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ctator From Outer Space RAW novel - chapter 46
대체 어디에서 만든 드론이 자율적으로 판단해 적군을 들이박는단 말인가.
무기가 없어서 그런 선택을 한 것이지, 만약 기관단총이라도 있었다면 혁혁한 전공을 세웠으리란 것이 사후평가에서 나왔다.
이에 관련된 영상 수십 개가 미튜브에 쏟아졌고 사람들은 빨리 드론에 무기 탑재하라고 난리를 쳐댔다.
―막말로 무기만 달았어봐. 북한군 전부 사살하고 스테이션으로 복귀했을 걸.
―방법이 없어서 육탄돌격이라니 짠하네.
―쟤네들 하이텍에서 수리해서 다시 투입한다고 함.
―유지하 형님이 이랬잖아. 내 자식 같은 녀석들이라 가슴 아프지만 장병들 생명을 구한 걸로 만족한다고.
ㄴ까고 있네 회장이란 사람이 무슨 드론 개발을 해? 그렇게 한가하냐?
ㄴ좆도 모르면 아갈 여물어라. 드론 알고리즘 짜고 스테이션 설계했으면 거의 혼자서 다 만든거 아님?
ㄴ초창기에 직접 GOP 가서 드론 시연회 했던 거 모르나보네.
ㄴ지금은 전역했지만 현장에 있었는데 드론들 진짜 무서웠음.
ㄴ썰좀 풀어줄 수 있음?
ㄴ언론에 보도된 1미터 기어가는데 1분 쓴 놈이 바로 나임.
ㄴ이거 완전 또라이네.
ㄴ그걸 잡아낸 드론은 더 또라이고.
드론에 대한 칭송이 지배적인 가운데 부정적인 여론도 소수지만 존재했다.
―근데 저거 사람이 조종하는 거 아니잖아? 책임은 누가 져?
ㄴ하이텍에서 책임지겠지.
ㄴ그러니까 어떻게 책임지냐고. 아군 오사하면 뭐 장례식장 비용 대주고 끝임?
당연하지만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인공지능의 행동에 대한 책임 문제는 숱한 토론거리였지만 지금까지 전혀 진척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사람은 뜻밖에도 조형근 대통령 당선자였다.
그는 동네 똥개처럼 치적이 될 만한 사안을 찾다가 이 드론 시스템을 발견했다.
“내가 취임하면 바로 드론에 무기 달 테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책임? 지금까지 드론이 오작동한적 있어요? 없잖아? 그럼 된 겁니다.”
더 나아가 그는 육군 전 부대에 전투형 드론을 정식으로 편제시키자고 주장했다.
“거 뭐냐 루시우? 그 인공지능이 그렇게 좋다는데 드론에 적용시키면 되는 거 아냐?”
단순무식한 발언이었지만 육군은 의외로 괜찮다고 생각했는지 하이텍에 문의했다.
유지하의 답변은 이랬다.
―당장 루시아를 탑재하는 것은 어렵지만 공격태세 기능은 업데이트만 하면 바로 적용 가능합니다.
이렇게 태어난 전투형 드론은 KCTC 무대에서 검증받게 되었다.
총기는 탑재하지 않았으나 보병들을 추종하면서 각종 정보를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상대는 거의 무패에 가까운 전적을 자랑하는 전갈부대였다.
개인 전투력도 출중하지만 특히 게릴라 전술에 능했다.
야시경으로 지휘관을 저격하고 포격요청으로 밥차를 엎어버리면 대부분의 부대는 전의를 상실하게 된다.
통제관들은 아무리 드론이 있어도 전갈부대에 맞서는 것은 어렵다는 반응이었다.
―걔네들 훈련장을 자기 집처럼 훤히 안다니까요.
―간부급 요원은 되어야 그나마 할 만하지, 알보병들은 상대가 안 돼요.
―미군은 제외. 걔네들은 진짜 미쳤더만요.
물론 KCTC라는 게 누가 이겼고 졌는가를 평가하는 게 아니라서 큰 의미는 없었다.
하여튼 분대원들을 추종하는 전투형 드론은 전례가 없었기에 많은 관심을 모았다.
그리고 3박 4일의 치열한 전투가 끝나고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언제나처럼 대항군이 적당히 맞춰주는 식의 훈련이 될 것으로 예상한 통제관들은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사후평가에서 공격형 드론에 대한 극찬이 쏟아졌다.
―드론 하나만으로 완전한 경계태세가 가능해졌다. 야간에도 어김없이 적용되어 대항군 침투조는 단 한 번도 훈련부대 근처에 접근하지 못했다.
―훈련부대 최초로 아군 오사가 사라졌다. 피아식별 기능은 완벽하고 드론끼리 위치 데이터를 교환하는 것 같다.
―무엇보다 드론에 대한 병사들의 기대와 신뢰가 대단하다는 걸 확인했다. 병사들은 드론과 함께라면 정면에서 대항군과 맞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다만 드론의 기능이 대단하다 보니 병사들이 너무 의지한다는 것은 단점이다.
육군은 이 평가에 만족했는지 차후의 훈련에도 공격형 드론을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이텍의 업데이트도 계속되었고 드론의 성능은 나날이 정밀해졌다.
상황이 이쯤 되니 외국에서 관심을 가지는 것도 당연했다.
미국 등의 선진국은 여전히 알고리즘을 믿을 수 없다며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세상에는 그런 것 따위 신경 쓰지 않는 국가가 많다.
사우디아라비아나 이스라엘 등지에선 하이텍의 드론에 깊은 관심을 보이다 못해 직접 시연회를 참관하기도 했다.
그 결과가 어땠는지 대충에겐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이번에 방한하는 무함마드 왕세자의 목적이 바로 전투형 드론이라는 것.
세간에서는 겨우 드론 따위에 왕세자가 방한하겠냐고 일축했고 또 어떤 사람들은 후티 반군과 싸우기에 드론이 딱이라고 평했다.
―피아식별 확실하고 방탄까지 되니까 총하고 유탄만 달아주면 용병보다는 잘 싸울 수도 있다.
―순항미사일에 탑재해서 작전구역에 뿌리듯 하는 것도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
―돈이 많이 든다고? 사우디엔 언제든지 수표를 써줄 왕족이 넘친다.
실제로 거래가 이뤄졌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무함마드 왕세자가 이현성 대통령에 이어 유지하와 만났다는 것은 분명했다.
만약 한국의 전투형 드론이 정식으로 수출된다면 테러와의 전쟁이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지도 모른다.
그리고 조형근의 당선인 타이틀이 사라지는 날, 사우디에서 왕세자 전용기가 날아와 무언가를 실어갔다.
유지하는 약속대로 KSTAR에 대한 데이터를 전부 이전받았다.
“이제부터 핵융합로를 만들어 보자고.”
아르마가 옆에서 고개를 갸웃했다.
“이미 만들었는데요?”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게끔 제반사항을 만들잔 소리야. 법인부터 세우자고.”
“그런 의미셨군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반독점법 관련해서 EU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초전도체 독점은 용납하기 어려운가봅니다.”
“내가 초전도체를 독점하는 게 아니잖아? 억울하면 발사체 만들어서 캐면 되지.”
“글쎄요, EU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겁니다.”
“하고 싶으면 하라고 그래.”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유지하가 아닐 테니까.
개인적인 감정은 없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공정위도 신라그룹을 들여다본 적이 있습니다.”
아르마는 마치 교단에 선 선생님처럼 손가락 프로젝터를 틀고 설명에 들어갔다.
“현재 신라그룹의 사업 중 일부는 공정위의 눈에 거슬릴만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멀쩡한 이유는···”
쉽게 건드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공정위의 파워는 재벌그룹의 총수와 언제든 식사자리를 마련할 정도로 강력하다.
하지만 그런 공정위도 본질적으로는 대통령의 의중을 따르는 기관이라 신라그룹에 손을 대기가 힘들었다.
대통령이 애지중지하고 일본에게서 항복을 받아낸 기업인지라 함부로 건드렸다간 후폭풍이 장난이 아니다.
사실 손을 댈 것도 별로 없었다.
신라그룹이 지배적인 점유율을 행사하는 분야는 모두 신규 사업이기 때문.
블랙메탈 배터리와 인공지능, 초전도체 등은 신라그룹이 없었다면 아예 존재하지도 못했을 시장이다.
더욱이 시장지배적인 위치를 남용하거나 가격을 함부로 인상하지도 않았기에 독점법을 들이댈 수가 없었다.
그나마 건수는 블랙메탈 가공을 독점으로 한다는 것인데 앞으로 2년만 지나면 풀리리라 예상되므로 참아줄 수 있을 것이다.
유지하에게 그런 생각 따윈 없지만.
하여튼 이 독점 관련해서도 EU는 완전히 다른 입장을 가졌다.
“처음에는 반독점법 관련해서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부터 할 겁니다.”
현재 신라그룹의 사업은 EU의 반독점법에도 걸릴 소지가 별로 없다.
하지만 블랙메탈 가공을 신라그룹이 독점했다는 이유로 제재를 걸면 골치 아파진다.
EU 집행위원회는 분해기만 공급하면 다른 기업도 충분히 가공할 수 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신라그룹은 수수료 외엔 타격이 없을지 모르나 한국에 공장을 세운 다른 기업은 그렇지 않다.
EU로 들어오는 블랙메탈 배터리를 막아버리면 똥줄이 탄다.
누가? EU의 자동차 기업이.
“자국 기업의 목을 조르는 형국이지만 그렇게라도 해서 목적을 이루고 싶은 거죠.”
유지하는 그 황당한 발상에 웃음을 지울 수 없었다.
자신의 목을 졸라서 상대를 협박한다니?
EU 같은 거대한 시장을 버릴 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그는 미국 시장도 버릴 용의가 있었다.
그의 본질적인 목적은 돈이 아니다.
“그렇게 자해를 해서까지 언옵테늄을 갖고 싶은 건가?”
“네. EU의 우주 관련 기업이나 연구기관 등지에서 스타필드에 주도권을 빼앗기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아무래도 환경 때문이겠죠.”
그렇게 환경을 생각하면 직접 달에 가서 캘 궁리나 할 것이지.
“발사체 연구는 하고 있고?”
“아뇨. 현재의 기술수준으론 무슨 짓을 해도 테라 헤비의 효율을 따라가기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상태입니다.”
애초에 이온 추진기는 플레이그의 기관을 복제한 것이라 기술격차를 따질 수가 없다.
핵융합 터빈을 쓰더라도 이온 추진기의 효율만큼은 따라잡기 어렵다.
인류연합조차 반입자 반응로를 개발하고서야 겨우 이온 추진기를 능가할 수 있었다.
질량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꿈의 기술이 등장하고서야 겨우 우주괴물의 생체기관 효율을 넘어섰다는 이야기가 되겠다.
다만 그 자원을 모조리 반응탄에 퍼부었기에 반입자 반응로는 빛을 보지 못했다.
때마침 선지자의 유물인 에테르 융합로가 등장했던 것도 있고.
아르마가 EU의 목적이라는 문구에 레이저를 좌악 그었다.
“그들은 마스터를 협상 테이블로 데려온 다음 UN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게 만들 겁니다.”
“언옵테늄을 인류 공동의 재산으로 하자는 거지?”
“더 나아가 우주조약을 개정하는 것이 그들의 진정한 목적입니다. 한국도 거기에 포함되어야겠죠.”
“내가 제안을 받아들이리라고 생각한 건가? 무슨 꿍꿍이지?”
“그 기저에는 UN 안보리에서 의결할 수 있는 평화를 위한 단결이 있습니다. 상임이사국 중 하나가 거부하더라도 일정 조건만 충족되면 결의안을 통과시킬 수 있죠.”
유지하는 이 대목에서 눈살을 찌푸렸다.
“평화? 초전도체와 무슨 관계가 있는 거지?”
“초전도체는 곧 핵융합으로 이어지고 이는 일부 지역에 궁극적인 평화를 가져다줄 테니까요.”
“너무 갖다 붙이기잖아.”
“국제정치란 게 원래 그렇죠. 인류의 평화와 인권을 위해 존재하는 것 같지만 강대국들의 이해다툼에서 벗어날 수 없거든요.”
“그 강대국들이란 중국하고, 프랑스.”
“영국과 독일까진 확인했습니다. 러시아도 끌어들일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네요.”
“러시아까지 회유한 다음에 평화를 위한 단결로 우주조약을 개정한다? 정말 원대한 꿈이로군.”
“미국은 거부권을 행사하겠지만 평화를 위한 단결을 발동하고 비상임이사국을 회유하면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원래 중국은 대만 공격을 미끼로 미국을 회유할 생각이었지만 잘 안 된 모양이다.
하긴 상륙훈련조차 파벌이 갈려 취소된 마당에 대만 침공이라니.
자극을 줘야할 필요가 있었지만 아직은 할 때가 아니다.
유지하는 비웃듯 말했다.
“결의안을 통과시키면 드디어 언옵테늄이 인류의 품에 안기는 건가?”
그들은 러시아를 변수로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상수였다.
러시아는 절대 중국의 편에 서지 않을 것이기 때문.
얼마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는지 몰라도 이온 추진기와 언옵테늄에 비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르마는 상체를 살짝 숙였다.
“물론 이런 과정은 마스터께서 총회의 기조연설을 거부하실 때만 발동될 겁니다. 노벨 물리학상이라는 달콤한 대가도 준비되어 있죠.”
“그건 과학적 성과를 논문으로 입증해야 나오는 거 아니야?”
“일단 취지에 따르면 발견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스터께선 언옵테늄의 발견자로서 노벨 물리학상을 타시는 겁니다.”
“관심 없어.”
하지만 한국의 여론은 관심이 꽤 많을 것이다.
특히 치적이 될 만한 것을 찾아다니는 그 양반은 더더욱.
새삼 야무지게 거미줄을 쳐놨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의 곤충이라면 꼼짝 못하고 잡아먹히겠지만 유지하는 조금 달랐다.
“두 번 다시 언옵테늄 관련해서 엄두도 못 내도록 만들어야겠어. 이온빔 핵융합 설계도 준비됐지?”
“네. 당장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건 17개월 후에 하도록 하고 지금은 이온빔하고 연료 펠릿 부분만 설계해놔. 그걸 보여줘야겠어.”
이온빔은 이온 추진기나 이온캐논과 본질적으로 같은 종류다.
같은 관성폐쇄방식인 펄스 레이저 조사법에 비해 전력을 많이 소모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값비싼 삼중수소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유지가 상당히 저렴해진다.
다만 연료 펠릿을 폭축시키는 이온빔이 문제인데, 지구상의 원소로는 만족할 만한 압축률이 나오지 않는다.
유지하의 눈앞에 나타난 홀로그램에서 이온빔 핵융합로가 뚝딱 만들어졌다.
“에너지획득률이 너무 높아. 1/100 정도로 낮추고 설계도 단순하게 해봐. 연료 펠릿에도 불순물 좀 섞고.”
그러자 50메가와트 규모의 기술실증용 핵융합로가 만들어졌다.
상업발전까지는 약간의 기술과 경험만 있으면 가능하지만 함정이 하나 있다.
이쪽의 협력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것.
유지하는 이걸 1년 5개월 안에 선보일 생각이었다.
물론 그가 직접 하는 것은 아니다.
연구하고 싶은 사람이 넘치는데 왜 손을 대겠는가.
“괜찮군. 평화와 인권을 중요시하는 EU 국가들은 명분과 이익 중 뭘 선택할지 궁금해지는데.”
“일단 전자를 택할 겁니다. 토카막 방식도 충분한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그 결정이 얼마나 오래가는지 보자고.”
이것은 EU가 첫 번째 거미줄을 헤치고 나온 이후에 적용된다.
서로 2중의 거미줄을 쳐놓은 것이다.
어느 쪽 거미줄이 튼튼한지는 직접 겪어보면 알게 될 일이다.
.
.
.
그로부터 몇 주 후 신라그룹은 새로운 계열사를 설립했다.
솔라퓨전.
다분히 핵융합을 연상케 하는 이름인지라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그 주목에는 회의적인 시선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핵융합은 좀···그건 드론 따위와는 차원이 다른 거잖아.
ㄴ너 루시아 없지?
ㄴ루시아가 좀 비싸긴 해.
ㄴ그 인공지능하고 직접 얘기해보면 유지하가 천재란 걸 알 수 있음.
ㄴ루시아가 없는 세상은 상상이 안됨.
ㄴ모니터에서 안 나온다는 게 유일한 단점이지.
―아니 유지하가 아무리 천재라도 근본이라는 게 있어야 할 거 아니냐. 그냥 뚝딱 개발했다는 거임?
ㄴ아직 안했어 멍청아. 법인 하나 만든 것뿐이라고.
ㄴKSTAR 관련 연구진들 대거 나왔다는데 거기서 인력 흡수하겠지.
ㄴ거긴 또 왜 난리임?
ㄴ소문인데 KSTAR 데이터 관련해서 싸웠다는 얘기가 있음. 조형근이 지시했는데 연구진들이 뻗대다가 짤렸다고 함.
ㄴ그 똥개쉑 그럴 줄 알았다.
ㄴ아니 아무리 대통령이라도 그런 핵심인력을 짜를 수 있음?
ㄴ쟤는 하는데 너네들은 왜 못하냐 식으로 모욕하면 별 수 있냐 나가야지.
ㄴ쟤가 유지하임?
ㄴ아마도?
ㄴ근데 대통령을 왜 똥개라고 부름?
ㄴ왜겠어. 동네 똥개마냥 하루 종일 건수 찾아다녀서 그렇지.
ㄴ이번에 여당 당사 찾아가서 중진들하고 대판 싸웠다잖아. 그 좋은 드론에 좋은 총 탑재하면 더 좋을 거라면서.
ㄴ좋은거+좋은거=두 배로 좋은거? 뭐 이런 계산법이냐?
ㄴ진짜 무식한 인간이네···
―님들 솔라퓨전 홈페이지에 핵융합 상업발전 자료 올라오기까지 몇년 봄?
ㄴ최대 3년 본다.
ㄴ설마···
ㄴㅋㅋ스타필드 처음 만들 때도 이런 반응이었지. 절대 불가능하다고 한 연구원들 지금 스타필드 들어가서 일하고 있음ㅋㅋㅋ
ㄴ이번에 해군에서 이온 추진기 시험해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ㄴ뭐 얼마나 대단한데?
ㄴ국방위 자료 보니까 OOOOO톤급의 플랫폼을 OO노트로 추진할 수 있다는데.
ㄴ그 O가 뭐냐고.
ㄴ원래 자세한 숫자는 비공개임. 근데 국방위 꼰대들이 바로 선행연구 예산 통과시킨 걸로 봐서 대단하다고 봐야겠지.
ㄴ진지하게 우리 레일건 전함 확보하는 거 아니냐?
ㄴ이쯤 되면 유지하 걔 어디 평행세계나 미래세계 인간일듯.
ㄴ개쩌는 우주선 어디감?
ㄴ모르지 우리 머리 위에 떠 있는지도.
그 우주선의 주인공은 서울의 모 음식점에서 KFE,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의 부원장과 만나고 있었다.
“반갑습니다, 안용훈 부원장님.”
“전 부원장입니다. 나왔으니 이제 직급도 뭣도 없지요.”
머리가 반쯤 벗어진 중년 과학자의 눈에는 유지하를 떨떠름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아무래도 간접적으로 그가 KFE에서 나오도록 만든 장본인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
일단 얘기나 해보자고 해서 왔지만 별다른 내용이 없으면 바로 자리를 뜰 생각이었다.
어차피 그를 원하는 곳은 많다.
“그래서···우리 데이터를 다 가져가신 회장님이 왜 저를 보자고 했습니까?”
“이걸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유지하가 편 노트북 화면에 영상이 하나 재생되었다.
아주 얇은 빔 같은 것이 손톱만한 소재를 여러 방향에서 조사하는 영상이었다.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짐작도 못하겠지만 안용훈은 이게 뭔지 잘 아는 사람이었다.
“설마···이온 빔? 지금 반응로 챔버로 이온 빔을 쏘는 겁니까? 이건 내파 현상이고?”
“실물은 아니고 시뮬레이션입니다.”
순간 맥이 빠졌다.
“시뮬레이션 같은 건 학부생도 얼마든지 해볼 수 있는데 무슨 의미가 있어요?”
“참고로 말씀드리면 이 연료 펠릿엔 삼중수소가 안 들어갑니다. 중수소와 헬륨3만 들어가죠.”
“뭐라고요?”
삼중수소가 필요 없다면 핵융합 발전에 필요한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왜 수천억을 들여서 삼중수소를 증식할 수 있는 블랑켓을 따로 만들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