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185)
검을 중심으로 응축되어가는 푸르스름한 기운들.
파지직-
그 기운들은 이내 스파크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시전시간이 긴데.’
상우는 플라즈마 광선포가 딜레이가 매우 긴 스킬임을 깨달았다.
연습할 때는 몰랐지만 실전에서는 쓰기 까다로운 것.
‘아마도 저렙이라 그렇겠지.’
스킬 레벨이 낮아 숙련도 부족으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았다.
결국 상우는 기운이 완전히 모일 때까지 이리저리 피해 다니거나 오버마인드 스킬을 활용해 마법 스킬을 멀티태스킹하는 방법으로 맨티스 쉬림프들로부터 시간을 벌었다.
그러다 결국.
우우우우웅-
한눈에 보기에도 완전히 준비되었다는 인상을 심어주며 공명하기 시작하는 푸른 기운.
상우를 쫓던 몬스터들이 그 모습을 보며 경각심을 느꼈는지 더욱 사납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그를 향해 내리꽂히는, 스피어 맨티스 쉬림프의 전광석화 같은 꼬챙이들.
하나, 이미 때는 늦은 뒤였다.
“꺼져!”
상우는 검에 응축된 기운을 쏟아낸다는 느낌으로 그 창 같은 공격이 쏘아져오는 전방으로 내질렀다.
그러자 검을 중심으로 푸르스름한 광선이 폭발하듯 쏘아져나갔다.
푸화아아아아아아악-
오른손으로만 검을 들고 있던 상우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반동이 검을 타고 전해졌다.
“크흡….”
가까스로 두 손으로 검을 제어하는 상우.
짧은 시간이 지나자 검에서 뿜어지던 푸른 기운이 완전히 사그라들었다.
‘뭐야. 벌써 끝났네.’
생각보다 지속시간이 조루(?)라고 느끼며, 상우는 전방을 살폈다.
그리고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이야….”
사실 지상에 내려선 뒤로 사방이 맨티스 쉬림프로 둘러싸여 있었기에 가재껍질을 제외하고는 주변에 다른 풍경을 보는 게 불가능했었다.
그런데, 플라즈마 광선포가 지나간 자리는 순간적으로 그 공백이 드러났던 것.
저 멀리 보이는 황폐화된 바위와 모래들을 보면서 상우는 잠깐이지만 시원한 기분을 맛보았다.
‘쓸만한데?’
플라즈마 광선포의 위력은 합격점이었다.
하지만, 이내 상우는 ‘아직’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근데 생각보다 범위가 좁네.’
긴 딜레이였음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위력에 비해 범위가 매우 좁았다는 점.
이는 반동 때문에 제어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위력도 따지고 보면 뉴클리어 레이저랑 비슷하고….’
상우가 만들어낸 기술 뉴클리어 레이저.
정식 스킬은 아니었지만 뉴클리어 레이저는 활용이 무궁무진했다.
좁은 굵기로 마치 레이저처럼 뿜어져 나가는 그 화력은 무지막지했고, 단순히 아공간 입구를 좁게 소환하여 뿜어내는 형식이었기에 반동이 없었기 때문이다.
위력도 위력이지만, 뉴클리어 레이저를 소환하여 온 사방을 휘저어주면 범위기술로 활용할 수도 있었다.
물론, 뉴클리어 레이저 역시 주기적으로 아공간 내부에 뉴클리어 에너지, 핵폭발이 힘을 충전시켜줘야 한다는 귀찮음이 좀 있기는 했지만.
‘아직까지는 뉴클리어 레이저 하위호환인 건가.’
결국 상우는 1레벨인 플라즈마 광선포에 대해서는 낮은 평가를 내렸다.
아직까지는 말이다.
‘스킬 레벨 노가다하면 좀 달라지겠지.’
특성들이 좀 더 추가되고, 위력이 증가하거나, 딜레이가 줄어든다든지 한다면 뉴클리어 레이저를 대체할 훌륭한 스킬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으니까.
그리고 그렇게 상념에 잠긴 와중에도 전투는 지속되고 있었다.
플라즈마 광선포 때문에 공백이 생겨서일까.
분신들이 날뛸 때마다 맨티스 쉬림프들은 사방팔방 찢겨져나갔다.
[체력이 0.002 올랐습니다.]
[마력이 0.002 올랐습니다.]
…쉴 새 없이 올라가는 능력치들.
맨티스 쉬림프들 하나하나가 전부 대형 몬스터들이라 그런지 능력치가 2배씩 오르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는 ‘대형 몬스터일수록 능력치 흡수율이 증가한다’는 괴마흡정의 스킬 옵션 때문이었다.
[질투의 낙인]
[염동력]
거기다가, 사정없이 맨티스 쉬림프들을 빨아들이고 있는 글러트니와 엔비 듀오.
질투의 낙인과 탐식의 힘 콤보로 녀석들은 맨티스 쉬림프 고유의 특별한 능력치를 얻기 위해서 열심히 사냥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안 얻어지네.’
그리고 그런 글러트니와 엔비 듀오를 살피는 상우.
맨티스 쉬림프의 그 통렬한 일격 공격과 관련하여 스킬이 있을 것 같았기에 글러트니가 한 건 해주기를 학수고대하는 중이었다.
하나, 생각보다 스킬 획득이 되고 있지 않아서 답답한 상황.
상우는 서둘러야겠다고 생각했다.
‘더 이상 미루면 안 되겠어.’
처음 생각한 대로 가재의 수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나기 전에 쓸어버려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이다.
사실, 기공포를 쏘아내는 집게발을 가진 그랩 맨티스 쉬림프나 창 같은 팔을 가진 스피어 맨티스 쉬림프는 그다지 문제가 되진 않았다.
하지만, 철퇴 같은 팔을 가진, 마치 복서처럼 생긴 클럽 맨티스 쉬림프가 문제였다.
녀석의 번개 같은 펀치는 어찌나 빠른지 주먹의 움직임으로 대기를 찢어발기며 순간적으로 엄청난 고열과 빛을 발생시켰다.
때문에 분신들도 녀석의 공격을 제대로 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오로지 주변 가재들의 몸을 방패 삼아 이리저리 피해 다니거나, 짧고 좁은 공격범위를 파악하여 뒤나 옆에서 공격하는 방식으로 처리 중이었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이런 가재들의 리더로 보이는, 크기가 2배는 될 법한 맨티스 쉬림프들이 뒤에서 몰려오고 있었기에 더 이상 소꿉장난하듯 칼만 휘두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상우는 곧장 레이븐을 찾았다.
-사부님!
저만치 떨어진 상태로 고군분투 중이었던 레이븐.
스톰브링어를 쥔 채로 바람의 기운을 사방팔방 폭사 중이던 레이븐이 지친 기색으로 답했다.
-왜 그러느냐.
-이러다 끝도 없겠어요. 광역 공격기술로 끝내죠.
-좋다. 무엇으로 할 것이냐.
-지난번처럼 화룡참으로 가시죠.
상우가 붙인 화룡참이라는 생소한 기술명.
하나 척하면 척이라고, 레이븐은 무엇을 말하는지 금세 눈치챘다.
-용풍참 중첩에 화염을 더하자는 말이구나. 알겠다.
-네. 사부님 그럼 바로 용풍참 준비해주세요.
상우의 부탁이 끝나기가 무섭게 레이븐의 검이 사방을 휩쓸었다.
쐐애애애애액-
녹빛의 오러 블레이드가 원형의 파형을 그리며 주변의 맨티스 쉬림프들을 썰어버렸다.
상체와 하체가 분리되어 넘어가는 가재들.
덕분에 사방 십여 미터에 생기는 공간이 생겨났고.
[용풍참]
레이븐은 곧장 용풍참을 시전할 수 있었다.
그의 검에서 뿜어져 나가는 녹빛 오러.
그 기운은 직선으로 뻗어 나가며 맨티스 쉬림프들을 뚫고 지나가더니, 녀석들의 진영 한가운데에 멈춰섰다.
그러더니 곧장 회전하기 시작하는 용풍참의 기운.
그곳을 중심으로 거대한 회오리가 생기려는 찰나였다.
레이븐은 영리하게 용풍참을 시전할 타이밍을 벌었지만, 용풍참은 꽤 시전시간이 긴 기술.
그리고 생각이란 게 있는 건지, 가재들은 일사불란하게 용풍참을 시전 중이라 무방비상태가 된 레이븐을 향해 달려들었다.
‘사부님을 보호해!’
하지만, 이를 지켜보던 상우가 가만히 있을 리가 만무.
소울링크로 능력치가 뻥튀기가 된 분신들은 상우의 명령에 따라 블링크 스킬을 사용하며 레이븐의 전후좌우로 나타나더니 그를 엄호하기 시작했다.
이제 상우에게 남은 능력치 1,000에 달한 분신은 도합 6기.
그 분신들을 상우는 움직였다.
[용풍참]
[용풍참]
[용풍참]
[용풍참]
[용풍참]
[용풍참]
6기의 분신들이 레이븐이 용풍참을 시전한 자리에 똑같이 용풍참을 시전했다.
맨티스 쉬림프의 진영 한가운데로 직격하는 6기의 기운들.
그런데 그 기운이 어딘가 평소와 달랐다.
녹빛이 아닌 주황빛을 띄고 있었던 것.
그리고, 그 차이는 발현되기 시작한 회오리로부터 드러났다.
화아아아아아아아아악-
사납게 회전하며 하늘로 승천하는 용오름.
그 엄청난 돌풍에 휘말리는 가재들의 표면이 시뻘겋게 익어가기 시작했다.
바람이 이전과 달리 고온 상태였던 것이다.
‘마그마 코어 생각보다 쓸만하네.’
원래는 뉴클리어 바디를 활용해 핵에너지를 주입하려 했던 상우.
헌데 이번에 얻은 마그마코어를 활용해보기로 결정했다.
이전에 뉴클리어 바디로 만들어낸 화룡참은 제어하다가 그야말로 죽을 뻔했으니까.
그래서 단순하게 체내에 조그맣게 자리 잡은 마그마코어의 기운을 스톰코어에 실어서 열기를 더해준다는 이미지로 스킬을 사용했던 것.
‘효과가 좋잖아.’
사실 상우는 마그마 코어가 상우의 전신에 자리 잡은 스톰코어에 비해 너무 작아서 그 활용도가 작을 거라 생각했다.
서로 다른 속성을 지닌 기운이기에 거기서 발생할 반발력 때문이었다.
그런데 웬걸.
생각보다 스톰코어의 바람의 기운에 마그마코어의 불속성 기운은 얌전하게 녹아들어갔고, 오히려 기존의 바람의 기운의 힘을 증폭시키고 있었다.
살이 익어버리는 고온의 바람.
고온이라는 건, 그만큼 에너지를 품고 있다는 의미.
더 많은 에너지를 품고 있었기에 바람은 더욱 거칠게 날뛰었다.
마치 생명을 지닌 것처럼.
덕분에 이번에 시전한 용풍참의 바람의 힘은 지난번 화룡참 때처럼 무지막지한 기세로 커져 가고 있었다.
-이리 와라!
레이븐이 스톰브링어로 바람의 기운을 제어하며 외쳤다.
그 모습에 레이븐의 옆으로 순간이동하는 상우와 분신들.
팟, 팟, 팟-
레이븐이 지닌 스톰브링어와 분신들이 복제한 스톰브링어의 힘으로 용풍참의 바람을 견뎌냈다.
아니, 완전히 빗겨가게 했다.
마치 폭풍 속의 고요처럼 바람 하나 불지 않는 정적의 공간.
그 용풍참의 영역 한가운데에서 상우와 레이븐, 그리고 분신들은 용풍참의 기운 제어에 총력을 다했다.
화아아아아아아아아악-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모래폭풍 속에서 얼마나 있었을까.
-사부님, 슬슬 그만할까요?
아직 지친 건 아니었지만, 상우가 먼저 물었다.
꽤나 오랜 시간 용풍참의 기운을 유지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레이븐.
대답하기도 힘든 건지 그의 얼굴은 조금씩 땀방울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좋아요. 이제 역회전 걸게요.
상우의 말이 끝나자마자 그들은 용풍참의 기운을 멈추는데 사력을 다했다.
시전만큼이나 어려운 과정이었다.
사실 그냥 기운을 끊어버려도 되는 일이지만, 그러면 이미 발생한 회오리를 제어할 수단이 없어지게 되기 때문에 웬만하면 용풍참의 핵의 기운을 역회전 걸어서 소멸시키는 게 좋았다.
자칫 그대로 놔뒀다가, 변수가 많은 대자연의 힘이 어디로 튈지 모르니까.
그렇게 총력을 다하길 몇 분.
마침내 회오리가 사라지며 사방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후우…. 역시나 힘드네요.
상우가 이마에 살짝 흐른 땀을 닦아내며 말했다.
레이븐 역시 지친 기색이었다.
-피곤하구나.
그답지 않게 힘들다는 말을 하는 걸 보면, 최근 화룡참을 사용하느라 무리했던 신체가 완전히 회복하기도 전에 용풍참을 또 사용하면서 피로가 많이 누적된 걸로 보였다.
‘성력 마사지 좀 해드려야겠네.’
상우가 레이븐을 안쓰럽게 여기는 사이.
완전히 드러난 전방.
그곳에는 벌겋게 잘 익은 가재의 사체들이 사방에 흩어져 있었다.
그리고 사방에 풍기기 시작하는 고소한 냄새.
-헐… 이거 무슨 냄새죠?
한창 신나게 몸을 움직인 직후라 그런 걸까.
상우는 무언가에 홀린 듯 옆에 떨어진 가재의 거대한 집게발을 향해 걸어갔다.
거의 그의 몸통보다 커보이는 집게발.
그 집게발은 먼지투성이었는데, 그 잘려나간 단면으로부터 먼지들을 씻어내리며 육즙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거 먹어도 되는 건가.’
좀 지저분한 상태.
하지만 상우에게 문제가 되진 않았다.
서걱-
검을 살짝 휘둘러 먼지가 묻은 부분을 깨끗하게 잘라내자, 새하얗게 잘 익은 가재의 속살이 드러났다.
‘헐… 비쥬얼 보소.’
상우는 홀린 듯 가재의 속살을 염동력으로 떼어냈다.
어찌나 큰지, 그 덩어리마저 상우의 주먹보다 컸다.
그리고 그 가재 살 덩어리를 입으로 가져가는 상우.
그는 크게 한입 베어물었다.
츄읍- 우적우적…
입안 전체에서 퍼져나가는 고소하고 황홀한 가재살의 향.
일반 게살, 아니 랍스터의 향과 맛을 100배 이상 농축한 듯한 풍미가 입안 전체로 퍼져나갔다.
-와… 미쳤다. 무슨 치즈 맛이네.
어찌나 그 맛이 농밀한지 치즈맛처럼 느껴질 정도.
상우는 곧장 레이븐을 불렀다.
-사부님, 이거 드셔보세요.
하나 레이븐은 움직일 기운도 없다는 듯 스톰브링어를 지지대 삼아 몸을 지탱한 채 미동이 없었다.
그저.
-맛있느냐?
한 마디 물어볼 뿐.
-네. 미쳤어요. 갖다드릴까요?
-그래. 다오.
상우는 이번에는 염동력으로 큼지막하게 덩어리를 떼서 레이븐에게 가져갔다.
그러자, 피로한 기색이 한 가득이었던 레이븐 역시 코를 찌르는 맛있는 냄새에 눈이 초롱초롱해지기 시작했다.
-냄새가 좋구나.
상우가 레이븐이 먹기 좋게 한입 크기로 덩어리를 떼어 그의 입가로 넣어주었다.
그러자 낼름 받아먹는 레이븐.
그의 눈동자가 커졌다.
-오오… 맛있구나.
-그쵸? 제가 먹어본 몬스터 고기 중에 최곤데요?
-내가 먹어본 것 중에서도 최고다.
레이븐 역시 오랜 몬스터와의 전투와 객지 생활에서 다수의 몬스터 고기를 섭취했기에 몬스터 고기를 먹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다.
그래서 넙죽넙죽 잘 받아먹었고, 이내 자신이 손으로 붙잡고 뜯어먹기 시작했다.
으적으적- 꿀꺽-
허겁지겁 말없이 식사를 하는 두 사람.
가재 대량 학살 이후 벌어진 희한한 만찬이었다.
만약 가재들의 시체가 그로테스크한 광경이었다면 비위가 상해 식욕조차 없었을 테지만, 고온의 바람에 적당히 익어서 바닥을 뒹구는 가재들의 몸통은 오히려 식욕을 자극했다.
한창 전투를 치른 직후라 에너지 소모가 심해 식욕이 돌기도 했고 말이다.
‘아, 진짜 맛있네. 분신들도 먹으라 해야겠다.’
레이븐과 함께 거의 몸통만한 가재 살을 몽땅 먹어치운 상우가 그제야 분신들이 생각난다는 듯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나, 굳이 명령을 내릴 필요가 없었다.
이미 분신들 역시 자리를 잡고 가재살을 뜯어먹고 있었으니까.
‘알아서 잘 하네.’
그 모습을 보면서 상우는 흐뭇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기분이 묘한, 싱숭생숭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원래는 명령이 없으면 절대 다른 행동을 하지 않았던 분신들.
그런데 요새는 자의적 판단력이 강화되었는지, 분신 그 자체의 주체적인 판단에 따라 상우가 명령하지 않은 일도 조금씩 하곤 했다.
물론 상우에게 해가 되는 일은 절대 하지 않고, 오히려 이로운 방향으로 움직였기에 여태껏 문제는 없었다.
‘근데 분신들이 진짜 자아를 가지면 어떻게 되지?’
상우는 그 상상이 왠지 끔찍하다고 느꼈다.
그동안 분신들을 이리저리 열심히 굴리며 고생시켰으니까.
만약 자아가 생긴다면 분신들은 열이면 열, 모두 들고 일어날 터였다.
‘어휴, 끔찍한 상상은 하지 말자. 말이 씨가 되는 법이니까.’
그래서 상우는 애써 주의를 돌렸다.
눈앞에 펼쳐진 가재를 향하여.
‘일단 여기 무리는 다 쓸어버렸고… 여왕 가재도 죽였나?’
아직 여왕가재가 안 죽었거나, 가재가 튀어나오는 코어가 남아 있다면 처리해야만 했다.
-사부님, 전 마무리 됐나 정찰하고 올게요.
-그러려무나. 난 여기서 좀 쉬고 있겠다.
상우는 레이븐을 뒤로하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파앙-
허공을 가로 질러 높이 치솟자, 사방팔방 붉게 익은 가재들의 속살이 보였다.
‘많이도 죽였네. 아까브라…. 우현이한테 좀 갖다줄까.’
그 가재구이밭(?)을 지나면서 잡스러운 상념에 잠긴 상우.
그때 저 멀리서 거대한 가재가 눈에 들어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