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974
장합과 서황 둘이면 감녕도 이긴다.
거기에 둘은 오랫동안 함께 일했다.
거의 형제 수준으로 친한만큼 연계의 연습도 자주 했고.
그 말은 어지간한 실력자가 아니면 일기토로는 둘을 막을 수 없다는 거다.
“커어어억!!”
장합의 검의 반장의 복부를 꿰뚫은 순간 서황의 대부가 그의 머리를 쪼갠다.
제대로 반격조차 못하고 반장이 쓰러진다.
“뒤에 둔 부대는 국 끓여먹으려고 했나?”
한두명 나와서는 장합과 서황의 연계공격을 막을 수 없다.
그리고 내가 저 둘이 무식하게 적들에게 돌진하는 꼴을 볼 것 같은가?
내가 지휘를 하는 이상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반장의 죽음으로 당황한 오군 병사들이 둘을 공격하기 전 화살이 쏘아진다.
그리고 그 틈을 노렸다.
“창병!!”
두터운 방패병과 연계하며 창병들이 자리를 잡았다.
방패병이 전진한다.
어떻게든 그들의 전진을 막으려 하지만 두터운 방패를 깨부술 방법 따위는 없었다.
“하아압!!”
적군 장교 중 하나가 달려와 방패를 밟고 뛰어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검을 휘두른다.
어쭈?
꽤 하는 것 같은데?
장합과 서황에게서 벗어나 날 잡으려 달려오는 그에게 창과 극이 꽂힌다.
“나 손소… 크윽… 진유하 너를…큭…저주…!!”
“손가놈인가? 죽여.”
교사원 요원 둘이 검을 움직여 손소의 복부를 벤다.
그의 배에서 주르륵 피가 흘러내렸다.
마무리로 하후패가 가볍게 검을 내질렀다.
손소의 목에 검이 꽂힌다.
천천히 쓰러진 그의 시체를 내려다보며 난 콧방귀를 뀌었다.
“날 잡아서 어떻게든 상황을 반전시켜보려고 한 것 같은데…”
그저 같잖을 뿐이다.
손소의 시체를 잡은 교사원 요원들이 옆으로 치웠다.
땅바닥이 피로 더럽혀져있다.
그것을 짓밟으며 난 지휘봉을 잡았다.
“전진해!!”
어떻게든 우리의 진격을 막으려는 이들이 계속해서 나타난다.
하지만 장수라 불릴 만한 고급의 인재는 없는 듯 보였다.
“합비에서 그렇게 죽었으니…”
지휘관급의 장수가 없다는 것은 이런 소규모 전투에서 엄청나게 불리하게 작용한다.
그나마 괜찮은 장수들은 아마 저기 수전을 치루고 있겠지.
아까 잡은게 정보와 반장이었지?
유수항에서 파악한 정보로 오군에 남은 장수급의 전력을 세던 나는 가볍게 박수를 쳤다.
“이제 몇 없겠다. 과연 수룡주에 노숙이나 손권이 있을까 없을까?
둘 다는 무리더라도 둘 중 하나는 있을거다.
내가 웃으며 말했을 때 지붕 위에서 움직이던 하후형이 외쳤다.
“천여명 정도가 내려오고 있습니다!”
“오… 누가 이끄냐?”
하후형도 주요 인물들에 대한 초상화를 봤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확인하다가 외쳤다.
“주태입니다!! 오군 최강의 장수!”
“와우.”
장합과 서황은 옆에 있는 흑귀대의 방패를 빼앗아 앞을 막았다.
그 순간 그들의 방패에 도끼와 창이 꽂힌다.
하마터면 죽을 뻔 했다는 것에 그들이 인상을 찌푸렸다.
“죽여버린다!!”
주태.
안면이 있는 이다.
예전 방 숙부님의 모옥에서도 만났고, 또 건업에서도 봤었지.
그가 던진 도끼와 창을 막아낸 장합은 웃으며 검을 까딱거렸다.
“합비에서 돌아갈때 꽁지가 빠져라 도망가더니만. 꼬랑지 놓고 갔더라? 너.”
“동료들의 원수…!! 죽여버리겠다!!”
그러고보니 보고서에 합비 공략에 주태도 참전했었다고 했지.
주태가 도끼를 들고 달려나가려 할 때 병사들의 틈에 서 있던 장수가 걸어나왔다.
“손유… 인가?”
손권의 사촌형이다.
정보에 의하면 손상향의 일로 나에게 꽤나 원한을 가지고 있다고 했었다.
오에서도 주전파의 선두라고 할 정도로 위국과 나에 대한 원한이 깊은 자.
그는 나를 향해 포효했다.
“진유하아아!!”
나 귀 안 먹었다.
난 웃으며 확성기를 들었다.
“말은 똑바로 해라. 승상복야 어르신이라고 해야지. 애송아.”
“오늘 네놈을 잡는다…!”
증오가 가득한 눈으로 나를 노려보는 그를 향해 난 지휘봉을 겨눴다.
“할 수 있으면 해보렴. 아가야.”
너따위에게 잡힐 거였으면 이미 전풍과 싸울 때 그에게 죽었을거다.
“크아악!!”
검을 들고 달려들려던 손유를 누군가 잡는다.
꽤 잘생긴 청년이다.
그는 손유를 만류한 후 나에게 외쳤다.
“나는 장 자포의 아들 장승이라 하오. 승상복야. 어찌하여 이런 만행을 저지르시는 것이오?”
“만행? 아… 일단 장 자포의 아들이면… 장소 그 망할 노인네의 아들이로군.”
“망할 노인네… 존장에 대한 예조차도 갖추지 않다니!”
아니 나에 대한 예의는 안갖추는 놈들한테 내가 왜 예의를 갖춰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장소와 장굉은 내 사부님과 적대적인 관계다.
어차피 꼬드길 수도 없는데 굳이 예의 차릴 필요 없지 않나?
적에게 예의 차릴 정도로 속편한 사람이 아니다.
난 장승을 향해 검을 까딱거렸다.
“전쟁터에서 예의 찾다가 모가지 날라간다. 꼬맹아. 그리고 관직조차 없는 너따위 애송이가 감히 승상복야께 말이나 걸 수 있을 위치인 것 같냐?”
내 비웃음에 장승은 다시 거칠게 외쳤다.
“무릇! 유학자란 스스로의 존중과…!”
“쏴.”
시끄럽게 떠드는 그를 향해 하후패가 노를 발사한다.
겨우 그것을 막아낸 장승은 이를 갈았다.
“이게 무슨 짓이요!”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너 제정신이냐? 전쟁터에서 왜 유학자 얘기를 하냐? 야. 그냥 저기 무식하게 생긴 놈처럼 덤벼.”
저기 무식하게 생긴 놈인 주태는 내 말에 또다시 불같이 화를 냈다.
하지만 지휘권 자체가 장승에게 있는 모양이다.
장승은 한숨을 내쉬었다.
“물러나주시오.”
“개소리. 여기까지 왔는데 뭐가 아쉬워서?”
“강자의 아량을 베풀 생각은 없는거요? 우리는 합비에서 너무나 많은 죽음을…”
“그게 머저리같은 소리라는 거다. 누가 합비에 오랬냐? 누가 신역에 들어가랬냐? 너희들이 잘못해놓고 이제와서 강자의 아량 타령이냐?”
난 힐끔 하후형을 보았다.
하후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런 소리 할거면 기습할 생각이나 하지 마라. 하후형!! 쏴라!!”
골목에서 숨어 있던 병사들이 튀어나오자 지붕 위에 있던 하후형과 궁병들이 그들에게 화살을 쏘아내었다.
손유와 주태를 내세워 우리의 신경을 앗아간 후 옆에서 기습하려 한거냐?
같잖아서 콧방귀도 안나온다.
장승의 표정이 무거워지자 난 웃었다.
“유학자가 뭐 어쨌다고? 말씀하시는 꼬라지가 유학자다운 행동은 아닌 것 같은데. 이 표리부동하는 자식아.”
“큭…”
“뭐. 상관없어. 네 아비도 그런 놈이었으니까.”
“아버지를 욕하지 마시오!”
“싫어. 느그 아버지가 나한테 한 짓을 생각하면 욕 해도 되거든?”
난전 중에 쏘아진 화살을 하후패가 가볍게 걷어낸다.
교사원 요원들이 방패를 들어 올리며 날 호위하자 난 웃었다.
“장소와 장굉을 우리 쪽으로 끌어들이려고 했지. 하지만 그들은 거절했어. 왜? 내 사부님과의 사사로운 감정 때문에. 대학자이며 명사라는 이들이 고작 그따위 이유로 거절하더라.”
“큭…”
“그런 소인들을 내가 존중할 필요가 있나?”
장승의 얼굴이 분노로 붉어진다.
그래.
열받아라.
자고로 사람 흥분시킬때는 패드립이 최고지.
이곳의 지휘권을 장승이 가지고 있다면 그가 흥분하는 것이 유리했다.
거기에 저기 손유처럼 나에 대한 적의가 강한 이가 있다면 더욱 더.
우측에서 치고들어오는 적들이 화살에 맞아 대부분 쓰러지거나 막힌 것을 확인했을 때 뒤에서 함성이 들렸다.
“승상복야와 합류하라!”
“와아아아!!”
왔구나.
아까 항구를 점령한 덕분에 육군의 합류가 빨라졌다.
그들이 뒤에 붙자 난 웃으며 외쳤다.
“저 붉은 투구 쓴 놈이 손가의 손유다!! 저놈을 잡아라!!”
“큭!! 개자식!! 진유하!! 죽여버린다!!”
장승은 나를 죽일 듯 노려보다가 손유를 데리고 뒤로 빠졌다.
“놔줄 것 같냐!! 얘들아! 쳐라!!”
장합과 서황이 기다렸다는 듯 나선다.
주태의 옆에 있던 장수 하나가 서황을 상대하려 나선다.
누구지?
이름을 모르겠네.
주요 인물은 아닌 것 같고.
서황과 몇차례 부딪힌 그는 단봉을 휘둘러 대부를 막아내며 그의 복부를 걷어찼다.
“반 교위의 부관 마충!! 네놈의 목을 베어 반 교위님과 동료들의 원수를 갚아주마!!”
마충이라.
삼국지에서는 관우를 잡은 장수인데.
단봉의 움직임이 꽤나 현란하다.
아직 이십대 중반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데 힘도 좋아보이고.
서황은 그의 현란한 단봉술에 난감해했다.
대부로는 저런 단타 공격을 막아내기 힘들다.
서황은 뒤로 빠지며 외쳤다.
“도끼!!”
대부를 마충에게 던져 틈을 만든다.
그와 동시에 흑귀대원 하나가 소부 한자루를 서황에게 던져주었다.
한손도끼. 그리고 작은 방패를 든 서황은 웃으며 말했다.
“폴짝폴짝 뛰는 모습이 잔나비 같구나. 어디 한번 더 해보렴. 애송아.”
서황이 던진 대부를 피해낸 마충이 다시 달려든다.
하지만 이번에는 서황도 달랐다.
아까는 무기 때문에 밀렸을 뿐이다.
방패와 소부로 그의 공격을 어렵지 않게 막아내던 서황은 어깨로 그를 들이 받았다.
크게 밀려난 마충이 비틀거리는 사이 흑귀대가 자리잡았다.
“쏴.”
“흥!!”
흑귀대원의 강노를 방패병들이 막아낸다.
그래도 쉽게 당하지는 않는군.
서황은 흥미로워하며 말했다.
“다시 쏴.”
“뭐!?”
저 자식 몰랐군.
우리의 노병은 삼열사격이 기본이다.
일열과 이열, 삼열의 연속되는 사격에 마충은 버티지 못하고 방패병들의 뒤로 물러났다.
그를 비웃으며 서황은 가볍게 외쳤다.
“준예!! 진격한다!!”
“음!!”
주태와 맞부딪히며 싸우던 장합이 뒤로 물러난다.
그 앞으로 방패병과 함께 노병들이 자리잡았다.
서황이 마충에게 쓴 것과 같은 전술을 쓰려 하자 주태는 이를 갈면서 뒤로 물러났다.
“놓쳤는데 괜찮을까요?”
후퇴하는 적들을 보며 서황이 차분히 말했다.
괜찮다.
가봐야 어디 가겠냐.
“흠… 뭐 상관없겠지.”
“예!?”
“아니 어차피 도망쳐봤자 저 위고. 그리고 아군의 합류도 생각해야 하니까.”
난 흑귀대를 일단 뒤로 물리고 선두를 서주병으로 교체한다.
흑귀대의 대형방패가 넝마가 되어 있었다.
“방패 가져왔지!? 야! 다들 방패들고 방어해! 하후형! 이제 습격 없냐!?”
“없습니다!”
“좋아. 이제 간다.”
수룡주의 지도를 펼쳤다.
이제 조금만 더 올라가면 넓은 터가 나온다.
그리고 그 터를 지나면 바로 터주의 장원이 나온다.
“노숙이 그냥 손놓고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군. 방패 겹쳐서 최대한 방어를 올리도록 하자고.”
두터운 끈으로 방패 두개를 겹쳤다.
이정도면 강노도 막을 수 있을 것 같다.
내 명령을 따르면서도 장합과 서황은 의아해하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요?”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어. 지금은 모르겠지만 예전 일을 생각해보면 그래.”
“예전일?”
“노가는 옛날에도 곽가가 투자해서 만든 것처럼 노병 부대를 운영하고 있었다고.”
“그게 어쨌다는 겁니까? 이제 노는 저희도 꽤 많이…”
“노가놈 역시 기술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는 거지. 그놈이 오의 중진에 올랐는데 지금까지 신병기 개발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좀 납득하기 힘들군. 뭔가 준비한게 있을것 같아.”
총 지휘관은 나다.
수전이라면 모를까 육전에서는 내 지휘를 따라야 하는 것이다.
“하후형! 내려와!”
“이제 괜찮으신 겁니까?”
“조금만 더 올라가면 적들이 기다리고 있을거다. 너희들도 방어벽 뒤로 와.”
내 말에 지붕 위에 있던 이들이 합류한다.
강 쪽을 보니 아직도 맹렬히 싸우고 있었다.
하지만 육군들이 하나 둘 씩 접근하는 것을 수룡주의 점령도 시간문제 같았다.
“가자.”
방패병들이 선두로 언덕을 올라간다.
돌계단을 올라간 그들이 외쳤다.
“적이 있습니다!”
“오…”
적어도 이천은 되어보이는데.
저들만으로 우리를 막겠다는 건가?
지금 내 뒤에 있는 이들만 해도 삼천이 넘고 또 주변을 돌며 아직 남은 오군들을 처리하는 이들도 많다.
뿔피리 한번만 크게 불면 다들 복귀할텐데 고작 저정도라.
내가 미소지었을 때 적들 사이에서 한 사내가 나왔다.
“오래간만입니다. 승상복야.”
“하. 그러게. 오래간만이야. 노숙.”
방패병들 사이로 보이는 얼굴.
꽤나 잘생긴 사내가 입꼬리에 웃음을 띄우며 말한다.
“얼굴을 한번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계속 그 뒤에 계실 겁니까?”
뭐지?
저 여유는?
고작 저정도 병력만 믿고 저러는 건가?
불길해.
저놈은 아무리 생각해도 찝찝하단 말이지.
날 기다리는 노숙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응.”
“…예?”
“우리가 살갑게 얼굴보며 하하호호 할 사이는 아니지 않냐? 얘들아. 쏴라.”
대놓고 놔왔다면 쏴죽여야지.
내 명령에 노병들이 방패 사이로 노를 댄 후 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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