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443
00443 고통 없이는 얻는 것도 없다. =========================
“조공. 이제 가겠습니다.”
“나도 함께 가지.”
원소가 직접 병사들을 이끌고 나온다.
심배나 봉기는?
그 외 다른 장수들은?
보이지 않았다.
그저 일만의 부대를 홀로 이끌고 있을 뿐.
“저 정도의 사기라면 한번 격돌하면 포기할 것 같은데…”
원소의 지휘가 저렇게 어설플리가 없었다.
가장 큰 이유는 사기의 저하 때문이겠지.
무언가 각자의 이유로 탈출하지 못한 이들을 바라보던 곽가는 손을 들었다.
“사면초가라고 하기는 뭐하지만…”
진유하가 고안한 확성기를 더욱 크게 만든 대형 확성기가 포위진 앞에 놓여졌다.
그것을 본 조조는 어처구니가 없어 웃음을 터트렸다.
“그게 뭔가?”
“가장 좋은 승리는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법이지요.”
“허 참.”
원소의 마지막 가는 길인데도 책략인가.
입맛이 썼다.
하지만 그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시작해!”
곽가의 외침에 병사들은 업성 인근에서 유행하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전투에 앞서 노래라니.
하지만 충분히 효과적이었다.
원소가 나서서 지휘를 하는데도 저렇게 엉망인 진형을 만들 정도로 사기가 내려가 있다면 굳이 싸우지 않아도 항복할 이들은 있을 것이라는 생각.
그리고 곽가의 생각대로 병사들이 이탈하기 시작했다.
심배와 봉기마저도 도망가버렸는데 어쩌겠는가.
원가에 복속되어 있던 정예병들이나 고참병을 제외한 나머지 일반 병사들이 무기를 버리기 시작했다.
그들이 항복하며 진형에서 이탈하는 것을 보던 곽가는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조조를 향해 어깨를 으쓱였다.
“원소가 가는 이를 잡지 않는군요.”
적을 앞에 두고 항복하고 탈영하려 하다니.
절대로 인정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원소군은 그들을 잡지 않았다.
“조공께서 원소와 무슨 정이 있으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 역할은 이것입니다.”
“누가 뭐라던가?”
“이제 하시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해보시지요.”
곽가의 책략이 한번 발동된 것만으로 삼할이 넘는 병사들이 항복해버렸다.
그들이 무기를 버린 채 아군에게 오는 것을 본 조인과 조홍은 한숨을 내쉬며 부대원들에게 말했다.
“포박을 준비해라!”
“예!!”
항복했다고 하나 쉽게 넘어갈 수는 없었다.
조인과 조홍의 병사들은 항복한 병사들을 포박하여 한곳으로 몰아 넣었다.
그것들을 차분히 지켜보던 조조는 검을 까딱거렸다.
“이제 가도 되겠나?”
“마음대로 하십시요. 저정도면 더 이상 사기를 깍아내릴 수도 없으니.”
원소와 함께 죽음을 각오하기로 한 이들이라면 이제는 이런 방법으로는 택도 없었다.
남은 것은 조조가 직접 실력을 보이는 것 뿐.
그렇다면 압도적인 힘으로 눌러버리면 된다.
“하! 알겠네. 그럼 나도 출전하지.”
“그러십시요.”
조조가 선두로 나가자 곽가는 허저와 전위, 장합을 불렀다.
그들이 다가오자 곽가는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조공과 원소가 싸우다가 정들었는지, 아니면 옛정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들 알걸세.”
“예.”
“뭐… 그렇지요.”
“조공께서 위험하다 싶으면 바로 원소를 죽여버리게. 자네들은 반드시 조공의 곁을 떠나선 안될 것이야.”
그럴리 없겠지만.
만약 조조가 죽기라도 한다면 전투에서 이겨도 이긴 것이 아니게 된다.
곽가의 말에 허저와 전위, 장합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명을 따르지요.”
“무운을 빌지.”
곽가가 두 손을 올려 예를 표하자 그들은 무기를 들고 조조의 뒤를 따랐다.
그런 그들을 지켜보던 곽가는 쓴웃음을 지었다.
“천하이강의 구도가 무너지게 되었군. 이제 시간 싸움인가…”
“그 부대는 뭔가?”
저번에는 작전 때문에 쓰지 못했을 뿐이다.
장합이 이끌고 온 천여명의 부대를 보며 조조는 감탄했다.
철갑기마병이다.
일반 장창보다 훨씬 긴 장창으로 무장한 철갑기마대와 철갑보병대를 이끄는 장합을 향해 조조는 신기해하며 물었다.
“진동장군께서 고안한 철갑기마병입니다.”
“그건 아는데… 창이 무척이나 길군.”
“하하하… 병사들을 하나라도 더 살리고자 하는 진동장군의 뜻입니다. 청주에서 큰 활약을 했지요.”
“호오. 그런가… 저들을 키우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겠군.”
서주의 준마와 정예병 중에서도 정예만이 모여 만들어진 철갑대다.
그들을 보며 감탄한 조조는 고개를 끄덕였다.
“잘만하면 호표기보다 더욱 강할지도 모르겠구만.”
“단순 돌파와 돌격력이라면 호표기보다 강할겁니다.”
“그래?”
“예. 들어간 돈이 엄청나지요. 저들의 갑옷만 해도…”
“하하하! 이거 엄청나군. 수를 늘리면 장관이겠어.”
선두는 철갑기마병이다.
그들이 자리를 잡는 것을 본 조조가 웃으며 말하자 장합은 한숨을 내쉬었다.
“진동장군도 어지간하면 늘리고 싶지 않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말씀드렸지만 저 한명에게 들어가는 비용이 어지간한 기병 열 이상에게 들어가는 비용보다 많으니까요.”
“그정도란 말인가? 흠… 정말 진동장군이 아니라면 함부로 그 부대를 편성할 수도 없겠군.”
딱히 사치라고 해봐야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희안한 도구들을 만드는데, 혹은 자신의 가족과 사람들을 위해서만 돈을 쓰는 진유하다.
서주와 청주를 다스리면서 모은 돈으로 저런 부대를 만들었을 줄은 몰랐던 조조는 어깨를 으쓱였다.
“봉효나 유하나… 역시 웃기는 놈들이야. 하하… 그러고보니 이제 그 녀석도 성인이 다 되겠군.”
올해가 지나면 진유하도 성인이다.
물론 결혼을 하고 아이까지 낳았으니 벌써 성인대우를 받겠지만.
그런 그에게 아직도 자가 없다는 것이 우스웠던 조조는 입맛을 다시며 중얼거렸다.
“그 녀석의 자를 내가 결정해줘도 괜찮겠지?”
“진동장군이라면 기뻐하며 받을 것입니다.”
“그래. 한번 잘 생각해봐야겠군.”
원소의 부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느리다.
느릴 뿐만 아니라 기세도 약하다.
아마 철갑기마병의 돌파 두어번이라면 금방 무너져내릴 것이다.
“자네가 먼저 가게.”
“예.”
투구를 쓴 장합 역시 말에 올랐다.
철갑기마병을 이끄는 부대장이니만큼 그의 몸 역시 철갑으로 둘러져 있었다.
부관이 주는 장창을 받아 겨드랑이에 낀 장합은 주변을 둘러보며 외쳤다.
“가자!! 이번 전투의 주역은 바로 우리!! 철갑대다!!!”
“와아아아!!”
“돌격!! 적을 분쇄하라!!”
장합의 철갑기마대가 움직인다.
그리고 그 철갑기마대의 뒤를 전차가 뒤따른다.
전차에 탄 철갑보병들이 거대한 둔기를 잡고 포효하는 모습은 그들을 상대해야 하는 원소군에게 있어서는 악귀나 다름없었다.
“막앗!!”
거대한 방패를 들어 적의 돌파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일반 창보다 더욱 긴 창은 그들의 방패 뿐만 아니라 대열을 무너트리기에 충분했고 철갑에 보호받는 거마들은 그들을 짓밟고 지나갈 정도로 충분히 강했다.
장합이 이끄는 철갑기마대가 원소군을 휩쓴다.
그리고 전차에 타고 있던 철갑보병대가 내려 살아남아 있는 이 들을 박살내는 동안 조조는 전위와 허저에게 말했다.
“가세. 자네들도 함께 가지.”
“예.”
전위와 허저가 부대를 이끌었다.
그들이 달려나가는 것을 지켜보던 원소는 손을 들었다.
한차례 돌격으로 적을 혼란에 빠트려 진형을 무너트린다면.
다음은 이들이다.
“봉효.”
“예.”
“참 대단한 놈들이란 말이지. 자네들에게 욕심이란게 있나?”
기껏 돈을 갈퀴로 긁어 모을 수 있는 지역을 차지하여 그곳을 관리하면서도 저런 부대나 만들다니.
조조는 웃음이 나왔다.
철갑부대를 만들어낸 진유하.
철노부대를 만들어낸 곽가.
다른 이들이라면 자신의 재산을 불리기에 집착할 텐데도 곽가도, 진유하도 그것보다는 다른 것에 더욱 집착했다.
“저희 역시 사람인데 없겠습니까. 다만 저희의 욕심은 다를 뿐이지요.”
원소군을 말 그대로 박살내고 있는 철갑기마대와 철갑보병들을 보며 곽가는 차분히 말했다.
“진유하는… 그의 작은 욕심을 위해서 최선을 다할 뿐이고, 저는 제가 원하는 책략을 구사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하하핫! 자네들도 제정신은 아니야! 뭐 나에게 있어서 나쁠 것은 없지.”
이런 욕심이라면 얼마든지 부려도 좋다.
조조는 씩 웃은 후 말고삐를 잡았다.
“그럼 원소를 잡으러 가볼까?”
철갑부대만으로도 적이 크게 흔들리는데 허저와 전위까지 합류했다.
그들의 부대가 원소의 부대를 완전히 분쇄하는 것을 보던 조조는 곽가와 함께 전장으로 향했다.
전장은 빠르게 정리되고 있었다.
살아남은 이들조차 전의를 잃어 무릎을 꿇고 있는 와중에도 적 부대의 가운데에 있는 원소와 원소의 친위병들은 여전히 사기를 유지하고 있었다.
“싸워라!! 싸워서 조조를 죽이는 것이다!!”
“하하하!! 원소!!”
“쯧. 여기까진가.”
조조가 다가온다.
그의 옆에 있는 호표기들을 본 원소는 어깨를 으쓱인 후 검을 놓았다.
“자네들도 그만하게.”
“허나!!”
“이제 졌어.”
왠지 모르게 홀가분해보이는 원소의 모습에 친위병들은 입술을 깨물었다.
이제 끝이란 말인가.
원가의 사람으로서 원소를 지원해왔고, 원가의 천하가 펼쳐지길 바랬는데 여기서 끝난단 말인가.
친위병들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분통해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런 그들을 바라보던 원소는 작게 웃었다.
자신이 가는 것을 울며 배웅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이면 되었다.
“난 여기까지야. 자네들은 한번 올라갈 수 있는데까지 올라가보게나.”
놓았던 검을 들고 원소는 친위병들 사이를 헤집고 나갔다.
그가 나오는 것을 본 조조는 병사들이 그를 잡으려 하자 손을 들어 막았다.
“결판은 우리 손으로 끝내야겠지?”
“뭐 그러든가.”
장난스레 말하는 조조를 향해 웃어보이며 원소가 검을 들었다.
그의 모습에 곽가는 살짝 눈쌀을 찌푸렸다.
“괜한 짓입니다. 굳이 이러지 않아도…”
“위험하다 싶으면 난입하게나. 나도 죽을 생각은 없거든… 다만. 뭐랄까. 친우가 가는 길 정도는 직접 배웅을 해도 되지 않겠는가?”
“하아.”
정말이지 무모하기 그지 없는 군주다.
곽가가 고개를 끄덕이자 조조는 말에서 내렸다.
그가 원소를 향해 걸어가자 곽가는 자신의 부대원들에게 말했다.
노병들의 시위가 원소에게 향해진다.
허튼 짓을 하면 바로 쏴죽이겠다는 듯한 그 모습에도 원소는 검을 들 뿐 이었다.
“간다!! 아만!!”
“와라!!”
원소가 달려온다.
의천검에 비하면 좋지 않지만 원소의 검 역시 운철로 만들어져 있는 좋은 검이다.
몇차례 검이 부딪혀나간다.
이미 전투를 치루며 체력이 많이 빠져 있는 원소는 조조의 검놀림에 이리저리 흔들렸다.
누가 봐도 조조가 유리한 상황이다.
“흡!!”
아니, 원소 자체가 그리 의욕적이지 않아보였다.
그저 힘겹게 조조의 공격을 막아내기만 할 뿐.
그렇게 몇차례 이어지던 공방은 조조의 뒤돌려베기가 원소의 오른팔을 잘라내었을 때 끝나고 말았다.
“하아…”
“후후… 이제 끝이군.”
떨어진 오른팔을 내려다보던 원소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고통을 참아내다가 말했다.
그의 말에 조조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갈 시간이네.”
“그래도 다행이구만. 친우가 직접 끝내주니 말야.”
“아직도 날 친우라 생각하나?”
원소의 말에 조조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그의 반응에 원소는 껄껄 웃었다.
“하하하핫!!! 천하에 나만큼 자네를 잘 알고 있는 타인은 없을거야.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
“경이도 가고, 나도 가고…”
원소는 힘없이 웃었다.
“그리고 아만도 가겠지. 이제 천하에 남는 것은 사공 조조… 그 뿐일걸세.”
“…그렇겠지.”
원소의 말에 조조는 눈을 감았다.
친우인 순우경과 원소를 잡고 결국 이 자리 까지 올랐다.
결국 그의 말대로 이제 아만은 없어질 것이다.
“자네 혼자 고생할 것을 생각하니 눈이 감기지 않지만. 어쩌겠나. 이게 하늘의 뜻이라면 받아들일 수 밖에. 끝내주게. 이제 지쳤어.”
어린 시절을 공유해 왔던 친우가 사라진다.
하나씩.
하나씩.
자신의 과거와 추억이 빛을 바래간다는 느낌을 받으며 조조는 검을 들었다.
“잘가게.”
“나중에 봅세. 먼저 가서 자리깔고 기다리지.”
조조의 검이 움직였다.
의천검의 검날이 자신의 목을 향해 다가오는 것을 보며 원소는 빙그레 미소지었다.
“그때까지는 좀 더 수고하게나.”
건안 5년이 끝나가던 겨울.
천하 이강이라 불리던 조조와 원소의 싸움이 결국 조조의 승리로 끝이 나게 되었다.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레뎀다!
드디어 원소가 죽…
이제 1부가 거의 끝나가네요ㅠㅠ 길었다.
바로 대댓글 갑니다!!
케리스트 // 푹찍!
룡룡죽겠찌 // 지지는 하지만 진유하가 안하겠죠 ㅋㅋ
트릭스타 // 2부에서 시작됩니다 ㅋㅋ
Dunkel // 갈때 됐죠 ㅋㅋ
LimitZero // 적당한 일차 적으로 조비…?
천공의행검 // 신하에서 벗어나지는 않을겁니다.
Bilene // 진유하가 했던 것처럼 제갈량도 하겠죠 ㅋㅋ 혼파망의 후계자 쟁탈전!
나물 // 감사합니다~~
keylan // 과연 어찌될까요!?
유티단장 // 뭐 그럴 가능성도 높죠 ㅋㅋ
Bobbylow // 우왘ㅋㅋ 무서워랔ㅋㅋㅋ
카노이드 // 반역은 아니죠 ㅋㅋ 일단 조조도 허락은 했으니…
잠쟈다콩해쪄 // ㅠ채 사저…
니알라토텝 // 엌ㅋㅋ 그러고보니 그러네 ㅋㅋㅋ
인페르니우스 // 그럴수도 있습니다 ㅋㅋ 그건 그때가봐야 아는지라 ㅋㅋㅋ
ppk12 // 과연 제갈량은 누구를 주군으로 모시려 할 것인가! 아직 안나온 인물 중에 한명입니다!
암천회류 // 항상 감사합니다~
날사랑한그대 // 기분탓입니다! ㅋㅋ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
책모기 // 항상 감사드려요~
우중월야 // 문흠도 있는데 문흠은 걔들이랑 다른 곳에 있습니다. 지금 문직 밑에… 내일 쯤에 나오겠네요 ㅎ
bleedkill // 으잌ㅋㅋ 과연!?
koreaabce // 일름보죠 ㅋㅋㅋ
엘리티 // 항상 감사드립니다~!!
철의노래 // 어느정도는 맞춰져 가나요 ㅎㅎ
휴리어벨 // 제가 1부를 끝내야하기 때문에 그건 ㅋㅋ 다메!
돔페리뇽 // 꽈아아아연!
면도날드 // 으잌ㅋㅋ 감사합니다 ㅋㅋ 잠수는 안…할지도?
백발마인 // 항상 감사드려요~
자유의노래 // 하후상은 원래부터 진유하를 동경했죠 ㅋㅋ 조청과 결혼한 것 때문에 ㅋㅋㅋㅋㅋ
LauraStuart // 지지!!
무흐니 // 그랬겠죠… 라기보다는 서주목 됐을때 바로 움직이지 않았을까 싶네용ㅋㅋㅋ
허니앙쥬 // 으잌ㅋㅋ 빨리 끝내고 딴거를 쓰고 싶어서…
영혼의상자 // 항상 감사합니다~
악한 // 팔것인가!?
늘 감사합니다~ 그럼 내일 만나요~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