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hief of Jurassic Defense RAW novel - Chapter (16)
16. 고인돌
모든 제사 과정을 마친 체체는 마침 이곳에 와 있던 나와 눈이 마주쳤다.
“여러모로 참 고생이 많군, 체체.”
“깨어나셨군요, 족장님. 몸은 좀 어떠십니까?”
“많이 좋아졌다. 네 도움이 컸다 들었는데, 고맙군.”
“부족의 사제로서 당연한 일인걸요.”
“그렇다면 고마움을 표하는 것 역시 환자로서 당연한 일이지. 아무튼, 체체. 이번 제사 의식과 관련하여, 너에게 할 말이 좀 있다.”
체체는 예의 기도하는 자세로 눈을 내리깐 채 답했다.
“무엇이든 말씀하십시오, 족장님.”
나는 한창 매장 작업이 진행되던 ‘구덩이무덤’을 가리켰다.
“이 미개한 제도는 그만 없애지.”
“……?!”
갓 장례를 마친 그녀의 입장에서는 날벼락 같은 선언. 제사장, 체체는 놀라서 되물었다.
“족장님, 그 말씀은… 이 구덩이무덤 장례를 완전히 폐지하라는 말씀이신가요…?”
“응, 폐지해.”
저 ‘구덩이무덤’이라는 구조물은 부패한 시체를 자원으로 사용하는 데몬족을 상대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건설해야 하는 장례 시설이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이것은, 모든 부족민들의 사기에 영향을 끼치는 파라미터인 ‘희망’이나 ‘불만도’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장례는 어떻게 해야…….”
낡은 제도를 폐지하고, 새로운 제도를 도입한다.
그것은 바로.
“개인 고인돌 장례를 추진한다.”
“…! 개인 고인돌을…?”
질병을 방지하고 추후 데몬족의 시체 활용을 방지하는 것 이외에 아무런 효과가 없는 구덩이 무덤.
그에 비해 개인 고인돌 장례는 사람이 죽을 때마다 추가 자원 소모가 발생하게 되지만, 마을 전체에 유익한 효과가 발생하는 선진 장례 제도였다.
바로, 사람이 죽으면 떨어지는 ‘희망’수치를 오히려 증가시켜주고 ‘불만도’를 낮춰주는 효과.
그와 더불어 전투시 모든 부족 전사들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는 전투력 상승효과까지.
그러니까 개인 고인돌 장례 제도는 자원과 생산력만 넉넉하다면 모든 장례 방식 중 가장 이득이 많은 장례 제도인 것이다.
물론, 본래 인게임에서는 썩 내키는 제도는 아니었다.
유닛 하나 죽을 때마다 고인돌을 설치했다간, 안 그래도 좁은 기지 내 심시티를 어지럽히는 요인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현실. 널리고 널린 게 땅인데, 사람 한 명에 고인돌 하나를 못 만들까.’
게임이 아닌 현실 배율로 바뀌었기에 가능한 시스템!
“하지만 고인돌은 오로지 부족을 이끄는 지도자, 족장들을 위한 관습이에요.”
체체는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말을 이었다.
“일반 부족민들 하나하나에 고인돌을 세우게 되면 하이랜드를 다스리는 위대한 하이 킹, 대족장님의 권위를 훼손하게 됩니다.”
“그게 왜 그렇게 되지?”
“족장이 아닌 자가 고인돌을 세운다는 건 이 관례를 만드신 초대 하이 킹의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건 괜찮다. 내게 방법이 있으니.”
“방법이라고 하시면?”
나는 게임 내에서 실제로 시행해본 개인 고인돌 장례 제도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부족민들이 묻히는 고인돌의 사이즈를 다르게 해라.”
“사이즈를, 다르게…?”
“고인들의 생전 지위와 업적에 따라 크기를 다르게 하는 것이다. 일반 부족민들의 고인돌은 족장의 것에 비해 작고 아담하게 만들어지도록.”
족장 고인돌과 일반 고인돌의 눈에 띄는 차별화.
이 정도만 해도 권위에 도전한다느니 하는 얘기는 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작은 고인돌로 모든 죽은 부족민들의 무덤을 따로따로 만들게 해라. 한곳에 모아서 묻는 건 부족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아…….”
“그리고, 추후 여유가 되는대로 이미 집단 구덩이 무덤에 묻힌 사람들에 대한 고인돌도 별도로 신청을 받아서 차근차근 만들어라.”
“이미 죽은 사람들에 대해서까지 말입니까…?”
“신청하는 사람에 한해서 말이야. 그리고 기왕 하는 김에…….”
나는 체체에게 다가가 조그맣게 말했다.
“돌아가신 너희 어머니 고인돌도 아버지 고인돌 옆에 작게 하나 만들어 드려라.”
체체는 내 말에 충격을 받은 듯, 말문이 막힌 채 나를 바라보았다.
“노파심에 말해두자면, 대족장님의 분노는 결코 우리 마을에 도달하지 않을 테니 안심해도 된다.”
“그, 그것을 어찌…?”
나는 대답 대신 그냥 웃어주었다.
슬슬 하이랜드에서는 내란과 관련된 이벤트가 시작될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내란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결국 대족장은 사망.
하이랜드의 마을들은 죄다 불타서 전소되어버린다.
그 와중에 동부 오지의 마을에서 장례 풍속을 어떻게 진행한들 그게 뭔 상관이겠는가.
하지만 지금 당장 체체에게 이러한 전후 사정을 얘기하긴 어렵겠지.
“설명하기는 조금 어려운데… 아무튼 그럴 일은 없을 테니 신경 쓰지 마라. 그리고 설령 문제가 생긴들 뭐가 걱정이냐. 내가 그 하이 킹의 아들인데.”
거기까지 말한 뒤, 나는 체체에게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아무튼… 만나자마자 잔소리가 길었군.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체체.”
“부탁… 네…!”
나는 마을의 2인자, 제사장의 직위를 가진 체체에게 앞으로도 쭉 협력을 부탁하는 의미에서 악수를 건넸다.
그러나 악수를 받아들이는 체체는 기묘한 표정이었다.
“……!”
줄곧 앞에서 대화할 때도 고개를 내리깐 채 기도만 올리던 체체.
그런데 지금 그녀의 눈빛에는 오묘한 총기가 흐르고 있었다.
“지금까지도 고생이 많았겠지만, 앞으로도 계속 조금만 더 부탁한다. 믿을 건 너뿐이니까.”
“믿을 게 저뿐…!”
전부터 생각한 거지만… 혹시, 칭찬에 약한가?
10살짜리 애라서?
어린 제사장, 체체는 곧 침을 꼴깍 삼키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이내 다시 고개를 숙인 채 경건하게 기도를 올리는 자세로 돌아갔다.
“뭐든지 맡겨 주세요, 족장님.”
뭐, 내가 부탁하지 않더라도 체체는 당분간 계속 바쁠 예정이었다.
마을 제사도 지내야 하고, 다친 사람들 치료도 해야 하고.
내가 요청한 대로 집단 구덩이무덤에서 개인 고인돌 방식으로 장례 절차도 바꿔야 하니.
아무튼, 이제 상황을 마무리 지을 때였다.
“브릿지족의 족장으로서 모두에게 고한다.”
이곳에서 제사 의식을 보기 위해 모여있던 모든 부족민들에게.
“비록 삶은 불공평할지라도, 죽음만큼은 누구나 공평하게 기억될 권리가 있다.”
“?!”
“…!”
“…!?”
가족, 친구, 지인의 죽음 앞에서 슬픔에 빠져있던 부족민들.
그들은 내 말에 눈을 크게 떴다.
“기존의 구덩이무덤 장례 제도는 이제 폐지한다. 사망한 모든 부족민들은 한 명 한 명 예를 다해서 추모 되어야 마땅하다.”
기존의 전통을 송두리째 뒤집는 말.
나는 술렁이는 부족민들을 슥 훑어보았다.
그리고 모두가 들을 수 있도록 한 번 더 크게 외쳤다.
“모든 죽은 이들의 넋을 의미 있게 기릴 수 있도록. 우리 부족은 지금부터 개인 고인돌 장례 제도를 시작하도록 하겠다!”
***
그렇게 부족민들에게 앞으로의 장례 시스템 변경에 대한 건을 공지한 뒤.
나는 곧장 고인돌 터를 빠져나와, 다시 촌장의 집을 향해 이동했다.
그러던 중, 루리가 문득 내게 물어왔다.
“주군, 어째서 그렇게까지 하신 겁니까?”
“다들 그렇게 마을을 지키겠다고 초개같이 목숨을 내던졌는데, 죽은 뒤에는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한곳에 싹 다 묻어버리다니. 그래서야 그들의 넋을 충분히 위로할 수 있겠나?”
“…….”
“왜, 뭐 이상한가?”
“아닙니다. 다만… 주군께서 부족민들의 목숨을 그렇게까지 생각하고 계실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앞으로 모든 주민들의 죽음에 대해 고인돌을 만들고자 한다면 석재 자원과 생산력이 추가로 소모될 것이다.
그러나 그로 인해 지속적으로 희망 수치가 높아지고 불만도가 낮아질 수 있다면?
그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지극히 당연한 조치 중 하나였다.
다시 말해, 게임 공략상 효율적인 측면에서 행했을 뿐 딱히 별다른 감상이 있어서는 아니라는 말이었다.
당연히 이렇게 솔직하게 말할 수는 없었지만.
“호오, 저것은.”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문득 시야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일꾼 유닛들. 아니, 마을 주민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몇몇은 부서진 가옥과 시설의 수리를 하고 있었다.
또 어떤 이들은 죽은 공룡들의 시체를 옮기고 뼈, 살, 가죽을 분리하고 있었다.
“자동 수리와 자동 채집인가?”
인게임에서 모든 일꾼들은 가만히 놔두면 저렇게 자동으로 해야 할 일을 알아서 하게끔 되어 있었다.
그건 아마 현실에서도 마찬가지인 모양.
그러나, 일손이 모자라 보였다.
지난 공룡 습격으로 많은 부족민이 죽었고, 해야 할 일은 너무 많았다.
마을이 원래의 모습으로 복구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 때문인지 부족의 전사들마저 저마다 무기를 내려놓고는 한마음 한뜻으로 마을의 일을 돕고 있었다.
‘유사시 유닛의 직업 전환도 가능하다니.’
확실히 게임에서는 불가능했지만 현실에서는 가능한 일도 꽤 있었다.
아무튼, 그렇게 마을의 중앙 광장을 지나고 있을 때 즈음.
“족장님, 깨어나셨군요!”
주민들과 뒤섞여 고기를 정리하던 조니가 나를 발견하더니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예상하긴 했지만, 주변에 여러 여자들이 달라붙어 있는 모습.
정작 본인은 별생각이 없어 보이는 듯했지만 내 눈에는 그마저도 기만자처럼 보였다.
왜 이렇게 잘생긴 거지, 조니?
뜻모를 분노가 속에서 치미는 가운데.
나는 내가 가진 몇 안 되는 3성급의 패가 조니임을 되새기며 속을 가라앉혔다.
‘죽고 싶어질 때까지 굴려야지.’
조니는 좋은 영웅이니, 빨리 성장시켜야 한다.
나는 속으로 그런 핑계를 대며, 적당히 대답을 해주었다.
“어, 수고한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도록.”
그런데 그 순간.
조니와 함께 일하던 여러 명의 아낙네들 중 몇몇이 이쪽으로 다가왔다.
‘…?’
무슨 용무일까?
갑작스레 한 가지 사실을 깨달은 나는 이내 몸을 굳혔다.
그러고 보니.
고인돌 터에서는 그 슬프고 무거운 분위기 때문에 한 가지 간과한 게 있었다.
그것은 바로 아크한 놈이 뿌린 기존의 업보!
미친 족장이었던 나는 감당할 수 없는 공룡들을 몰아와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을 죽였다… 는 소문이 있다.
그러니 소문이 사실이건 아니건, 저들이 내게 원한을 품고 있어도 이상할 것은 없을 터.
나는 긴장하며 그들의 접근을 바라봤다.
하지만,
“족장님, 마을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대로 모든 게 끝인 줄 알았는데, 족장님의 지휘 덕분에 모두 무사할 수 있었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음?”
“오랫동안 쓰러져 계셨다 들었는데, 허기지실 것 같아요!”
“이것 좀 드셔 보세요. 방금 채집해서 구워온 알로사우루스 가슴살 구이랍니다, 담백해요!”
주민들의 분위기가 내가 생각하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독이 들었나?’
나, 한없이 좁은 가슴을 가진 남자, 아크한.
나는 그들의 진의를 의심해 보았으나, 그들이 준 음식은 어떻게 봐도 별다른 이상이 없어 보였다.
문득 루리를 바라보았다.
편안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어깨를 으쓱하는 모습.
“…….”
“아까부터 줄곧, 부족민들이 족장님을 원망할까 봐 걱정하고 계시군요.”
“기억나지는 않지만, 정말로 내가 일으킨 참사일 수도 있으니까.”
그러나 루리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그건 뜬소문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지난 방어전을 이끄셨던 족장님의 모습을 본 이 마을의 모든 부족민들은 모두 족장님을 존경하고 있을 겁니다.”
“부족민들의 마음을 네가 어찌 알겠냐.”
루리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을 이었다.
“부족민들에게 있어서 죽음은 바람과 같습니다. 늘 곁에 있다는 말이지요.”
“죽음이 늘 곁에 있다라.”
“그래서 그들은 언제나 강한 전사와 지도자를 바라곤 합니다.”
루리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누구도 꺾을 수 없는 강한 힘을 가진 자. 불가능한 위업을 달성한 자.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신비한 매력을 가진 자… 그리고 족장님께서는 이미 그런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내가?”
“그때의 전투. 족장님의 통솔이 아니었다면, 모두 그 자리에서 죽었을 겁니다.”
“…뭐가 됐건, 설명 고맙다. 루리.”
“별말씀을. 주군을 모시는 자로서 당연한 의무입니다.”
잠시 루리와 잡담을 나누는 사이.
어느새 내 손에는 온갖 종류의 먹을 것들이 가득 들려있었다.
“족장님, 저희 마을의 명물, 티라노 꼬치입니다. 드셔 보세요!”
“제가 만든 람포링 핫윙도 드셔 보세요!”
“저희 탄두리 일족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방식의 벨로시 통다리구이입니다. 만약 족장님께서 드셔 주신다면 저희 가문 대대로…….”
“이것도 드셔 보세요!”
어딜 봐도 전부 맛나 보이는 메뉴들이었다.
그런데 그중 하나를 집어 입에 넣으려던 차, 일순 루리가 제지했다.
“주군. 그렇다고 해서 아무거나 드시면 안 됩니다. 만에 하나 앙심을 품은 누군가가 음식에 독을 탔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루리의 말을 들은 직후.
나는 루리의 경고를 듣지 못했다는 듯 곧바로 티라노 꼬치를 크게 한 입 물어뜯었다.
“주군…?”
“괜찮으니까 너도 한입 해라.”
“…일단 그 음식들을 제가 먼저 먹어보고, 독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보겠습니다.”
“아니, 괜찮다. 여기 독이 든 음식 따윈 없으니까.”
어떻게 아냐고?
말해 뭐하겠는가?
[벨로시랩터 통다리 구이(일반)]종류 : 음식
식후 30분 동안 이동 속도가 소폭 상승합니다.
상태창이 보이는 내게 독의 존재 여부를 알아보는 것은 너무나도 간단한 일이었다.
내가 건네준 람포링 핫윙을 조심스럽게 뜯어본 루리는 이내 멈추지 않고 턱을 놀리기 시작했다.
“음음.”
“아직 많으니까 천천히 먹어라.”
“주신다면 사양 않고…….”
게눈 감추듯 람포링 핫윙을 10개째 발라먹어버린 루리.
그런데 그때.
갑자기 루리의 귀가 쫑긋 세워지더니, 자동으로 머리가 홱 돌아갔다.
그리고는 마을 한쪽을 향해 강한 시선을 주기 시작했다.
루리의 눈빛은 고기를 씹을 때와는 별개의 의미로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
“루리, 뭘 그렇게 봐?”
“저쪽에… 기이한 생물체가 있습니다.”
“기이한 생물체?”
나는 루리가 가리킨 방향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주변의 아낙네들과 다른 부족민들이 한데 모여 웅성거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어유 숭해라! 저런 건 난생 처음 봐요.”
“혹시 조니는 저런 걸 본 적이 있나요? 남쪽 지방 출신이잖아요?”
“아뇨… 저도 저런 것은 본 적이 없습니다.”
“저건 남쪽이 아니라, 서쪽 지방의 괴물이 아닐까요? 그 지역에는 벌레와 늪이 많다고 하던데.”
“어머, 그럴 수도 있겠네요.”
나도 그것을 뚫어지게 보았다.
그러나 다른 마을 사람들과 달리 놈의 정체를 몰라서 그렇게 쳐다본 것은 아니었다.
당연했다.
저것은 을 한 번이라도 플레이해 보았다면 누구나 알 수밖에 없는 것이었으니까.
“아니 저게…….”
파리? 나방?
흔히 비위생적인 화장실의 벽에 붙어있는 공격력 0, 반응속도 0의 그 벌레와 비슷한 모습.
차이점이 있다면 뚱뚱하고 거대한 몸체 때문인지 날아다니지는 못하고 그저 기어 다니는 것밖에 할 수 없다는 것 정도?
“왜 지금?”
저것은 쥬라기 크래프트의 4종족 중 하나인 데몬족.
이 게임의 캠페인에서 내가 싸워서 전멸시켜야 할 주요한 적의 일꾼 유닛, 데스 인섹트(Death Insect)였다.
“정찰이 벌써 왔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