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GATE RAW novel - Chapter 151
화
나는 쿠나메를 한 번 노려보고는 그나마 안면이 있는 허틀러에게로 향했다.
“플레인 게이트 이용 가능하게 준비해 뒀다고 했죠? 나하고 포포니, 텀덤이 갈 겁니다.”
“네. 준비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저기 저 분은 안 가십니까?”
허틀러가 마샤를 가리켰지만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마샤는 이곳에 있을 겁니다. 그러니 우리가 올 때까지 편의를 봐 주셨으면 합니다. 뭐 에스폴 종족과 척을 지기 싫다면 알아서들 하겠지만 말입니다.”
“그, 그럼요. 당연하죠. 자 이리로 오십시오. 플레인 게이트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제2 데블 플레인에는 어떤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나는 걸음을 옮기면서 허틀러에게 물었다.
“그것이 사실 별다른 준비는….”
“무슨 말입니까?”
내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커졌다.
“아직 본격적인 협상을 하지 않아서 그저 그곳으로 빠르게 도착하는 플레인 게이트 사용에 대한 협상만 한 상태입니다.”
“뭔 협상이요?”
나는 도대체 이 연합이란 놈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알고 싶었다.
그런데 우리 뒤를 쫄래쫄래 따라오던 이들 사이에서 심기가 불편하단 헛기침 소리가 나오기 시작한다.
허틀러도 더는 말을 하지 않고 헛기침만 하고 만다.
나는 뒤를 돌아서 연합장을 비롯해서 연합 간부들과 쿠나메를 바라봤다. 아마도 저 쿠나메가 중심이 되어서 이번 일을 꾸몄을 것 같다.
“헌터와 일개미들이 죽어나가는 마당에 그걸 가지고 협상을 해? 그게 헌터들을 대표한다는 연합에서 할 짓인가? 이건 뭐 완전 돼지새끼들 소굴이구만.”
나는 낮은 음성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곁에서 따르던 포포니나 텀덤은 물론이고 허틀러도 내 목소리를 들었을 거다. 물론 뒤에서 따라오던 이들도 그래도 실력이 있는 놈들이니 어느 정도는 알아들었을 것이고 말이다.
그들의 심기 불편한 기침소리와 숨소리가 거칠어진다. 개새끼들!
‘헌터 연합이고 뭐고 수틀리면 안면 몰수다. 새끼들 니들이 듀풀렉 게이트가 연결되는 곳이 어떤 이점을 지니게 될지 알기나 하나?’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앞으로 어떻게 일을 벌여 나가야 할지를 잠깐 생각했다.
그러는 동안에 우리는 플레인 게이트 앞에 도착을 했다.
이미 이야길 했지만 제3 데블 플레인의 플레인 게이트는 지상에서 3백 미터가 넘는 높이에 있다. 그곳까지 건물을 세워서 플레인 게이트에 들어갈 수 있도록 발판을 만들었다고 봐야 한다.
지금 나는 일개미로 여기 도착한 후, 처음으로 플레인 게이트 앞에 섰다.
“남편!”
포포니가 내 소매를 잡는다.
“괜찮아. 내가 이걸 지나서 여길 왔잖아. 포포니도 아무 일 없을 거야. 텀덤도 벌써 몇 번이나 이용했던 거고 말이야.”
나는 의외로 긴장한 포포니의 손을 잡아주며 포포니를 안정시켰다.
“웅. 남편.”
포포니는 내게 안겨들며 불안함을 억지로 감추려 한다.
나는 그런 포포니를 꼬옥 안아주며 플레인 게이트가 열리기를 기다린다.
“연락이 되었습니다. 플레인 게이트로 들어가시면 곧바로 다음 플레인 게이트를 열어 드릴 겁니다. 그걸 타고 가셔서 다시 한 번 플레인 게이트를 지나시면 그곳이 바로 제2 데블 플레인입니다. 여기서 한 번, 허브에서 한 번 그리고 다시 도착한 허브에서 한 번입니다. 도합 세 번의 플레인 게이트를 지나야 한다는 겁니다.”
허틀러가 자세한 설명을 한다. 보통 저런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한 개의 허브에서 데블 플레인 두 곳을 담당하는 경우는없는 듯 하다. 뭐 자세힌 모르겠지만 하나의 허브는 하나의 데블 플레인과 연결되게 설계를 한 것 같다.
“알았습니다. 들어가자. 포포니. 텀덤.”
“웅, 남편.”
“네. 형님.”
두 사람이 곧바로 나를 따라서 플레인 게이트로 다가가는데 고다비와 탁테드가 뒤따라 온다.
나는 그걸 느끼고 뒤돌아서 둘을 봤다.
“아무래도 우리가 따라가야 할 것 같아서 말이지. 그 듀풀렉 게이트라는 것이 무척 대단한 발명품인 것 같거든. 그런데 제2 데블 플렐인에 있는 놈들이 꽤나 욕심 많은 이들이 있지. 그들이 자네 이행에게 몹쓸 짓을 할지도 모르니 우리같은 이들이 따라가 주는 것이 좋을 거네.”
탁테드가 웃는 얼굴로 그리 말하는데 나는 그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지 어떨지 고민이 된다.
“고맙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제 무기가 다른 행성에서는 쓸모가 없는 고철이 될 것 같아서 조금 불안했는데 말입니다. 이게 이곳 제3 데블 플레인에서 만들어진 것이라서 행성이 바뀌게 되면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거든요. 듀풀렉이야 한 쌍으로 서로 연결이 되는 거라서 저쪽으로 가도 문제가 없을 것 같지만 말입니다.”
나도 활짝 웃는 얼굴로 탁테드와 고다비를 보면서 그렇게 엄살을 부렸다.
사실 다른 데블 플레인에서 사용해 보지 않은 무기를 가지고 자신감을 가진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그러니 저들이 저렇게 보호를 해 주겠다고 나설 때에 못 이기는 척 하면서 약한 모습을 보여 두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그거 다행이로구먼. 그럼 가 보도록 하지.”
탁테드가 웃으면서 재촉을 한다. 나는 이미 내친 걸음이라 일행들을 끌고 플레인 게이트로 들어선다.
게이트 허브에 도착해보니 탁테드와 고다비 이외에도 쿠나메까지 넘어와 있다.
나는 불편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는데 그는 플레인 게이트를 넘어서면서 자신감이 생겼는지 눈에 힘을 주고 나를 노려본다.
아마도 내 무기가 제3 데블 플레인이서만 사용이 가능할 거라는 소리를 들은 모양이다.
“어서 가지.”
탁테드는 나와 쿠나메 사이의 기세 싸움을 모르는 척 하며 나를 다시 재촉한다. 이 양반은 내가 쿠나메와 다투는 것을 말리고 싶은 모양이다. 그리고 쿠나메도 탁테드가 있는 상황에서는 내게 더는 시비를 걸 생각이 없는지 못마땅한 표정으로 나를 노려볼 뿐 달리 시비를 걸지는 않는다.
제2 데블 플레인까지는 순식간이었다. 그냥 몇 걸음 걸은 것이 전분데 우리는 제2 데블 플레인의 플레인 게이트 광장에 서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제2 데블 플레인의 헌터 연합 연합장인 싸둔입니다.”
플레인 게이트 광장에는 꽤나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반갑소. 탁테드요.”
“이거 말씀은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뵙게 될 거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어려운 걸음을 하셨습니다.”
“뭐, 다른 데블 플레인에 오는 것이 그리 대단한 일도 아닌데 호들갑은. 여긴 고다비, 그리고 쿠나메. 이름은 들었을 사람들이지.”
“하하하. 이거 제3 데블 플레인의 기둥들이 세 분이나 행차를 할줄은 몰랐습니다. 하하하.”
“워낙 이번에 온 사람이 중요해서 말이지. 우리 제3 데블 플레인의 미래라고 할까? 더구나 우호 종족의 귀빈도 있는 터라 우리가 나서지 않을 수가 없었지.”
응? 포포니 때문이라고? 그럴 수도… 있긴 하겠네. 포포니에게 문제가 생기면 정말로 타모얀의 우리 장인과 장모가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으니까 말이지.
“네에. 그렇군요. 그런데 이 분인가요?”
싸둔 연합장이 나를 보며 묻는다.
“이렇게 떠들 시간들이 있는 모양입니다? 지금도 죽어가는 이들이 있을 텐데요?”
내게서 고운 말이 나올 상황이 아니다. 뭔 인사를 하는데 그렇게 거창한가? 인사를 하고 싶으면 나중에 니들끼리 있을 때에 하란 말이지.
“커엄.”
“들었는지 모르지만 듀풀렉이라고 하는 기구는 코어로 작동이 됩니다. 최소한 남색 등급의 코어가 있어야 하며, 그것으로 작동을 시키면 약 30분 정도 유지가 가능합니다. 하나를 이쪽의 안전지대에 설치를 할 것이고 하나는 내가 가지고 직접 사람들이 있는 곳에 가서 설치 후에 작동을 시킬 것입니다. 물론 여기에 쓰이는 코어는 싸둔 연합장께서 준비를 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은신 특기를 가지고 계신 분 중에서 저와 제 아내를 안내할 사람이 필요합니다. 당연히 보라색 등급의 몬스터에게서 도망을 가거나 혹은 처치하는 것이 가능한 수준의 사람이어야 합니다. 보라색 등급 몬스터에게 은신이 가능해도 조금 문제가 있습니다. 저와 제 아내가 보라색 몬스터의 이목을 완전히 속일 수 있다고 자신할 수가 없기 때문에 잠깐 우리가 위험을 벗어날 시간을 벌어준 후에 보라색 등급의 몬스터로부터 도망을 갈 실력자였으면 합니다. 아니면 디버프가 들어간 상태로 보라색 몬드터를 사냥할 수준이 되면 됩니다. 저와 제 아내도 한 마리 정도라면 보라색 등급의 몬스터를 해결할 수 있으니 만일의 경우 두 마리가 나오더라도 한 쪽을 맡아주면 어떻게든 해결이 될 겁니다. 먼저 이쪽에 듀풀렉 한 쪽을 설치할 공간으로 안내 부탁합니다.”
나는 이런저런 잡설은 듣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그저 빨리 사람들을 구하는 것이 급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