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ch the ghost munchkin! RAW novel - Chapter 363
363화
진우가 돌아왔다. 진우의 손에 천문도룡도가 들려 있었고, 진우는 매일 같이 덕팔이 만들어 놓은 신투내복을 입고 포탈 안으로 들어가야 했다.
포탈에는 늘 몽달, 길동, 소룡이 함께하였다. 그들은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함께 식사하고 함께 잠들었다.
“저러다가 집단으로 사귀겠어.”
발이 입을 내밀자 은수와 덕팔이 웃어주었다.
“오랜만에 보는데 아는 척도 안하구.”
발이 작은 여우가 되어 진우 곁으로 슬금슬금 다가갔다. 진우가 발의 기척을 느꼈는지 몸을 돌려 발을 바라보았다. 진우가 손을 내밀자 발이 진우의 손 위로 팔짝 뛰어 올랐다. 발이 진우의 손에 머리를 비비자 진우가 발의 머리를 쓸어주었다.
“미안해. 너를 되돌릴 방법을 찾지 못했어. 하지만 조만간 그 방법을 찾을 거야. 그러니.. 조금만 기다려줘.”
발이 고개를 쳐들어 진우를 바라보다가 이내 머리를 몸속에 감추곤 꼬리를 둥글게 말았다.
“이제 괜찮은 것인가?”
“응, 너희들 덕분에 몸에 서린 한기가 가셨어.”
“백부님, 생기는 어찌 되었습니까?”
“헌팅을 하는 동안 많이 소진되었어. 과부하는 일어나지 않을 거야.”
“그렇게 소진만 하면 생기가 부족해지는 거 아냐?”
길동도 걱정이 되는지 한마디를 거들었다. 그러나 진우가 고개를 저었다.
“생기가 부족해지면 신력을 잡아먹어 생기를 키우고 있어. 늘 일정한 생기가 선천진기를 감싸고 있지.”
“생기와 신력이 합의를 한 모양이군.”
진우가 고개를 끄덕이자 비로소 진우의 친구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다행이군. 참으로 다행이야.”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멧돼지 삼겹살 파티나 할까?”
모두가 환한 미소를 지었다. 진우가 돌아와서 좋았고, 진우가 구워주는 삼겹살을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렇게 즐거운 인계산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
제국헌터 협회로 돌아온 진우는 가장 먼저 인신을 찾았다. 덕팔이 동석을 하자 인신이 덕팔에게 눈치를 주었지만 덕팔이 모르쇠로 일관하며 진우 곁에 자리를 틀고 앉았다.
“크음.. 덕팔이 너는 나가 보거라.”
“저도 듣고 싶어요. 저는 할아버지께서 절대 나쁜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흐음…”
인신이 작은 신음성을 내더니 휴대폰을 들었다.
“날세. 함께 이야기를 해야 할 듯싶으니 그만 들어오게.”
인신의 전화가 끊어지기도 전에 김상필이 들어왔다. 진우가 웃기만 하자 김상필이 멋쩍은 얼굴로 인신 곁에 앉았다.
“나는 너에게 거짓을 말하지 않았다.”
“알고 있습니다.”
“그는 우리에게 힘을 주었고, 우리는 그 힘으로 이 나라를 세웠다. 그리고 우리는 점점 그가 두려워졌다. 하여 우리는…”
“가두셨습니까?”
“그래, 우리는 그를 가두었다. 형식은 양위였지만 사실상 폐위였다.”
“역시 그는 이민우! 초대 황제였군요.”
인신이 고개를 주억였다. 김상필이 지갑에서 흑백사진을 한 장 꺼내어 진우 앞에 내밀었다.
“인신 형님으로부터 네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사실 반신반의하였다. 그러다가 날 찾아온 너를 처음 보곤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다.”
김상필이 내놓은 흑백 사진 안에는 30년 후의 진우가 찍혀 있었다.
“정말 닮았군요.”
“닮아? 아니야. 너와 쌍둥이처럼 같았다. 목소리도, 그 웃음도, 그 찡그림도.. 그냥 같은 사람이었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그는 어디에 있습니까?”
“그는 강했다. 우리들 정도로는 그를 상대할 수 없을 정도였지. 그런데 어느날 그에게 문제가 생겼다. 갑자기 의식을 잃고 나더니 힘을 잃었더구나. 우리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언제까지고 그의 그늘 밑에서 그의 꼭두각시로 살아갈 수는 없었기에 그를 제거하기로 했다.”
“그를 죽일 생각은 없었어. 힘을 잃었으니 노후를 편안하게 보내게 할 생각이었지. 하지만 상황은 그리 녹녹하지 않았어. 그는 신력을 잃었지만 조금씩 이상한 힘을 가지게 된 모양이야. 사정이 급해진 것은 우리였지. 다급해진 우리는 처음으로 만든 포탈에 그를 가두어 버렸어. 안정성이 확인되지 않은 포탈이었지만 그 포탈이 그를 가두게 되면 적어도 그를 다시 만날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 거야.”
인신을 말을 김상필이 받았고, 김상필의 말을 다시 인신이 받았다.
“그러다가 그를 가둔 포탈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무슨 문제가 있었던 겁니까?”
“우리가 처음 만들었던 포탈에는 큰 문제가 있었다. 우리는 과거로 가는 포탈을 만들고자 하였지만 안정성에 문제가 생겨 불규칙한 시공간으로 가는 길을 열어버린 것이었다.”
“불규칙한 시공간요? 그게 뭡니까?”
“그 포탈 안에서는 우리의 현재이기도 하고, 어제이기도 하며, 먼 과거이기도 하다.”
“시간의 연속성이 깨진 것이군요.”
“그뿐이 아니었지. 공간조차 불규칙하여 지금 서 있는 이곳이 1분 후에는 미국이 될 수도 있고, 러시아가 될 수도 있었다. 완전한 실패작이었지만 우리는 알 수 있었다. 우리는 그를 완벽하게 가두었다는 것을…”
“결과적으로는 그렇네요. 시시각각 변하는 시간과 공간이라… 그로서도 무엇을 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네요.”
“우리도 같은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는 그러한 상황에서도 우리를 위협했다. 스스로 그 공간을 나올 수 없다고 판단하자 동조자들을 만들었다. 과거에, 현재에, 대한제국에, 중국에, 미국에.. 수 없이 많은 동조자들을 만들었다.”
“그 짧은 시간에요?”
“말하지 않았더냐? 그 시대, 그 공간에 머물 수 있는 시간도 랜덤한 것이었다. 그러니 때로는 1분을 머물기도 하고 때로는 1년을 머물기도 했다. 그것이 우리의 착오였다.”
“그는 여러분께 해를 끼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도움이 되었지요. 그런데 왜 그를 그리 배척한 것입니까?”
“그가 우리에게 원했던 것이 무엇인지 아느냐?”
“신안의 능력을 가진 인물이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죠.”
“그렇다. 그것 외에도 또 한 가지를 원했다.”
“천문도룡도요?”
인신이 고개를 저었다.
“생기! 막대한 생기를 원했다. 그는 그 생기를 모아 차원을 넘는 천문을 열겠다고 하였다.”
“그게 여러분들의 배신과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그 세상이 어떤 세상인 줄 아느냐?”
진우가 고개짓을 하자 인신은 낮은 숨을 내쉬었다.
“죽은 자들의 세상이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산 자와 죽은 자의 위치가 바뀐… 죽은 자들을 위한 세상이었다. 우리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 죽은 자들을 위해 산 자들이 희생을 해야 하는 세상 따위! 우리는 용납할 수 없었다.”
“아….”
그가 다녀온 세상이 그런 세상이었던 모양이다. 죽은 자들의 세상. 어쩌면 그와 무척 잘 어울리는 세상 같았다.
“생기는 살아있는 자들의 기운다. 그 생기를 얻기 위해 우리는 많은 생목숨을 바쳐야 했다. 우리는… 우리는… 도저히 그런 짓을 할 수 없었다.”
천문도룡도를 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 신안의 능력자와 천문도룡도, 그리고 생기였다. 그는 본래 그가 살았던 세상으로 가고자 했던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이 있었던 세상과 이 세상을 연결하는 게이트를 만들고 죽은 자들의 세상을 확장시키려 하였던 것이었다. 참으로 그 다운 발상이라고 아니할 수 없었다.
‘그럼 내가 꿈에서 만난 이는 그가 아니었나?’
꿈이었지만 그에게서 느꼈던 온기를 잊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런 그가 살아있는 인간들에게서 생기를 뽑아내는 미친놈이었다고? 뭔가 말이 되지 않았다.
‘설마… 그는 일부러 이 세상으로 온 것인가? 본래의 세상을 무너트릴 수 없으니 일부러 카피된 세상으로 왔다는 말인가?’
납득할 순 없었지만 그간의 일들에 대해 설명이 되었다.
“황제가 제게 힌트를 준 이유는 무엇입니까?”
“우리에게 너를 판단해 보고 협력을 구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라는 의미였겠지.”
“세분은 여전히 한 뜻을 가진 동지인 것입니까?”
김상필이 고개를 저었다. 그럴 줄 알았다. 지금껏 뜻이 같았다면 조금은 다른 길을 걷지 않았을 것이다.
“천문도룡도를 두고 이견이 있었다. 우리는 그걸 파괴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황제는 그 검을 통해 더 큰 힘을 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세 분이 함께 숨긴 것을 두 분이 빼돌린 것이군요. 그래서 어르신께서 그 감옥에 갇히게 된 것이구요.”
“맞다. 그는 우리에게 그 검의 행방을 요구하였다. 하지만 우리는 거절했지.”
“그래서 제게 그 사실을 털어놓은 거군요.”
“황제는 너를 통해 우리에게 그 천문도룡도를 건네주라고 압박을 한 것이다.”
“대충 이해가 되었습니다.”
진우가 몸을 일으키려고 하자 인신이 진우의 팔을 잡았다.
“이번에 열리는 세계헌터대회 장소가 그 첫 번째 포탈 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
“….. 뭐요?”
진우의 인상이 와락 구겨졌다.
**
“그 포탈을 최근에 도둑맞았다고 하네?”
“허어…”
몽달이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이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럼 황제는 상황이 이리 됨을 알고 백부님을 찾은 것입니까?”
“그런 듯 해. 그 포탈 안에서 그와 대적할 수 있는 인물이 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한 거지.”
“인신 선생과 김상필 공은 백부님께 천문도룡도를 내주길 거부하였지 않습니까?”
“그들은 황제와 같은 뜻을 가지고 있지만 방법에 있어서는 다른 길을 걷고 있는 듯 해. 그들은 내가 그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한 거야. 나에게 섣부르게 천문도룡도를 건넸을 때 그의 손에 천문도룡도를 쥐어 주는 꼴이 된다고 생각한 거야.”
“그래서 황제가 자네에게 비밀을 털어 놓으면서까지 그들에게 천문도룡도를 내놓으라고 압박을 한 거군. 두 사람이 통제가 되지 않으니.”
길동의 결론에 진우가 고개를 주억였다.
“황제는 친구를 믿고 있는 것인가?”
“아니.. 그렇진 않을 거야. 그 여우 같은 영감이 오롯이 날 믿고 이 상황을 맡겼을 리 없어.”
“그럼 또 다른 꿍꿍이가 있다는 건가?”
“그건 모르지.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상황이 이렇게 되어 세계헌터대회에 참가할 인원을 조정해야 한다는 거야.”
“최 회장과 연락을 해보았나?”
“협상을 마치고 귀국을 하고 있다고 하더군.”
진우가 쓰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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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세상에서 단체전이라…”
“헌터는 죽일 수 없지만 장군신은 소멸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더군.”
“장군신을요?”
“그렇지 않으면 헌터를 무기력하게 만들 수 없지 않나?”
“그도 그렇네요.”
“헌터들과 헌터들 간의 대전입니까?”
“그것은 아닐세. 각 국가의 헌터들은 서로 다른 위치에서 게임을 시작해 한 장소에 먼저 도달하는 자가 승리하는 방식일세.”
“국가당 참여하는 인원이 얼마나 됩니까?”
“한 국가당 오천 명으로 제한을 하였네.”
“몇 나라나 참가를 한다고 하나요?”
“50개 국에서 참가를 한다고 하더군.”
“그럼 이십오만 명?”
“보조자들와 일꾼들까지 포함된 숫자이니 헌터 수는 십만 남짓이지 않겠나?”
“헌터 십만 명의 생기라.. 아주 작전을 잘 짰군.”
“그게 무슨 말인가?”
진우가 입맛을 다시자 최진학이 진우의 마지막 말을 이해하지 않았는지 되물었다. 진우가 자초지종을 털어놓자 최진학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그렇다면 그 포탈은 사지가 되겠군.”
“그럴 가능성이 클겁니다.”
“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