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527
526화
태평양에 있는 마리아나 해구에 있는 외딴섬, 그 면적은 성인 남성이 걸었을 때, 반나절도 되지 않아 한 바퀴를 둘러 볼 정도로 크지 않았다.
작은 섬이었기에 거대한 배는 정박할 수 없었고 결국 강신과 일행들은 작은 보트에 물자를 실어 섬으로 접근했다.
섬 외곽에는 울프팀보다 먼저 도착한 이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사람이 생각보다 많네요….”
빌리가 바글바글한 사람들을 보며 중얼거렸다.
“그만큼 렙틸리언이 가진 기술이 탐난다는 것이겠죠.”
그들이 가진 기술력만 빼앗을 수 있다면 모든 기업보다 앞서서 나갈 수 있으니, 탐이 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보다 저는 사람들이 이렇게 몰려와 있는데, 렙틸리언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게 이해가 안 되는데요?”
카밀라가 평화로운 사람들을 보며 말하자 일행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흠…. 정말 괜찮은 걸까요?”
그 와중에 맥스가 걱정스레 말했다.
“뭐가요?”
“아니, 그게 렙틸리언들도 자기 집 앞마당에 이렇게 사람들이 몰려 있다는 걸 알고 있을 텐데, 저렇게 무방비하게 움직이는 건 좀….”
섬 자체가 적진일 가능성이 컸음에도 먼저 도착한 이들은 무방비해도 너무 무방비했다.
장비를 걸치지 않은 것은 기본이고, 가벼운 차림으로 바캉스를 나온 것처럼 느긋하게 선베드에 누워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도 보였다.
그러자, 장웨이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맥스는 아직 경험을 더 쌓아야겠군요.”
“네? 왜요?”
“좋은 의심입니다만, 그렇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보시죠.”
이곳에 모인 이들이 욕심에 눈이 멀긴 했지만 그렇다고 만만하게 볼 이들은 절대 아니었다.
오늘만 사는 이들조차 자신의 목숨이 아까운 줄 아는 법이니까.
맥스는 장웨이가 말한 대로 느긋해 보이는 이들을 더 자세하게 보았다.
그러자,
“어…?”
뭔가 위화감이 들었다.
느긋하게 담배를 피우고 있던 사람의 담배 길이는 그대로였으며, 그들이 입고 있는 옷은 바람의 방향과 조금 다르게 펄럭였다.
“맥스, 홀로그램 기술을 저희만 사용한다고 생각하신 것은 아니겠죠?”
성신이 사용하는 홀로그램 기술이 뛰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홀로그램 기술은 이미 다방면으로 많이 퍼져 있는 기술이었다.
“저희는 저렇게 잘 사용하지 않으니까, 처음 보신 것이겠지만 U.M.A를 사냥하는 팀은 가끔 시각으로 정보를 판단하는 U.M.A 꾀어내기 위해서 저런 식으로 미끼를 만들기도 합니다.”
그제야 맥스는 북적이던 사람들 대부분이 홀로그램으로 만들어진 미끼라는 걸 알게 되었다.
“허…. 저게 홀로그램이라니….”
실사와 같은 홀로그램에 맥스가 혼이 빠진 듯이 놀라 했다.
그렇게 강신과 일행들이 타고 있는 보트와 지원 요원들이 타고 있는 보트들이 모래사장으로 진입하자, 그들이 보고 있던 홀로그램들이 일제히 사라졌다.
갑자기 홀로그램이 사라진 것도 당황스러웠지만, 그와 더불어 아무것도 없던 모래사장에서 사람의 인영들이 불쑥 튀어나왔다.
그들은 모래색으로 위장된 옷을 걸치고 있었으며 어디 특수부대에서 사용할만한 중무장을 걸치고 있었다.
얼굴에는 방독면과 비슷한 헬멧을 착용하고 있어 얼굴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수상한 이들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송기덕과 이순자가 들고 있던 소총으로 모래사장에서 튀어나온 사람들을 겨누고는 경계했다.
그러자, 모래에서 튀어 나왔던 사람 중 하나가 양손을 들어 올리며 적대 의사가 없다는 것 밝혔다.
그리고는 천천히 다가오며 입을 열었다.
“보트에 그려진 로고를 보니 성신인 것 같은데, 맞습니까?”
그가 물었지만, 성신에서는 누구도 대답하지 않았으며 이순자만이 그를 경계하면서 슬쩍 강신을 바라봤다.
“음…. 하하…. 그렇게 경계하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희는 FFE 소속된 요원입니다.”
그들이 소속을 밝히자 강신이 고개를 끄덕였고, 그들에게 총을 겨누고 있던 성신 요원들이 천천히 총을 내렸다.
강신이 보트에서 내려 모래사장 위로 올라가자 자신을 FFE라고 소개한 남성이 쓰고 있던 방독면을 벗고는 얼굴을 드러냈다.
금발의 파란 눈을 한 남성, 체격 자체는 말라보였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날렵하게 움직일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반갑습니다. 성신 소속 강신입니다.”
강신이 손을 내밀자, 그가 놀란 눈으로 장난스럽게 웃으며 강신의 손을 맞잡았다.
“오? 성신의 정보꾼? 이거 거물이셨군요.”
“저를 아십니까?”
“하하, 이쪽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이 성신의 정보꾼을 알지 못할 리가요.”
성신에서는 최대한 강신의 정보가 퍼지는 것을 막는다고 막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었다.
지금 와서 정보꾼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은 업계에서 도태된 이들일 터였다.
‘으음…. 당연한 결과이긴 한데…. 그래도 민망한 것은 어쩔 수 없네.’
대놓고 앞에서 정보꾼이라 부르니, 부끄러운 것을 감출 수가 없었다.
“아이고…. 이런 제 소개가 늦었군요, 앞서 말했듯이 저는 FFE 소속 에이스라고 합니다.”
에이스라는 이름을 들은 강신은 움찔거렸다.
“코드명입니까?”
그것이 그의 본명이 아니라는 것쯤을 모를 정도로 강신은 바보가 아니었다.
“네, 저희 기업은 작전 중에 실명 언급이 금지되어 있어서 말이죠. 정말 아쉽군요, 정보꾼 정도로 거물이면 이름을 밝혀두는 것도 좋을 텐데…. 회사 규칙이 그러니, 죄송합니다.”
그는 입으로는 사죄하고 있었지만, 표정은 전혀 미안해하지 않았다.
“괜찮습니다. 그보다 여기는 FFE에서 선점한 것입니까?”
“하하, 애초에 선점이라고 할 것도 없습니다. 여기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자신들이 들고 온 물건과 가지고 나갈 물건밖에 없거든요. 저희는 그냥 이곳에서 대기하면서 추이를 지켜볼 생각이었죠.”
이들은 군인과 비슷한 체계를 가지고 있었기에 대기하는 동안에도 경계를 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미끼를 걸고 위장을 유지하며 덫을 놓으며 휴식했다.
과연 그게 휴식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들은 그렇게 전투력을 보존했다.
“그럼, 저희가 쉬는 걸 방해한 거군요?”
“아하하, 그건 아닙니다. 어차피 이제 저희도 움직이려고 했거든요.”
그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말하고는 모래에서 튀어나온 인원들 향해 수신호를 내리자, 모래에서 튀어나온 이들이 들고 있던 총을 내렸다.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저희가 머물고 있던 동안 이곳에 있던 일들이라도 알려드릴까요?”
“괜찮으시겠습니까?”
현재 이곳에 대한 정보는 매우 큰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
고작 하루 차이일지는 모르나, FFE의 경험은 현재 성신에게는 귀중하디 귀중한 정보였다.
“네, 물론이죠. 대신 후에 작전하는 도중 마주치게 되면 저희가 성신에게 호의적이었다는 것만 기억해주시면 됩니다.”
“음…. 좋습니다. FFE가 오늘 저희에게 보인 호의는 쉽게 잊지 않겠습니다.”
단지 말뿐인 약속이었다.
하지만 이는 결코 가벼운 약속이 아니었다.
에이스는 강신의 성향을 이미 분석했던 것인지, 강신에게 마음의 빚을 지우는 데 성공했다.
“하하하, 좋군요. 그럼 처음부터 이야기 드리죠. 저희가 이곳에 도착한 것은 U.M.A 국제회의에서 섬을 다른 이들에게 공표하기 3시간 전으로….”
FFE에게는 뛰어난 정보 수집 능력을 갖춘 직원이 있었다.
덕분에 U.M.A 국제회의가 공개하지 않았던 정보를 먼저 손에 넣을 수 있었고, 렙틸리언의 본거지가 어디인지 알게 됐다.
그래서 FFE는 마리아나 해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요원들을 파견해 대기시켜 두었다.
“그렇게 U.M.A 국제회의에서 섬을 공표하자, 저희는 곧장 이곳으로 왔습니다.”
다른 이들보다 이르게 섬에 도착한 FFE는 지체하지 않고 바로 섬 중앙에 있는 렙틸리언의 본거지로 이동했다.
FFE가 사전에 정보를 얻어 빨리 움직인 것은 맞지만 그런 능력을 갖춘 이는 FFE에만 있는 게 아니었다.
렙틸리언의 본거지로 들어갈 수 있는 지하 입구에서 에이스는 다른 기업과 국가 소속인 팀들과 마주치게 되었다.
“저희를 제외한 5개의 팀이었습니다. 그중에는 일에 방해가 되면 바로 다른 이들을 공격하는 과격한 팀도 포함되어 있었죠.”
그런 그들이 FFE를 공격하지 않은 것은 U.M.A 국제회의에서 섬 내부에서는 인간들끼리의 분쟁을 금지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분위기는 언제 싸움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좋지 않았다.
서로 노리는 게 같은 경쟁자였으니, 사이가 좋을 리 없었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다른 팀 인원 중 리더로 보이는 이가 나서서 싸움을 중재하며 어떤 제의를 해왔다.
“싸우지 말고, 제비뽑기로 진입 순서를 정하자고 하더군요.”
한 번에 모든 팀이 들어가도 상관없을 정도로 공간은 넓었지만, 그랬다가는 사고를 위장해 전투가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었다.
“다른 팀들도 이곳에서 싸워봤자 아까운 전투력만 손실될 테니, 나쁘지 않은 방법이라 동의했습니다.”
그렇게 제비뽑기가 시작되었다.
각 팀의 대표가 나서서 각자 제비를 뽑았다.
운명의 장난일까, 아니면 제비뽑기에 어떠한 조작이 들어간 것일까.
에이스는 그곳에 있는 팀 중 가장 마지막 순서의 제비를 뽑아버렸다.
꼴찌의 제비를 뽑았으니, 불만이 없다면 거짓말이었다.
에이스는 불만이 가득했지만 다른 5개의 팀이 자신과 일행들을 경계하는 걸 느끼고는 곧 결과에 승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에이스는 팀원들과 뒤쪽으로 빠져 다른 팀이 렙틸리언의 본거지로 들어가는 모습을 봐야 했다.
다행히도 뒤에서 기다리는 이들을 위해 탐색 시간을 3시간으로 정해두었고, 그것을 지키지 않으면 후속팀이 바로 진입하기로 했다.
그 과정에서 후속팀이 선발팀을 오인하여 공격해도 불만을 품지 않겠다는 계약을 따로 맺었다.
그렇게 첫 번째 팀이 렙틸리언의 본거지로 향하는 지하로 내려가자, 각 팀은 각자의 방법으로 입구 주변에서 몸을 숨기고 대기했다.
나무 위로 올라가는 팀도 있었으며 간단히 풀숲에서 위장만 하는 팀도 있었고 무른 흙을 퍼내어 땅속으로 몸을 숨기는 이들도 있었다.
그렇게 은폐하고 3시간이 지났지만….
“첫 번째로 들어간 팀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내부를 더 탐색하고 싶었던 것인지, 들어오는 후발주자들을 공격하려고 하는 건지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첫 번째 팀부터 FFE를 포함해 총 6개의 팀이 서로 공증한 계약을 어긴 것이다.
“두 번째 팀은 먼저 들어간 팀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진입했습니다.”
두 번째 팀은 돈만 된다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기업의 요원이었다.
그들은 첫 번째 팀이 돌아오지 않은 것을 오히려 잘되었다며 좋아했다.
“첫 번째 팀이 얻은 것을 빼앗을 생각이 가득하더군요.”
하지만 두 번째 팀 또한, 3시간이 지났음에도 돌아오지 못했다.
그러자 에이스는 뭔가 일이 이상하게 흘러간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을 느낀 것은 에이스뿐만이 아니었는지, 세 번째, 네 번째 팀은 서로 동맹을 맺고 함께 렙틸리언의 본거지로 내려갔다.
“그리고 그들마저 나오지 않았을 때, 저는 이대로 렙틸리언의 본거지로 진입하는 건 위험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먼저 진입한 이들은 FFE에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높은 전투력을 가진 팀들이었다.
그런 이들이 아무 소식도 없이 돌아오지 못한 것이다.
에이스는 렙틸리언의 본거지 내부는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해 FFE의 요원들을 뒤로 물렸지만, 대기하고 있던 다섯 번째 팀은 에이스와 다른 선택을 했다.
그리고….
“그들 역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로 에이스는 섬 외각으로 빠졌다.
그와 동시에 뒤늦게 각 국가와 기업에서 보내는 요원들이 속속히 도착했다.
뒤늦게 도착한 이들은 처음 들어갔던 팀들과 다르게 급하게 움직이지 않았다.
제대로 위장된 베이스캠프를 만들고 탐색용 드론을 이용해 내부 정찰을 시도했다.
하지만 렙틸리언의 본거지에는 뭔가 방해전파가 있는 것인지, 내부에 진입한 드론이 모두 먹통이 되었다.
결국, 사람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제대로 정비를 마친 이들이 렙틸리언의 본거지로 걸어 들어가야 했다.
한팀, 두 팀, 세팀, 내부로 들어간 팀의 숫자는 계속 늘어갔지만….
“아직 그들 중 그 누구도 돌아온 이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