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569
00569 쉽게 허락할 수는 없다 =========================
“감사합니다. 별가 어르신.”
“뭘 감사까지야.”
빈말을 가지고 저렇게 생색을 내다니.
저것도 참 대단하다.
능청스러운 조홍의 말을 들으며 난 모닥불을 긁었다.
타오르는 모닥불을 보던 조홍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내일 쯤이면 허도에 들어갈 수 있을 듯 싶은데. 다들 도착했나 모르겠군.”
“제가 생각했던 날짜보다 조금 더 빠르게 도착한 것이니 문제는 없을 겁니다.”
“도착하면 할 일이 많을거야.”
“그러겠죠.”
유표 토벌에 성공한 것에 대한 논공행상.
거기에 이번 유표 토벌은 황제의 명령까지 있는 것이다.
하후돈은 당분간은 형주에 머무르며 양양을 다스리겠지.
그리고 정욱 역시 마찬가지.
그렇다면 이번 정벌에 대한 포상에서 나가는 것은 나 뿐이다.
이번에는 피할 수 조차 없다.
그리고…
“슬슬 진급을 생각해야겠네요.”
지금까지 진급을 하지 않았던 이유가 다른 이들을 낚으려고 한 것이었는데.
쉽게 낚이지 않네.
물지를 않는데 굳이 낚시대를 계속 드리울 이유는 없지.
진동장군의 자리를 내놔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허도에 들어왔다.
수송대와 함께 내가 온다는 소식은 전했기 때문인지 들어가는데 딱히 문제는 없었다.
“아직 안 온 것 같군.”
“그럼 짐 정리나 해볼까요? 당신은 조가에 들러야 하는 것 아니에요?”
“일단 정리부터 좀 해놓고 가지. 지금쯤이면 승상께서도 업무중이실 테니까 말야.”
내 말에 영이는 빙긋 웃은 후 수레를 가리켰다.
“그럼 당신은 죽간과 책의 정리나 좀 해주세요. 나머지는 하인들에게 맡길테니까.”
하인들이 죽간과 책이 담긴 상자를 들고 내 방으로 이동하는 것을 본 영이는 느긋하게 말하고 하녀들과 함께 안채로 향했다.
그녀가 가는 것을 보고 난 하인들에게 명령하고 있는 하후상에게 말했다.
“너도 오래간만에 가문에 가봐야 하는 것 아니냐?”
“그렇긴 합니다만…”
쓴웃음을 지으며 하후상은 내 짐을 내려 놓았다.
그동안 고생했으니까 며칠 정도는 하후가에서 쉬게 하는게 낫겠지.
“자렴 숙부님께서 충이를 데리고 조가로 가셨으니까 너도 가서 쉬고 와. 내일이나 해서 진동부로 오라고.”
“알겠습니다.”
하후상을 집으로 돌려보내고 방에서 짐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정리 할 만한 것은 책과 죽간 뿐이다.
세개의 커다란 상자에 가득 차 있는 죽간과 책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거 정리하는 것도 일이겠네.”
언제 다하지?
글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 좀 도와주면 좋겠는데.
내가 입맛을 다시고 있을 때 문이 열렸다.
“하하하! 오셨습니까!?”
“아. 종 상서령.”
기쁜 얼굴로 날 찾은 것은 다름아닌 종요였다.
양 손에 술병을 들고 찾아 온 그는 싱글벙글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
“장군이 오셨다는 소식을 듣고 일도 제쳐두고 왔습니다.”
“하하하. 뭐 굳이 그럴 필요까지야. 앉으시지요.”
“뭔가 바빠보이는데. 괜히 방해한 것은 아닌가 싶군요.”
“알아주시니 다행입니다. 죽간과 책을 정리해야 하는데…”
“그런 것이라면 제가 도와드리지요.”
능글맞은 표정으로 웃으며 그가 말하자 난 어깨를 으쓱인 후 책을 책장에 넣었다.
술병을 탁자 위에 올려 놓고 내 옆으로 온 그는 책들을 이리저리 살피다가 웃었다.
“호오… 이건 채 태보 어르신께서 허도에서 집필 중이던 저서 아닙니까? 결국 완성을 하셨나보군요.”
종요가 들어올린 책은 산양군에 있을 때 서주에서 보내 온 선물 중 하나였다.
서주로 간 채옹과 정현이 함께 집필한 책인데 당분간 공부나 하라며 보내준거다.
물론 받아놓고 한번 펼쳐보기만 했을 뿐이다.
내가 저거 가지고 뭘 하겠냐.
“서주에서 완성을 하신 것 같더군요.”
제목은 비백서편.
서법과 필법에 대한 내용이 적힌 책이다.
영자팔법이니 비백서니, 그 외에 여러가지 필법에 대한 이야기가 적혀 있는 글인데 난 봐도 모르겠더라.
“히야~ 역시 태보 어르신의 필법은…”
책을 펼치고 그 안의 글씨를 보던 종요가 감탄한다.
솔직히 난 진짜 모르겠다.
저게 뭐가 대단한걸까?
“역시 문인들이 모이니 이러한 훌륭한 것을 만들어 내는군요. 아아~ 저도 서주로 가고 싶습니다.”
“다음에 한번 가시지요.”
“하하하. 그랬으면 좋겠군요.”
조충도 채옹과 정현에게서 이래저래 많이 배운 듯 싶던데.
잘하면 조충이 채옹의 후계자가 될지도 모르겠네.
책을 천천히 흝어보던 그는 아쉬워하며 그것을 책장에 넣었다.
뭐 갖고 싶다면 주지.
“저도 받은 겁니다만. 필요하시면 가져가시지요.”
“예? 정말입니까? 하하. 이리 귀한 책을 제가 받아도 될지 모르겠군요.”
어차피 돼지 목의 진주 목걸이다.
필법에 대해 관심이 없는 만큼 이런 책이 있어봤자 필법 연습 따위 하지 않을거다.
그럼 필요한 사람에게 주면 되겠다 싶다.
“괜찮습니다. 종 상서령과 저는 지우 아닙니까.”
“이거 참. 오래간만에 장군을 만나서 이야기나 하려고 왔는데 이런 것을 받을 줄은 몰랐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선물로 받은 것을 남에게 넘기는 것은 꽤나 무례한 행동이다.
하지만 내가 필법에 관심이 없는 것을 아는데도 채옹이 이런 것을 나에게 줬다는 것은 결국 이것을 이용해서 사람들의 환심을 사라는 것.
그럼 그에 맞게 쓰면 되겠지.
예의상 한차례 사양한 종요는 다시 한번 내가 권하자 무척이나 기뻐하며 책을 품에 안았다.
“아, 내 정신 좀 보게. 도와드린다고 해놓고 이러고 있네. 자자. 뭘 해드려야 합니까?”
“저 죽간이나 정리해주십시요.”
“알겠습니다.”
책장과 죽간을 정리하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일단 글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하인들이 도울 수 없었던 것인데 종요가 와서 꽤 빠르게 끝낼 수 있었다.
“무슨 책이 이리 많습니까?”
“서주에 아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하하. 이래저래 많이 들어오는군요.”
“부럽습니다.”
부럽기는.
전에 임시 서주목일 때 연을 쌓아 둔 문인들이나 명사들이 틈틈히 보내주는 것들이 쌓였기에 이쪽으로 좀 옮겨 둔 것이다.
실용서적 외에는 딱히 필요가 없는 죽간이나 책들도 처치 곤란이다.
이유하의 시대에는 그냥 버리면 된다고 하지만 지금은 저런 것 하나하나가 큰 재산이다.
종이 한장 만드는데 들어가는 비용과 노력을 생각한다면 책이나 죽간은 보관을 하는게 맞지.
종요는 옆에 놓은 책을 보며 싱글벙글 웃었다.
“깨끗하게 보고 돌려드리겠습니다.”
“그러시지요.”
“아. 그리고 저에게도 괜찮은 책이 있는데…”
책은 됐수.
어차피 짐만 될 뿐이니까.
종요가 가져다 준 술을 한모금 마시며 물었다.
“그런데 무슨 일이십니까? 순수하게 절 보러 오신 것 같지는 않고.”
“아, 아하하하. 들켰군요.”
진짜였냐.
그냥 찔러 본 거였는데.
싱글벙글 웃던 종요는 술잔의 술을 단번에 비워낸 후 입을 열었다.
“슬슬 경조윤을 후계자로 밀어 볼 생각입니다.”
“오오…”
드디어 움직이는 건가.
내가 감탄하자 종요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장군께서 형주로 원정을 가시는 동안 협력해줄 사람들을 찾아봤습니다. 에… 일단 하남윤, 그리고 집금오인 가 문화. 에… 그리고 황문시랑인 가규. 별가종사 최염까지. 꽤 많은 이들이 경조윤을 밀고 있습니다.”
“순 대부도 경조윤을 지지한다고 하더군요.”
“그렇겠지요. 다만 별가종사 같은 경우는 자신의 딸이 조식과 결혼을 하게…”
“엣!?”
“왜 그러십니까?”
“아니 언제 그런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한달 정도 전에? 최염의 딸이 재지가 대단하고 최염 자신이 훌륭한 학자이며 명사인만큼, 지식이 대단한 조식과 정혼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승상께서 직접 지명하셨습니다만.”
“…허.”
그럼 손상향과의 정략혼에서 조식은 탈락이라고 볼 수 있겠군.
내가 알기로 손상향도 성격이 더럽기 짝이 없다고 하던데.
그럼 차라리 조창에게 넘기는게 나을지도 몰랐다.
“승상이 명령을 어길 수도 없는 노릇이니… 뭐 아무튼 그렇다고 치고. 최염은 조식을 사위로 받아들였는데도 자수 형님을 지지한다는 겁니까?”
“그는 훌륭한 유학자입니다. 즉.”
종요는 씩 웃었다.
“유교적 도리를 따르지요.”
적자계승.
유교적 도리에서도 아주 중요한 것이다.
비록 조식이 자신의 사위라고 한들 결국 중요한 것은 유교적 도리라는 것이네.
내가 웃자 종요는 마주 웃었다.
“거기에 이번에 경조윤의 부인… 장군께는 사저라고 하지요? 부인께서 임신을 하셨습니다. 아들이 나온다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딸이라고 하더라도 문제는 없습니다.”
“대를 잇기에 충분하다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적자라고 하더라도 계승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첫번째는 불구.
두번째는 바로 아이를 낳지 못하는 것이다.
첫번째야 그렇다고 치더라도 두번째는 쉽게 알아낼 수 없다.
결국 결혼을 하고 처가 임신하기를 기다려야 하는데 어찌 되었든 채 사저가 임신을 했으니 그 문제에도 조앙은 자유로웠다.
“거기에 장군과 장군의 친우들 역시 경조윤을 지지하는 것 아닙니까? 산양군수는 말할 것도 없고. 제가 알기로는 대사농께서도 경조윤을 지지하는 것으로 압니다만.”
일단 나와 친한 사람들은 대부분 조앙을 지지했다.
순욱은 아직까지 자신의 입장을 말하고 있지 않았지만 그도 훌륭한 유학자인 만큼 결국은 조앙을 지지하게 될 것이다.
“큰 문제는 없겠군요.”
“유표도 잡게 되었고. 원소도 끝났고. 이제 천하는 머지 않아 안정될 것입니다.”
“서량의 문제는 없습니까?”
“서량이요…”
종요는 씩 웃었다.
“그 서량과의 문제를 많이 해결한 것이 바로 경조윤입니다. 지금 장안은 아주 분위기가 좋습니다. 저번에는 마등이 스스로 나서서 장안에 왔다고 하더군요. 서량의 훌륭한 말들을 조공으로 올렸다고 합니다.”
“헤에. 자수 형님에게 그런 인망이 있을 줄이야.”
“마등이 친서를 보냈는데 경조윤이 아주 훌륭한 사람이라 그가 있다면 조가를 믿을 수 있다고 까지 했습니다.”
“자수 형님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서량과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또 그들을 쉽게 흡수할 수 있다면 대단한 것이지요.”
“예. 그것을 높이 평가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결국 별 탈 없이 조앙이 후계자 자리에 들어가겠군.
그럼 조비는 어떻게 됐지?
내 의문을 눈치챈 종요는 씁쓸한 표정으로 술을 마셨다.
“문제는 오관중랑장입니다.”
“사고라도 쳤습니까?”
“아니요. 그런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일을 아주 잘해주고 있습니다. 그의 인망도 괜찮지요.”
“그래요?”
“예. 자신이 오관중랑장에 오른 것이 결국은 승상의 뒷배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인지 스스로를 낮추며 병사들과 어울린다고 하더군요.”
“그렇습니까.”
“저번에 저족들의 침입이 있었는데 그들을 격퇴하고 저족의 족장을 사로잡아와 항복까지 시켰다고 합니다.”
마냥 쓰레기는 아니군.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종요는 어깨를 으쓱였다.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경조윤에게는 미치지 못합니다만.”
“그러겠지요. 뭔가 다른 일은 하지 않습니까?”
“그런 것은 없는 듯 합니다. 다만… 아직까지는 그 욕심을 버리지 못한 듯 합니다. 장안 일대의 명사들이나 호족들, 그리고 삼보 일대에 있는 이들과 만남을 자주 하는 것을 보니…”
형주를 공략하는 사이 꽤 많은 일이 있었구나.
종요에게 다른 소식들도 들었다.
이래저래 일이 많았지만 내가 신경써야 할 만한 일은 그 외에는 크게 없는 듯 보였다.
“조가에는 언제 가실 생각이십니까?”
“오늘 저녁에나 찾아뵐 생각입니다.”
율이를 무척이나 귀여워하는 조조다.
그런 만큼 오늘은 청이를 데리고 조가로 갈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장군님.”
“왜?”
“조가에서 사람이 왔습니다.”
하인들의 말에 난 종요와 함께 밖으로 나갔다.
안그래도 가려고 했는데 이리 부르나?
“아버님께서 부르시나봐요. 지금 가실 건가요?”
“안채의 정리는 끝났어?”
“정리라고 할 것도 없는데요. 뭐.”
청이는 율이를 안은 채 베시시 웃었다.
그럼 가도 되겠지?
“가자고.”
선물로 챙긴 책과 술, 그리고 야관문을 가지고 우리는 조가로 향했다.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레데입니다!
우와 여러분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았어요 이히히힣ㅎㅎ히히
다들 즐거운 계획은 있으신지 모르겠구만요.
그럼 바로 대댓글 가겄슴다
허클베리fin // 축구팀 정도로는…
황혼속의삶 // 항상 감사드립니다~
트릭스타 // 5p 하면 진짜 피말릴듯…
잠쟈다콩해쪄 // 식충브라더스!
bleedkill // 으잌ㅋㅋ 청이때가 좀 임팩트가 강력….
Bobbylow // 헤헤 님두 걱강 잘 챙기셔용
백발마인 // 늘 감사드려요~
LauraStuart // 앜ㅋㅋ 청이의 매력에… ㄷㄷ
홍위은랑 // 오오 감사합니다~!!
TeddyBear // 감사드려요~~
이슈티르 // 여기 견희팬 하나 추가요 ㅋㅋㅋ 아직 장비가 안잡혔으니…!! 불가능하지는 않을듯!?
철의노래 // 내 남자 뺏기는 고통과 쾌감에 아흑 가버렷!
koreaabce // 개막! 뚜둥!
슈비두비 // 오옷~ 감사합니다~
암천회류 // 늘 감사드려요~
책모기 // 항상 감사드립니다~
이루미엘 // 조만간 나오겠죠 ㅋㅋ
마스터칼솔럼 // 땡큐~ 아 소전 친추했슴다
휴리어벨 // 뭔가 있긴 있슴다…
허니앙쥬 // 그래서야관문!!
그럼 내일 만나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