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to NBA RAW novel - Chapter 141
웰컴 투 NBA 141화
#141. 별들의 전쟁 (1)
[Good evening, NBA Fans. 여기는 LA 캘리포니아. 저는 오늘 올스타전의 해설을 맡게 될 TNT의 마크 알버트입니다. 오늘 이 자리엔 NBA의 두 전설, 레지 밀러와 크리스 웨버를 함께 모셨습니다.] [레지 밀러입니다.] [크리스 웨버입니다, 반갑습니다.] [대망의 올스타전이 우리 곁에 돌아왔습니다. 이번 올스타전은 평년과는 달리 각 팀의 캡틴이 양대 컨퍼런스의 선수를 자유롭게 지명하는 드래프트 방식으로 진행이 되는데요. 그래서인지 신선한 조합이 눈에 띕니다. 지금도 동부의 야니스 아데토쿤보와 서부의 스테판 커리가 대화를 나누며 웃고 있군요.] [올해 처음 올스타전에 참가하는 신선한 얼굴들도 눈에 띕니다. 브래들리 빌, 빅터 올라디포, 고란 드라기치, 조엘 엠비드, 그리고 시온 킴. 무려 다섯 명의 선수들이 올스타 명단에 새로 이름을 올리는군요. 이 중에서 시온 킴은 루키 시즌을 보내고 있는 신인입니다.] [블레이크 그리핀의 올스타 데뷔전이 생각나는군요. 플레이 스타일은 그리핀과 전혀 다르지만, 첫 시즌부터 센세이셔널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점은 동일합니다. 지금도 보세요. 저 쟁쟁한 선수들 사이에서도 전혀 무게감이 뒤처진다는 느낌이 없군요.]카메라가 빅터 올라디포, 고란 드라기치와 대화를 나누는 김시온의 모습을 비춘다.
옆에서 눈치 없이 끼어드는 엠비드.
그런 엠비드를 차갑게 외면하는 세 사람의 모습에 관중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각 팀의 감독이 선수들을 불러 모으는군요.] [전통적으로 올스타전의 감독은 각 컨퍼런스 1위 팀의 감독이 맡게 됩니다. 팀 커리의 감독은 휴스턴 로키츠의 마이크 댄토니. 팀 르브론의 감독은 토론토 랩터스의 드웨인 케이시 감독이 맡게 되었습니다.]올스타급 선수들을 지도하는 것은 감독에게도 굉장히 영광스러운 일이다.
마이크 댄토니 감독은 잔뜩 흥분해 있었다.
“드디어 때가 왔다……!”
평소에 꿈만 꾸던 스타 플레이어의 군단을 현실에서 지휘해 볼 기회다.
댄토니가 특히 관심을 두고 있는 선수는 그가 작년부터 호시탐탐 노리던 어떤 루키였다.
‘하든과의 호흡이 얼마나 잘 맞을지 시험해 볼 절호의 기회다.’
댄토니는 매의 눈이 되어 김시온을 바라보았다.
일명 ‘하든 스토퍼’로 명성을 드높인 선수.
물론 실제로는 하든의 공격을 부분적으로 제어한 것에 가깝지만.
– 그 자식은 영 상대하기 까다로워요. 제가 어떻게 움직일지 전부 꿰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든이 김시온을 상대하길 유독 부담스러워하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우리 팀으로 데려오면 되는 것 아닌가?’
하든이 공격. 김시온이 수비. 크리스 폴이 사령탑을 맡는 휴스턴 로키츠라면?
리그를 완전히 파괴할 수 있을 것이다.
‘무능한 단장 놈만 아니었어도 지금쯤 올스타급 선수를 미니멈 연봉으로 부려 먹고 있을 텐데.’
이제는 드래프트 픽을 몇 장을 내어줘야 할지 짐작도 안 될 지경이었다.
‘뭐, 내 알 바는 아니지. 그건 단장 소관이니까.’
감독인 자신은 성적만 내면 그만이었다.
“저기…… 댄토니 감독님?”
“으응?”
“뭔가 단단히 착각하고 계신 것 같은데, 킴은 동부 팀 소속입니다만.”
“뭣이!?”
이번 올스타전은 컨퍼런스를 가리지 않는 구조.
팀 르브론에 지명된 김시온은 자연스레 동부 컨퍼런스 소속이 된 상황이었다.
“그런 게 어디 있나! 그냥 예전처럼 동/서부 방식으로 하자고 해!”
“그런다고 이제 와서 규칙이 바뀌겠습니까……?”
댄토니의 억지에 보조 코치는 짙은 한숨을 내쉬었다.
[경기 시작합니다. 선발 라인업의 맞대결.]앤서니 데이비스를 상대로 점프볼을 따내는 조엘 엠비드.
그 모습에 댄토니는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뭐, 아쉽긴 하지만…… 상관없겠지.’
이 팀은 무적이다.
스테판 커리 + 제임스 하든 + 야니스 아데토쿤보.
이 얼마나 끔찍하고 무시무시한 조합인가?
하든과 쿤보가 펼치는 픽앤롤.
바깥으로 킥아웃 패스를 보내면 커리의 3점 슛이 날아든다.
여기에 미드레인지의 지배자인 드로잔과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현대식 빅맨 엠비드로 구성된 환상적인 조합.
‘이건 드림팀 그 자체야.’
댄토니는 짜릿한 희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하든이 평소답지 않게 의욕으로 가득하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제임스 하든! 르브론을 상대로 1대1 아이솔레이션을 시도합니다!]“와아아아!”
첫 포제션부터 두 MVP급 선수의 맞대결이 벌어지자, 관중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하든은 싸늘한 눈빛으로 눈앞의 상대를 노려보았다.
‘감히 날 제껴?’
평균 30.4 득점, 8.8어시스트, 5.4리바운드라는 괴물 같은 성적을 거두며 벌써부터 정규 시즌 MVP 수상이 확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하든.
그러나 르브론은 첫 번째 지명권으로 하든이 아닌 듀란트를 선택했다.
이는 하든에겐 굉장한 굴욕이었다.
드래프트 과정이 방송을 타지 않았다면 모를까.
이는 아직까지는 듀란트가 하든보다 위에 있음을 만천하에 공표해 버린 것과 다름없었다.
– 엌ㅋㅋㅋㅋㅋㅋㅋ
– 털보 개망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당연하지 ㅋㅋ OKC 시절엔 식스맨이나 하던 놈이 어디서 감히 주인님에게 ㅋㅋㅋ
당연히 전 세계의 듀란트 팬들은 이때다 하며 하든을 조롱했고.
SNS의 반응을 확인한 하든은 이벤트전답지 않게 승부욕을 활활 불태우고 있었다.
탕! 타당! 탕!
춤을 추듯 현란한 드리블을 펼치다가, 순식간에 르브론을 제치고 레이업을 올려놓는 하든.
“흥.”
하든은 특유의 요리사 세리머니를 펼치며 르브론을 노골적으로 도발했다.
내가 널 완전히 요리했다는 의미의 세리머니.
“Huh?”
“저 자식, 시작부터 뭐 하는 짓이야?”
그 도발에 발끈한 팀 르브론의 선수들이 화답하며, LA 스테이플스 센터의 분위기는 빠르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투쾅!
[르브론 to 앤서니 데이비스! 환상적인 랍 패스와 마무리였습니다!] [르브론과 AD. 이 둘의 조합도 꿈의 조합이죠. 물론 현실적으로 두 사람이 한 팀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겠지만요.]“와아아아!”
환상적인 엘리웁 덩크에 열광하는 관중들.
팀 커리의 강점이 커리, 하든이 제공하는 극강의 스페이싱을 받는 야니스의 돌파라면, 팀 르브론의 강점은 포워드진의 압도적인 재능이었다.
르브론과 AD의 콤비 플레이도 무시무시한데, 3점 라인에는 언제든지 1대1로 점수를 낼 수 있는 어빙과 듀란트가 대기하고 있다.
‘……이건 또 이것대로 무적이로군.’
진땀을 흘리는 댄토니.
게다가 오늘 경기에서 승부욕을 불태우고 있는 선수는 비단 하든만이 아니었다.
늦은 순번에 지명된 선수들은 하나같이 이를 벅벅 갈고 있었던 것.
– 감히 날 걸러?
– 나를 마지막 순번으로 뽑아? 지금 제정신인가?
– 이것들이 날 무시하나?
이 자리에 모인 선수들은 평생 어디서 농구 못 한다는 소리를 들어 본 적이 없는 선수들.
당연히 에고(ego)로 똘똘 뭉쳐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 쟁쟁한 선수들에게, 드래프트의 마지막까지 남은 깍두기 신세가 되었다는 것은 굉장한 굴욕이었다.
그런 마음가짐이 불러온 변화.
그것은 바로 선수들의 수비 적극성이었다.
[어빙! 커리를 제치고 안으로 진입합니다!] [그러나 안에는 쿤보와 엠비드의 협력 수비! 어마어마한 압박감입니다!]“우웃……!”
NBA 올스타전은 선수들이 수비를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어차피 이벤트 경기에 불과하니, 선수들도 수비보다는 화려한 공격에 집중하기 때문.
때문에 올스타전은 150득점을 우습게 넘기는 다득점 양상으로 흘러갈 때가 많았다.
하지만 오늘의 경기는 조금씩 평소와는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조엘 엠비드. 골밑으로 드라이브! Block by 웨스트브룩!]“우와아앗!”
“점프력 미쳤다!”
자신보다 9인치(22cm)나 큰 엠비드의 슛을 뒤에서 긁어내 버리는 웨스트브룩.
그 환상적인 명장면에 경기장이 또 한 번 들썩인다.
“이 X끼가……!”
발끈한 엠비드가 포스트업을 시도하자, 다른 선수들도 마치 실전과도 같은 집중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그래. 우린 이런 걸 보고 싶어서 온 거라고!”
모두의 바람을 대변하는 누군가의 외침에, 관중들은 열광적인 반응으로 화답했다.
“휘이이익! 가자아아!”
“Let’s Fxxking go!”
쿵! 쿵! 쿵! 쿵!
힘차게 발을 구르기 시작하는 관중들.
그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혀 전 세계로 송출된다.
김시온이 올스타에 출전하며 발생한 사소한 나비효과.
진정한 의미에서의 별들의 전쟁에, 스테이플스 센터는 1쿼터부터 후끈 달아오르고 있었다.
* * *
1쿼터 8:33
[팀 르브론 20 : 26 팀 커리]◎ 팀 르브론
PG 러셀 웨스트브룩
SG 지미 버틀러
SF 김시온
PF 케빈 듀란트
C 안드레 드러먼드
◎ 팀 커리
PG 카일 라우리
SG 더마 드로잔
SF 폴 조지
PF 라마커스 알드리지
C 조엘 엠비드
주전 선수들 중 일부가 빠지고, 벤치 라인업이 투입되는 구간.
루키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드웨인 케이시 감독은 내게 특별히 함께 뛰고 싶은 선수가 있는지 미리 확인했다.
– 특별히 선호하는 라인업이 있나? 가능하면 맞춰 주도록 하겠네.
– 에이. 루키 주제에 찬밥 더운밥 가릴 수가 있나요. 지시하시는 대로 열심히 뛰겠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내 역할은 철저한 롤 플레이어.
그리고 어른들 노는 판에 끼어든 귀염둥이 막내 포지션이다.
베테랑 어르신들의 비위를 잘 맞추다 보면 내게도 몇 번 정도는 기회가 돌아오겠지.
‘오늘 경기가 느슨한 이벤트전이었다면 나 역시 마음 가는 대로 뛰겠지만…….’
어째 승부욕을 불태우는 선수들이 몇 명 섞여 있는 것 같은데…….
좋아, 마음에 들어.
‘자고로 올스타전은 이래야지.’
올스타전이 재미가 없어진 주된 원인은 양대 컨퍼런스 사이의 경쟁심이 사그라지고, 선수들의 친목질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지.
혹시 모를 부상 위험을 감수해 가며 열심히 뛰기에는 메리트가 너무 부족하니까.
당장 올해도 승자 팀이 얻는 것은 NBA가 승자 팀의 명의로 자선단체에 기부금을 내는 것이 전부였다.
‘이래서야 선수들이 동기부여를 얻지 못하는 것도 당연하지.’
차라리 승리한 컨퍼런스가 파이널에서 홈 어드벤티지를 가져가게 해 주는 편이 나을 걸?
그것도 결국 큰 어드벤티지가 되진 못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선수들의 경쟁심에 불을 붙이는 것.
그러기 위해선 지금 몇몇 선수들이 품은 작은 불씨를 크게 키울 필요가 있었다.
‘그러면 조금 더 불을 붙여 볼까.’
승부욕이란 타오르는 들불과 같아, 어느 하나가 불타오르기 시작하면 다른 선수들도 자연스레 영향을 받게 된다.
그리고 난 선수들의 승부욕에 불을 붙이기에 최적인 선수를 알고 있었다.
“지미, 한번 잘해 보죠.”
“그래. 정말 네 말대로 같은 팀이 될 줄은 몰랐네.”
지미 버틀러가 고개를 끄덕인다.
보아하니 울브스전에서 내가 한 말을 기억하고 있었던 모양.
‘내가 말한 건 올스타전 이야기가 아니었는데.’
나와 버틀러는 둘 다 가자미 유형의 선수에 가깝지만, 활동 영역이 겹치지는 않는다.
버틀러는 저돌적으로 림을 공략해 파울을 얻어 내는 스타일.
반면 내 서식지는 기본적으로 3점 라인 근처니까.
[버틀러 to 킴! 다시 버틀러에게 찔러 주는 패스!] [지미 버틀러! 앤드 원!]“예아! 바로 이거지!”
목에 핏대를 세워 가며 함성을 지른 버틀러가 내게 손을 내밀어 온다.
짝! 손바닥이 얼얼해질 정도의 하이파이브.
‘역시 마음에 드는 양반이라니까.’
여기에 버틀러와 내가 진지하게 수비에 임하자.
“으윽!”
“억!”
올스타전이라고 경계를 풀던 팀 커리 선수들 사이에서 곡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이봐! 루키!”
저 멀리 달려가는 웨스트브룩이 내게 소리쳤다.
웨스트브룩 역시 승부욕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열정남.
나는 드로잔의 손에서 탈취한 공을 몰고 달려가 웨스트브룩과 2인 역습을 전개했고.
“러스!”
“ok!”
웨스트브룩에게 맛깔나는 랍패스를 띄워 올렸다.
투쾅!
천둥 같은 굉음과 함께 파워풀한 덩크를 꽂아 넣는 웨스트브룩.
[킴! 순식간에 2어시스트 적립입니다. 이 친구, 몰랐는데 패싱에도 상당한 조예가 있군요!?] [블레이저스에선 릴라드, 맥컬럼이 항상 공을 쥐고 있으니까요. 적어도 벤치 라인업의 리딩을 이끌기엔 충분한 실력입니다.]분명 처음 합을 맞추는 것인데도, 마법처럼 손발이 맞아들어가는 감각.
그 짜릿한 경험엔 나도 전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게 올스타 레벨 선수들의 플레이……!’
안계가 넓어진다는 말이 딱 이럴 때 쓰는 표현이구나.
선수들이 왜 그렇게들 big 3를 결성하려고 하는지 알겠네.
이런 선수들과 함께 뛸 수 있다면 나라도 마음이 혹할 것 같았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웨스트브룩과 듀란트가 의식적으로 서로를 외면하고 있다는 점.’
두 사람의 사적인 관계야 그들의 문제지만.
문제는 그쪽에서만 패스가 원활히 돌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다.
지금도 봐라.
충분히 패스를 줄 수 있는데도 무리해서 개인 공격을 시도하는 거.
[아아! 듀란트! 턴오버입니다!] [오늘따라 KD가 KD답지 않네요. 마음가짐이 느슨한 몇몇 선수들은 긴장해야 할 겁니다. 다른 선수들은 지금 제대로 경기에 임하고 있거든요!]또다시 턴오버를 범하는 듀란트.
두 선수는 자꾸만 불협화음을 만들고 있었다.
‘저건 가만히 놔둬선 안 되겠는데.’
흐음. 어차피 올스타전이니, 재밌는 장면을 한번 연출해 볼까.
몇 번의 공방이 오가고.
나는 적당한 기회를 포착할 수 있었다.
[웨스트브룩, 수비를 찢고 들어가는 돌파! 하지만 라우리와 엠비드의 멋진 협력 수비가 막아섭니다!]라우리와 엠비드 사이에 갇히고 만 웨스트브룩.
보통은 여기서 멋지게 빅맨에게 돌격해 장렬히 산화하는 게 웨스트브룩이란 선수지만.
지금은 필사적으로 공을 지키며 패스를 넘길 루트를 찾고 있었다.
“러셀! 여기예요!”
동료의 목소리에 다급하게 패스를 연결하는 웨스트브룩.
하지만 웨스트브룩을 호출한 나는 패스를 받는 대신, 미끼가 되어 수비를 옆으로 끌어냈고.
쉬익!
방금 전까지만 해도 내가 있던 자리에 위치하게 된 선수는…….
[어엇!?]다름 아닌 웨스트브룩의 영혼의 파트너, 케빈 듀란트였다.
턱!
자신의 손에 날아와 안기는 공에 어리벙벙한 얼굴이 되는 듀란트.
[러스 to KD!]“우오오오오!”
그 장면에 입을 쩍 벌리는 관중들.
잠시 눈살을 찌푸리던 듀란트는 그대로 점퍼를 올라갔고.
철썩! 깔끔하게 3점 슛을 성공시켰다.
“KD! KD! KD! KD!”
“러스! 러스! 러스! 러스!”
“OKC! OKC! OKC!”
LA에서 나오는 천둥 같은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즈 콜.
그 챈트에 웨스트브룩과 듀란트. 두 사람 사이에 미묘한 공기가 감돌았다.
[환상적인 패스였습니다! 마치 OKC에서 함께 우승에 도전하던 시절을 다시 보는 것 같군요!] [그러게 말입니다. 제가 러스 to KD 콜을 다시 외칠 날이 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어색하게 서로를 외면하며 백코트하는 두 선수.
나는 킬킬대며 그 광경을 만끽하고 있었다.
벤치에서 그 모습을 불안한 눈길로 지켜보던 릴라드가 조용히 말을 걸어왔다.
“이봐, 킴.”
“예?”
“방금 그 장면. 네가 일부러 설계한 거지?”
“뭐야. 티 났어요?”
내 태연자약한 대답에 골머리를 부여잡는 릴라드.
“너 그러다가 언젠가 진짜 큰일 난다…… 하여간 루키 주제에 겁이 없어요.”
릴라드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다시 벤치에 주저앉았다.
‘에이. 뭘 이 정도로.’
쟤네들?
아냐. 내가 미래에서 보고 왔는데.
코트 위에서나 틱틱대지, 카메라 없으면 사이좋게 잘 지내더라고.
‘내가 한 일은 살포시 등을 밀어 준 것에 불과하다고나 할까.’
실제로 그 장면 이후 두 선수는 정상적인 연계 플레이를 펼치고 있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똑바로 하라고.’
나는 씨익 웃으며 남은 시간을 확인했다.
커플 재결합 미션에는 성공했으니, 이제는 내 밥그릇 찾는 데 집중할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