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8 Books of the Court's Drama RAW novel - Chapter 178
178. 완성 공방전 2 … 완성 함락과 장합 격퇴!
완성(宛城).
한때 원술의 근거지였고, 그 후 이곳에 터를 잡은 장수가 조조를 격퇴하였다.
그러고 나서 장수는 책사 가후의 진언대로 조조에 항복을 하였다.
그런데 조조가 장수의 숙모 추 씨를 첩으로 삼자, 이에 크게 분노한 장수가 조조를 기습하여, 조조의 맏아들 조앙과 호위무사 전위가 사망한 곳이 바로 이곳 완성이다.
완성은 위치한 땅의 형세가 높고, 양양성 못지않은 넓고 깊은 해자와 함께 다섯 장(약 15m)에 달하는 높은 성벽이 있기에, 공격하여 깨트리기가 여간 어려운 성이 아니었으니, 난공불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나는 본격적인 공격에 나서기 전에 완성을 살폈고 내가 알고 있는 정보대로 완성이 치기 힘든 성임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였다.
‘완성은 높은 지세에 위치한 데다 또 저렇게 높은 지대에 다섯 장의 성벽까지 쌓았으니 실제의 성의 높이는 열 장(약 30m)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겠구나. 거기다 너비가 다섯 장에 깊이까지 한 장(약 3m)은 되어 보이는 해자까지 있으니, 양양못지 않은 난공불락의 성인 게야.’
내가 마초에게 비단 주머니의 쪽지 하단에 포위만 하라고 주문한 것도, 완성이 웬만한 공격으로 떨어뜨릴 수 없는 성이기 때문에 그리한 것이다.
즉, 마초의 분군은 야전의 싸움에서는 적을 충분히 깨트릴 수 있을지 모르나, 공성에서는 불리한 점을 가지고 있었고.
반면, 본군은 공성병기를 보유하고 있으니 공성전에 유리하다 하기에, 이끄는 본군이 올 때까지 분군이 포위만 하도록 지시한 것이다.
* * *
완성의 성루 위에서 유심히 한군 진영을 살피던 만총은 마침내 본군을 이끌고 법정이 완성에 도착하자 절로 한숨이 나왔다.
‘결국 법정이 본군을 이끌고 완성에 나타났구나!’
그리고 법정에게 여러 차례 호되게 당한 조인은 법정이 모습을 나타내자 기겁을 하였다.
“저… 저! 야차 같은 법정 놈이 기어코 완성을 치기 위해 왔구나!”
조인이 법정을 보고 두려움에 떠는 것을 본 만총은 속마음을 숨기고 단호한 어조로 조인에게 말했다.
“장군, 이곳 완성은 높은 지세에 세워진 성으로 성벽까지 높습니다. 게다가 해자까지 깊고 넓으니 아무리 법정이라 해도 쉽게 이 성을 넘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법정의 공격을 잘 막아내기만 한다면 필시 낙양의 대장군이 보낸 구원군이 도착하여 촉적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만총의 말에 조인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결국 법정에 맞서 싸우기로 하였다.
“진남장군의 말에 일리가 있소. 알겠소. 내 이 완성을 믿고 원병이 올 때까지 싸울 것이오.”
* * *
나는 예의 그러하듯이 공성무기를 이번에도 완성 공방전의 주역으로 사용하기 위해 성을 향해 공성병기를 배치하였는데, 완성의 지세가 높은 곳에 위치한 데다 성벽마저 높고 그 주위를 해자가 가로막고 있었기에, 벽력거의 공격이 과연 먹혀들지 의문이 들었다.
즉 기존의 평지에서 성을 향해 벽력거의 돌덩이를 발사할 때는 어느 정도 높이가 맞아 제대로 된 타격을 가할 수 있었다면, 이번에는 아래에서 위로 바윗돌을 날려 보내는 데다, 해자를 지나서 완성을 때려야 했기에, 아무래도 그 위력이 감세되는 측면이 있을 터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아군의 벽력거를 믿기로 하였으니.
곧 나는 학익선을 들어 공격을 시작하게 하였고, 예의 벽력거가 기동하며 바윗돌을 적 성을 향해 날려보냈다.
그리하여 벽력거가 발사한 바윗돌이 완성을 향해 날아갔으나, 역시 아래에서 위로의 공격이었던 데다 해자를 지나야 했기에, 돌덩이는 적의 성벽을 때리지 못하고 해자에 빠지고 말았다.
그리고 적의 성벽을 때린 바윗돌도 겨우 성벽의 아랫부분을 닿았을 뿐으로 큰 타격을 주지 못하였다.
완성의 성루에서 한군의 벽력거가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을 본 조인과 만총 등은 잔뜩 긴장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군의 벽력거 공격이 완성에 거의 타격을 주지 못하자, 조인은 ‘언제 법정이 두려워 벌벌 떨었냐’라는 듯이 기고만장해져서 법정을 비웃었다.
“하하하! 법정 저놈이 날려보낸 돌덩이가 이 완성의 해자도 건너지 못하고 빠지고 말았구나! 법정 이놈! 겨우 그런 공격으로는 이 철옹성을 어찌하지 못할 것이다! 지난번에는 겨울이라 법정 네놈이 얼음벽을 만들었을지는 모르나, 지금은 봄이니 아무리 네놈이라도 어쩔 수 없으리라!”
이러한 조인의 말에 곁에 있던 만총은 경계를 늦추지 않았는데, 그것은 이번에 법정에게 크게 당했기에, 법정의 무서움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전장에서 직접 상대한 법정이라면 분명 방법을 찾을지 몰라. 그렇기 때문에 놈에 대한 경계를 늦추면 아니 되는 것이지.’
하나, 이에 반해 조인은 그렇게 법정에게 당해 놓고도 법정의 공격이 한번 먹혀들지 않는 것을 보고 경계를 풀었던 것이니, 그 대가가 어찌할지 지켜보도록 하자.
* * *
나는 벽력거의 공격이 완성의 해자도 넘지 못하는 것을 보고는 거기서 공격을 멈추게 하였다.
그리고 추가 공격에 들어가지 않고 완성에 대한 공략 방법에 고심하였다.
‘벽력거의 공격이 완성의 해자도 넘지 못하다니… 음… 그렇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말인가.’
그러한 순간 나의 뇌리를 스치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징검다리였다.
‘그래! 징검다리! 징검다리를 만드는 것이야!’
그렇게 방법이 떠오른 나는 다시 학우선을 펼쳐들어 벽력거를 다시 가동하라는 명을 내렸다.
그러자 나의 명을 전하는 미위가 잠시 머뭇하며 나에게 말했다.
“대사마, 벽력거의 공격이 적의 해자도 넘지 못하는데 어찌 다시 벽력거를 가동하라 명하시는 것입니까?”
이에 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것은 곧 알 수 있을 것이네. 하니 어서 명을 전하게.”
내가 이렇듯 자신을 하자, 미위는 내가 무언가 방법을 찾았다는 것을 알고는 곧 벽력거를 기동하는 병사들에게 명을 전하였다.
그리하여 다시 벽력거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바윗돌은 역시 해자를 넘지 못하고 해자에 빠졌다.
한군이 날린 바윗돌이 다시 해자에 빠지고 말자, 조인을 이를 보고서 법정을 실컷 비웃었다.
“법정 놈의 고집도 보통이 아니구나! 분명 완성의 해자를 넘지 못하는 것을 제놈도 보았을 텐데. 또 같은 공격을 하다니. 한데 놈이 고집대로 하는 것이 참으로 어리석지 않은가!”
하지만 적장의 수를 잘 들여다보는 만총은 이것이 법정의 수임을 간파하였다.
“앗! 그렇구나! 그런 방법이… 장군, 법정이 저 벽력거를 가동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만총의 다급한 말을 들은 조인이 만총에게 물었다.
“아니, 법정 놈이 아무리 공격해도 완성의 해자에 놈이 날린 돌이 빠지는데 무엇을 멈추라는 것이오?”
그러자 만총이 즉각 답을 하였다.
“아무래도 법정이 해자를 모두 바윗돌로 매울 모양입니다.”
그랬다.
법정은 바윗돌을 날려 해자를 메꿔 완성으로 이르는 길을 만들려는 것이다.
* * *
조인은 만총의 말을 듣고 ‘아차!’ 싶어 병사들에게 화살을 날리게 하지만 화살이 한군의 벽력거에 맞을 리 만무하였다.
성의 해자가 넓은 것은 반대로 수비 측에서 화살을 날려도 적에게 쉽게 닿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리하여 완성의 조위군이 화살을 날려도 한군의 벽력거에 생채기조차 내기가 어려웠다.
나는 벽력거의 바윗돌을 *정확하게 날리게 하여, 해자에서 성벽으로 향하는 길을 만들게 하였으니, 바윗돌은 해자에서 성벽으로 거의 일직선의 형태로 쌓였다.
[* 벽력거를 조종하는 병사들이 그만큼 숙련이 된 것이다.]이렇게 되자 쌓인 바윗돌을 밟으면 발목 정도만 잠긴 채로 완성에 다다를 수 있게 되었다.
나는 벽력거가 날린 돌덩이가 나의 생각대로 징검다리를 만들어 내자, 즉시 무당감 맹획에게 명을 내려 그가 무당비군을 이끌고 완성을 공격하게 하였다.
그러자 맹획은 지난번 무관 때처럼 정예 결사대를 직접 이끌고 정과 망치 그리고 밧줄을 들고, 법정이 만든 징검다리를 밟고서 성벽을 향해 내달렸고, 그 뒤를 나머지 무당비군이 따랐으니, 순식간에 그들은 성벽에 다다랐다.
이렇게 성벽에 도착한 맹획과 정예 병사들은 성벽에 정을 박고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에 성벽 위의 조위군이 돌을 떨어뜨리고 화살을 쏘아 이를 막으려 하였다.
하나, 3인 1조로 2명이 방패로 막아서고 한 명은 그 아래서 정을 박았기에, 조위병의 화살과 돌은 큰 타격을 주지 못했다.
그렇게 박은 정을 밟으며 맹획 등은 성벽 위를 향해 움직였고, 그 사이 황서의 궁수대가 뒤에 도착해 무당비군을 엄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황서는 예의 점사로 수비병을 한발 한발 정성스레 꿰뚫으며 맹획을 확실하게 엄호했던 것이다.
* * *
맹획 등의 여럿은 이번에도 날다람쥐처럼 박힌 정을 밟고 올라 성벽 위에 올라섰다.
맹획은 결사대와 함께 즉시 성벽에 여러 곳에 밧줄을 매달아 아래로 떨어뜨렸고, 이 밧줄을 붙잡고 무당비군이 성벽을 오르기 시작하니, 얼마 있지 않아 많은 무당비군이 성벽 위로 올라왔다.
이에 조인은 병력의 상당수를 보내 성벽 위로 올라온 무당비군을 공격하게 하였으나, 용맹한 무당비군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고, 점점 더 많은 무당비군이 성벽 위로 올라와 조위군을 밀어붙였다.
이렇게 전황이 불리하게 바뀌었음에도 조인과 만총, 장패는 최선을 다해 한군을 막으려 하였다.
하나, 점점 성벽 위로 오르는 한의 병력이 더 늘어나니, 이대로 가다가는 성이 함락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한편, 나는 성 밖에서 미위의 호위를 받아며 수레에 올라 아군의 공격을 지켜보며 지시를 내리고 있었는데, 그때 척후로부터 적의 구원군이 오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바로 완성이 떨어지기 직전에 *조진의 명을 받은 장합이 수만의 병력을 이끌고 구원을 온 것이다.
[* 완의(조인의) 구원 요청을 접한 조진은 처음에는 망설였으나, 장합의 설득에 곧 마음을 정하고 장합에게 명을 내려 완을 구원하게 한 것으로, 장합이 예상보다 빠르게 완성에 다다를 수 있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으니, 그에 대해서는 후술하기로 하겠다.]하나, 나는 이미 이에 대한 대비를 해두었던 것이니.
바로 나의 명에 따라 마초와 장비, 강유가 기병 6천을 이끌고 장합을 요격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마초와 장비 등은 이전에도 완의 구원군을 기습 요격하여 크게 격파한 것처럼, 이번에도 장합의 수만 병마를 들이쳤다.
중앙에 마초, 좌에 장비, 우에 강유가 각각 2천의 기병을 거느리고 장합군을 세 방면에서 공격하였고, 장합은 갑작스레 기습해오는 한의 기병에 크게 패하여 퇴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 * *
한편 완성의 조인과 만총 등은 불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구원군이 올 때까지 더 버텨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그러한 때 마초 등이 포위망에서 빠지게 되자, 이를 위연, 왕평 등의 보병이 이 자리를 메우게 되었는데.
이를 확인한 만총은 조인에게 적의 북쪽 포위가 보병만 있게 되어 충분히 뚫어볼 수 있다고 건의하였다.
이에 조인은 만총의 의견을 받아들여, 북쪽 즉, 낙양 쪽 성문을 연 다음 대부분의 병력을 이끌고 나갔다.
낙양 쪽 성문을 포위하던 위연과 왕평은 갑작스레 성문을 열고 공격해오는 조인군에 맞서 싸우게 되었다.
그리고 이를 목도한 나는 무당비군에게 명해 얼른 성을 접수하게 하고, 즉시 성문을 열게 하는 한편, 북쪽으로 달아나려는 적의 뒤를 치게 하였다.
이어서 황서에게 명해 성벽 위로 올라가 도망치는 적을 향해 화살 공격을 퍼붓게 하였다.
이렇게 되자 조인군은 한군에 의해 앞뒤로 막힌 게 된 데다(앞에는 위연, 왕평군 뒤에는 무당비군) 성벽 위에서는 황서의 궁수대가 쏘아대는 화살에 꼼짝없이 다 죽게 생겼다.
이에 만총은 ‘앞을 막고 있는 적의 보병을 뚫지 않으면 모두가 죽는다’라고 소리치며 병사들을 독려하니, 병사들은 살기 위해서라도 악착같이 위연군과 왕평군을 공격하였다.
그리하여 한군이 뒤로 밀리게 되었고, 이때 만총은 장패와 함께 2천의 정예를 이끌고 조인을 호위하며 끝내 한군의 포위망을 뚫어내는데 성공하니, 그 길로 조인과 만총, 장패는 낙양으로 꽁지 빠지게 도망을 쳤다.
그리고 나는 무당비군이 활짝 열어젖힌 완성의 성문으로 양양 보병을 이끌고 들어가 완성을 함락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