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I woke up, the world turned into a game! RAW novel - Chapter 270
86. 나들이.
푹! 푹!
“크헉!”
“켁!”
오로지 한방.
그거면 충분했다.
가장 앞에서 막아서는 탱커조차도.
물론 적도 반격을 하기는 했다.
어쨌든 나는 한명이니까.
“슬로우! 슬로우!”
“그대의 육체와 정신은 나약해지리라!”
“묶어라! 철의 족쇄!”
“솟아올라라! 불의 장벽이여!”
“꿰뚫는 파워 샷!”
“날카로운 칼바람!”
디버프부터 시작해서 나에게 쏟아지는 온갖 공격들.
물론 그중에 디버프는 나에게 아무런 피해를 주지 못했다.
나는 모든 상태 이상 면역을 갖춘 대적자 스킬 보유자니까.
[모든 상태 이상 면역으로 디버프에 걸리지 않습니다.]“멍청아! 저자는 이미 앙헬님을 비롯해 여러 신리움님들을 상대하며 대적자 스킬을 보유한자로 판명됐다고!”
“디버프 스킬을 아무리 퍼부어도 소용없다!”
“공격! 오로지 공격을 퍼부어라.”
“그나저나 신리움 두 분은 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건데?”
“죽었어.”
“뭐?”
“가장 먼저 저자의 손에 죽었다고.”
“…….”
“씨팔! 이거 도망쳐야 하는 것 아냐?”
“맞아. 저자는 79번 구역을 파괴하는데 가장 앞장선 자고 또 앙헬님을 비롯한 100만 병력을 막아선 자라고.”
“닥쳐! 그대로 한명이야! 고작 한명. 이미 스카일라님에게 보고는 했으니까 악착같이 버틴다. 그리고 81번 구역 모두에게 이곳 B섹터에 집결하라는 연락도 했고.”
“젠장. 어째서 많고 많은 구역 중에 여기로 온 거야!”
쾅! 쾅!
그래도 최전방에 선 자들이라 그런지 우왕좌왕 하면서도 공격을 멈추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렇게 나에게 쏟아지는 온갖 공격들?
대충 한데 뭉쳐서 오는 것만 피하고 나머지는 몸으로 버텼다.
생명력 약탈자로 한 번씩 공격을 퍼부을 때마다 큰 효과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50000의 생명력 흡수와 9등급일 때와 확실히 다른 위력을 보여주는 광역 생명력 흡수가 있기에.
그래서 오히려 악착같이 더 달라붙었다.
나에게는 광역 생명력 흡수 외에 위대한 제왕의 위엄이라는 광역 디버프도 있으니까.
그리고 이것도.
“작열하는 분노!”
한데 뭉쳐있는 적.
그 적 위로 이번에 나들이를 나서기 전에 6억 4000만 골덴링을 주고 배운 작열하는 분노를 사용했다.
그러자 공중에 모습을 드러낸 거대한 양손창.
내가 양손창을 사용해서 양손창인지는 알지 못한다.
설명에도 거대한 무기를 소환해 그대로 내리 꽂는다고 했으니까.
어쨌든 그 거대한 양손창이 그대로 내가 지정한 곳에 내리 꽂혔다.
콰아앙!
설명에는 분명 15미터의 피해 범위.
하지만 힘 스탯포인트에 따라 피해 범위가 증가한다는 옵션이 붙어 있었다.
그래서인지 한눈에 봐도 15미터는 훌쩍 넘어 보였다.
대충 봐도 3배에 살짝 미치지 않는 40미터 정도의 범위.
거기에 기본적으로 갈라지는 대지보다 높은 추가 대미지에 무기 등급에 따른 대미지 증가까지 붙어 있는 작열하는 분노.
즉, 10등급 무기에 따른 20%의 대미지 증가가 더 발생했다.
“…….”
“…….”
“…….”
그래서인지 작열하는 분노가 만들어 낸 모습에 나도 그리고 적도 아무 말도 내뱉지 못했다.
3000명? 아니면 그보다 조금 많거나 적은 숫자.
분명 그 정도의 인원이 있었던 구역에 살아있는 자는 채 10명이 되지 않았다.
한눈에 봐도 탱커.
그것도 꽤나 능력 있는 탱커들만.
3번의 레벨이 올랐다는 메시지와 보르테가의 가호가 터지는 메시지.
그 외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메시지가 연이어 울렸다.
[5만 골덴링을 획득했습니다.] [9만 골덴링을 획득했습니다.]:
:
[13만 골덴링을 획득했습니다.] [11만 골덴링을 획득했습니다.]하지만 이곳은 전장.
곧 한도 끝도 없이 울리는 메시지에 신경을 땠다.
아직 남았으니까.
“거인의 발자국!”
또다시 뭉쳐있는 적 무리를 향해 새로 습득한 다른 광역 스킬을 사용했다.
이번엔 작열하는 분노처럼 화려한 등장은 없었다.
하지만 내가 거인의 발자국을 사용한 지점에 큰 변화가 발생했다.
콰앙!
“크헉!”
“컥!”
갑자기 비명과 함께 쑥 파이는 지형.
분명 방금 전까지 적의 무리가 뭉쳐있던 지역에 싱크홀마냥 거대한 발자국 형태의 구멍이 발생했다.
그리고 그 안으로 빨려 들어간 아니, 짜부라져 함께 들어간 이는 두 번 다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나에게 경험치가 올랐다는 메시지와 수많은 골덴링을 주는 메시지만 제공할 뿐.
작열하는 분노와 함께 상상 이상의 효과.
물론 갈라지는 대지보다 뛰어난 효과를 보여주는 광역 스킬들이긴 하다.
가격도 훨씬 비쌌고.
더욱이 그때와 달리 순수 힘 2만, 순수 민첩 1만, 순수 체력 1만의 증가했다.
거기에 10등급이 되면서 차원이 다른 무기가 된 생명력 약탈자도 존재했고.
그래서 증가한 스탯포인트와 무기를 감안하면 치명적 약점 생성을 사용한 것이나 진배없는 상황.
아니, 어쩌면 지금이 더 강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생명력 약탈자가 10등급이 되면서 새로운 옵션이 생성됐으니까.
바로 최대 생명력이 상대방보다 높으면 나의 전투력은 10%가 증가하고 적의 전투력은 10%까 깎이는 옵션이.
결국 적들은 지금 위대한 제왕의 위엄이라는 디버프 외에 10%의 전투력이 더 깎인 상황이다.
지금 내 생명력은 변질된 당겨쓰기를 사용해 체력이 10만이 넘고 생명력은 6000만에 달하니까.
그리고 결정적으로 내 10%의 전투력 증가는 단순히 10%라고 치부하기에는 증가폭이 너무나 컸고.
“젠장.”
“여기는… 지옥이야.”
“이거는 말이 안 되잖아.”
“강함에도… 강함에도 정도란 것이 있다고. 이런 거는… 아니잖아.”
“나는 도망칠래!”
“씨팔. 가능성이 0.00001%도 안 보이는데 여기서 뭘 하냐고!”
“나도 도망치겠어!”
단 두 번의 공격으로 적의 기세가 팍 꺾인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적에게는 안타깝게도 나에게 한 가지가 더 남아있다.
바로.
“갈라지는 대지.”
쿠르르르 쾅!
원래부터 보유한 광역 스킬.
이미 기세가 팍 꺾인 적들은 그나마 유지하던 대형조차 스스로 허물고 사방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나… 나는 여기서 죽기 싫다고!”
“젠장! 네놈들만 도망치면 어떡해.”
그리고 그나마 앞에 버티던 탱커들이 자리를 비우자 갈라지는 대지에 그대로 노출된 딜러나 힐러, 서포트들은 깊숙이 땅을 헤집으며 달려드는 공격에 그래도 파묻혔다.
물론 확실히 셋 중에 쳐지는 광역 스킬.
하지만 어쨌든 10등급으로 올라선 생명력 약탈자의 효과를 그대로 적용받는 스킬이기에 그전보다 살짝 더 높은 위력을 보여줬다.
연달아 3개의 광역 스킬 사용 후 사방으로 ‘걸음아 나 살려라.’를 울부짖으며 도망치는 적들.
순간 작열하는 분노와 거인의 발자국 거기에 갈라지는 대지까지 괜히 사용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나라도 저렇게 사방으로 도망치는 적들을 모두 뒤쫓는 것은 불가능하니까.
하지만 여전히 많은 적.
가장 뭉쳐있는 곳부터 달려들었다.
“왜 이쪽으로 오는 거야!”
“씨팔! 저쪽으로 가라고. 이 개새끼야! 이쪽이 인원이 많으니까 저 괴물이 여기로 오잖아!”
“너나 저쪽으로 꺼지라고!”
81번 구역에 위치한 거머리 스카일라 소속의 바리움들은 그렇게 몸을 빼기 위해서 악착같이 움직였다.
어제까지만 해도 하하 호호하던 동료에게 쌍욕을 내뱉으며.
심판자의 대륙 35번 구역.
선빈, 신화, 라비, 늑대 인간 일족부터 가장 최근에 합류한 지노시스 정보 길드까지 9개의 길드는 하나의 영상을 보고 있었다.
“…….”
“…….”
“…….”
바로 지노시스 정보 길드의 천리안의 소유자 제이가 보여주는 영상을.
그것도 침묵을 유지하며.
“허.”
“이걸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지금 보고 있는 것이 진짜겠죠?”
물론 도저히 믿기지 않는 모습에 스스로 볼을 꼬집으며 간간히 나지막하게 입을 여는 자들도 있었다.
그리고 이들이 이렇게 뭉쳐서 이지원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이지원이 이제는 황제파의 구심점을 넘어서 지구를 대표하는 강자가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지원의 존재 유무에 따라 지구 전체의 사기가 요동치는 상황.
그렇기에 청룽 길드, 나유타 길드, 영국 왕실 수호대를 감시하는 와중에도 간간히 이지원을 살펴볼 수밖에 없었다.
혹시나 이지원의 신변에 위험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고.
물론 이지원에게 수락을 받았고.
그래서 ‘나를 향한 모든 관심을 거둬줘’ 아이템을 빼놓은 이지원을 천리안으로 확인하던 제이는 혼자 81번 구역을 공격하려는 이지원의 모습에 황제파 긴급회의를 소집할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너무 무모한 행동에 위험을 자초하는 것이 아닐까하고.
하지만 정작 드러난 모습은 영상을 지켜보는 모두를 경악케 하기에 충분했다.
양 떼 속의 이리.
아니, 그것만으로도 상황을 설명하기에는 한참 역부족했다.
마치 차원이 다른 존재.
그래서인지 수십만이 존재하는 전장에 오직 이지원 하나에만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 것 같았다.
물론 적들의 대처에도 미흡한 점이 분명 존재했다.
제대로 지휘가 되지 않는 점.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 대형을 끝까지 유지하면서 상대해야 함에도 그렇지 않은 점.
그 외 적의 여러 가지 문제점이 더 보이긴 했지만 아무도 그것에 대해서 적을 업신여기지도 깔보지 않았다.
왜냐하면 강했으니까.
이지원이 너무나도.
저렇게 도망치는 것이 당연하다 느낄 정도로.
더욱이 전에 보지 못한 강력한 수준을 넘어선 광역 스킬 퍼레이드.
“어쩌면 이지원님 홀로 81번 구역을 파괴할지도 모르겠군요.”
“…….”
“…….”
용병왕 마둔 야테킨의 말에 아무도 부정하지 않았다.
실제로 그래 보였으니까.
“적의 등장은 없나요?”
그때 송해인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당연하지만 적도 텔레포트 마법사가 존재하니까.
만에 하나 순간적으로 수많은 적이 81번 구역에 등장한다면 전혀 그래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이지원이 위험에 처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했기에.
송해인의 말에 천리안의 소유자 제이가 넓은 범위를 비춰보였다.
“우선 적의 새로운 등장은 없습니다. 그리고 텔레포트로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적은 저의 천리안으로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고요.”
“그럼 전체적으로 81번 구역을 비춰주세요. 혹시나 텔레포트도 대규모 적이 등장한다면 곧바로 알려야 하니까요.”
“네.”
송해인과 제이의 말에 아무도 토를 달지 않았다.
당연히 그래야 하는 거기에.
심판자의 대륙 108번 구역.
곧바로 81번 구역에 발생한 침입은 거머리 스카일라에게 보고됐다.
최전방인 81번 구역은 거머리 스카일라의 영역이기에.
“적의 침입?”
“네.”
“어떻게 놈들이 아무런 흔적도 없이 쳐들어올 수가 있어. 도대체 경계를 어떻게 선거야! 79번 구역에서 그렇게 당했는데 또 당한다는 것이 말이 돼!”
수하의 보고에 스카일라는 불같이 분노를 토해냈다.
신리움 최고 회의에서 79번 구역의 파괴로 모든 상점의 판매가가 5%의 증가하는 것을 보고 각자 차지한 구역이 파괴당하는 것은 무조건 막기로 결의를 했기에.
그리고 그때 이어진 수하의 보고.
“한명입니다.”
“?”
순간 거머리 스카일라는 수하의 보고에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다.
한명이라는 말에.
“이지원. 이지원 그자가 홀로 81번 구역에 왔습니다. 그리고 81번 구역에 지휘관으로 보낸 토몬과 카이라를… 죽였습니다.”
“허.”
수하의 보고에 스카일라는 헛기침을 토해냈다.
왜냐하면 스카일라는 이미 1차 격돌로 도톰을 비롯한 5명의 신리움을 잃었다.
그리고 앙헬의 대공격 때 투입한 3명의 신리움중에 단 한 명만이 살아 돌아왔고.
그런데 또 2명의 신리움을 잃은 상황.
자신을 포함해 총 13명의 신리움으로 세 번째 파벌을 형성했지만 벌써 죽은 인원이 9명.
그래서 머리가 띵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게 방금 전까지 이지원의 모습을 담아온 기억의 구슬입니다.”
스카일라는 떨리는 손으로 수하의 손 위에 놓인 기억의 구슬을 가져왔다.
“실행.”
곧 거대한 전장이 된 81번 구역이 드러났다.
그리고 무지막지한 모습을 보이는 이지원도.
“이미 이 기억의 구슬을 작동시키기 전에 토몬과 카이라는 죽은 상태였습니다. 함께 들어온 보고로는 가장 먼저 당했다고 했습니다. 토몬은 한방에 그리고 카이라는 네 방에.”
“…….”
스카일라는 수하의 말에 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묵묵히 기억의 구슬에 저장된 영상을 확인할 뿐.
그리고 그 영상을 같이 확인하던 스카일라의 두뇌에 해당하는 파기니가 입을 열었다.
“이미 모든 텔레포트 마법사들과 즉시 이동 가능한 최정예 25만 명을 모이게 했지만 저는 81번 구역에 이들을 보내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신리움 최고 회의에서는 자신의 구역은 무조건 지키기로 결의 했는데?”
파기니의 조언에 한참을 침묵을 지키던 스카일라가 입을 열었다.
“그게 대수겠습니까? 살아야죠. 그리고 이 이상의 피해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더 잃으면 미래를 도모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 하니까요.”
스카일라는 파기니의 답변을 들으면서 여전히 기억의 구슬에 시선을 떼지 않았다.
그리고 한참을 있다가 말을 내뱉었다.
“81번 구역은 포기한다. 무조건적인 퇴각. 그리고 81번 구역 옆에 위치한 82번 구역도 비워라.”
스카일라는 스스로 말하면서도 허탈함을 숨기지 못했다.
고작 한명을 막지 못하는 현실에.
더욱이 그 한 명 때문에 자신의 구역 하나가 파괴되는 것도 파괴되는 거지만 지원군마저 보내지 못하는 현 상황에.
“그리고 클라우디아에게 연락을 취한다. 아마 지금쯤이면 끝냈을 것이다. 이곳 심판자의 대륙에 존재하는 시간과 동기화를.”
“네. 알겠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스카일라 본인이 가고 싶었다.
가서 이지원을 죽이고 싶었다.
하지만 앙헬을 처리한 이지원.
스카일라는 잘 안다.
앙헬과 1대1로 붙으면 자신이 무조건 진다는 것을.
그리고 그런 앙헬을 압도적인 격차로 이긴 이지원과의 대결은?
자신의 필패.
스카일라는 그렇게 울분을 속으로 삼키며 하염없이 기억의 구슬에 담긴 영상을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