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8 Books of the Court's Drama RAW novel - Chapter 65
65. 촉의 마지막 불꽃, 이 역사에서 활활 타오를 것인가
나는 농서 땅에서 대왕 유비를 대담하게 암살하려 했던 적장을 알아내고는 크게 놀라는데 그 적장은 바로 강유였던 것이다!
‘적장이 강유였다니! 강유는 아직 나이가 어려서 임관을 하지 않았을 터인데. 원래라면 적어도 6년이 지난 후에 나타날 것인데 어째서 강유가 이렇게 빨리 그것도 농서 땅에 있는 것이지?’
그랬다.
원 역사와는 다르게 강유는 훨씬 일찍 그것도 남안, 천수 방면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농서 땅의 위 군으로 있었던 것이다.
‘대왕을 괴롭히던 적장이 강유라… 상대가 누구인지 알았으니 이제 강유의 약점을 이용하여 강유를 회유해야겠지.’
그리하여 나는 강유의 약점이 무엇인지 생각을 하였는데 그것은 바로 강유의 친족이었다.
나는 원 역사에서처럼 강유의 가족이 천수 땅 기현에 있는지 확인을 하였는데, 이 역사에서도 강유의 친족은 기현에 머물고 있었다.
유비가 1군을 이끌고 북벌에 오르며 마초를 선봉장으로 삼아 남안, 천수에 나타나니 이 일대의 강족과 저족은 마초에 호응하여 위의 지방정부에 반기를 들고 일어섰고 대부분의 위나라 관리들이 살해를 당하였다.
마초는 이어서 서량으로 계속 진군을 하였고, 유비는 남안, 천수의 정비를 하면서 강족 등을 위로하고 촉의 백성으로 삼겠다고 약속을 하며 더 이상의 살생을 금하였다.
이리하여 남안, 천수 일대의 위나라 백성들은 목숨을 구할 수 있었는데 기현의 강유의 친족도 유비의 이 조치로 무사하였던 것이다.
유비는 이어서 아직 반항을 이어가던 농서 땅을 공략하였으나, 강유의 유격전술에 걸려들어 크게 고전을 한 것이다.
* * *
나는 언제 있을지 모르는 강유의 또 다른 기습에 철저한 방비를 한데 이어서, 강유의 친족이 기현에 있음을 확인하고는 내가 직접 강유의 친족을 만나러 갔다.
강유의 친족은 기현에서 어느 정도 가문을 이루고 살고 있었다.
나는 강유의 친족에게는 강유가 아군에 합류하게 되면 높은 직위가 내려질 것이고, 친족 또한 편안한 삶이 보장될 것이라며 강유의 항복을 설득해달라 요청하였다.
이에 친족 중 한 명이 강유를 설득할 수 있는 것은 강유의 모친이라면서 나를 모친에게 안내하였다.
그렇게 나는 강유의 홀어머니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선물을 준비하여 강유의 어머니를 찾아뵙고 몇 마디 말을 나누었는데, 나는 강유의 성정이 바로 어머니를 닮았을 것이라 확신하고는, 마치 강유를 설득하듯이 강유의 어머니를 설득했으니, 바로 대의명분을 내세웠던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강유의 어머니에게 강유는 인재이니 천자에게서 제위를 찬탈한 역적 조비를 따를 것이 아니라 한 황실의 부흥을 위해 분연히 대군을 일으킨 한 황실의 큰 어른인 유비를 도와야 한다고 설득하였다.
강유의 모친은 말없이 나의 말을 듣더니 한참 동안의 침묵을 한 후에 나에게 이리 묻는 것이었다.
“상서령 내가 어찌하면 되겠습니까?”
강유의 모친이 이렇게 직설적으로 화통하게 물어보니 강유를 만나지 않았어도 강유의 성격이 그대로 보이는 듯하였다.
이렇게 강유의 어머니를 설복한 나는 강유의 모친에게 무언가를 부탁하게 되었던 것이다.
또한 나는 강유의 어머니로부터 강유에 대한 처음부터 끝까지의 일을 소상하게 듣게 되었는데 그에 대해서는 아래의 설명과 같다.
213년 마초가 강족들과 연합하여 조조와 대결을 펼치게 되었을 때 당시 강유의 아버지인 강경은 기현의 중랑으로 강족의 공격으로부터 기현 태수를 구하려 하였으나 전사하고 만다.
이로써 강유는 아버지를 죽인 것과 마찬가지인 마초에 대한 복수를 다짐했던 것이다.
한편 당시 어린 강유는 언젠가 출세하여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떨칠 것에 관심이 많았다.
그리하여 강유는 마치 유비처럼 유협 집단을 이루고 이 유협 일행 중에서 자신을 따르는 무리들을 은밀히 따로 모아 언제든 강유를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는 *결사대를 만들었다.
[*이는 정사 삼국지 강유전에도 나와 있는 내용이다.]그리고 유비가 북벌을 시작하기 1년 전인 220년, 18세가 된 강유는 기현 태수를 찾아가 아버지의 직책이었던 중랑을 이어받게 해달라고 요청하였다.
이 당시 지방의 호족들은 아버지의 직책을 그대로 아들이 물려받는 일이 거의 당연한 것이었다.
강유의 기개를 좋게 본 기현 태수는 강유에게 강경의 직책을 그대로 물려주어 중랑으로 임명하였다.
이 시대에는 이렇게 스무 살도 되기 전에 임관을 하는 것이 사실 희귀한 일도 아니었다.
일례로 강동의 호랑이 손견의 뒤를 이어 강동에서 소패왕으로 군림하며 오나라를 사실상 만든 것이나 마찬가지인 손책의 경우도 원술의 휘하로 임관하였을 때의 나이가 19세였다.
그리고 능통은 이보다 더 어린 15세의 나이로 임관을 하였으니, 그것은 오가 황조와 벌인 강하 전투에서 선봉을 맡은 능통의 아버지 능조가 황조의 부하 감녕의 화살에 맞아 죽음을 맞이하자, 손권은 능조의 아들인 열다섯 살의 능통을 별부사마로 삼아 능조의 병사들을 거느리게 하였던 것이다.
아무튼 이렇게 약관도 되기 전에 임관한 강유는 기현에서 짧은 문무관의 경험을 하였고, 기현 태수는 강유의 능력이 자신의 생각보다 뛰어난 것을 보고는 상관에 강유를 천거하였다.
이에 강유는 농서 땅의 관리로 임명되어 농서 태수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게 되었다.
그리고 유비가 북벌을 시작하자 농서 땅의 강족들이 유비의 선봉장인 마초에 호응하여 반란을 일으켰고, 강유는 아버지인 강경이 그러했듯이 농서 태수를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강족들의 공격을 막지 못하고 농서 태수가 사망하니, 강유는 간신히 목숨만 구하여 도망을 쳤다.
강유는 이때 문관으로서 농서 태수를 보좌하고 있어서 자신이 기른 결사대와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강족을 막지 못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강유는 곧 결사대를 호출하고 이어서 결사대와 함께 흩어진 위 군을 수습하여 농서 땅으로 진군해 오는 유비 군을 유격전으로 괴롭혔다.
강유가 이 일에 정말 사력을 다한 이유는 바로 대의를 중요시하는 강유가 조국인 위나라를 위해 적인 촉군을 막아내려 한 것이 첫 번째였고, 원수인 마초를 등용한 유비가 마초를 선봉장으로 내세워 북벌까지 나섰기에 마초에 대한 복수심이 유비에게까지 옮겨붙었던 것이 두 번째 이유였다.
* * *
나는 이상의 내용을 강유의 어머니로부터 듣고는 역시 이 역사에서도 강유는 인물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오히려 원 역사보다 더 어린 나이에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니 이런 젊은 장수를 얻는다면 아국에 커다란 전략 강화가 있을 터였다.
나는 강유의 어머니에게 강유가 어떠한 학문을 좋아하고 주로 공부하였는지 물었고, 강유가 바로 대왕 유비의 스승인 노식의 동문인 정현의 학문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현의 학문은 대의를 특히 중히 여기는 것으로, 강유가 정현의 학문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는 강유가 대의명분을 중히 여김을 뜻하는 것이니 역시 모전자전이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강유의 이러한 성정을 이용하기로 했다.
바로 나의 부탁으로 강유의 모친이 강유에게 보내는 당귀에 나의 서신을 몰래 숨겨두었던 것이다.
* * *
[농서 땅 강유의 진영]강유는 촉의 군주 유비를 거의 암살하는 데 성공할 뻔하였으나, 갑작스레 나타난 촉의 구원군에 쫓겨 뜻을 이루지 못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강유는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육성하였던 결사대의 상당수를 잃게 되었으니, 앞으로의 유격전이 전과는 다르게 어려울 것이 분명하였다.
그럼에도 강유는 남은 결사대와 위 군을 이끌고 촉군을 기습하였으나 전과는 다르게 촉군의 방비가 철저하여 강유의 공격을 쉽게 격퇴하였다.
그와 동시에 촉군의 포위망은 점점 좁혀 왔으니 이제 강유가 피할 곳을 찾기가 쉽지 않게 되었다.
‘내가 촉왕 유비의 특성을 철저히 파악하여 적재적소의 매복으로 유비를 척살하기 일보 직전까지 갔는데… 하필 그때 적의 구원군이 나타날 줄이야. 이리 되면 다시는 촉왕을 암살할 수 있는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을 터인데.
거기다 아군 결사대의 상당수를 잃어 기습 공격이 예전만 못한데 다 촉군의 대처가 기민하여 아군의 공격을 쉬이 막아내고 있어. 그리고 나를 마치 물고기 몰 듯 몰며 점점 고립무원의 상황으로 만들고 있으니 이를 극복하려면 상당히 힘들겠어.’
그렇게 강유는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을 산채에서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그때 기현의 모친이 보내온 물건을 받게 되었던 것이다.
‘기현에 계신 어머니께서 물건을 보내오시다니. 그렇다는 이야기는 기현의 친족이 무사하다는 말이로군!’
강유는 기쁜 마음으로 어머니가 보내온 보따리를 펼쳐 보았는데 거기에는 당귀가 들어있었다.
‘당귀(當歸)!’
당귀, 한자 뜻풀이를 하면 ‘(모든 것은) 마땅히 (순리대로) 돌아온다’라는 말로 이를 바꿔 풀이하자면 순리를 따르라는 의미도 된다.
영민한 머리를 가지고 있는 강유는 어머니가 보낸 당귀만 보고도 기현의 친족이 촉군에 회유되었음을 알아챘다.
‘어머니와 친족이 촉의 회유에 넘어갔구나. 그리하여 어머니는 나에게 촉군에 투항하라는 의미로 당귀를 보낸 것이야.’
강유는 어머니가 보낸 당귀를 보고 마음이 동요하였으나, 작금 자신의 대의는 조국인 위나라를 따른 것이기에 어렵사리 흔들리는 마음을 다 잡으려 했다.
그런데 보따리에는 당귀 이외에 서신이 한통 들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법정이 강유에게 보낸 서신이었다.
서신의 봉투 겉면에는 큼지막하게 ‘한나라 상서령 법정’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한나라 상서령 법정? 어디서 들어본 이름인데… 잠깐! 그 한중 공방전에서 선제(조조)를 곤경에 빠트린 촉의 책사가 아닌가!’
한중 공방전이 끝난 것은 219년으로 불과 2년 밖에 지나지 않았기에 강유는 똑똑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이렇게 촉군이 무적 같아 보이던 조위 군을 정면에서 맞붙어 깨트리고 한중을 차지한 일은 곧 이곳 옹양주 지역에도 알려지게 되었고, 조위 장수 하후연을 척살한 황충과 신묘한 계책을 낸 법정의 이름이 적어도 해당 지역의 위나라 관리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었다.
강유 역시 위나라의 관리였고, 거기다 언젠가 촉의 공격이 있을 것을 예상하여 촉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있었기 때문에 법정의 이름을 알고 있던 것이다.
그러한 생각을 하며 강유는 법정이 보낸 서신을 뜯어보았고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었다.
거기다 대왕의 군은 동북으로도 치고 나가 상용을 되찾고 양번까지 점령하는 쾌거를 거두었소. 이렇게 대왕께서 단시간에 조적으로부터 땅을 되찾을 수 있었던 데에는 역적 조비를 벌하고 천하의 질서를 바로잡기를 바라는 백성의 염원이 있었기 때문이오.
이미 천수 지역은 대왕께서 다스리는 영토가 되었소. 그리고 천수 기현 땅의 모친께서도 천하의 대의가 대왕께 있음을 인정하시고 아국의 백성이 되시기로 하셨소. 이렇듯 강 중랑의 고향 땅이 대왕의 품에 들었고, 모친께서도 대왕의 백성이 되었으니 강 중랑이 마땅히 돌아갈 곳으로 돌아와 대왕에게 귀부하여 대왕의 역적 조비 토벌에 동참하여야 할 것이오.]
법정의 서신을 읽은 강유는 한참을 고민하였는데, 작금 천하의 대의에 대해 생각하면서 어머니가 보낸 당귀를 또 한참을 쳐다본 다음 마침내 촉에 투항할 결심을 하였다.
그리하여 강유는 곧 백기를 들고 결사대와 위 군을 이끌고 1군의 진영으로 향하였고, 나는 강유가 항복했다는 급보를 전해 듣자 한달음에 진영 밖까지 나가 강유의 투항을 반겼다.
강유는 아직 어린 티가 많이 나는 젊은 청년으로 상당히 준수한 외모를 지닌 자였다.
나는 강유를 향해 포권을 취하며 인사를 하였다.
“내가 바로 그대 *백약(伯約, 강유의 자)에게 서신을 보낸 상서령 법정이오.”
[*강유는 열여덟의 어린 나이에 임관을 하여 바로 어른 대접을 받았기 때문에 자 또한 일찍 사용했던 것이다.]강유는 나 법정을 보고는 잠시 흠칫하더니 역시 공수를 취하며 나의 인사에 화답하였다.
“어리석은 항장이 상서령께 인사 올립니다.”
나는 그런 강유에게 군주인 유비가 기다리고 있으니 어서 대왕을 뵈러 가자고 청하였다.
나는 강유를 1군 지휘막사로 데려갔고, 대왕 유비 그리고 장비 등의 제장들은 농서의 위 군 유격 대장이 한참은 젊은 장수라는 것을 알고는 놀란 눈치였다.
나는 강유를 유비에게 데려가 인사를 시켰고, 유비는 강유의 지난 잘못을 용서하고 강유를 아문장으로 삼았다.
이리하여 강유는 아군의 당당한 일원이 되었던 것이다.
이렇게 이 역사에 일찍 모습을 드러낸 강유였으니, 원 역사에서 촉의 마지막 불꽃이었던 그가 이 역사에서는 과연 활활 타오르는 불길이 될 것인 귀추가 주목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