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g Player RAW novel - Chapter 335
@*&#*!”
“@#!@, 베디세트!”
주변을 오가는 군인이 서로 마주칠 때마다 저마다의 말로 인사를 건넸다.
시작이든 끝이든 차원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으로 봐서는 소속 차원에 대한 애정이 깊어 보였다.
다만 차원 이름을 제외한 나머지 대화들은 무슨 소리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자레드가 바로 통역 마법을 썼다.
중요한 정보가 언제 어디서 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바로 그때.
하얀 가운을 차려입은 연구원처럼 보이는 남자가 지나가던 군인을 붙잡아 세웠다.
“이 정도면 다음 실험 때 최대 출력을 150%까지 끌어올리면 결계를 뚫을 수 있을 듯한데. 데이터는?”
“화상 장치로 살펴보니 확실히 가능할 것 같습니다. 즉시 재충전에 들어갔으니 다음 실험까지 2주가 걸립니다.”
“그럼 그때는 결계가 뚫리자마자 바로 역장 방해 장치를 설치하면 되겠군?”
“그렇습니다. 그러면 최소 6인승 보트가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이 뚫릴 것 같습니다.”
“우리의 오랜 연구가 드디어 빛을 발하는 순간이로군!”
한껏 고무된 연구원이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쾌재를 불렀다.
그것은 실험 결과를 보고하는 군인들도 마찬가지였다.
대를 이어 내려올 정도로 길었던 결계 파훼 연구의 끝이 보이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드디어 결계 너머의 놈들을 우리 베디세트에서 정복할 수 있게 된 것인가.”
“황제 폐하께서 매우 흡족해하실 것입니다.”
“암, 당연히 그러시겠지. 우리의 오랜 숙원이 아니냐. 서방 대륙 놈들은 말살시켜야 할 벌레다.”
“…….”
통역 마법으로 시기적절하게 엿들은 덕분에 자레드는 돌아가는 상황을 대충 이해할 수 있었다.
연구원의 말대로라면, 나스 대륙이 결계의 덕으로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시간은 고작 14일 남았을 뿐이다.
투명화와 음소거인 뮤트 마법이 함께 유지되는 상태였기에 베르하드가 바로 자레드에게 말했다.
“저 장치를 부수는 것이 어떻겠느냐?”
“아마 저 장치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물론 부숴야 한다는 사실에는 공감합니다.”
“무엇을 망설이느냐?”
“시간을 좀 더 버는 방법은 지금 부수는 게 아니죠.”
“아……. 동력 충전이 충분히 되기를 기다린 다음에 어느 정도 진행이 되었을 때, 터뜨린다?”
“그렇습니다.”
최대한 영리하게 상황을 풀어 나갈 필요가 있어 보였다.
지금 욱하는 마음에 장치를 파괴한다면, 분명 다른 장치가 대체 가동에 들어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경계 태세의 강화와 더불어 바로 디데이가 매겨지니, 시간을 조금밖에 벌 수가 없다.
“네 말이 옳다.”
“여기의 존재는 기억만 해 두고, 나중에 기습적으로 오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초장거리 텔레포트를 할 수 있으니, 언제든 가능합니다.”
그렇게 판단을 갈무리지은 자레드와 베르하드는 좀 더 장치 주변을 자세히 살폈다.
누군가가, 그것도 나스 대륙에서 넘어온 두 마법사가 대담하게 곁에 있을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할 터.
덕분에 어느 누구도 두 사람의 정체를 눈치채지 못했고, 자레드는 꽤 오랜 시간 동안 장치를 꼼꼼하게 살필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엄청난 장치가 독립적인 개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아차렸다.
그로부터 약 10분 후.
자레드와 베르하드는 섬에서 한참 상공으로 올라간, 고도 2000m 정도의 지점에 도착해 있었다.
밤이기는 해도 아래를 내려다봤을 때, 각 인공 섬에서 반짝이는 불빛을 보기엔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베르하드 님, 보십시오. 열다섯 개의 섬이 이렇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엄청난 출력의 장치가 틀림없습니다.”
“이런 정신 나간 미친 무기를 개발하고 있을 줄은…….”
베르하드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엄청난 크기의 인공 섬들이 연결되어 만들어진 거대, 아니 그 정도의 규모를 넘어선 초거대 장치.
‘심판의 창’은 괴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