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hief of Jurassic Defense RAW novel - Chapter (142)
142. 본 드래곤
이번 집중포화에서 목표로 한 것은 바로 리치.
하늘로 쏘아진 돌덩이들은 모두 한곳을 향해 떨어져 내렸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온갖 종류의 스켈레톤들이 소환되어 리치의 앞을 가로막았다.
콰콰쾅! 콰콰콰쾅-!!
《딱딱딱-》
《딱딱딱… 흐으으으…》
마음만큼은 이 돌덩이의 폭우에 파묻혀 리치가 그만 전사해 주기를 간절히 바랬지만.
‘일이 마냥 쉽게 풀릴 리는 없지.’
슬슬 부활 쿨타임이 돌았는지, 내 함성에 쓸려나갔던 스켈레톤들도 하나둘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되살아나는 스켈레톤, 새로 만들어지는 스켈레톤.
한순간 쓸려나갔던 해골 떼가 리젠되는 것도 그야말로 순식간의 일이었다.
“죽어라, 이 뼈다귀 새끼들!”
“뭣 하러 기어 올라온 거냐! 그냥 다시 가라앉아 버리라고!!”
좌익 여섯 척, 우익 여섯 척.
총합 열두 척의 배가 쉴 새 없이 돌덩어리를 쏘아 올렸다.
그리고 그 중앙에 위치한 투움바족의 족장, 토비아스의 대장선.
나와 함께 탑승 중인 영웅들도, 각자의 스킬을 시전하며 다가오는 스켈레톤을 격추해 나갔다.
화아아악-!
죽선을 펼치며 날아드는 뼈 익룡을 날려버린 유.
그녀를 보며 참모가 말했다.
“유, 못 본 사이 몰라보게 변했구나. 겉보기뿐 아니라 실력도 말이다.”
“…….”
“그동안 어떻게 지냈던 거냐? 내 너를 그토록 걱정하며 지냈건만.”
“역겨운 소리를…!”
그렇게 말하며 배의 난간으로 다가간 유는 다시 한 번 죽선을 횡으로 그으며 돌풍을 일으켰다.
그런데 다음 순간.
첨벙-
“…!”
바로 물 밑에서 튀어 올라온 뼈 어룡이 유의 하반신을 노렸다.
식겁한 표정의 유.
하지만 그녀를 향해 달려들던 뼈 어룡의 시도는 무위로 돌아갔다.
투확!
일순, 강력한 기압이 작용하며 뼈 어룡의 머리가 터져버렸기 때문이다.
급하게 놈을 피하느라 뒤로 넘어질 뻔한 유를 잡아채면서, 참모가 다급히 말했다.
“괜찮으냐!”
화아악-!!
그러나 유는 즉시 죽선을 휘두르며 참모를 떨어뜨렸다.
“…잘해주는 척하지마…! 아직 완전히 승부가 난 건 아니니까.”
“….”
그렇게 말한 뒤, 유는 다시금 몰려오는 해골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멀리서 둘을 바라보던 나는 생각했다.
‘남매 사이가 아주 다정하군.’
사실 뭐가 어찌 되었든 관심이 없었다.
데몬족과의 싸움에서 잘만 싸워 주면 그만이었으니.
한편, 내가 선물해준 낚싯대 ‘사이렌의 노래’를 이용해 전투를 이어가던 푸엔테.
“호홀홀…! 이리 콤.”
마나로 된 낚싯줄이 여러 갈래로 갈라지며 여러 마리의 스켈레톤에게 달라붙었고, 푸엔테는 그것을 한 번에 끌어올려 서로 부딪치게 만들었다.
“고놈들, 실하구나!!”
이어, 그는 놈들을 그대로 해수면에 내리꽂아 일거에 박살내 버렸다.
바사삭-!
‘저게… 낚시?’
잠시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이건 라이브로 눈앞에서 보는 게 조금 색달라서 느낀 감상일 뿐.
결국 저 액션 역시 인게임에서와 똑같은 연출이었다.
한편.
멀리서 전 대족장, 바토르가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크흐, 내 휠체어는 왜 고정시켜 놓은 거냐! 어서 이것을 풀지 못할까?”
철그덕철그덕.
나는 마스트에 묶여있는 채로 고함을 지르고 있는 그를 바라보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큰어머니께서 휠체어나 끌고 다니시는 것보단, 따로 움직이는 게 나으니까.”
여기서 내가 말한 큰어머니라 함은, 바로 울란.
바로 전 대족장, 바토르의 첫 번째 아내였다.
현재 그녀는 같은 근접 딜러인 피네와 함께 배를 향해 날아오는 스켈레톤들을 상대하고 있었는데…
쾅! 쾅!
그녀가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보면, 굳이 바토르가 필요할 것 같지도 않았다.
그리고 뭐, 도끼 투척이야 앉아서도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어차피 ‘되돌아오는 도끼’도 있는 판에.
“으음! 이렇게 갑갑할 데가 있나.”
마스트에 휠체어째로 묶인 바토르.
그러나 그는 그렇게 궁시렁대면서도 쉬지 않고 ‘되돌아오는 도끼’를 투척했다.
콰콰콰콰쾅-!!
자세가 좀 안 나오긴 하겠지만, 5성급 영웅의 도끼 투척이야 앉아서 던지든 서서 던지든 그 효과는 발군.
이는 고작 스켈레톤들 따위가 견딜 수 있는 파괴력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렇게 무난하게 승기를 잡고 있는 것 같은 전장을 바라보며 내 입꼬리가 올라가고 있을 무렵.
《일어나라, 망자들이여!》
리치의 외침이 이어지기 시작했고.
《너희에게 휴식은 사치에 불과하도다!》
딱딱딱딱-!!
리치의 ‘레이즈 스켈레톤’에 의해 새롭게 소환되는 랜덤 스켈레톤이 다시금 전장을 메우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불어난 어마어마한 수의 스켈레톤들.
일순 드러났던 리치의 모습이 빠른 속도로 가려졌다.
심지어 놈이 이번에 뽑은 랜덤 스켈레톤들 중에는 상당히 고티어의 몬스터들도 있었다.
《흐르륵….》
《흐르르르….》
뼈다귀가 모여 형성된 열 마리의 개체들.
그중 아홉 마리는 용의 형상을 띤 ‘프로스트 웜’.
나머지 한 마리는 거대한 드래곤의 형상을 띤 ‘본 드래곤’이었다.
《흐롸롸롸….》
본 드래곤이 뼈로 된 날개를 흐느적거리며 리치의 앞에 내려앉자, 리치는 놈의 위로 사뿐히 발걸음을 옮겼다.
펄럭-
그리고는 다시 날아올랐다.
떨어져 내리는 돌덩이에 의해 파괴될 위험이 있는 유령선 대신, 놈은 새 둥지로 제 소환수, 본 드래곤을 선택한 모양이었다.
나는 본 드래곤을 보며 치를 떨었다.
‘저게, 하필이면 지금 나온다고?’
리치의 W스킬, ‘레이즈 스켈레톤’을 통해 소환하는 언데드 군단.
그 유닛들 중에는 탑승이 가능한 언데드도 있었다.
그리고 저건… 그 탑승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스켈레톤 중, 가장 확률이 극악한 개체.
‘하루죙일 W를 누르고 있어도 안 뽑히는 놈들이….’
본 드래곤을 비롯해 프로스트웜까지.
순식간에 하나도 나오기 힘든 레어한 소환수가 도합 10마리나 뽑힌 상황.
왜 하필 지금?
혹시 확률 조작인가?
하지만 아쉽게도, 푸념이나 하며 생각하고 있을 여유는 없었다.
나는 즉시, 단전과 목젖에 힘을 주고 외쳤다.
“이 하얀 쓰레기들아!!”
[3스킬, ‘썬더러스 워크라이’가 사용되었습니다.]투확 – !!
즉시 터져 나간 파괴적인 함성.
이 거대한 파공성이 해상과 상공, 그리고 해변가에 있는 모든 종류의 스켈레톤을 휩쓸고 지나갔다.
이름 : 스켈레톤 워리어
HP : 0/45 (사망)
이름 : 스켈레톤 이크티스
HP : 0/126 (사망)
이름 : 스켈레톤 프테릭스
HP : 0/85 (사망)
바사삭! 파사삭-!
피통 200 이하의 자잘한 스켈레톤들이 ‘썬더러스 워크라이’의 위력에 또다시 모조리 쓸려나갔다.
신성력이 가미된 공격이 아니었기에 어차피 곧 되살아나긴 할 테지만, 일단 쓰러져 있는 동안은 전투불가 상태가 되는 점은 플러스였다.
일단 당장 큰 딜로스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게 어딘가.
하지만 방금 만들어진 본 드래곤을 비롯해 9마리나 되는 프로스트웜들은, 고작 함성 한 방에 쓰러질 정도로 무디지 않았다.
그렇기에 나는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외쳤다.
“하늘에서 내리는 건 예쁘기라도 하지!”
투확-!
[3스킬, ‘썬더러스 워크라이’가 사용되었습니다.]“이런 눈송이보다 못한 놈들!”
투화아악 – !!
[3스킬, ‘썬더러스 워크라이’가 사용되었습니다.]반복해서 터져 나오는 함성에 누적 피해를 입고 있는 프로스트 웜.
《흐로로로로…!!》
이름 : 프로스트 웜
HP : 52/620
놈들은 마치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는 듯, 아가리에 냉기를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하지만 소환 즉시 연속 함성을 맞고 딸피가 된 놈들을 향해, 곧바로 떨어져 내리는 신성한 돌덩이의 비.
콰콰쾅-! 쿠콰콰콰콰쾅-!!
“명중이다아앗!!”
“와하하핫!”
쓸려나간 프로스트웜들을 바라보며, 투움바족의 전사들이 환호성을 내뱉었다.
돌덩이에 걸린 신성 버프 덕분에 극악한 확률을 뚫고 소환된 아홉 마리의 ‘프로스트웜’.
놈들은 죽은 뒤 다시 살아나지 못했다.
하지만 그때였다.
“하이 킹이시여!”
바람을 일으켜 뼈다귀들을 날려보내던 참모가 다급히 내게 보고했다.
“리치가 탄 본 드래곤의 아가리에, 냉기의 기운이 모여들고 있습니다!”
본 드래곤의 아가리에서 나오는 거라면… ‘프로스트 브레스’일 터.
이는 에서 ‘드래곤’이라는 딱지를 단 고급 유닛들만이 사용할 수 있는, 궁극기급 스킬이었다.
《아아-! 얼음처럼 차갑구나!!》
닿는 모든 걸 얼려, 짧은 시간 동안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어버리는 파괴적인 기술.
단순 피해량도 피해량이지만, 저 스킬은 다른 브레스와는 다르게 ‘기계’와 ‘건물’ 타입의 방어를 가진 대상에게 특히 강한 위력을 지니고 있었다.
이는 다음 물리 공격을 맞으면 무조건 산산조각나 버리는 기믹을 지닌 ‘허약’ 상태 이상 때문이었는데.
문제는… 우리가 타고 있는 이 해적선이 전부 ‘건물’ 타입이라는 점.
하지만 걱정은 없었다.
아무리 무시무시해 봐야, 놈의 브레스는 결국 채널링 스킬.
그거라면 내 함성을 이용해 즉시 캔슬시킬 수 있었다.
그런데….
《흐흐흐하하하하하하.》
나는 일순, 리치의 의미심장한 눈빛을 마주 보았다.
그리고 나는 그 눈빛에서 읽어낼 수 있었다.
“이새끼….”
놈이 심리전을 걸고 있다는 걸.
저 리치가 지어 보이는 표정은 마치, 알 수 없는 ‘상대 플레이어’가 짓고 있는 표정처럼 느껴졌다.
일단 나는 패시브 ‘사자의 포효’를 아끼기로 했다.
왜냐하면, 저놈은 지금….
‘내 패시브의 쿨이 돌기를 기다리고 있다.’
‘집중 유지’시간이 있는 스킬이라면 뭐든지 캔슬시켜 버리는 패시브, ‘사자의 포효’.
그 효과가 다시 적용되기까지는 고작 10초밖에 안 걸렸지만, 놈은 그 순간을 노리고 있었다.
그 말은, 지금부터는 수 싸움이라는 의미였다.
일단 지금, 본 드래곤의 ‘프로스트 브레스’를 통해 빼앗긴 ‘선수’를 되찾아야 했다.
“참모!”
“말씀하십시오, 하이 킹이시여.”
“본 드래곤에게 싸이클론을 먹여라!”
“하이 킹의 뜻대로 하겠습니다.”
본 드래곤의 아가리에 냉기가 거의 다 모여갈 찰나.
유의 ‘싸이클론’이 터져 나오며 놈의 주변을 뒤덮었다.
투화아아아아아-
‘싸이클론’.
일시적으로 대상을 일시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고 집중 유지를 끊어버리는 단일 타겟 CC기.
하지만.
“이런…?”
본 드래곤의 주변에 냉기의 보호막이 모여들었다.
그리고 그 보호막이, 놈의 주변을 휘감은 회오리바람을 천천히 날려버리기 시작했다.
참모가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이 킹이시여, 리치가 펼친 냉기의 힘이 제 바람의 힘을 와해시키고 있습니다!”
놈을 처음 보는 참모로서는 저놈의 정체도, 놈이 쓰는 기술도 전부 오리무중일 터.
하지만 그는 직감적으로 저 스킬의 효과에 대해 알아챈 모양이었다.
지금 본 드래곤을 감싼 것은 바로 리치의 E, ‘프로스트 아머’.
이는 일시적으로 CC기를 막아내고, 방어력을 올리며, 공격한 대상을 향해 냉기 속성의 피해를 입히는 보호막 스킬이었다.
“저것을 뚫어낼 정도로 강력한 무언가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마땅한 방법이…!”
“아니. 방법이 있다.”
나는 곧장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는 미리 넣어뒀던 소모품, 디스펠완드를 꺼내 들었다.
디스펠완드.
의 후반 한타 때 꼭 들고 있어야 할 필수 소모품.
‘이 타이밍에 쓸 줄은 몰랐다만… 원래 인생은 한 치 앞을 모르는 법.’
효과는 심플했다.
상대 유닛에게 걸린 버프 하나를 제거하는 것.
나는 그 지그재그로 꺾인 조그만 막대기를 곧장 본 드래곤에게 겨눴고.
“디스펠!!”
파직-!
놈의 몸통에서 작은 스파크가 튀어오른 뒤.
놈에게 씌워져 있던 ‘프로스트 아머’가 즉시 벗겨졌다.
리치가 흠칫 놀라 나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이렇게 놈의 보호막을 무력화시켜 놓고, 놈이랑 눈싸움이나 하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나는 참모의 동생, 유에게 외쳤다.
“유! 아까 시킨 바람의 정령, 충분히 뽑아놨나?”
“네, 그렇지만…!”
이 와중에 유가 물었다.
“대족장님. 저번에 저더러 브릿지로 오라고 하셨지요? 혹시 거기서는 저도 참모가 될 수 있을까요?”
언제부터 참모 자리가 스킬 하나 쓴다고 매관매직이 되는 자리였던가.
‘씹… 너 참모가 뭔지 모르지?’
그러나 다른 건 모르겠지만, 이런 미친 타이밍에 딜을 치려는 걸 보면, 지능 이슈는 없을 것 같긴 했다.
나는 대충 대꾸했다.
“하는 거 봐서!”
“…네. 그럼 저쪽을 보세요!”
그녀가 가리킨 곳에는 수십 마리는 되어 보이는 바람의 정령이 허공을 유영하고 있었다.
물론, 유의 정령 정도로는 본 드래곤을 당장 어떻게 하지 못한다.
다만 놈이 캐스팅 중인 프로스트 브레스 정도는 충분히 취소시킬 수 있을 터.
내가 그렇게 확신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모든 정령들에게 존재하는 스킬, ‘디토네이트’에 있었다.
캐스팅 중인 스킬이 취소될 정도로 적지 않은 피해량을 입히는 자폭 스킬.
유와 같은 정령 소환 스킬이 있는 영웅들은 사실상 이 스킬을 통해 정령을 돌진시켜 연발형 폭탄 고블린 개틀링으로 쓰이는 게 일반적이었다.
바로 지금이 그 진가를 발휘할 시간이었다.
“저쯤이면 되겠군.”
나는 용의 머리 위로 과녁 핑을 찍으며 유에게 외쳤다.
“지금이다! 본 드래곤에게 싹 다 꼴아박아라!”
“네…!”
유의 지시에 따라 기류를 타고 순식간에 접근한 바람의 정령들.
놈들은 순식간에 본 드래곤의 온몸을 둘러싼 뒤, 일제히 폭발을 시작했다.
《흐롸롸롹…!!》
칼바람이 뒤섞인 토네이도가 불어닥치고, 아가리에 냉기를 모으던 본 드래곤의 거구가 버티지 못한 채 곧 허공으로 빙글빙글 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