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302
301
는 높이가 70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단풍나무로써, 하트 모양의 이파리가 모이고 모여 하나의 거대한 하트를 이루는 신비한 나무였다.
의 단풍잎은 계절에 상관없이 1년 365일 내내 핑크빛으로 물들어 있어 과연 그 이름값이 아깝지 않았다.
그 속에 마련된 200평 넓이의 초호화 침실 안.
“…….”
“…….”
지크와 브륜힐트는 최소 열 명은 누울 수 있을 것 같은 침대에 나란히 누워 침묵하고 있었다.
두근두근!
꼴깍!
들리는 것이라고는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두방망이질 치는 심장 박동과 침 넘어가는 소리뿐….
‘으으! 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너무 부끄러워!’
지크나 브륜힐트나 평생 연애는커녕 이성과 손 한 번 잡은 적조차 없는 모태솔로들이었기에, 두 사람의 첫날밤은 시작부터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
‘으! 어색해! 어색하다고!’
지크는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도 불편했다.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고, 어떻게 말문을 열어야 할지도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머릿속이 새하얀 백지가 된 것 같다고나 할까?
“저어….”
그때, 고맙게도 브륜힐트가 말문을 열어주었다.
“지크 님… 아니, 여보.”
“여, 여보요?!”
“결혼…했으니까요. 헤헤헤.”
브륜힐트가 부끄러운지 고개를 푹 숙였다.
“으응.”
지크 역시 부끄러워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제가 먼저… 씻을까요?”
“씨, 씻는다고요?!”
“자기 전에 샤워는 해야 할 테니까요.”
브륜힐트는 속으로 생각했다.
‘조금이라도 지저분한 모습을 보일 순 없어!’
브륜힐트는 지크에게 청결한 여성이고 싶었다.
“샤워하셔야죠! 얼른 가서 샤워하세요!”
“네!”
브륜힐트는 수건을 가지고 도망치듯 욕실로 향했다.
“휴우.”
홀로 남겨진 지크는 한숨을 푹 쉬었다.
“그런데 이건 뭐지. 사부님이 나한테 뭘 주셨을까.”
지크는 문득 사부가 건네주었던 나무 상자가 떠올라 그것을 열어보았다.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는 약이니라.] [호랑이 기운이요?] [먹어보면 알 것이다. 결혼식 끝나고 먹도록 해라.]나무 상자를 열어보니 웬 조그마한 알약 같은 게 들어 있었다.
“우황청심환인가?”
지크는 실없는 소리를 중얼거리며 으로 사부가 준 약을 비추어 보았다.
[파워그라]호랑이 기운이 솟아나는 영약.
과거 이 약 하나를 차지하기 위해 국가 간 전쟁이 벌이지기도 했다.
이 약을 복용하면 ‘영구적인 강함’을 획득하게 된다.
“파, 파워…그라? 설마 비아그라 같은 건 아니겠지?”
지크는 사부가 준 약의 이름을 보고 현실의 모 의약품이 떠올렸다.
그러나 현실의 ‘그 약’과 는 전혀 다른 물건이었다.
왜?
는 ‘영구적인 강함’을 획득하게 해주는 약으로써, 어떻게 보면 드래곤 하트랑 비슷한 부분이 있었다.
“영약? 마나를 올려주는 건가? 아니면 생명력이나 스태미나를 큰 폭으로 올려주나?”
지크는 의 효능이 궁금했다.
“사부님이 주신 거니까 분명 좋은 거겠지.”
사부를 철석같이 믿는 지크는 의 효능을 의심하지 않았다.
사부는 언제나 최고가 아니면 취급을 하지 않는 고급스러운 취향의 소유자였으므로, 이 역시 엄청난 보물일 게 분명했다.
“먹어보자.”
지크는 우황청심환같이 생긴 를 입에 털어놓고 물을 벌컥 들이켰다.
[알림 : 를 섭취하셨습니다!] [알림 : 스태미나가 영구적으로 +5,000 증가했습니다!]놀랍게도 지크는 를 먹자마자 스태미나가 무려 5,000이나 증가하는 효과를 보았다.
“이 정도면… 하루 종일 싸워도 안 지치겠는데?”
BNW에는 스태미나 시스템이 존재했으므로, 스태미나가 높으면 싸우다 지칠 일은 거의 없다고 봐도 좋았다.
“역시. 사부님께서 나한테 허접한 걸 주실 리가 없지. 후후.”
지크는 사부의 선물에 만족하며 침대에 누워 시간을 때웠다.
그로부터 20분 후.
사라락!
몸에 큰 수건을 두른 브륜힐트가 욕실을 나섰다.
‘헉!’
그런 브륜힐트의 모습을 본 지크는 그만 심장이 멎을 뻔했다.
‘쩌, 쩐다!’
브륜힐트의 볼륨감 있는 몸매와 물기에 촉촉이 젖은 머리칼과 피부를 보고 있노라니 온몸의 세포가 달아오르는 기분이었다.
“저 씻을게요!!!”
지크는 너무나도 부끄러워서 도망치듯 욕실로 들어가 문을 걸어 잠갔다.
쿵쾅쿵쾅!
그런 지크의 심장은 당장에라도 터져버릴 기세였다.
***
샤워를 마친 후.
“으음.”
지크는 아무런 생각 없이 소변을 보기 위해 변기 앞에 자리를 잡았다.
“게임인데 소변을 봐야 한다니. 꼭 이런 것까지 구현했어야 했나?”
BNW는 리얼리티를 매우 중시하는 게임이었으므로, 게이머라고 해도 열두 시간마다 한 번씩은 소변을 봐야만 했다.
게임 속에서 음식물을 많이 섭취하면 대변을 봐야 하거나 배탈이 나 캐릭터가 상태 이상에 걸리기도 했다.
‘하여간. 쓸데없이 고퀄리티라니까.’
지크는 BNW의 제작, 유통사인 하이브 게임즈 엔터테인먼트를 향해 투덜거리며 소변을 보았다.
그런데.
푸석, 푸서석!!!
최고급 도자기로 만들어진 변기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뭐, 뭐야!”
지크는 자신의 신체에 일어난 변화를 보고 경악했다.
쒸이이이!!!
물줄기가… 예전과는 180도 달라져 있었다.
물대포와 같다고나 할까?
물론 물줄기가 나오는 호스(?)가 크지 않았기에 물줄기의 크기 역시도 가늘긴 했지만, 어째 소리가 심상치가 않았다.
마치 엄청나게 압축되었던 물줄기가 레이저처럼 쏴지는 듯했다.
그 물줄기의 위력이 얼마나 강했냐 하면….
쨍그랑!!!
변기를 산산조각 내버릴 정도였다.
“이, 이거… 뭐야! 전에는 이러지 않았는데?!”
지크는 자신의 물줄기의 위력(?)을 보고 경악했다.
띠링!
그때, 알림창이 떠올랐다.
[알림 : 를 섭취해 당신의 이 MAX에 도달했습니다!] [알림 : 자부심을 가지십시오!]그뿐만이 아니었다.
[알림 : 새 칭호를 획득하셨습니다!]새로운 칭호가 저절로 습득되었다.
그 칭호들의 옵션은 다음과 같았다.
[다산의 제왕]일정 이상의 정력을 갖춘 자에게만 주어지는 칭호.
•타입 : 칭호
•등급 : 유니크
•효과 : 배우자와 엄마아빠놀이 시 임신 확률 +74%
[변강쇠]정력이 MAX에 도달한 자에게만 주어지는 영광스러운 칭호.
•타입 : 칭호
•등급 : 유니크
•효과 : 남성 NPC들로부터 받는 존경심 +500%
두 칭호 모두 효과는 꽤 좋았다.
문제는 칭호의 이름.
“…아.”
지크는 탄식하고 말았다.
절륜왕에 이어 다산의 제왕에 변강쇠라니.
중요한 스탯인 스태미나가 5,000이나 오른 건 좋았지만, 이렇게 또다시 굴욕적인 이름의 칭호를 달고 다니게 될 줄이야….
[님 그러다 뼈 삭아요.] [하라는 게임은 안 하고 성인 콘텐츠만 X나 팠나 보네.] [개변태네.] [극혐.]벌써부터 게이머들이 조롱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내 팔자야. 으으.”
지크가 새롭게 얻은 칭호 덕분에 괴로워하던 때였다.
우웅!
순간 지크는 아랫배에서 끓어오르는 엄청난 열기를 느꼈다.
‘이, 이게 뭐야!!!’
지크는 난데없이 걸린 에 당황했다.
문제는 그게 다가 아니었다는 것.
‘가, 가지 마!!!’
캐릭터 가 게이머 한태성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콰앙!
가 욕실 문을 박찼다.
와장창!
그러자 욕실 문이 산산조각이 되어 박살났다.
“여, 여보! 피해요!”
지크가 통제되지 않는 캐릭터를 필사적으로 컨트롤하며 소리쳤다.
“다, 당장… 크윽! 도, 도망가요! 빨리!!!”
“무슨 일이에요! 오, 옷은 왜 하나도 입고 계시지 않은….”
심지어, 게이머 한태성의 통제를 벗어난 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욕실을 박차고 나온 상태였다.
불끈불끈!
지크의 근육질 육체가 꿈틀거리고.
뿌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마치 맘모스와 같은 분신은 하늘을 향해 크게 포효하는 듯했다.
“어서… 크윽! 피해… 여보… 그러지 않으면….”
“여보!”
“크르륵! 도, 도저히 못 참겠….”
게이머 한태성의 컨트롤은 거기까지였다.
[알림 : 캐릭터에 대한 통제권을 잃었습니다!]그 알림창이 떠오르기가 무섭게.
“우어어어어!!!”
캐릭터가 침대를 향해 날아올랐다.
***
“여, 여보!”
브륜힐트는 갑작스레 돌변한 지크의 태도에 놀랐다.
짐승.
아니, 야수 그 자체.
벌거벗은 채 덤벼드는 지크는 마치 한 마리의 야수처럼 브륜힐트를 몰아붙였다.
조금 무섭기도 했지만, 브륜힐트는 이런 지크의 반응을 오해하고 말았다.
‘아아! 지크 님이 날 이렇게 원하다니! 그동안 참느라 얼마나 힘드셨을까? 날 아껴 주시려고 참고 계셨던 거야!’
브륜힐트는 야수로 돌변해버린 지크의 반응을 단단히 오해했다.
남자로서 욕구를 참고, 참고, 또 참다가 이제야 터뜨린 것이라고 좋게 생각한 것이다.
‘너무 행복해!’
브륜힐트는 돌변한 지크의 반응을 오히려 기뻐했고, 그래서 최선(?)을 다해 짐승 같은 몸짓에 열정적으로 호응하기 시작했다.
***
야심한 밤.
안에 마련된 침실에서는 뜨거운 폭풍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우르릉! 콰앙!!!
덩기덕! 쿠웅! 더러러러러!!!
덩기덕 쿵덕쿵!!!
쿵짝 쿵짝 쿵짜라 쿵짝!!!
쿵쿵따리 쿵쿵따!
쿵쿵따리 쿵쿵따!
쿵쿵따리 쿵쿵따!
쿵쿵따리 쿵쿵따! 쿵쿵쿵쿵!!!
란 이름을 가진 야수는 브륜힐트를 마치 부숴버릴 기세로 몰아붙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엄마아빠놀이가 성립되고, 사랑의 몸짓이 이제 막 달아오르기 시작했을 때.
[알림 : 이 해제되었습니다!] [알림 : 캐릭터의 통제가 가능합니다!]게이머 한태성은 비로소 에서 해방되어 라는 자신의 캐릭터를 온전히 컨트롤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물은 이미 엎질러져 버린 뒤였다.
지크가 캐릭터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았을 때는 이미 두 사람은 단단히 엉켜 있는 상태였다.
“사랑…해요! 여보! 더 안아줘요!”
“……!”
“아아-!!!”
하지만 상태 이상에서 벗어난 지크는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 줄 몰랐다.
‘어, 어떻게 해야 하지?!’
지크가 어버버! 하며 당황하던 순간.
[알림 : 시미캔의 오의, 해방!!!] [알림 : 지금부터 성인 콘텐츠에 쓰이는 69가지 스킬들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지크를 으로 만들어주었던 에 담겨 있던 궁극의 밤 기술 스킬들이 해방되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