대방은 그렇게 둘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건 아닌 것 같은데요. 반대쪽 건 목걸이예요.”
“목걸이?”
“네. 그거 되게 오래되어 보이는 것 같은데.”
‘이런 싯팔.’
반장쯤 되면 문화재 신고에 관한 법류에 대해 알고 있다.
그리고 그런 경우 자신들의 공사가 완전히 물 건너갈 뿐만 아니라 손해 역시 심각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이런 염병.’
“이거 어쩌죠?”
“이거 어디서 나왔는데?”
“저쪽요.”
“가 보자.”
뜨거운 한여름의 태양도 그의 다급한 마음은 막지 못했다.
그는 몇몇 인부들을 데리고 어디론가 향했다. 그리고 젊은 남자가 가리키는 곳을 파도록 시켰다.
인부들은 한여름에 뻘짓을 시킨다면서 툴툴거렸지만 어쩔 수 없이 땅을 파기 시작했다.
잠시 후, 별로 깊게 파고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오래된 물건 몇 개가 튀어나왔다.
“이게 뭐야?”
“이게 뭐시여, 시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게 뭔지 모르는 듯 고개를 갸웃했지만 그중 한 명은 상당히 곤혹스러운 얼굴이 되었다.
“이거시 뭐시여? 유물 아녀? 아이고, 망해 부렀네.”
“뭔 소리야?”
“유물 아녀, 유물! 유물이 나오면 공사고 뭐고 다 글렀다고. 내가 전에 그래서 일하다가 쫓겨났잖어.”
한번 경험이 있는 누군가의 말에, 직원들은 당혹스러운 표정이 되었다.
“누가 그래요?”
“야?”
“누구 이게 유물이랍니까? 이건 누가 버린 겁니다. 아셨지요?”
“버린 거요?”
“네. 이거 누가 쓰레기 버린 거예요. 아셨지요?”
직원들은 눈을 마주치고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여기서는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겁니다. 다들 자리에 가서 일하세…… 아? 아니, 오늘 일당 줄 테니 오늘은 이만 퇴근들 하세요.”
그렇게 말한 작업반장은 다급하게 사무실로 전화하더니 곧 봉투를 들고 왔다.
“오늘 낮에 고생하셨으니 좀 더 넣었습니다.”
그걸 받아 든 직원들의 눈에서 불이 켜졌다.
제법 두툼한 것이, 절대로 일당만큼만 들어온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감사합니다.”
“오늘은 쉬고 내일 나오세요.”
“네.”
그들이 퇴근하고 난 후에 작업반장은 서둘러 어디론가 전화했다.
“접니다. 네,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는 사람이 없는 곳으로 들어가면서 통화하고 있었다.
그리고 멀리서 어떤 눈이 그런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 * *
쿠르르르.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움직이는 불도저. 그리고 그 뒤에서는 한 대의 포클레인이 움직이고 있었다.
“일단 다 뒤집고 난 후에 불도저로 밀어!”
반장은 짜증스럽게 말했다.
그러자 불도저 운전사는 불안한 듯 그를 보면서 물었다.
“이래도 됩니까?”
“이래도 됩니까가 아니라 이래야 한다고! 너, 이거 얼마짜리 공사인 줄 알아?”
“그건 아는데…….”
“씨발, 이게 알려지면 우린 다 죽는 거야.”
불도저 운전수는 조용히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오늘 중으로 다 밀어내야 해. 그리고 이 주변에 다른 게 있는지 확실하게 체크하고.”
지난 며칠간 그 주변을 파 보니 적잖은 유물이 나왔다.
그걸 놔두면 공사고 뭐고 모조리 물 건너간 셈이기 때문에 위에서 모조리 밀어 버리라고 해서 그들은 중장비를 동원한 것이다.
“하나도 남김없이 빠개 버려!”
반장의 고함 소리와 함께 중장비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들은 누군가가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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