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Follicle Exhibition RAW novel - Chapter 720
719화 방사 사자묘(史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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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묘.
그는 방사다.
비장방처럼 선단을 연단하여 도를 얻으려는 자도 아니고, 극검처럼 심신을 수련하여 도를 얻으려는 자도 아니다.
좌자 같은 용성자들이 여인의 음기를 취하는 방중술로 도를 얻으려 하지만 그들과도 궤를 달리 하는 방사가 바로 사자묘였다.
연단으로 도를 구하는 것이 정(正)이라면 용성은 사(邪). 부적과 주술은 좌도방문이라 할 것이다.
사자묘는 그 중에서도 좌도방문으로 분류되는 부적과 주술로 이름을 날리던 자였다. 물론 그런 수법들이 정말로 효험이 있는지 없는지 여부는 알 방도가 없다. 그저 그가 쓴 부적이 액운을 물리치는데 큰 효험이 있다는 소문이 전부였다.
그런 그가 일약 천하에 이름을 날리게 된 계기는 실로 황당무계한 것이었다.
그것은 바로 선천자인 영제가 지금의 천자, 즉 소제를 그에게 보내 기르게 한 일이다.
영제는 천하의 주인이니 부족함 없이 자식을 기를 수 있었을 터. 그런데도 그런 해괴한 짓을 한 까닭이 따로 있었다.
영제의 아들들이 이름을 얻기도 전에 변고를 당해 유명을 달리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액운이 닥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사자묘가 자신의 집에서 유변을 맡아 기르게 된 것이다.
“한 때 항간에는 내가 그 사자묘라는 방사와 놀아나 성상을······.”
“태후 마마. 어찌 그런 참담한 말씀을 하십니까? 저잣거리의 할 일 없는 자들이 꾸며낸 소문 따위에 귀를 기울이실 필요는 없습니다.”
“본 태후는 상국과 동성인 동 태후와 사이가 좋지 않았소. 상국도 아실 거요. 내 출신을 이유로 황통을 이을 적장자를 낳은 본 태후를 없애려 들었지. 아마 그 소문 역시 동 태후의 소행일 거요. 아무튼 성상은 사자묘의 손에 수 년을 보냈소.”
순간 하 태후와 동탁의 시선이 허공에서 맞부딪혔다. 동탁은 조심스레 물었다.
“설마 태후께서도 소신과 같은 생각을 하시는지요?”
“아마도 그런 것 같소. 상국, 아무래도 사자묘가 성상의 성심을 어지럽히는 듯하오.”
이에 동탁이 하 태후에게 두 손을 모아들고 청했다.
“소신에게 맡겨주시면 낙양성 전체를 들었다 놓는 한이 있어도 반드시 사자묘를 잡아들이겠나이다.”
그러자 하 태후는 손바닥을 펴보이며 만류했다.
“아니오. 그럴 것 없소. 상국, 이 일은 본 태후가 알아서 할 것이니 믿고 돌아가시오.”
* * *
동탁이 돌아가자 드디어 조도에게도 하 태후를 만날 기회가 찾아왔다.
“소황문 조도가 태후 마마를 뵙습니다.”
조도가 절을 하자 하 태후는 그를 향해 손짓했다.
“조 소황문은 일어나 자리에 앉으라.”
“은혜가 하해와 같습니다.”
조도가 자리를 잡고 앉아 조심스레 하 태후에게 시선을 주었다. 다른 환관이라면 감히 하 태후와 시선을 마주할 꿈도 꾸지 못할 테지만 그는 달랐다. 소황문이라는 지위에 있으니까.
소황문이 얼마나 대단한 자리인고 하니 환관들을 이끄는 세 개의 머리 중 하나다.
그 세 개의 머리가 무엇인고 하니 중상시, 황문령, 소황문이다.
“그대는 황궁 환관들의 지존인 소황문이 아닌가. 자리를 권하는 것은 당연한 예우일 터.”
“한 산에 두 마리 범이 살 수 없고, 한 하늘에는 태양도 하나뿐입니다. 궁 안에 두 명의 지존이 있을 수는 없는 법이지요.”
“그것을 잘 아니 다행이구나. 하나 지존은 지존이다. 환관들의 지존이니까. 성상께서는 천하의 지존이시고, 본 태후는 후궁전의 지존이다. 소황문은 환관들의 지존이니 여기도 지존, 저기도 지존이구나.”
이에 조도는 앉은 자리에서 가볍게 절을 하고 몸을 곧추 세웠다.
“태후 마마, 소인은 중상시도 아니고, 황문령도 아닙니다. 소황문은 그들 다음이니 어찌 소인을 환관들의 우두머리라 할 수 있겠습니까?”
“본 태후가 오랜만에 논쟁이라는 것을 해보려 하는데 들어보거라.”
“예, 마마.”
“중상시는 경험 많은 노환관들이나 맡는 자리다. 십상시 같은 예외가 있으나 그들 모두가 중상시는 아니었지. 황문령 자리도 예전 같은 위세가 없지. 하지만 소황문은 다르다.”
그녀의 말대로 소황문은 달랐다. 소황문은 연로한 자가 맡는 법이 없다. 소황문이야 말로 권력의 중추에 가장 밀접한 자이니 환관세력의 운명이 소황문에게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황문은 다르지요. 아니, 달랐지요.”
“그 때는 맞고 지금은 아니다?”
“예, 태후 마마. 소인이 맡은 소황문 자리는 문무백관들이 성상께 올리는 상소문을 받아 전하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하 태후는 이제야 조도가 본론을 말할 것을 예감했다. 그리고 그녀의 예감은 적중했다.
“태후 마마께서 수렴청정을 하시지만 성상께 상소문을 읽게 하신 까닭을 소인도 알고 있습니다. 하나 성상께서는 무려 달포가 넘도록 단 하나의 상소문도 읽지 않으셨습니다.”
“그래? 그렇단 말이지······.”
지금은 하 태후가 천자를 대신해 수렴청정을 하는 시국이다. 물론 수렴청정이라고 해도 조회를 매번 참석하지도 않는다.
언제까지 수렴청정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때가 되면 천자에게 천하를 다스릴 수 있도록 권력을 수렴청정을 멈출 터. 그러기 위해서는 천자가 돌아가는 시국을 알아야만 했다.
그래서 하 태후는 자신이 받은 상소문을 다시 하나도 빠짐없이 소제에게 전해 읽게 했다.
정국이 어떤지 알려면 상소문 정도는 모두 읽어야 했다. 아니, 천자라면 상소문을 모두 읽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조도는 당금천자가 보름이 넘도록 상소문을 읽지 않았다 고변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성상께서는 소인을 침전에 들지 못하도록 하셨습니다. 소인이 아무리 소황문이라고 하나 성상께서 출입을 금하시면 그에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소황문의 마음이 많이 상한 모양이로다. 본 태후가 성상을 대신해 사과하지.”
“소인이 어찌 감히 그런 말씀을 들을 수 있겠습니까? 다만 성상의 어심이 흐려지실까 걱정일 따름입니다.”
하 태후는 곁을 지키는 궁녀들에게 손짓해 수렴을 걷게 했다. 그리고는 궁녀들의 부축을 받아 조도의 곁으로 걸음했다. 그녀가 가까이 다가서자 조도는 앉은 자리에서 다시 절해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 * *
하 태후는 그에게 손을 뻗으며 말했다.
“조 소황문은 본 태후의 손을 잡으라.”
“소인 조도가 감히 옥체에 손을 대겠습니다.”
하 태후는 한조의 태후이니 천하를 통틀어 가장 고귀한 여인이다. 때문에 고관대작이라고 해도 감히 이런 기회를 맞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조도는 환관이기에 남녀의 경계를 가려야 할 일에는 해당 사항이 없었다.
물론 그렇다고는 해도 하 태후가 보이는 행동은 조도에게 더할 나위 없는 광영이었다.
“소황문은 잘 들으라.”
“예, 태후 마마.”
“이미 궁내의 환관과 궁녀 절반 이상이 그대를 따름을 알고 있느니라. 그대는 성상을 지척에서 모시는 자들의 눈과 귀를 빌리도록 하라.”
이 정도만 말해도 조도는 하 태후가 자신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눈치챌 수 있었다.
차마 하 태후도 아들인 천자에게 사람을 붙여 감시하라는 말을 하지는 못할 터. 그러니 이런 식으로 돌려 말하는 것이리라.
“태후 마마, 아무 걱정 마십시오. 소인은 성상의 노새이며, 마마의 발받침입니다. 또한 어떤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다고 해도 그것은 모두가 소인의 잘못이며, 마마께선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입니다.”
만약 일이 잘못 되어 조도가 붙잡힌다고 해도 결단코 그의 입에서 하 태후의 이름이 나오지 않을 거라는 얘기다.
이에 하 태후는 조도의 대답이 만족스러운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좋아! 본 태후가 인복을 가지긴 했구나.”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환관과의 상성이 좋다 할 것이다. 하 태후의 오늘이 있는 것은 따지고 보면 환관들의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 * *
소황문 조도는 자신의 처소로 돌아왔다.
권력의 중추에 있는 자이기는 하나 황궁 안에서 전각 하나를 차지할 수는 없다.
어디까지나 환관은 환관이니까.
궁 밖이라면 몰라도 궁내에서 그에게 허락된 공간은 방 세 칸이 전부였다.
후궁보다도 못한 좁은 공간이지만 물건이랄 게 별로 없어 좁다고 여겨지지는 않았다. 다만 이곳에는 세 명의 환관들이 그의 수족이 되어 항시 머무르고 있었다.
“중 공공, 후 공공, 기 공공. 부탁하나 하겠습니다.”
조도는 이들을 수족처럼 부리는 입장이지만 하대하지 않았다. 이들 세 명의 환관들은 조충의 수하들로 조도의 궁내 장악을 위해 입궁한 자들이기 때문이다.
아마 조충을 따르지 않았다면 세 명의 환관 중 최소한 하나는 중상시에 이름을 올리고 있을 터.
그 얘기인 즉, 환관과 궁녀들 사이에서 이들의 영향력이 적지 않다는 말이다.
물론 이들보다 영향력이 큰 자들이 조충 휘하에 몇은 더 있으나 아직 황궁은 조등 사후에도 조등의 그림자가 남아 있었다. 그래서 조등과 관련이 적은 자들로 추려 보내진 자들이다.
“소황문은 편히 얘기하라. 우리가 외인이 아닌데 내외할 게 무엇이겠느냐?”
“그래, 우리가 천자를 모시러 온 자들이더냐? 오직 네 일을 위해 궁에 발을 들여 놓았느니라.”
“무엇을 도와주면 되겠느냐?”
세 명의 환관은 조충의 명으로 조도를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이었다. 아마 조도가 원한다면 궁내에서 살수 노릇이라도 할 자들이리라.
“소인은 지금 장락궁에 다녀오는 길입니다.”
조도는 그렇게 운을 띄우고는 장락궁에서 동탁을 만난 일부터 하 태후와 나눈 얘기들을 빠짐없이 들려주었다.
그러자 그것으로 더는 얘기가 필요 없었다. 환관들이야 눈치를 배면 시체가 아닌가. 조도가 들려준 얘기만으로 세 명의 환관들은 자신들이 해야 할 바를 알았다.
다만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행하기 전에 이해득실을 따져볼 필요가 있었다.
세 환관 중 ‘중 공공’이라 불리는 ‘중연’이 세 사람 중 우두머리이자 최연장자였기에 그가 나서서 말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천자를 하루 열 두 시진 내내 감시하는 것은 우리에게는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나 그것은 하 태후가 원하는 일이다.”
“하 태후와 밀접한 관계를 맺는 것이 나쁜 일은 아니잖습니까?”
“그야 그렇지. 하나 우리가 천자를 모시고자 다시 입궁한 것이 아님을 소황문이 더 잘 알지 않느냐? 모든 것은 어르신의 뜻대로 되어야 할 것이다.”
중연이 말하는 어르신이란 조충을 뜻하는 것. 조충에게 이익이 되냐, 안 되냐에 따라서 이 일을 할지 말지 결정할 거란 얘기다.
조도는 이들을 어찌 설득해야 할지를 고심했다. 잠깐 뜸을 들이는 동안 조도의 머릿속이 복잡했다.
“소인이 세 분 공공들을 움직이자면 설득을 해야겠지요. 그리고 세 분 공공께선 어르신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 일은 안 하실 생각이십니다. 소인의 말이 틀렸습니까?”
“소황문의 말이 옳다.”
“그렇다면 소인은 먼저 어르신의 뜻이 어떤 것인지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르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조도는 중연에게 공을 넘겼다. 그러자 중연은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이내 말문을 열었다.
“어르신은 여포가 천하의 주인이 되기를 바라신다. 여포가 대업을 이루는데 일조한다면 여포의 천하에서는 우리도 당당히 목소리를 내며 살 수 있게 될 테지. 언제까지 우리 환관들이 장막 뒤에서 한실의 부스러기나 받아먹고 살아야겠느냐?”
“말씀 한 번 잘하셨습니다. 우리는 여포의 대업에 공을 세워야 합니다. 이번 일도 그 일환입니다. 하 태후와의 관계가 더욱 긴밀해진다면 지금껏 하지 못했던 많은 일들을 할 수 있게 될 겁니다.”
하지만 중연은 고개를 기울였다.
“하 태후가 원하는 일을 한다고 해서 여포의 대업에 공을 세울 수는 없을 것이다. 결국 여포가 천하를 얻자면 한실은 없어져야 하는데 어찌 하 태후를 돕는 것이 여포를 위한 것이 되겠느냐?”
“중 공공, 이렇게 생각해보시면 어떻겠습니까? 지금 하 태후를 도와 천자를 감시하는 것은 하 태후의 공인을 받고 천자를 감시하는 게 됩니다.”
이 정도까지 얘기 했으니 중연이 돌아가는 판을 알아채지 못할 리 없었다.
“오호라! 우리가 대놓고 천자의 치부를 볼 수 있다는 얘기더냐?”
“그렇습니다. 우리가 단독으로 움직이면 제약이 많을 것입니다. 하나 하 태후가 우리의 뒷배가 되어 준다면 어떻겠습니까? 하 태후가 우리를 비호하는데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을 누가 막을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