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ndering Warrior of Wudang RAW novel - Chapter 239
239화
“이게 어찌 된 상황인가?”
가장 먼저 가까이로 달려온 것은 양소방과 개방의 제자들이었다.
다행히 명세찬과 은위단은 눈치 빠르게 물러나 버렸기에 마찰을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다만 지금의 상황을 전부 이해시켜 주기에는 시간이 없었다.
마을 사람들이 여전히 환각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서로를 향해 칼을 휘두르고 있었다.
“궁의 계략에 모두가 속은 겁니다. 저들은 궁의 무인들이 아닙니다. 모두가 일반 민초들입니다. 지금 독에 중독되었고 환각 증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일단 정신을 차리게 해야 합니다.”
간략하게 상황을 정리한 진무의 말에 잠시 머뭇거리던 양소방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들로서는 믿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진무가 그렇다면 그런 것이다.
그는 무당지검이니까.
“다치지 않게 제압하고 선기로 탁기를 몰아내 주어야 합니다.”
“알았네.”
양소방이 고개를 끄덕이고 개방도들에게 명을 내렸다.
“우리도 돕겠네.”
화산의 태을 장로.
상황이 중하기도 했거니와, 섬서의 땅에 한자락 걸친 삼도평이니만큼 화산 장로인 그가 직접 정예들을 이끌고 온 모양이었다.
“우리도 돕겠네!”
화산을 따라 안면이 있는 공동의 장로 정한이 진무를 향해 고개를 숙이고 혼전 상황으로 뛰어든다.
“뭣들 하느냐! 진무 도장께서 말씀하신 거 못 들었어? 빨리 안 움직여?”
호현개가 개방의 거지들을 닦달하며 타구봉을 휘두르고는 진무를 향해 씨익 웃어 온다.
한 사람에 대한 맹목적인(?) 호의가 만들어 낸 광경이었으나, 겉으로 보기에는 마치 모인 모든 이들이 진무의 통솔하에 움직이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호의적이지 않은 인물들도 다수였다.
제갈산산을 제외한 제갈가의 인물들과 종남이 대표적이었고, 함께 온 용봉관 갑무반 소속 남궁창위도 다르지 않았다.
* * *
정무맹의 무인들이 끼어들자 마을의 상황은 순식간에 정리되었다.
화산, 무당, 공동의 제자들은 선기를 이용해 사람들이 정신을 차릴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무인들을 배치해 혹시나 모를 사태를 대비해 사방을 경계하고 있었다.
그사이 진무는 양소방과 함께 수뇌부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정말 자네에게는 감탄뿐이네. 허헛!”
종남에서 헤어졌던 양소방이 진무의 어깨를 두들기며 너털웃음을 터트린다.
그만 쳐라, 이놈의 영감탱이야.
눈이 살짝 찡그려졌으나 내색을 하지는 않았다.
양소방의 옆에 앉아 있는 중년 여인 때문이다. 중년으로 보이지만 실상 칠십이 다 된 노파.
진무가 그녀를 알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단지 절대로 엮이고 싶지 않았기에 모른 척하고 있었을 뿐.
검혜 벽운영. 현 중원 무림에서 여인의 몸으로 유일하게 완숙한 강의 경지를 깨달은 여인이다.
하지만 그녀가 무공이 강하기 때문에 조심하는 게 아니었다. 달리 천수천안이라고도 불리는 그녀의 엄청난 촉 때문으로, 숨기는 것이 많은 현재의 진무에게는 천적과도 같은 존재였다.
도대체 어떤 방법을 사용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저 여자 앞에서는 다 까발려지게 되어 있단 말이지. 절대로 피해야 한다.
“하여간 자네의 정의로움은 말릴 수가 없구만. 호현개에게 바쁜 일이 있어서 먼저 간다고 했다더니 궁의 근거지는 또 어찌 알아낸 것인가?”
“아, 그냥…… 어쩌다 보니 그리되었습니다.”
“어쩌다 보니라니, 그런 말이 어디 있는가? 혹, 종남의 세작들을 통해서 알아낸 것인가?”
양소방의 칭찬에 종남의 무인들을 이끌고 온 장로 고두산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대숙수 목춘이 세작으로 밝혀지는 바람에 종남파는 정무맹의 처사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못하게 되었다.
더욱이 그 사실이 소문이 나면서 정무맹 소속의 모든 문파가 내부 조사를 벌이는 등 자정 노력을 기울였지만, 일단 대외적으로는 종남 외에는 세작이 없다고 밝혀진 것이다.
“그나저나 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말해 보게.”
화제를 돌리기 위해 고두산이 묻자 모두의 시선이 진무를 향해 집중되었다.
덕분에 다른 설명을 하지 않게 되었으니 고맙다고 해야 하나?
“실은…….”
진무는 혹시라도 실수를 할까 싶어 벽운영의 눈치를 조심스럽게 살피며 자신이 이곳으로 왔을 때의 상황을 설명했다.
자욱하게 퍼진 대마 연기에 의한 환각, 그리고 그 안에 스며 사람의 살기를 불러일으키는 정체 모를 독.
물론, 명세찬과 하오문의 이야기는 쏙 뺐다. 그들은 이미 눈치 빠르게 사라진 참이었으니까.
진무의 이야기에 모인 이들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천인공노할 놈들 같으니. 제 놈들의 꼬리를 자르기 위해 민초를 이용하다니.”
화산의 태을이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화를 내었고, 공동의 정한이 그 말에 동조해 고개를 끄덕인다.
“아마, 환각에 취해 서로가 죽고 죽이기를 바랐을 것입니다. 또한 민초들을 살육했다면 이쪽의 정신적인 충격도 상당했을 테지요.”
“음…….”
진무의 말에 양소방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가 또다시 큰일을 하였네. 자네가 저들의 함정을 미리 확인하지 않았다면 큰 화를 자초할 뻔하였어.”
“옳은 말입니다. 무당지검이 참으로 큰일을 하였습니다.”
태을이 흐뭇한 표정으로 진무를 칭찬했다.
“후우, 그나저나 이리 또 꼬리가 잘려 버렸으니 이제 또 놈들을 어디 가서 찾는단 말인가.”
양소방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와중에 가만히 입을 다물고 있던 사방관의 중년 학사가 마뜩잖은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진무를 향해 물었다.
“진무 도장.”
“…….”
“한 가지만 묻겠소. 혹, 진법에 대해서도 잘 아시오?”
“……누구신지?”
복장으로 미루어 제갈세가의 인물임은 분명하지만 본 적이 있어야지.
“아, 미안하오. 본인은 융중산 제갈본가의 천기관(天機館)을 맡고 있는 제갈협성이라 합니다.”
본가의 제갈협성이라. 그 얌생이 놈 형제쯤 되나?
“진무입니다.”
공손하게 인사 한번 해 주고.
“한데 그건 어찌 물으십니까?”
진무의 되물음에 제갈협성이 빙긋 웃었다.
저딴 식으로 게슴츠레하게 웃는 놈치고 음흉하지 않은 놈이 없는 법인데. 제갈협진 그놈도 마찬가지였고.
“이곳에 쳐진 진법은 본가에서도 처음 보는 것이었소. 한데 무당지검께서는 어찌 파훼하신 것인지?”
아, 그거라면.
“힘으로 뚫었습니다.”
“아, 힘으…… 뭐요?”
고개를 끄덕이던 제갈협성이 한쪽 눈을 찡그린다.
힘으로 뚫다니, 그게 무슨 개 풀 뜯어 먹는 소리란 말인가?
“하하, 무당지검께서는 지금 농을 하시는 겁니까? 어찌 그만한 진법을 힘으로 뚫을 수 있단 말입니까?”
“……진짠데.”
진무의 중얼거림에 제갈협성의 한쪽 눈두덩이가 씰룩거린다.
진무를 만나기 전, 삼도평에 도착한 그들은 진법을 파훼하기 위해 다각도로 면밀히 살핀 바 있었다.
놈들이 친절하게도 환영진의 범위를 나무에 표시해 두지 않았던가?
물론 제갈협성은 그 흔적이 진무의 명을 받은 은위단이 남긴 것이라고는 꿈에도 모를 테지만…….
어쨌든 진법의 범위는 삼십 리. 환영진임에도 소리를 차단하는 방음(防音), 기운을 차단하는 방세(防勢), 외부의 충격을 흩어 놓는 방격(防格)의 묘리가 모두 담긴 고절한 진법이었다.
그런데 그 대단한 진을 힘으로 파훼했다고 한다.
물론 아주 불가능할 일은 아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진무의 경지가 이미 입신에 이르렀다고 했으니.
하지만 쉽사리 믿을 수는 없었다. 진무의 무위보다도, 그들이 겪은 실패 때문이었다.
“믿기 힘들군요. 외부의 접근을 막기 위해 펼쳐진 진법의 경우 안에서라면 몰라도 밖에서 뚫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인데…….”
“…….”
제갈협성의 말에 진무가 피식 웃었다.
제법 눈썰미가 있는 녀석이다.
맞는 말이었다.
내부에서는 진무 혼자의 힘으로 환영진을 부쉈으나 외부에서 들어올 때는 그조차 명세찬의 도움을 받아야 했으니까.
말하는 걸로 봐서는 이미 시도해 본 게 분명한데……. 양소방은 힘들 테고, 검혜였겠지.
“어허, 천기관주께서는 어찌하여 진무 도장을 의심하는 듯한 어투로 묻는 것이오?”
제갈협성이 불신 가득한 눈초리로 말을 흐리자 진무를 대변하듯이 태을이 언짢은 기색을 드러내었다.
“의심이 아니라, 이런 일일수록 정확히 확인해야 하기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그만하시오. 확인이라니. 어찌 그 같은 언사를 한단 말이오? 아무리 나이가 어리다곤 하나 당대의 무당지검이오.”
태을이 제갈협성을 노려보자.
“사실 틀린 말은 아니지 않습니까? 검혜께서도 실패하신 일인 것을요. 확인은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더욱이 이러한 진법을 파훼하는 방법이 있다면 배워 두는 것도 나쁘지 않구요. 천기관주께서도 아마 그런 의도로 물으신 것이겠지요.”
진무에 대한 감정이 좋지 못했던 고두산이 제갈협성을 두둔하고 나선다.
검혜가 못 하면 아무도 못 한다 이거냐? 편협한 새끼들.
그리고 고두산 저 새끼는 그때 종남에서 눈조차 못 마주치도록 패 놨어야 했는데.
역시 마음이 너무 여려졌어.
하지만 괜히 입을 떼어서 긁어 부스럼을 만들고 싶지 않았기에 잠자코 듣기만 했다.
“종남 장로께서는 말씀이 지나치시오. 이미 힘으로 뚫었다 하였거늘, 무엇을 더 확인한단 말이오.”
공동 장로 정한이 쌍심지를 세우며 일어났다.
“지나치다니요? 어찌 이것이 지나치단 말입니까?”
“이 사람이 지금!”
고두산이 뻔뻔한 표정으로 올려다보자 정한의 미간이 잔뜩 찌푸려졌다.
“정한 장로님이야말로 지나치십니다. 태을 장로님도 마찬가지구요. 검혜께서도 실패한 일을 했다 하니 의아하지 않습니까? 궁금해서 물은 것인데 그리 화를 내시다니. 어째 같은 도문이라고 너무 싸고도는 것같습니다.”
“뭐요?”
정한과 태을이 동시에 고두산과 제갈협성을 노려보았다.
“아니, 그럼 어찌하여 정확한 사실을 알고자 하는 우리의 질문을 의심한다, 지나치다 하시는 겁니까? 사건이 끝났으니 마무리 차원에서 당연히 명명백백하게 조사를 해야 하는 일인데요.”
“뭣이?”
“그리고 이상하기 짝이 없지 않습니까? 무당지검이 어찌 삼도평에 궁의 근거지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까요? 무풍개 어르신의 말을 들어 보니 개방이나 정무맹의 정보도 얻지 않은 것 같은데요.”
“맞습니다. 여간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 종남의 세작에 대한 것도 무당지검이 먼저 알아내었다지요? 참 희한하지 않습니까? 의심스러운 구석이 너무 많아요.”
제갈협성과 고두산의 말에 진무는 가만히 있는데 정작 태을과 정한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른다.
“말을 삼가시오! 의심스럽다니! 어찌 정도만을 걷는 진무 도장을 그리 폄하한단 말이오!”
태을이 삿대질까지 하며 침을 튀기자 고두산이 뻔뻔하게 말을 받는다.
“폄하라니요? 그럴 리가 없지 않습니까?”
“닥치시오! 내 그대들의 시커먼 속을 모를 줄 아시오? 무당지검으로 인해 제갈은 단강구에서 세력이 조금 밀린 것을 원한 삼고 있고, 종남은 이번 세작 일로 무림에 얼굴 꽤나 팔렸으니 고까운 것이 아니오. 이번 일로 또 진무 도장의 이름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꼬워 이러는 것이 아닌가, 이 말이오!”
태을이 제갈협성과 고두산을 차갑게 비웃으며 일갈한다.
“말씀이 과하십니다! 태을 장로께서 아무리 무림의 어른이라 해도 그 말씀은 참을 수가 없군요!”
속마음을 들킨 것인지 제갈협성이 상기된 얼굴로 태을을 똑바로 노려보았다.
“못 참아? 못 참으면 어쩌겠단 말인가!”
급기야 막말까지 터져 나오고.
“…….”
가만히 듣고 있는 진무는 어이가 없었다.
편들어 주는 거야 고맙긴 한데, 점점 더 이상한 방향으로 대화가 흘러가더니 이젠 당사자 따돌리고 지들끼리 싸운다.
참 꼬라지 잘 돌아간다.
뭐, 나쁠 건 없지. 분열될수록 나중에 무너뜨리기가 쉬워질 테니까.
“그만!”
한참을 듣고 있던 양소방이 날카롭게 외쳤다.
“어찌 이리들 자신의 입장과 감정만 앞세우는가? 진무 도장이 적의 근거지에 함정이 있음을 확인한 것도 사실이요, 그로 인해 큰 화를 면하게 한 것도 사실일세. 모두 의창의 참변을 잊은 것인가!”
“…….”
양소방의 입에서 의창의 일이 거론되자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제갈가의 천기관주와 종남의 장로는 더는 진무 도장을 폄하하려 하지 말게. 이미 누구보다 정무맹의 의를 세우고 있거늘! 그리고 태을과 정한도 말이 과했으니 어서 사과하게.”
양소방이 짐짓 화를 내며 다그쳤지만, 이미 감정이 상해 버린 탓인지 둘은 입을 꾹 다물고 고개만 돌려 버렸다.
“하아, 어찌……. 되었네. 나머지는 개방에서 알아서 할 터이니 모두 자파로 돌아가게.”
“예? 이렇게 빨리 말입니까? 아직 조사가…….”
제갈협성이 의아하게 쳐다보자 양소방이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조사는 무슨 조사! 종남의 세작이 발견되고 나서 사안의 엄중함을 깨달은 암황, 창천, 광호도 모두 자파로 돌아갔네. 이곳이 저들의 계략이었다면 필시 다른 목적이 있을 터. 거기다 아직 세작들이 얼마나 더 있는지도 모르지 않나.”
“그, 그건 그렇지만.”
제갈협성이 머쓱해진 표정으로 말을 흐리자 이번엔 양소방이 고두산을 쳐다본다.
“자넨 뭘 하는가?”
“예?”
“시발점이 된 종남에 설마하니 세작이 대숙수라는 놈 하나뿐이라 생각하는가?”
“아, 아니 그게.”
“어서 돌아가게.”
“…….”
“뭣들 해! 어서 다들 자파의 사람들을 꾸려서 돌아가라니까, 태을, 정한! 자네들도.”
화가 잔뜩 난 양소방이 축객령을 내렸다.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양소방이 그렇게까지 말하는데 버티고 있을 수는 없었다.
모두가 돌아갈 준비를 하기 위해 인사를 하고 떠난 뒤, 양소방이 한숨을 쉬며 진무에게 사과했다.
“홀로 동분서주하는 자네에게 못난 꼴을 보여 미안하네. 어찌 그리들 생각이 짧은지.”
“괜찮습니다. 그럴 수도 있죠.”
진무가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자 양소방의 얼굴이 환해졌다.
원래라면 고두산과 제갈협진을 좀 패 놓았겠지만, 지금은 그러거나 말거나 대충 정리하고 떠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어차피 얻을 것도 없는데.
“진무 도장.”
이제 다 끝났나 싶었더니, 이제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던 벽운영이 말을 걸어왔다.
“아, 인사가 늦었습니다. 무림 말학, 무당의 진무가 검혜 어르신을 뵙습니다.”
진무는 그녀에게 꼬투리를 잡히지 않기 위해서 최대한 공손하게 인사를 올렸다.
“예를 거두게. 그리고 말학이라니. 당금 무림에서 그대만 한 업적을 세운 이가 없거늘, 어찌 그리 말하는가?”
“…….”
“그건 그렇고, 나도 한 가지 물어도 되겠는가?”
“……?”
빙긋이 웃는 그녀의 표정에 진무는 뒷덜미가 섬뜩해졌다.
이게 지금 나한테 뭘 물어보려고.
“자네의 몸에 어찌하여 사기가 느껴지는 겐가?”
“…….”
젠장, 어째 불안불안하더라니.
그녀를 발견하자마자 묵룡혼원공을 거두고 육양진기를 일으켰는데, 언제 또 그걸 알아챘는지 모를 노릇이었다.
그런데, 진무보다 양소방이 더 가관이었다.
동그랗게 뜬 눈을 끔벅거리며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손톱까지 물어뜯는 모습.
비, 비밀인데.
지켜 주기로 했는데.
자신의 명예와 이름, 개방의 이름, 개방 선대들의 이름을 걸고 천지신명께 약속까지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