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the divorce, the tycoon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167
167화
167.
호성 그룹이 아중 그룹에 잡아먹혔다고 해서 호성 그룹 일가가 마냥 정의로운 것은 아니었다.
서대영 회장은 환하게 웃으며 장원문 의원과 환담을 나누고 있었고 두 여사도 담소를 나누었다.
대선에는 돈이 아주 많이 든다.
분명 호성 그룹이 장원문 의원에게 정치 자금을 지원할 것이 분명했다.
만에 하나 장원문 의원이 대통령이 된다면 호성 그룹의 등에 날개를 다는 일이 될 것이었다.
5년 임기의 대통령이라지만 그 5년이라는 시간 동안은 무소불위의 힘을 낼 수 있었다.
그 5년 동안 호성 그룹이 얼마나 성장을 할지 예상할 수 없었다.
물론 대한민국은 대통령의 저주가 있었다.
그 어떤 대통령도 임기가 끝나고 나서는 말로가 좋지 않았고 관련된 기업가들의 처지도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더미로 달려드는 나방처럼 달려들 만큼 달콤한 욕망이 컸다.
서대영 회장은 장원문 의원도 뒤가 구린 부분이 있음을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원문이라는 연줄을 잡기로 했다.
정치 자금이야 자신뿐만 아니라 웬만한 대기업들은 다 하는 것이었다.
대선이나 총선은 정치인들만의 이벤트가 아니라 기업인들에게도 거대한 이벤트였다.
그렇게 정치 자금뿐만 아니라 호성의 자리를 확고하게 하기 위해 자신의 막내아들과 장원문 의원의 딸을 맺어 줄 생각까지 했다.
당장 장은주가 자신의 막내아들인 현준을 마음에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현준의 어머니는 살짝 긴장을 하고 있는 은주에게 물었다.
“은주 양이 올해 말에 졸업인가요?”
“예. 올해 말에 졸업해요. 편하게 말씀하세요. 어머님.”
“호호! 그래요. 그럼 졸업을 하고 어떻게 할 생각이니?”
“대학원에 진학할까 싶습니다.”
“공부를 더 하려고? 그래. 그것도 괜찮은 생각 같네. 은주가 머리도 좋아서 대학교수 해도 괜찮겠어.”
대학원에 진학할 생각이라는 은주에 대학교수를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공부하는 도중에라도 좋은 사람 생기면 만날 수도 있는 거고.”
“그럼요.”
다들 힐끔 현준을 바라보았다.
현준의 옆에 앉아 있는 은주의 모습이 꽤나 어울려 보였으니 둘 다 마음에만 든다면 당장에라도 결혼을 시킬 듯한 모습이었다.
물론 당사자들이 마음이 맞아야 한다지만 어른들 사이의 정략결혼과도 같은 것이었으니 현준과 은주의 의사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현준으로서도 은주를 거절하기에는 장원문 의원의 힘이 너무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장원문 의원이 여당 대권 후보로 가장 유력하긴 하지만.’
전생의 기억으로는 장원문 의원은 이번 여당의 경선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경선이든 대선이든 마지막까지 까봐야 아는 것이었고 다음 대 대통령은 여당이 아닌 야당의 대선 후보가 당선이 된다.
사실 현재의 분위기도 야당 쪽으로 기울고 있는 상태였고 그 때문에 여당 내에서 장원문 의원으로는 대선 승리가 벅차다며 다른 이를 대선 후보로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장원문은 그에 반발해서 불복하다가 여당 내의 갈등과 분열로 야당에 어부지리를 줬다고 평가를 받는다.
그렇게 보면 장원문이 그대로 대선 후보가 되었다면 어쩌면 여당의 승리가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정치라는 것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기도 했고 머리 아프기만 했기에 현준은 딱히 관여를 하고 싶지 않았다.
식사를 마치고 장원문의 가족들이 서대영 회장의 집을 나섰다.
현준도 적당히 분위기를 맞춰주며 제법 얼큰하게 취해서 만족한 표정으로 돌아가는 장원문 의원에게 인사를 했다.
“현준이도 다시 우리 집에 놀러도 오고 그래.”
“예. 알겠습니다. 장 의원님.”
“에이! 거리감 있게. 의원님이라고 하지 말고 아버님이라고 해.”
“예. 아버님.”
“그래! 그래! 서 회장. 잘 먹었네.”
“예. 들어가십시오.”
장원문이 떠나고 난 뒤에 현준은 서대영 회장을 따라 그의 서재로 향했다.
“너도 이제 어린 나이가 아니니까 이번 만남이 어떤 만남인지 어느 정도 짐작은 하겠지?”
“예. 단, 장원문 의원이 대통령이 되지 않으면 의미 없는 만남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되지 않을 것 같다는 말이냐?”
“뭐 미래야 알 수 없는 것이라지만 현재 야당의 인기와 지지도가 올라가고 있는 중입니다. 더욱이 야당의 대선 유력 후보도 만만치 않구요.”
서대영 회장은 현준의 분석을 가만히 듣고 있었다.
현재로서는 장원문이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였다.
그 때문에 장원문에게 선거 자금 등을 지원해 주고 있었다.
“야당의 김진기가 당선이 될 것이라 보는 거냐?”
“그보다는 여당 내의 경선 결과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경선 결과?”
“예. 현재 이원창 전 법무부 장관을 청와대에서 미는 듯합니다. 아직은 장원문 의원이 더 유력하다지만 아직 시간이 남아 있으니 어떻게 될지 장담을 할 수 없습니다.”
“이원창 전 장관이라. 만일 이원창 전 장관이 대선 후보가 된다면 누가 대통령이 될 것 같나?”
“야당의 승리가 될 겁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장원문 의원이 경선 결과를 불복할 테니까요.”
“…….”
서대영 회장은 한량같이 지내고 있기는 하지만 자신의 막내아들이 머리는 똑똑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사람 보는 눈도 있었다.
그렇기에 현준이 너무나도 아까운 서대영 회장이었다.
“네가 은주한테 결혼을 할 운명이었다고 말을 했다며.”
“장 의원님이 그리 말씀하셨습니까?”
“그래. 은주라는 아이가 너한테 푹 빠진 모양이더구나.”
“나쁘진 않은 아이입니다만 호성 그룹에 그다지 도움이 되진 않을 겁니다.”
“도움이 될지 안 될지는 니가 어떻게 알아서? 장원문 의원이 대통령이 못 될 거로 확신이라도 하는 모양이구나.”
“뒤가 많이 구립니다.”
“뒤가 안 구린 이가 어디 있긴 하냐? 네놈도 뒤가 구린 건 마찬가지인데.”
서대영 회장의 말에 현준은 서대영 회장의 눈을 바라보았다.
서대영 회장이 얼마나 알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언제까지고 비밀로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진 않았다.
“만일 장원문 의원이 대통령이 된다면 어찌하겠느냐?”
장원문 의원이 대통령에 당선이 된다면 은주와 결혼을 하라는 말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나쁘지 않겠지요.”
아중 그룹이 미래교에 깊게 연결되어 가고 있었다.
미래교의 이영성 교주와 연계되어 있는 장원문 의원이 대통령이 된다면 이영성 교주의 뒤통수를 치고 있는 최주성 주교와 아중 그룹에도 재앙이 될 것이었다.
문제는…….
‘내가 할 복수를 딴 놈이 하는 것은 영 내키지 않는단 말이지.’
아중 그룹이나 김무연 회장 일가에 대한 복수는 자기 손으로 할 생각이었다.
결코 다른 이가 자신의 것을 빼앗아 가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현준에게는 알 바 없었다.
하지만 장원문 의원만큼은 대통령이 되지 못하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현준이었다.
물론 내색은 할 수 없었으니 현준은 장원문 의원의 자서전 출판회에 참석하라는 서대영 회장의 지시를 따라야 했다.
* * *
정치인들의 자서전 출판 기념회는 거의 공식적인 선거 자금 모금회나 다를 바 없었다.
그 때문에 기업들은 정치인의 자서전을 수천 권에서 수만 권을 구입해 자사의 직원들이나 협력사 직원들에게 뿌리고는 했다.
물론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창고에 가득 보관해 놓았다 조용히 폐기 처분을 하는 것이다.
장원문 의원도 곧 대선에 앞서 당내 경선이 있었기에 세 과시를 위해서라도 자신의 지지층들을 모을 필요가 있었다.
굿 프랜드의 경호 인력이 장원문 의원의 출판 기념회의 행사 보안을 담당하기로 했다.
연예인들도 몇몇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콩고물이나마 주워 먹을 수 있을까 싶은 이들도 기웃거렸다.
현준은 출판 기념회가 열리는 프라자 호텔로 자신의 차를 몰고 출발했다.
“하여간 이놈의 서울은 차가 매번 밀리니.”
가다 서기를 반복하며 밀리는 도로에 현준은 인상을 찡그렸다.
그나마 늦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렇게 가던 중에 파란불에서 노란불로 바뀌려는 순간 현준은 빠르게 지나가려고 하다가 건너편에 경찰차가 있는 것에 브레이크를 밟았다.
괜히 경찰에게 붙잡히면 시간만 더 잡아먹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렇게 교차로에서 멈추기는 했지만 뒤차가 제대로 멈추지 못하고서는 현준의 뒤 범퍼를 박았다.
쿵!
그리 크게 박은 것은 아니었지만 차가 앞으로 밀릴 정도의 충격이었다.
“하아! 미치겠네.”
시간이 부족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넉넉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현준은 일단 차에서 내렸다.
그리 심하지 않으면 그냥 보낼 생각까지 했다.
물론 그것도 뒤의 운전자가 사과를 했을 때의 일이었다.
자신의 뒤 범퍼를 보자 살짝 찌그러져 있었다.
그나마 정치인 기념 출판회에 가는 길이었기에 요란한 스포츠카를 끌고 가지는 않았다.
현준 기준으로 적당히 수수한 외제 차를 끌고 가는 길이었기에 대충 부하 직원에게 알아서 수리하라고 맡기면 될 일이었다.
적어도 운행을 하는 것에는 지장이 없을 상황에서 뒤차에 타고 있던 여성이 차 밖으로 나와서는 사과를 하는 것이다.
“아니! 거기서 갑자기 멈추시면 어떻게 하세요!”
“하아.”
현준은 사과받기는 글렀다는 생각을 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 이봐요. 신호 안 보여요! 빨간 불이잖아요. 당연히 멈추셔야지!”
멀찍이 있던 경찰도 사고가 난 것에 다가오는 것이 보였으니 사고 상황만 말을 하고 나중에 처리를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내 현준은 당황한 여인의 목소리가 꽤나 익숙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현준 씨?”
현준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 윤미래에 그녀의 이름을 입 밖으로 부르려다가 간신히 다물었다.
“저를 아십니까?”
최대한 싸가지 없어 보이는 눈빛으로 윤미래를 바라보며 묻는 현준이었다.
“아! 죄송합니다. 호성 그룹의 서현준 씨 맞으시죠?”
“예. 맞습니다만. 누구시죠?”
윤미래는 인턴이었던 현준과 동명이인의 서현준을 보며 생각했다.
‘현준 씨하고 닮은 것 같기도 하고.’
그럴 리는 없었다.
자신이 아는 현준은 눈웃음이 예쁜 남자였다.
약간 어리숙해 보이기는 하지만 성격도 좋았다.
그에 비해 눈앞의 서현준은 한눈에 봐도 싸가지 없어 보이는 귀한 집의 도련님 같아 보였다.
더욱이 가난한 대학생인 현준이 눈앞의 비싼 옷에 비싼 차를 타고 있을 리가 없었다.
“실례합니다. 사고 나셨네요.”
“아. 후방 추돌입니다. 신호 바뀌는 순간 멈췄는데 뒤에서 멈추지 못해서 일어난 사고입니다.”
“예. 그러네요. 뒤차 운전자분 본인 잘못인지 알고 계시죠?”
경찰이 다가와서는 상황을 보고 윤미래에게 잘못이라고 말하자 윤미래도 고개를 끄덕였다.
“죄송해요. 괜찮으세요?”
현준은 힐끔 윤미래의 차를 바라보았다.
산 지는 얼마 되지 않은 윤미래의 차였다.
자신의 차도 조금 찌그러졌지만 윤미래의 차는 좀 더 찌그러져 있었다.
“뭐 사과받았으니까. 그것으로 된 거로 합시다.”
“예?”
“제가 시간이 없어서 보험 부르고 뭐 할 상황이 아니니까 다음부터 운전 조심하도록 해요.”
현준은 오래간만에 만난 반가운 얼굴이었기에 그냥 보내기로 했다.
현준은 자신의 차는 자신이 수리하겠다고 말하고서는 운전석으로 향했다.
“저기 선생님. 괜찮으시겠어요?”
“예. 괜찮습니다.”
“저기 죄송한데. 면허증 좀 보여 주시겠습니까?”
“…….”
현준은 그냥 윤미래를 보내 주는 것에 이상함을 느낀 경찰들이 달라붙는 것에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운전면허증을 꺼내었다.
그렇게 현준의 운전면허증을 확인한 경찰들은 음주 측정까지 했다.
현준이 뭔가 구린 것이 있어서 보상도 안 받고 그냥 간다는 생각을 한 듯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이상이 없는 것에 의아해하는 경찰에 윤미래가 현준을 두둔해 주었다.
“저기 경찰 아저씨. 그분 호성 그룹 서현준 씨라고 재벌 3세예요.”
“예? 아! 재벌 3세요?”
“후우! 저기 제가 장원문 국회의원님 출판 기념회에 가야 해서 지금 바쁘거든요. 제 차 수리는 그냥 제가 알아서 할 테니까. 이제 그만 가도 되겠습니까?”
현준이 급히 가려는 이유에 대해서 말을 하자 그제야 경찰들이 이해를 했다.
“그러시구나.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운전면허증을 건네주는 경찰들에 현준은 운전면허증을 돌려받고서는 차를 출발했다.
하지만 차가 잠시 앞으로 나가더니 그대로 멈춰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