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491)
491화
미스트 섬의 벌.
원작 소설에서 이 벌들은 그야말로 재앙과도 같은 몬스터였다.
각 개체의 레벨이 800이 넘는 녀석들이 수천 마리가 넘게 모여 있는 상황.
다섯에 한 마리꼴로 900레벨이 넘는 장수말벌들이 섞여 있다.
심지어 이 녀석들은 독과 화염에도 내성이 강력한 돌연변이들이기에, 기존의 곤충처럼 불로 공격해도 통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이 벌들은 미스트 섬 전체에서 가장 강력한 세력이기도 했다.
지상은 물론.
대균열 1층에서 5층까지의 모든 마수를 합해도 마찬가지.
엄청난 일이었다.
어둠의 마나가 축적된 미스트 섬의 마수 중에서도 첫 순위로 꼽힌다는 것이니까.
어지간하면 그냥 두고 지나가고 싶을 정도의 초거대 세력.
그러나 파프닐은 저놈들을 처치하기로 결심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벌꿀.
미스트 섬의 벌들도 다른 섬의 벌들처럼 꿀을 모아 오고, 여왕벌을 키운다.
그런데 이 벌들은 온몸에 어둠의 마나가 축적되어 있고, 꿀을 정제할 때도 그 마나를 한껏 뽑아 쓴다.
또 그런 벌들이 가져오는 꿀의 원재료는 어떤가.
레벨 800이 훌쩍 넘는 섬의 식충식물들 사이를 파고들어.
보스급 레이드를 해야 얻을 수 있는 꿀을 빨아들인다.
그렇게 모은 꿀을 벌들이 정제하고, 또 그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마나가 스며든다.
탁한 어둠의 마나나 독기는 그 과정에서 전부 사라지고.
남은 정제된 꿀은 그야말로 보약 중의 보약 그 자체.
‘미스트 섬에서 반드시 얻어야 할 것 중 하나지.’
단순히 있어서 좋은 게 아니다.
이시우나 플러시, 그 외의 여러 거물과 싸울 때 반드시 필요한 게 이 마력 꿀이었다.
“발견한 참에 바로 뽑아내 볼까?”
일단 벌집에 불을 지르고, 벌들을 상대하다 보면 답이 나오리라.
막 공세에 들어가려던 순간이었다.
“크오오오오!”
저 멀리에서 어떤 괴수가 이쪽으로 오는 게 보였다.
수십 미터의 거대한 크기에, 개의 머리를 한 인간형의 수인 괴수.
‘아누비스……!’
파프닐의 눈이 커졌다.
보통 괴수가 아니라 무려 지옥의 악마.
그것도 각 서버의 고서 같은 곳에서 볼 수 있는 유명한 개체다.
레벨은 최소 900 이상.
거의 드래곤급의 네임드 악마가 이쪽을 공격한 것이다.
‘이건 큰일이군.’
마력 꿀을 노리는 건 파프닐뿐만이 아니다.
굉장한 맛에, 먹으면 실제로 더 강한 힘을 손에 넣을 수 있는 보물.
이를 노리고 강력한 다른 몬스터나, 마계에서 올라온 악마가 공격해 오기도 한다.
내버려 두면 기껏 찾은 벌집이 불타 버릴 상황.
‘적당히 공격해서 물러나게 해야겠군.’
그때였다.
벌집 안에서 벌 떼 수백 마리가 나오더니 아누비스에게 향했다.
크우어어!
아누비스가 곡도를 휘두를 때마다 땅이 파이고 숲이 진동했다.
파이브스타는 물론, 오다 클랜이나 프리메이슨 플레이어들이라도 꽤 고생해야 할 레이드 보스 몬스터다운 면모.
그러나 벌들은 여유롭게 공격을 피하며 침을 꽂아 넣었다.
꿀벌과 장수말벌, 좀말벌 등이 섞인 혼성 군대가 한꺼번에 힘을 합쳐 공격하는 모습은, 만화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커어어……!”
놀랍게도 아누비스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벌침에 맞은 부위들이 사람만 한 크기의 종기로 부어오르더니, 피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크아아아……. 이…… 이놈들!”
더욱 거세게 곡도를 휘두르던 아누비스의 몸 위를 벌들이 덮었다.
잠시 후 아누비스의 몸이 뒤로 넘어가더니, 다시는 위로 올라오지 않았다.
“…….”
파프닐은 아누비스의 시체를 물어뜯는 벌들을 살피며 꿀꺽 침을 삼켰다.
‘저 녀석들, 보통이 아니군.’
네임드 악마를 쓰러뜨리고 잡아먹는 벌 떼는 처음 본다.
막무가내로 공격해 봤자 실패만 겪게 될 거다.
파프닐은 불깍이와 해골병들을 소환했다.
“너희는 가서 저 녀석들을 공격하도록.”
“깍……!”
나온 해골병들은 대략 20기 정도.
불깍이의 지시에 해골병들이 전진했다.
“우우웅!”
“부웅!”
벌집 주변을 돌던 벌들의 움직임이 부산스러워지더니, 서너 마리의 벌들이 해골병들을 향해 쏟아져 왔다.
“딱…… 딱!”
“따닥!”
채 1분을 버티지 못하고 쓰러지는 금속 해골병들.
스킬 패턴이나 레벨을 보려고 했는데, 붙자마자 블랙 칩을 이식한 해골병들이 수수깡처럼 쓰러졌기에 스킬을 볼 수조차 없었다.
파프닐은 멈추지 않고 더 많은 해골병들을 보내 보았다.
이번에는 1백 기가 넘는 해골병에, 데스나이트와 마법사까지 갖춘 제대로 된 군단이다.
척, 척.
“딱딱!”
해골병들의 군단은 진영을 갖추고 전진했다.
다음 순간, 장수말벌 대여섯 기가 그대로 그 위를 덮쳤다.
“부우우웅!”
“우우우웅!”
장수말벌들이 입을 움직일 때마다, 해골병의 머리와 팔다리가 날아다닌다.
좀 더 체계적으로 진영을 갖춰서 저항하려고 했지만, 장수말벌들이 한번 돌진할 때마다 대여섯 마리의 해골병들이 부서졌다.
“…….”
파프닐은 그 모습을 보고 생각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군.’
정면 싸움에서는 저 벌들을 이길 수 없다.
비타민과 가습기에게 미스트 섬 벌 전용 살충제라도 공수받으면 모를까.
지금은 그걸 쓸 상황도 아니고.
또 이 섬의 어둠과 독기에 적응한 벌들에게 통하는 독이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하지만 굳이 싸워 이겨야 꿀을 얻을 수 있는 건 아니지.’
파프닐은 불깍이에게 다음 지시를 내렸다.
“모든 해골병과 언데드를 소환해, 벌집을 공격할 준비를 하면서 어그로를 끌도록.”
“깍……!”
불깍이와 부하들은 충실히 진영을 배치하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그냥 두고 볼 벌들이 아니었다.
“부우웅!”
“부우우우웅!”
벌집에서 마구잡이로 나온 벌들이 공중에 뭉쳐 거대한 구름을 만들었다.
본래 병정 벌들은 벌집이 공격을 받으면 일제히 몰려나와 싸운다.
보통은 가까이 붙어 날갯짓을 한 뒤, 거기에서 나오는 열로 쓰러뜨리는 게 꿀벌의 특성.
그러나 미스트 섬의 벌들은 달랐다.
날카로운 입과 엄청난 속도 그리고 단단한 외피를 믿고 마구잡이로 들이대며 싸운다.
심지어 저 중엔 그런 식의 전투에 특화된 장수말벌들도 있었다.
“딱딱!”
다만 이번엔 이쪽도 물량이 충분한지라, 쉽게 쓰러지지는 않을 것 같은 모습이다.
해골병들은 방패를 세우고, 창을 휘두르며 싸웠다.
치명적인 파괴를 입은 해골병은 블랙 칩을 건네주고, 새로운 해골병이 그 자리를 대신해 벌들에게 덤벼든다.
아무리 강한 벌들이라지만 무적은 아니다.
몸을 던지는 해골병들의 분투 앞에서, 하나둘씩 상처가 늘어 가기 시작했다.
“지금이군.”
한창 전투가 과열되는 것을 확인한 파프닐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슬슬 가 볼까?”
파프닐은 처음 전투에서 쓰러뜨린 꿀벌의 체액을 몸에 바른 뒤 벌집으로 향했다.
대부분의 벌이 전투로 인해 빠져나갔기에, 안을 지키는 벌들은 수가 얼마 되지 않았다.
“보자…….”
손쉽게 벌집 안으로 들어온 파프닐은 복돌이와 함께 탐색을 시작했다.
통로는 기본적으로 코끼리도 지나갈 수 있을 만큼 거대했는데, 사방에 있는 거대한 벽들에는 육각형의 구멍이 끝도 없이 나 있었다.
‘자, 그럼 어디…….’
하나하나가 건물의 한 층만큼 큰 초거대 벌집.
파프닐은 한 곳을 확인하고, 그다음엔 갈고리를 던져 위쪽으로 올라가 다음 구멍을 보았다.
계단 같은 것도 없으니만큼 어쩔 수 없이 이런 식으로 탐사를 진행해야 했다.
끼에에엑!
구멍의 상당수는 비어 있었지만, 몇 곳에는 애벌레 같은 녀석들이나 반쯤 우화된 벌이 있었다.
파프닐을 발견한 놈들은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금속 지배!”
강철과 미스릴, 아다만티움으로 만든 방벽이 살짝 찌그러질 정도의 공격.
하지만 일단 한번 실패하면, 그 벌은 곧바로 파프닐의 반격을 받아야 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미스트 섬 꿀벌 애벌레의 고기(레어)를 획득했습니다.
가끔 양봉 영상을 보면, 꿀벌 애벌레는 몸에 좋다며 먹는 사람들이 있다.
실제로 미스트 섬의 꿀벌 애벌레 고기는 영양이 많아 고급 재료로 쓰이는 상황.
‘직접 먹고 싶은 마음은 안 들지만……. 그래도 좋은 재료이긴 하지.’
혹시 조난이라도 당한다면, 이 식량이 같은 무게의 금보다도 훨씬 더 귀중해지리라.
파프닐은 애벌레의 고기나 밀랍, 벌의 독침 등을 챙기며 계속 벌집 안을 살폈다.
그러던 중 한쪽 구멍이 밀랍으로 막힌 게 보였다.
‘……이거다!’
파프닐은 검으로 밀랍의 가장자리를 살짝 베었다.
다음 순간 그곳에서부터 금빛 점액질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미스트 섬 마력 꿀(에픽)을 획득했습니다.
-미스트 섬 마력 꿀(에픽)을 획득했습니다.
……(후략)……
“됐다……!”
[미스트 섬 마력 꿀]-등급 : 에픽
-분류 : 일반, 재료, 소모품
-레벨 제한 : 없음
[효과]-섭취 시 즉시 모든 HP, MP, 스태미나 회복 및 모든 디버프, 상태이상 회복.
-섭취 시 3분 동안 모든 상태이상 면역 및 약점 속성 무효.
-섭취 시 영구적으로 랜덤 스테이터스가 +5만큼 상승
-과도하게 섭취할 시, 비만 및 당분 중독 증상이 올 수 있음.
‘역시 이만한 사기템이 없다니깐.’
간단한 설명처럼 보이지만, 이 효과는 무려 세 개의 최상급 티어 소모품을 합친 콤비네이션이었다.
HP, MP, 스태미나를 100% 회복시켜 주는 엘릭서의 효과.
상태이상을 즉시 해제시켜 주고, 모든 상태이상과 속성 약점을 없애 주는 정령왕의 숨결, 그리고 만병통치약의 효과.
마지막으로 스테이터스를 영구적으로 올려 주는 넥타르와 암브로시아, 암리타의 효과까지.
원작 소설에서 플러시는 이것을 맛있는 꿀이라고 여기며 넘겼다.
하지만 독자로서 파프닐은 이게 얼마나 사기스러운 아이템인지, 또 앞으로 얼마나 필요한 아이템인지 확신했다.
‘모을 수 있을 때 최대한 모아 둔다.’
파프닐은 미리 준비한 밀봉 항아리에 마력 꿀을 퍼 담았다.
금속 지배로 만든 국자로 계속 퍼 담자, 꿀이 가득 담긴 항아리가 순식간에 대여섯 개가 되었다.
해골병들을 불러 모은다면 더 빨리 모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 녀석들을 부르면, 벌들이 그대로 날아들 터.
“그건 안 되지.”
그러고 보니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혹시 지금 공격해 여왕을 친다면 잡을 수 있으려나?’
보스전을 한다면 지금이 절호의 기회.
그러나…….
‘굳이 당장 여왕을 칠 이유는 없지.’
여왕벌이 사라지면 벌들은 벌집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기껏 마력 꿀을 채취할 벌집을 발견했는데, 그렇게 벌을 보내는 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격.
추후 처치하더라도, 그 전에 최대한 많은 양의 마력 꿀을 모아 두어야 했다.
“멍멍! 여기 좋은 거 있다!”
구멍 안의 꿀을 모으던 파프닐에게 복돌이가 다가왔다.
“좋은 거?”
“멍! 그렇다, 멍.”
“혹시 지금 내가 뜨는 거 말하는 거냐?”
“아니다, 멍.”
고개를 저은 복돌이가 말을 이었다.
“검이랑…… 갑옷! 그리고 신기한 쇠 물건이다, 멍!”
“……!”
파프닐은 곧바로 몸을 일으켰다.
“한번 가 보자.”
#게임 소설 속 네크로맨서 빌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