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rb only the power of the wicked and become the strongest on Earth RAW novel - Chapter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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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직전에 불구로 만들어라
똑똑.
드림 골드 클랜의 대표실 문 쪽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의자에 등을 한껏 기댄 채 스마트폰을 만지던 양중근이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했다.
“들어와.”
곧바로 문이 열리고 부마스터, 이동식이 들어왔다.
깍듯이 허리를 숙인 뒤, 이동식은 입을 열었다.
“방금 쌍둥이 쪽에서 연락을 받았습니다. 오늘 자정에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역시!”
양중근은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소리쳤다.
“거봐! 내 말이 맞잖아! 고준경 그 새끼가 제안을 거절할 리가 없다니까?”
“네···.”
“계획 실수 없이 준비시켜. 알았어? 만약 조금이라도 문제 생긴다? 30일 날 그 스파이 새끼 목부터 날려버린다고 해.”
“네, 알겠습니다.”
기계처럼 대답하는 이동식의 모습을, 양동근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이 쳐다봤다.
“목소리가 왜 그래? 설마, 너한테 미리 얘기 안했다고 지금 그러는 거야?!”
“아, 아닙니다. 마스터. 컨디션이 안 좋아 목이 좀 잠겨서···.”
겉으로는 둘러대는 이동식이지만, 속마음은 달랐다.
‘그냥 30일 날 계획대로 진행하면 알아서 김진성도 해결되는데, 왜 말도 안 하고 클랜 예산을 낭비 하냐고!’
양중근이 독단적으로 제안한 이번 작전 때문에, 또다시 예상치 못한 거금이 빠져나갔다.
이러면 30일 날 작전 때 필요한 예산에 구멍이 날 게 뻔했다. 안 그래도 그 날 필요한 자금이 어마어마한 판국이었다.
‘니가 예산을 잘 관리 했었으면 말도 안 한다, 이 X발 새끼야.’
일방적으로 이동식한테 클랜 예산 관리를 떠넘겨놓은 것도 모자라, 조금만 문제 생기면 이동식만 쥐 잡듯이 잡는 게 바로 양중근이었던 것이다.
이동식의 속마음을 모르는 양중근은, 아까부터 자신의 울분을 토해내고 있었다.
“넌 아직 자식이 없어서 내 마음을 몰라. 꽃도 다 피워보지 못하고 떠나간 자식을 위해 어떻게든 복수하고 싶은 아비의 마음을 말이야!”
“···.”
“30일 날 작전은 작전이고, 그 새끼가 만 명이 넘는 시청자들 앞에서 주인공이 되는 꼴, 나는 못 봐. 모두에게 환호 받으면서 입가에 승리자의 미소를 짓는 모습 눈에 흙이 들어가도 못 본다고!”
이를 악문 채 말을 잇는 양중근의 눈에는 그 어떠한 때보다도 많은 살기가 가득 일렁이고 있었다.
“모두가 주목하는 경기에서 처참한 몰골로 시체가 되는 꼴을 나는 꼭! 봐야겠어! 그래야 내 막내아들에 대한 원한이 조금이나마 풀릴 것 같아. 무슨 말인지 알아?”
“···네, 마스터.”
대답하면서 이동식은 속으로 크게 한숨을 쉬었다.
저렇게까지 울분을 토하니, 그의 입장에서도 더 할 말이 없었다.
‘어쩔 수 없군. 쌍둥이 놈들이 실수 없이 잘해내길 바랄 수밖에.’
고준경과 접촉하기 전이었으면 모를까, 이제는 엎질러진 물이나 다름없다.
물론, 성공할 가능성이 더 큰 상황이긴 하다.
‘내가 봤던 쌍둥이 놈들 실력이라면, 실패할 가능성이 적긴 하지.’
* * *
새벽 2시.
대기실의 모든 불이 꺼져 있는 상황.
1번 방 안에 있는 고준경은, 잠들지 않은 채로 초조한 표정을 지은 채 침대 위에 걸터앉아 있었다.
‘2시쯤에 온다고 했는데···.’
시계를 보며 속으로 그렇게 생각할 때였다.
문고리 쪽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이내 조용히 문이 열렸다.
안으로 들어오는 이윤성, 이윤환을 본 고준경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정말이었군.”
이윤환의 손에 들려있는 열쇠를 본 고준경의 한 마디였다.
대기실의 모든 문을 열 수 있는 저 열쇠는 클럽 내 직원 중에서도 간부급만 가질 수 있다.
‘리더인 나한테도 안 주는 저 열쇠를 이렇게 쉽게 얻었다면···.’
즉, 아까 전 쌍둥이 형제가 고위급 직원과 내통하고 있다는 말은 사실이었던 것이다.
고준경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완전히 의심을 지웠다는 뜻이다.
“좋아. 이제 어떻게 하면 되지?”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지. 따라와라.”
곧 셋은 1번 방 밖으로 나갔다.
나오자마자 천장을 휙휙 돌아보는 고준경의 모습에 이윤성이 작게 속삭였다.
“앞으로 30분 동안 CCTV는 걱정 안 해도 된다. 매수한 직원이 현재 녹화를 중지해 놓은 상태니까.”
그 말에 CCTV를 바라보던 고준경은 고개를 끄덕인 후, 다시 쌍둥이의 뒤를 따랐다.
한참을 이동하던 그들이 멈춘 곳은 87번 방.
고준경이 의아하게 물었다.
“김진성 방은 99번인데?”
“그 전에 우리 내일 상대부터 처리하려고.”
“금방 끝날 거야. 한 방당 5분도 안 걸려.”
연이어 대답하는 쌍둥이들.
그중 이윤환이, 문 앞에 서더니 두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모인 손바닥 위에 곧 마나가 일렁이는 모습에, 고준경은 눈을 크게 떴다.
‘마법사···?’
마법 쪽 각성자, 즉 마법사는 수많은 능력자가 즐비한 요즘 시대에도 정말 구경하기 힘든 희귀한 존재였다.
타고난 재능은 물론, 어릴 적부터 제대로 된 수련법을 통해 갈고 닦아야만 될 수 있는 게 마법사였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가장 밑바닥이나 다름없는 이곳에서 생활하는 소년들중에 마법사가 있을 리가 없었다.
‘외부에서 목적을 가지고 들어온 놈들이 확실하군.’
“···됐다.”
속으로 생각을 마칠 때쯤 이윤환이 마법 시전을 마친 후 손을 거두었다.
87번 방 전체를 감싼 마나 막을 가리키며 이윤환이 설명했다.
“사일런스 마법이다. 이제 여기서 무슨 소리가 들리든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지금 문 열 테니, 마스크 써라. 전력을 다해야 할 거다.”
“시끄러.”
안 그래도 이 순간을 위해 그동안 의료실에서 받아놨던 진통제를 한꺼번에 다 복용한 고준경이었다.
그가 미리 준비한 검은 마스크를 착용할 때, 이윤성은 열쇠를 사용해 철문을 열기 시작했다.
“···응? 누구야?”
안에서 문 여는 소리를 들은 소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랑곳하지 않고 열쇠를 돌려 문을 열어젖힌 이윤성은,
“제압해!”
라고 외치며 안으로 달려들었다.
“뭐야?!”
갑자기 달려드는 세 명의 복면인의 모습에 소년은 화들짝 놀라면서, 본능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움직였다.
일단 제일 선두로 달려드는 이윤성의 주먹을, 전력을 다해 옆으로 몸을 날리면서 피해내는 소년.
하지만 그 뒤를 이은 고준경의 공격은 피해내지 못했다.
뻑!
“컥···!”
턱을 제대로 맞은 소년이 바닥에 쓰러졌다.
이윤환은 품에서 젖은 손수건을 꺼내면서 소년을 덮치며 외쳤다.
“붙잡아!”
그가 소년의 입가를 손수건으로 틀어막을 때, 고준경과 이윤성은 소년의 저항하는 양쪽 팔을 붙잡아 제압시켰다.
“읍! 으읍! 읍···으···.”
한참을 저항하던 소년은 이내 눈이 풀리더니, 스르르 눈꺼풀이 감겨버렸다.
손수건을 적신 수면제에 취해버린 것이다.
“후, 됐다.”
“어디 손볼까?”
“이 새끼 발이 빠르다고 했으니까, 왼쪽 무릎이랑 발목 인대.”
“좋아.”
이윤성은 곧바로 소년의 왼쪽 다리를 꺾었다.
우두둑! 하고 끊어지는 소리가 두 번 들린 걸 확인한 그는,
“가자.”
일행들을 이끌고 87번 방 밖으로 나갔다.
문을 다시 잠그면서 이윤성이 고준경에게 말했다.
“이런 식으로 하면 된다. 어때? 쉽지?”
고준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동시에 속으로 생각했다.
‘김진성은 최소 네 군데는 부러뜨려 놔야겠군.’
그래도 솔직히 안심이 안 되긴 한다. 김진성 정도 경지에 오른 놈이면, 인대나 골절상 정도는 마나를 사용해서 임시 접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내일 경기가 후반으로 진행될수록 지친 나머지 부상 후유증이 재발하겠지만.
‘저항하는 거 보고 더 부러뜨리든가 해야겠다.’
“자, 다음은 92번 방이다.”
이윤성의 말에 일행들은 다시 걸음을 옮겼다.
92번 방은 더 쉽게 제압했다. 처음 달려드는 이윤성의 공격조차 소년은 피해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왼쪽 팔꿈치와 갈비뼈 하나를 손본 뒤 밖으로 나온 이윤성은,
“이번엔 5번 방이다.”
라고 말하며 몸을 돌렸다. 하지만 고준경이 그를 제지했다.
“잠깐. 김진성의 방은 99번인데?”
“알아. 그 전에 조져놓을 놈이 하나 있어.”
“박성태는 왜?”
5번 방에 누가 있는지 아는 고준경의 물음에, 둘은 차례대로 대답했다.
“그 새끼 2주 동안 우리를 장난감 취급하면서 굴리던 게 X같았거든.”
“강제노역자 같은 쓰레기 주제에 나처럼 고귀한 신분을 노예처럼 다뤄? 절대 가만 못 놔두지.”
“그 새끼도 내일 김진성이랑 같이 경기장 위에서 뒤지게 만들어 주겠어.”
분노한 얼굴로 속마음을 털어놓은 둘은 바로 5번 방으로 향했다.
그들의 뒷모습을 지켜보는 고준경의 표정은 가히 좋지 않았다.
‘이 새끼들이 왜 말이 달라? 세 명만 손 보면 끝낸다면서!’
“뭐 해? 안 따라오고?”
“김진성 손 보기 싫은가 보지?”
하지만 이어지는 쌍둥이의 말에 고준경은 어쩔 수 없이 그들의 뒤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
이미 한 배를 탄 것도 있고, 김진성을 혼자만의 힘으로는 제압할 수 없다는 사실을 고준경 본인이 제일 잘 알기 때문이었다.
곧 5번 방에 도착한 이들은 다시 사일런스 마법을 깔아둔 뒤, 열쇠로 문을 열기 시작했다.
“뭐야?!”
확실히 박성태는 반응이 빨랐다. 열쇠 소리가 들리자마자 버럭 외치는 걸 보니 말이다.
이윤성이 완전히 문을 열려던 그때.
“···헛!”
문틈 사이로 날아오는 주먹에 이윤성은 헛바람을 들이켰다.
하지만 바로 옆에 서 있던 고준경이 막아내는 바람에 맞는 일은 없었다.
주먹이 막힌 박성태는 곧 눈을 부라렸다,
“고준경, 이 X발 새끼가···!”
복면을 썼지만, 거대한 덩치를 보자마자 바로 정체를 눈치챈 것이다.
박성태는 바로 주먹을 휘두르려고 했다.
“···어?”
동시에 그는 당황했다.
온몸이 굳어버려서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원인은 이윤환의 마법이었다. 아주 기초적인 프리징 마법이었지만, 처음 당해보는 박성태를 당황하게 하기에는 아주 충분했다.
그리그 그 틈을 놓칠 이윤성과 고준경이 아니었다.
뻑! 빡!
“컥···!”
각각 턱과 관자놀이를 제대로 얻어맞은 박성태는 힘없이 바닥에 쓰러졌고, 그 위를 이윤환이 손수건을 들고 덮쳤다.
박성태는 있는 힘껏 저항했지만, 결국 수면제의 효과를 이겨내지 못하고 스르르 눈꺼풀이 감기고 말았다.
“휴우··· X나 빡세네.”
“혹시나 해서 미리 프리징 마법을 준비 안 해놨으면 큰일 날 뻔했어.”
“이 개새끼, 어디를 손봐줄까? 흐흐흐.”
쌍둥이 놈들은 소리 죽여 웃으면서, 기절한 박성태의 사지를 향해 손을 뻗었다.
잠시 후.
일행 모두는 99번 방 앞에 서 있었다.
“이제 마지막이군.”
“이 새끼는 쉽지 않겠지?”
“물론이지. 사용할 수 있는 건 지금 다 써야 해.”
이윤성이 고준경을 돌아보았다.
“긴장 바짝 해라. 조금이라도 방심했다가 포위망 밖으로 도망치면 우리 모두 X된다.”
고준경은 대답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이미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하고 있는 상태였다.
“이번엔 사일런스랑 슬로우 마법까지 사용하고 들어갈 거다.”
이윤환이 말한 후 집중해서 마법을 캐스팅했다.
한꺼번에 두 개의 마법을 사용하는 게 무리인 듯, 온몸에 땀을 비 오듯이 흘리는 게 깜깜한 상황에서도 아주 눈에 잘 보였다.
한참 후에야 이윤환은 캐스팅을 완료했다.
“후우··· 다 됐다.”
“빨리 마나 포션 마셔. 그리고 너, 이거 받아.”
이윤성이 고준경을 향해 한 뼘 정도 길이의 단도를 건넸다.
고준경이 눈썹을 꿈틀했다.
이걸 왜? 지금 김진성을 죽이라는 건가?
“김진성이 죽으면 작전 실패나 다름없다는 거 잊었어?”
“나도 알아. X됐다 싶을 때만 사용해. 문 연다.”
이윤성은 곧바로 열쇠를 문고리에 넣고 돌리기 시작했다.
고준경은 어쩔 수 없이 주머니에 단도를 집어넣은 뒤 특성을 활성화하기 시작했다.
덜컥.
“들어가!”
이윤성이 외침과 함께 문을 활짝 열었다.
바로 달려들려던 이윤환과 고준경은, 이내 걸음을 멈추었다.
“뭐야?”
“어디 갔어?”
99번 방 안에 있어야 할 김진성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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