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I woke up, the world turned into a game! RAW novel - Chapter 104
37. 달라진 위상
모자와 선글라스를 다시 착용하고 이동했다.
원래 목표는 삼겹살이었지만 굉장히 좋은 스킬을 단 1골덴링에 배웠고 그 스킬을 배움으로써 연달아 총 2천의 힘 스탯포인트를 얻었다.
“이런 날 고급 음식을 먹어줘야지!”
한창 이곳저곳을 둘러보다 주차 경비를 서는 자도 바리움이고 출입문을 통제하는 자도 바리움인 5층 건물의 소고기 전문점을 발견했다.
건물 외관에서부터 ‘이곳은 비싸니까 돈 없으면 오지 마라!’ 하고 말하듯 화려하고 깨끗했다.
평소라면 거들떠도 안 봤을 테지만 오늘 만큼은 이정도 음식점에서 식사를 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당당하게 고급 음식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요즘 입는 옷이 고급이다. 신화길드에서 챙겨준 것도 있고 마카오에서 구비한 것들도 꽤 있었다.
입구를 통제하던 자도 내 옷무새를 슬쩍 쳐다보고는 막아서는지 않았다.
그리고 그날 평생을 먹은 소고기보다 더 많은 소고기를 주문했다.
이지원이 고급 음식점에서 한창 소고기를 굽는 사이.
여의도 국회의사당 근처 11층 한동빌딩 지노시스 정보길드.
5명의 인원이 널따란 테이블에 빙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72번 상점에서 들어온 소식은 다들 알고 있겠지?”
“물론이지.”
“캬~ 이런 게 바로 국위선양 아니겠어? 난데없이 등장해서는 마치 국내의 물이 좁다는 듯이 얼마 활동도 안하고 곧바로 해외로 나가서는 1년도 안돼서 금의환향 한 거잖아.”
알파의 말에 천리안의 소유자 제이가 과장되게 손을 활짝 펴며 말했다.
“미친년.”
분석관 임지나가 제이의 그 모습을 보고는 한마디 했다. 하지만 워낙 자주 있는 일이기에 아무도 그것에 대해서 관심을 갖지 않았다.
“요새 가장 핫한 인물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맞아. 요 근래 3달 동안 이지원에 대한 정보 의뢰가 40건이 넘어. 저 천하의 선빈길드의 동향을 묻는 의뢰보다 더 많아. 특히 일본, 중국 할 것 없이 유럽과 미국, 브라질에 하다못해 인도, 베트남까지.”
“한국이 낳은 월드 스타라니까!”
장난기 가득한 제이의 말에 아무도 호응하지 않았다.
“이지원이 신화길드로부터 분명 ‘나를 향한 모든 관심을 거둬줘’를 받은 후로는 천리안도 통하지 않게 됐지만 그래도 우리는 그 누구보다 이지원에 대한 많은 정보를 알고 있다. 최하 8등급의 아이템을 얻는 장면도 확인했으니까.”
“그건 최하 8등급이 아니라 10등급이 확실하다니까.”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바봐. 진실에 그나마 근접한 눈을 가진 X도 10등급이라고 생각한다잖아. 산산 조각난 아자젤로의 번개 보구 조각으로 시도하는 첫 번째 아이템 조합 성공 확률이 무려 1/1491041720931840000인데 이게 8, 9등급 같아? 무조건 10등급이지. 더군다나 그때 발생한 엄청나게 화려한 이펙트를 생각해 보라고. 분명 10등급이야.”
“좋아. 10등급이라 하지.”
임지나의 말에 알파도 순순히 인정했다. 논쟁거리도 안 되기에.
“어쨌든 화제의 중심에 있는 이지원이 한국으로 들어왔고 다시 한 번 우리에게 의뢰하기 위해서 찾아올 것인가가 중요하다. 우리가 접근하는 것보다 이지원이 접근해 오는 게 더 인연을 만드는데 자연스러우니까. 한용석 너는 어떻게 생각하지? 그때 유일하게 이지원과 직접적으로 대화도 해봤잖아.”
알파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던 한용석에게 향했다.
“아마도… 이번에 다시 의뢰를 하기 위해 올 것 같다. 내가 의뢰를 거절하자 그의 얼굴에 아쉬움이 한가득 그대로 묻어났었다.”
“좋아. 우선 이지원의 동향을 계속 확인한다. 그리고 최악으로 가정한 이지원이 선빈길드와 깊게 연결되어 있으면… 주거지를 옮긴다.”
지노시스 정보길드의 요즘 최대 근심거리가 이거였다.
선빈길드와 이지원과의 관계.
분명 이지원은 4년 동안 선빈길드 모처에서 보호 같기도 하고 방치 같기도 한 애매모호한 상태로 잠만 잤다. 물론 보호 쪽에 살짝 가까웠지만.
여기까지 보면 이지원과 선빈길드는 상당히 가까운 관계가 확실했다.
선빈길드가 생판 모르는 남을 4년간 보호해줄 리가 없다. 더군다나 자신들의 모처에서.
하지만 서울의 암흑가를 차지한 히트길드의 뒤를 파면서 의외로 엄청난 것을 발견했다. 바로 송해창이 이지원에 대한 납치 의뢰를 한 내용을.
자신들이 파악했다면 선빈길드의 송대철 길드장이 모를 리가 없다. 하지만 송해창에게 어떠한 제재도 없었다. 당연히 히트길드에도.
여기에 그간 이지원의 행적으로 봐서는 선빈길드와 전혀 연관이 없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일렀다.
“하여튼 이지원이 오면 그의 정확한 능력과 성향을 확실히 파악해둔다.”
“그렇게 하지.”
“알았다.”
지노시스 정보길드는 이지원을 맞을 준비를 했다. 그리고 이지원은 생각보다 더 일찍 지노시스 정보길드를 찾았다.
“꺼억~”
마지막 소고기를 입에 넣고는 만족스럽게 배를 쓰다듬었다.
“역시 한우야.”
분명 이집트에서도 소고기를 먹긴 했다. 하지만 오늘 먹은 소고기가 훨씬 맛있고 입에 딱 맞았다.
“그럼 든든하게 배를 채웠으니 지노시스 정보길드를 가볼 까나.”
오늘 목적은 지노시스 정보길드를 방문해 이강찬에 대한 의뢰까지 해놓는 것으로 정했다.
“어쩌다보니 늦어졌지만 그게 이강찬 너에게 행운은 아닐 것이다. 그만큼 내가 더 강해졌으니.”
자리에서 일어나 옆의 계산표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얼음인 된 것 마냥 얼어붙었다.
‘16만 골덴링?’
계산표에는 무려 16만 골덴링이라 적혀 있었다.
상점에서 하루를 버티는 빵과 음료가 100골덴링이다.
16만 골덴링이면 빵과 음료를 똑같이 산다면 각각 800개씩 살 수 있다. 즉, 800일을 버틸 수 있는 금액인 것이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자리에서 일어난 내가 그대로 멈춰있자 직원이 다가와 무슨 일인지 물었다.
“아… 아닙니다.”
순간적으로 블링크를 사용해 이곳을 빠져 나갈까 하는 고민이 들었다.
더욱이 눈앞의 직원은 일반인 이었고 출입문을 지키던 자는 바리움 이었지만 나를 모르는 눈치였다.
‘에휴. 별 시답잖은 생각을 다 하는군. 이제 16만 골덴링에 벌벌 떠는 수준은 훨씬 지났잖아.’
당당하게 카운터로 이동해 계산을 하고 밖으로 빠져나왔다.
목적지는 지노시스 정보길드.
블링크로 꽤 높아 보이는 옆쪽 빌딩 옥상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빌딩들을 박차고 도심 속을 빠른 속도로 이동했다.
“오… 옵니다!”
“뭐가?”
지노시스 정보길드는 점차 성장해가면서 자신들의 본거지인 한동빌딩을 중심으로 사방 10킬로미터 이내의 요충지에는 항시 길드원을 상주시켜 특별한 움직임이나 변화는 곧바로 보고하게끔 만들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보고가 들어왔다.
“이지원이요! 이지원이 지금 한동빌딩 방향으로 으억! 방금 제 위로 날듯이 이동했습니다. 이제 1분… 1분 안으로 도착할 것 같습니다.”
“헉! 알았다.”
지노시스 정보길드 내에서 이지원에 대한 분류는 특급이다. 송대철 회장과 더불어 단 2명뿐인 특급.
그래서 말단의 길드원도 모두 이지원의 몽타주는 확실히 꿰고 있었다.
곧 지노시스 정보길드가 분주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지노시스 정보길드원인가?’
방금 박차고 뛰어오른 빌딩의 옥상에는 한명의 바리움이 있었다. 모서리 외곽에서 몸을 숨긴 채.
딱 봐도 외곽에서 한동빌딩으로 들어오는 방향을 관철하던 자세로 봐서는 지노시스 정보길드원으로 보였다.
‘하긴 지노시스 정보길드의 위명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당연하지.’
그를 무시하고 몇 번의 발돋움으로 금세 한동빌딩이 눈에 보였다. 그리고 우아하게 마지막 빌딩 옥상을 박차 거의 100미터 이상을 날아 한동빌딩 앞에 사뿐하게 착지했다.
나란히 도열해 있는 5명의 앞쪽으로 정확히.
“반갑습니다. 이지원님. 저는 지노시스 정보길드를 이끌고 있으며 편하게 알파라 불러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5명중 가장 가운데에 있던 남성이 한발자국 앞으로 나서며 인사를 해왔다.
내 소개를 하지 않았지만 이름도 알고 있고 내가 올 거라는 것을 마치 예상이라도 한 듯한 모습이었지만 불쾌하지는 않았다.
이곳이 바로 회귀 전에도 위명이 자자했던 지노시스 정보길드니까.
“네. 반갑습니다.”
5명 중에는 과거 이곳에 방문했을 때 1주일 뒤에 오라며 의뢰를 받지 않았던 남성과 그 남성과 함께 쪽문을 통해 바라보던 여성도 있었다.
“죄송했었습니다. 약 8개월 전에 오셨을 때는 바쁜 일이 있어서 의뢰를 받지 못했습니다.”
“괜찮습니다. 바쁠 때도 있죠. 그럼 지금은 의뢰를 받을 수 있나요?”
나 하나를 위해 지노시스 정보길드를 이끄는 자들로 보이는 5명이 모였다. 이렇게까지 했는데 의뢰를 거절할 것 같지는 않았다.
“물론입니다. 한창 위명을 날리시는 분의 의뢰를 거절할 배짱은 저희에게 없습니다. 그럼 안으로 들어가시죠.”
알파라는 남성의 속보이는 말에 별말을 하지 않고 그대로 따라 이동했다.
지노시스 정보길드의 5명의 수뇌부중의 한명인 진실에 그나마 근접한 눈을 가진 X는 알파를 따라 한동빌딩 안으로 이동하는 이지원의 뒷모습을 지그시 바라봤다.
그러자 순간적으로 X의 양미간 위쪽의 이마에 일자로 흉터가 생기며 양옆으로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흉터 사이에 마치 사람의 눈동자 같은 것이 모습을 드러냈다. 다만 동공과 공막이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모든 것이 검은 눈이.
X의 진실에 그나마 근접한 눈은 이름 그대로 진실에 근접했지 진실은 아니다.
다만 이 눈으로 몇 가지를 알 수 있다. 가령 상대방의 자신에 비해 얼마나 강한지를.
X는 자신의 강함과 가진 능력을 그 누구보다 확실히 안다.
그리고 그걸 토대로 자신의 강함과 상대방의 강함을 진실에 그나마 근접한 눈으로 확인이 가능했다.
이 능력으로 지노시스 정보길드는 요주의 인물을 선별하고 스파이나 혹은 능력을 감추고 접근하는 자들을 모두 파악할 수 있었다.
X는 모든 능력을 사용한 가상의 자신을 만들고 앞에 걸어가고 있는 이지원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진실의 눈이 그 결과를 판별해줬다.
‘한… 한방!’
가상의 자신은 이지원의 단 한 번의 공격에 사망했다. 제대로 뭘 해보지도 못하고 이지원의 창에 의해 가슴을 꿰뚫려 그대로 사망했다.
그와 함께 X의 이마 정중앙의 검은 눈이 처음에 비해 20%정도 감겼다.
진실에 그나마 근접한 눈. 한번으로 그게 진실이라고 판단할 수 없기에 X는 또다시 가상의 자신을 만들고 모든 능력을 사용 후 이지원에게 달려들었다.
‘한방.’
두 번째 결과도 첫 번째 결과와 같았다.
이쯤 되자 X의 몸이 살짝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수십 명에게 같은 방법을 사용했다.
파워랭킹에 올라있는 선빈길드의 송해인도, 송명수 부 길드장도 한방은 아니었다. 아니, 한방이 아니라 마지막으로 했던 테스트에서는 7번의 공격이 필요했다.
“X 괜찮나?”
“지금 네 몸 떨리고 있다고.”
“괜… 찮다.”
한용석과 제이의 걱정에도 신경은 오로지 이지원에게 향했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 결과에 X는 연속으로 가상의 자신을 만들고 이지원을 공격을 했다. 뭔가 다른 결과를 원하면서.
세 번, 네 번, 다섯 번… 일곱 번! 그럴 때마다 X의 이마에 있던 검은 눈이 급격하게 좁아졌다.
그리고 마지막 일곱 번째에 검은 눈에서 핏물이 뚝뚝 흐르며 완벽히 닫혔다. 그리고 흉터도 사라지며 매끈한 이마로 돌아왔다.
‘전부… 한방이다!’
그간의 경험으로 비추어볼 때 일곱 번이나 동일한 결과를 보여줬다면 진실로 받아들여도 무방하다. 아니 그게 진실이다.
“이봐. 그 능력을 피가 나올 때까지 사용하면 어떻게 해. 제한도 심하면서.”
옆의 한용석의 말에 X가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바로잡지 않은 채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일곱 번 전부 한방이다. 이지원의 강함은… 진짜다.”
“!!!”
“뭐라고?”
“말도 안 돼!”
X의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안다. 한두 번 있었던 일이 아니기에.
하지만 지금껏 이런 극단적인 결과가 나온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X와 한용석 그리고 제이, 임지나는 알파와 당당하게 걸어가는 이지원을 황망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4년간 잠을 잔 것은 확실한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4년간 잠을 잤는데도 저렇게 강한 게 중요하지. 그리고 4년간 잠을 안 잤더라면…”
제이의 말에 임지나가 받아쳤다. 하지만 임지나도 끝까지 말을 잇지는 못했다. 생각만 해도 두렵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