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I woke up, the world turned into a game! RAW novel - Chapter 36
10. 선빈그룹 송대철 회장과의 만남 (1)
10. 선빈그룹 송대철 회장과의 만남 (1)
밖으로 빠져나와 하늘을 올려다봤다.
아직 오후 3시밖에 안돼서 쨍쨍한 태양이 하늘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오늘은 집에 가서 한잔 하고 쉬자. 무언가 하기에는 좀 지치네.”
상시 확인으로 설정한 생명력과 피로도에 피로도는 0을 표시되어 있었다. 하지만 표시된 것과 다르게 상당한 피로도가 느껴졌다.
원래 술을 마시지 않지만 소주 5병을 사고 옥탑방으로 들어갔다.
안주는 뭔가 당기지 않았기에 소주만 샀다.
술을 마실수록 몸이 떨려왔다.
7월임에도 춥게 느껴져 보일러를 틀었다.
술을 마시다 어느새 그대로 쓰러져 잠이 들었다.
몸에서 흘러나온 식은땀으로 침대에 눅눅하게 땀으로 젖어드는걸 눈치 채지 못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선빈그룹 97층짜리 사옥.
83층의 대회의실에 몇 명의 사람이 대화를 나누었다.
“후우~ 지금까지 조사한 이것들이 전부 사실인가?”
“네. 회장님! 의심할 여지없이 전부 사실입니다.”
송대철 선빈그룹 회장은 자신의 손에 들린 보고서를 한 참 들여다 보다 긴 한숨을 내쉬며 보고서를 작성한 비서실장에게 물었다.
“아버지! 이럴 시간이 없습니다.”
“맞아요. 할아버지!”
보고서를 보고 깊은 고민에 빠진 송대철 회장을 보며 딸 다섯을 낳고 늘그막에 얻은 아들인 선빈전자의 송명수 사장과 손자, 손녀를 포함한 모든 직계 중에 가장 먼저 바리움이 된 송해인도 할아버지를 독촉했다.
“정말 더 이상 인간의 후손은 없는 건가?”
송대철 회장은 자식과 손자의 독촉을 무시한 채 한 편에 서 있는 선빈제약의 이대훈 사장을 보며 물었다.
“예! 회장님. 그동안 7500번이 넘는 실험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정자와 난자의 수정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인간을 제외한 쥐와 돼지, 개 등의 실험에는 수정이 되어 착상까지 진행이 되는 것을 확인했지만 오로지 인간! 인간에게는 수정도 착상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허…”
선빈제약의 이대훈 사장의 확언에 송대철 회장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회장님.”
그 모습을 지켜보던 50대의 한철경 경호실장이 송대철 회장을 바라봤다.
그는 선빈그룹의 회장 일가를 선대 때부터 경호해온 사람으로서 선빈그룹의 직계도 함부로 못하는 사람이다.
“바리움이 되셔야 합니다. 경호실에서 확인 후 올린 보고서를 확인해서 아시겠지만 바리움이 되면 진실로 완벽한 죽음이 사라집니다. 세상이 어찌 돌아갈지 모릅니다. 최대한 빠르게 바리움이 되셔야 합니다.”
한철경 경호 실장은 처음에 미지의 존재인 바리움이 되는 것에 다들 두려움을 가져 머뭇거릴 때 가장 먼저 바리움이 됐고 또 스스로 자살을 함으로써 진실로 죽지 않는지 실험까지 한 인물이다.
경호 실장으로서 안전에 가장 민감했고 그랬기 때문에 경호실 휘하 직원들의 만류에도 가장 먼저 실험을 한 인물이다.
송해인 보다 더 먼저. 그의 실험이 있었기에 결국 송해인도 빠르게 바리움이 될 수 있었다.
“맞습니다. 전략기획실에서도 확인한 바에 따르면 상태창과 스킬창도 알아냈습니다. 마치 가상현실 게임과 같은 것을요.”
“내일 당장 운석이 지구로 떨어 진다해도 하등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 지금입니다. 이런 불확실성이 판을 치는 지금 지금 불사의 존재인 바리움으로의 변화는 어쩌면 필수일 수 있습니다. 회장님. 서두르시지요.”
한경철 경호실장의 말을 받아 김수철 비서실장과 박만호 전략기획실장도 한마디 했다.
송대철 회장은 그 음성이 들린 그 날 바로 자신의 수족과 같은 전략기획실을 이용해 바로 조사에 착수했다.
남들 보다 한발 빠른 대처로 남들보다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주변의 많은 이야기에도 송대철 회장은 여전히 굳은 얼굴로 생각에 잠겼다.
“이게 과연 맞는 일일까? 아니 이 문제는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다. 타당하다 불합리하다의 문제도 아니다. 이것의 문제는…”
송대철 회장은 말을 끝내지 못하고 돈 게이트를 쳐다봤다.
출입을 금지한 83층 대회의실 앞의 로비에 떡 하니 존재하는 돈 게이트를.
“이것의 문제는 이거다. 더 이상 인간이 아니게 되도 괜찮은 것인가!”
영원히 죽지 않는다는 게 과연 축복일 것인가? 혹시 저주는 아닐까? 인간은 죽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추억도 있고 행복도 있다.
영원한 사랑도 없고 영원한 행복도 없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불꽃같은 사랑을 나누며 영원히 깨지지 않는 행복을 꿈꾸는 것이다.
“종말 아닌 종말이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송대철 회장의 독백에 주변의 모두는 더 이상 독촉을 멈추고 모두 송대철 회장을 바라봤다.
대한민국 최고의 대기업이자 세계 어디를 가도 대한민국 이라는 나라는 몰라도 선빈그룹은 알 정도로 위세가 높은 게 바로 선빈그룹이다.
그런 대기업을 조부의 조그마한 재봉틀 공장으로 시작해서 아버지 때에 건설 붐을 타고 건설업을 시작으로 자신의 대에 이런 대기업을 이룩했다.
국내의 건설 붐과 중동의 건설 붐으로 버는 돈으로 어마어마한 시설 투자를 필요로 하는 반도체를 그룹의 사활로 삼고 공격적인 투자로 지금의 그룹을 만들었다.
다른 그룹의 견제와 정치권의 간섭을 정정당당하게 승부하고 어려움을 헤치며 불도저라는 명성 아닌 명성을 떨치기도 했다.
“나는 인간이 아닌 괴물이 될 수 있는가!”
바리움. 죽지 않게 되는 인간. 그건 더 이상 인간이 아니다. 괴물이지!
그렇게 송대철 회장은 20분이 넘는 시간을 대회의실 밖으로 보이는 로비에 떡 하니 존재감을 드러내는 돈 게이트를 바라보며 침묵에 잠겼다.
주변의 모두는 그런 송대철 회장을 조용히 지켜봤다.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따를 준비가 되어 있는 게 이방에 모인 그들이다.
“훗!”
진중한 얼굴로 고민에 빠져있던 송대철 회장이 순간 미소를 지었다.
“좋아! 세상이 그런 선택을 강요한다면 되어봐야지. 그 괴물을! 과연 끝에 어떤 결과를 기다리더라도. 이곳에서 멈출 수는 없지.”
송대철 회장은 전략기획실과 경호실, 제약회사 등 여러 곳에서 올라온 보고서를 취합해 결론을 냈다.
[인간의 시대는 종말을 고했다. 후대를 생산치 못하다면 그 종족에게 미래는 존재하겠는가. 영원은 거짓이다!]곧 고희를 바라보는 송대철 회장에게 영원이란 단어는 꿈도 희망도 앗아가는 단어란 걸 안다. 영원하다면 가치가 없다. 왜냐? 영원하기에.
그렇다고 세상의 흐름을 거스를 생각은 없었다. 왜냐, 막을 수 없다는 걸 알기에.
거스를 수도 없고 막을 수도 없다면 그 흐름에 타야한다.
중간에 흐름의 등에 떨어져 낙마로 모든 것이 끝난 다해도 우선 타고 봐야 한다.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 남은 건 도태뿐이다.
사업가로 살아온 평생 어려운 선택도 있었고 끝이라 생각할 만한 고난도 수없이 겪었다. 그리고 결국 돌파했다.
“되어주마!”
선택을 했다면 간다. 그 선택이 어떠한 결과를 도출할지 몰라도. 칠십 평생 그러한 삶을 살아왔기에.
그날 선빈그룹의 송대철 회장을 비롯해 그동안 확보하고 꽁꽁 숨겨놓은 돈 게이트로 선빈그룹이 미래를 위해 선별해 놓은 인재들은 모두 바리움이 될 수 있었다.
“그나저나 그 청년이 누구라고?”
송대철 회장은 자신의 모든 손자, 손녀, 외손자, 외손녀 중 가장 막내이지만 내심 가장 기꺼워하는 송해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가장 말괄량이지만 자신을 빼닮아 과감성도 있고 결단력이 있다. 사람 보는 눈도 뛰어나고.
“이지원요?”
“그래. 이지원. 한번 그 청년을 보고 싶구나.”
당연히 송해인은 이지원을 만나고 그에 대해 조사했다.
물론 자신이 직접 한건 아니지만. 그리고 보고서로 작성해 직접 할아버지인 송대철 회장에게 보고했다.
바리움에 대한 정보는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수집했기에.
“네. 한번 연락해 볼게요. 할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