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reincarnated cop who beats you with wealth RAW novel - Chapter 35
“일단 수색하겠습니다. 시간 얼마 남았죠?”
“삼십분 정도요.”
“좋습니다.”
지체할 시간이 없다.
나는 멀뚱히 서 있는 직원을 제치고 배에 올라탔다.
내 뒤를 따라 뛰어 오른 팀원들.
뉴플라워호는 총 5층 규모인 여객선이었다.
“다 필요 없고 물류 보관함. 창고. 뭐 이런데 찾으면 됩니다.”
당시 중매파가 검거되면서 충격적인 사진이 떠돌았다.
마치 흑인 노예를 운반하듯 머리와 다리를 교차해 상자에 들어가 있는 모습.
필시 이번에도 그와 같을 것이다.
“꼭, 찾읍시다.”
“찾으면 연락해.”
“씨이발. 존나 넓네.”
“혹시 모르니 조심하고요.”
우리는 굳은 얼굴로 다짐하며 뿔뿔이 흩어졌다.
반드시, 반드시 찾을 것이다.
***
객실 A 갑판과 B 갑판을 도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물류창고와 승객들의 짐을 보관하는 보관실.
그리고 관계자 외 출입 금지라 적힌 곳은 한정적이었으니까.
“这是一次令人满意的旅行.”
시간이 지날수록 탑승객이 늘어나며 비었던 복도가 북적였다.
혹여나 중매파 놈들이 이상한 낌새를 눈치챌까봐 몸을 사리며 돌아다녀야 했다.
안 그래도 바빠 죽겠는데, 방해물이 늘어나다니.
중국행 여객선이라 그런지 놈들을 특정할 수도 없었다.
“흐억, 막내야. 좀 찾았냐?”
“아니요. 아무것도 없어요.”
“씨발···대체 어디 있는 거야.”
한 바퀴 돌고 만난 깜장의 얼굴은 땀범벅이었다.
물론 나도 옷이 흠뻑 젖었지만.
그때 팀장의 무전이 들려왔다.
-병원으로 출동한 애들 연락 왔다. 흔적은 있는데, 조무래기들만 있었대. 거기가 장기적출하던 장소인가 봐.
개새끼들. 수술하기 용이한 폐 병원을 골랐구나.
아무튼 이로써 확실해졌다.
왕옹구는 중매파 놈들에게 돈을 받고, 일부러 정보를 흘린 것이다.
인천에 쫙 매복해있던 눈들을 돌리기 위해.
-내가 객실 마무리할 테니까, 너희들은 아래 갑판으로 가봐.
깜장이 땀을 닦으며 무전을 돌렸다.
“오케이. 시간 얼마나 남았지?”
나는 시계를 확인했다.
고작 10분. 미치겠네.
깜장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아래 갑판으로 뛰어갔다.
객실인 A, B를 제외하고 나머지 층은 다 화물칸이었다.
발밑으로 쫙 깔린 컨테이너들.
우리는 침을 꿀꺽 삼켰다.
노을빛에 물든 직사각형의 상자들이 바다 위의 무덤처럼 보였다.
‘저 안에···실종자들이 있겠지.’
나는 복도에 걸린 비상탈출용 망치를 집어 들었다.
깜장 역시 팔을 걷어붙였다.
“가자.”
“제가 오른쪽으로 돌겠습니다.”
“오케이!”
나는 컨테이너 사이를 뛰어다니며 조심스럽게 벽을 두드려댔다.
혹시 모를 도움의 소리가 묻힐까 봐, 쉽사리 큰 소리를 낼 수 없었다.
퉁-
“경찰입니다. 혹시 누구 있어요?”
퉁퉁-
“소리 들리면 신호 좀 주세요!”
퉁-
공허하게 울리는 컨테이너의 울림.
반쯤 확인했을까, 몽두가 우리 쪽으로 달려오더니 숨을 헐떡였다.
그 역시 계속 뛰어다녔는지 얼굴이 터질 듯 붉었다.
“허억. 허억. 곧 출항 시간인데···”
난간 아래를 보니 승객들의 승선이 끝났다.
저 멀리, 건물에서 검표했던 직원이 헐레벌떡 뛰어오는 게 보인다.
일을 마무리하느라 우리가 승선한 것을 까먹은 모양이다.
나는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돌렸다.
“여기서부터는 제 개인 판단입니다. 먼저 가셔도 좋아요. 전 안 내립니다. 제가 내리면··· 다 끝이에요. 계속 남아있겠습니다.”
원래 전생대로라면 모두 팔려나가서 비참한 삶을 잇다 못해 죽었겠지.
이번 생만큼은 절대로 그렇게 둘 수 없었다.
내 모든 걸 걸고서라도.
“흐음.”
깜장이 한숨을 쉬며 머리를 털어댔다.
그리고 이내 결심했다는 듯 눈을 감았다.
“그래. 씨발. 무비자로 중국 한번 가보지 뭐.”
“전 여권도 없는데요.”
몽두가 어깨를 으쓱 거리며 그의 말에 동의했다.
그러자 바닥에서 움직임이 느껴졌다.
배가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출항이었다.
나는 심호흡하며 눈을 감았다.
‘침착하자. 그리고 생각해.’
당시 보도되었던 기사들로 내가 뭘 알아낼 수 있는지.
사람 둘이 겨우 들어가는 나무상자.
그걸 수십 개씩 한 번에 운반.
한 번에 운반···
“형님!”
나는 불현듯 떠오른 생각에 몽두와 깜장을 불렀다.
“여기 말고 맨 아래 칸으로 내려가야 해요! 화물차 있는 곳으로!”
“화물차?”
“상자 올리고 내릴 필요 없이 바로 이동시킬 수 있는 방법은 그것뿐이에요.”
중국 본토에 도착하면 천룡회 본거지로 직통 배송이다.
세관과 뉴플라워호에 심어 놓은 사람들도 분명 있겠지.
어쨌거나 ‘한 번에 운반’에 맞는 방식은 화물차 통째로 옮기는 것뿐.
“몽두야. 나랑 막내는 차 뒤질 테니 여기 마무리 좀 해. 여기부터 저기까지만 하면 된다.”
“알겠습니다.”
깜장은 거의 날아가듯이 갑판 아래로 달려갔다.
일반 승용차 수십 대 너머로 보이는 화물차들.
그중 25톤짜리 대형 트레일러 한 대가 눈에 띈다.
“느낌 오지?”
나는 깜장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적당한 크기와 중국 차량 번호판.
그의 말대로 느낌이 왔다.
깜장과 나는 망치를 있는 힘껏 내려쳤다.
타앙-타앙-타앙!
“윽.”
망치를 휘두를수록 손목과 손가락 마디가 박살 나는 것처럼 아릿했다.
까앙-까앙-!
“씨발! 좀! 빠개져라!”
옆에서 이를 악문 깜장이 욕설을 내뱉었다.
점점 떨어져 나가는 빗장걸이.
“으아앗!”
“씨이이발!”
챙-
우리는 동시에 탑차 문을 열었다.
빼곡하게 들어선 나무상자.
내 기억 속의 그것과 흡사했다.
나는 얼얼한 손으로 망치를 다잡았다.
못질되어 있는 끝부분을 비집자 어두운 안쪽이 보였다.
“······.”
하얀 발.
그리고 사이로 보이는 여자의 머리카락.
인기척을 느꼈는지 천천히 고개를 돌린다.
푹 꺼진 검은 눈동자에는 어떤 감정도 담기지 않았다.
체념. 혹은 절망.
그녀와 시선을 마주하는 순간, 나는 심장이 내려앉은 것 같았다.
“새봄아.”
새봄은 마치 꿈을 꾸듯 나를 쳐다봤다.
현실이 아닐 거라고, 지독한 이 상황에서 헛것을 보는 것이라 생각하는 듯했다.
나는 다시 새봄의 이름을 불렀다.
깨어나게끔.
깊은 공포에서 달아날 수 있게끔.
“새봄아. 돌아가야지.”
조금씩 움찔거리는 새봄의 미간.
눈에 빛이 깃들기 시작했다.
“데리러 왔어.”
“으···으으···”
그제야 새봄의 입에서 짐승 같은 울분이 터져 나왔다.
굵은 눈물이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새봄의 눈.
나는 입술을 꽉 깨물며 남은 판때기를 부숴버렸다.
우직-
새봄은 함께 묶여있던 여자와 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
양팔은 뒤로 묶인 채.
서로의 목과 다리가 교차되어 묶여있는 상태.
아래쪽에 깔린 여자가 발작하며 몸을 비틀어댔다.
얼굴을 보니 익숙하다. 장만춘 의원의 손녀.
그녀는 미친 듯이 고개를 흔들어댔다.
“읍! 읍읍!”
“잠시 만요. 진정하세요.”
나는 조심스럽게 목과 발에 묶인 끈을 잘라냈다.
치익-
새봄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테이프를 뜯었다.
그리고 마치 믿기지 않는 듯이 자신의 손과 밧줄을 내려다봤다.
“괜찮아? 다친 데 있어?”
“···아니요.”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아서인지 목소리가 깊게 잠겨있었다.
깜장은 남은 상자들을 계속해서 끌어내리며 뚜껑을 부셨는데, 개중에는 일반 물품도 섞여있었다.
나는 무전기에 대고 팀장을 불렀다.
치이익.
“D 갑판 화물차. 실종자들 찾았습니다.”
-와. 세상에. 감사합니다. 젠장.
중매파가 탔는지 안 탔는지조차 불투명한 상황에서 벌린 일이었다.
팀장은 속이 타들어갔는지 기도하듯 중얼거렸다.
-해양경찰 쪽으로 긴급 지원 넣을게. 몇 명 정도지?
“두 명씩 한 상자. 트레일러 가득이니까 어림잡아 사십이요.”
-하아. 개새끼들.
“객실 상태는 어때요? 중매파 인원 파악돼요?”
-확실하지 않아. 다들 평상복을 입고 있어서. 그런데 말이다···뭔가 형사의 감으로 보면 오십에서 칠십?
“그럴 수도 있어요.”
경찰들이 하도 들쑤시니 당분간 중국에 갈 요령이었을 수도.
사람도 운반할 겸 도피하는 거겠지.
만약 오십에서 칠십이라면 승객 열 명 중 한 명 이상이 중매파 놈들이라는 뜻이다.
‘그건 그거대로 미칠 노릇이군.’
“해양경찰. 최대한 조용히 접근해서 피해자 먼저 빼주세요. 배에 일반인들도 있으니 은밀하게 처리해야 합니다.”
막장 인생인 놈들, 수틀리면 어떻게 나올지 감도 안 온다.
최악의 상황이라면 녀석들이 승객을 인질로 잡을 수 있으니.
-알겠다. 일단 갑판에서 대기해. 나는 여기서 놈들 동태 살펴보마.
“네. 알겠습니다.”
나는 무전을 끊고 다시 망치를 집어 들었다.
아직 탑차 안에 나무상자가 많았다.
실종자들인지, 일반 물품인지는 까봐야 알 것이다.
새봄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떨어진 걸쇠를 들고 나무상자를 쳐댔다.
퍽, 퍽, 퍽-
“으윽.”
같은 처지에 있던 사람들이라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알아서 그런 거겠지.
손바닥이 피로 물들어도,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나는 그런 새봄을 도와 나머지 상자를 모두 부쉈다.
“흐어어엉-”
“쉿. 조용히 해.”
손이 자유로운 사람들은 서로를 다독이며 테이프와 줄을 제거해줬다.
턱을 타고 땀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흐아. 어깨 빠질 것 같다.”
갑판 위는 나무 판때기로 엉망인 상태.
팀장과 무전을 한 뒤로 여객선은 천천히 속도를 줄이더니 이내 완전히 멈췄다.
해양경찰 쪽이 배에 신호를 보낸 것 같았다.
“어? 저기, 뭔가 온다.”
한 여자가 바다를 가리키며 말했다.
작은 요트 한 척.
근처에서 낚시를 하던 민간 배가 지원 요청을 듣고 달려온 것이다.
그리고 저 멀리 해양경찰의 깃발을 휘날리는 열댓의 배가 보인다.
“하아.”
새봄은 안심했는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는 손을 흔들면서 요트를 유인했다.
배가 여객선 아래로 자리 잡자 우리는 비상탈출용 사다리를 내렸다.
그때였다.
치지직.
-막내야. 여기 중매파 애들이 심상치 않다. 배가 멈추니까 다들 개떼처럼 선장실로 올라가는데. 어어? 이봐!
다급한 말을 끝으로 무전이 끊어졌다.
젠장. 아마 선장실로 달려가는 놈들 반, 탑차를 확인하러 오는 놈들 반일 것이다.
우리는 서둘러 여자들을 사다리 아래로 내렸다.
다들 급하게 움직였지만 인원수가 워낙 많아서 놈들이 먼저 당도할 것 같다.
“형님들.”
나는 숨을 고르며 망치를 들었다.
몽두는 어디서 가져왔는지 쇠 파이프 두 개를 양손에 쥐었다.
깜장은 주먹을 우드득 풀어댔고.
몽두가 방긋 웃으며 쇠 파이프를 붕붕 돌려댔다.
“놈들 반반 갈린 것 같으니 빠르게 처리합시다.”
“좋다. 씨발 것들. 바다에 그냥 던지면 안 되냐?”
“에이. 안되죠. 시체 찾기가 얼마나 어려운데.”
“어차피 죽어도 왜 죽었는지 모를 거 아니야. 여기 우리 말고 또 아는 사람 있나?”
갑판으로 이어지는 복도.
장정들이 우르르 몰려오는 것이 보인다.
타앙-!
“发生了什么事?”
문이 열리며 드디어 모습을 보였다.
우리는 이를 아득거리며 녀석들에 뛰어들었다.
나는 망치를 녀석들에게 휘두르며 소리쳤다.
“다 뒈졌어! 씨발!”
끝
ⓒ 배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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