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ensional Survival Strategy RAW novel - Chapter 2156
차호와 미친 회색의 말다툼을 벌이는 와중에 모델러가 활동하던 시대로 가는 시공의 구멍이 서서히 닫힌다.
“아! 이런!”
그걸 본 차호는 파멸유혼검을 다시 던져넣었다.
그러자 해골 투기환영이 압축되더니 그대로 시공의 구멍 앞을 막아선다.
터엉! 화아아아아아!
차호가 던진 파멸유혼검이 절대계 이대 회색의 절대자의 담뱃대에 맞아서 되돌려진다.
“이번에는 그냥 보내.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실패할 이유가 없어.
그때 현재에 놓고 간 절반 때문에 문제가 있었던 같아.”
시공의 구멍을 막아선 미친 회색의 해골 투기환영을 피해서 과거로 회귀 중인 절대계 간능신 코아를 어떻게 할 방법은 차호에게 없었다.
단지 화가 나서 과거 일을 들출 뿐이다.
“아 진짜! 마도는 완전해도 황금을 못 이겨요.
원래 그렇게 만들어진 것을 알잖아요?
그런데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절대계 간능신 코아가 멀쩡한 상태로 가면 원래 행성이 위험하다니까요!”
“저 녀석은 조금 다를 것 같다니까!
권능과 마도를 보조하는 환생 기록을 지웠는데도 이제까지 쌓아 올린 업적은 너도 보았잖아?
능력은 나보다 한없이 부족하고, 성향도 많이 불안정하지만 기대할 만해.”
미친 회색이라고 불리며 절대계에서조차 두려움의 대상으로서 자신의 현재와 과거를 가장 큰 시련에 몰아넣었던 절대계 회색의 절대자로는 믿기지 않는 후한 평가였다.
물론 차호가 인정할 리가 없었다.
“절대계 회색의 절대자에 도달하여 그나마 완전했던 당신이 모델러의 씨앗으로 가서 어떻게 했는지 잊었어요?
각성자가 조기에 나타날 여건을 만든다고 다짜고짜 여기저기 위험지역에 차원 문을 열어서 괴물을 마구 투입하여 행성을 난장판으로 만들었잖아요?”
“아아! 이미 덧씌워져 사라진 이야기는 그만 좀 해.
초반에는 분위기가 좋았잖아?”
“모두 성공할 줄 알았죠.
그런데 과했어요.”
절대계 이대 회색의 절대자가 정색하면서 막았지만, 차호는 멈추지 않았다.
“자기 능력을 수치화하는 상태창이나 개인 아공간을 왜 지성체에게 줘요?
여기에 괴물을 죽이면 제한 없이 강해진다니?
덕분에 얼마나 난리가 난지 알아요?”
“흠! 효과는 정말 좋았잖아.
내가 모델러의 씨앗을 할 때는 각성자들이 흘러넘쳤어.
골라잡아도 영원체 정원을 채울 정도였어.”
“그들이 영원체가 되고 나서 자신들의 세계를 게임 취급했다고 항의가 얼마나 올라왔는지 알아요? 이번에도 그런 식으로 하다가 잘못하면 정말 황금의 절대자에게 지워져요.”
“흐흐흠! 저 녀석은 안 그럴 거야?
황금의 절대자도 잘 이겨내겠지.”
“헤에? 절대계 간능신 코아가 절대계 황금의 절대자를 이겨요?
그리고, 과거의 자신을 믿어요?
진리 할아버님에게 맹세할 수 있어요?”
“….”
절대계 간능신 코아가 약한 주제에 미친 회색인 자신보다 더욱 심하게 날뛰면서 해온 일이 있으니 차마 과거 자신을 믿는다는 말을 못하는 미친 회색이었다.
더구나, 진리에게 맹세까지 하라는 말에 신경질적으로 외쳤다.
“빌어먹을! 어차피 실패해도 바람가에 세계 백업이 있잖아?
한 번쯤은 버린다 생각하고 완전한 상태로 투입해 봐도 좋잖아!
왜 그렇게 신경질이야!”
“백업 유지나 복구에 얼마나 많은 정기와 자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진리 할아버님과 바람가 가주들이 거기에 매달려서 바람가 본성에서 못 나온다고 생각은 못 해요?
어디 한번 끌려와서 맡아볼래요.”
“…내가 잘못했다.
그래도 과거의 나에게 한번은 기회를 줘라.”
결국에는 실수했다고 인정한 이대 회색의 절대자는 이제 완전히 닫혀버린 시공의 구멍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전력을 다할 기회를 말이야.
제어와 봉인을 걸고서 무슨 수로 성공을 해?
절대계의 방침대로 약자에게 기회를 줘야 할 것 아닌가?
그런데 왜 나만 이렇게 하나?”
나름대로 진심이 담긴 말이었다.
그런데 차호의 눈빛이 더욱 날카로워졌다.
“우이 쉑-! 누가 처음부터 반죽음으로 보낸 줄 알아요?
처음에 이것저것 챙겨주고서 곱게 보내주었더니 기계 인공지능의 지배자 어스 넷부터 구현했잖아요?
그 이후에 뭐했는지도 잊었어요?”
“응?
내가 멀쩡히 간 적이 있었어?”
텅! 텅!
차호는 울화통이 터지는지 가슴을 손으로 치면서 말한다.
“아아! 현자의 정점답게 환생기록을 완전히 지우더니 불리한 기억도 전부 삭제했어.
똑똑히 들으세요.
완전한 상태로 돌아간 당신이 지금이야말로 구인류 최후의 날이네 뭐네 하면서 인공지능으로 핵미사일을 조종해서 행성을 불바다로 만들었죠.”
“…완전한 내가 그렇게까지 했다고?”
절대계 이대 회색의 절대자가 못 믿겠다는 표정으로 말하자 차호가 비밀인 과거의 보완기록을 들추면서 말한다.
“어차피 영원체의 씨앗은 영원불멸이니 어떤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것으로 생각해서 행성 자체를 핵미사일 융단포격으로 멸망시켰지요.
당신이 차원의 오리진 시절에 처음으로 완전히 보내졌을 때 영원체가 될 존재들을 일일이 확인하여 찾아내는 것이 귀찮다고 벌인 일이에요.”
“확실히 효율적이기는 한데 그럴 리가 있나?”
“바람가는 그때 처음으로 세계복구를 해야 했지요.
그 이후로 절반만 보내기로 한 거예요.
그랬던 주제에 지금 뭐라고 했어요?
십중심급을 능가한 자신에게 전력을 다할 기회?
행성이 아닌 은하계까지 날릴 생각이에요?”
차호가 독기까지 뿜자 절대계 회색의 절대자는 고개를 하늘로 돌리고서 말한다.
“아아! 나는 그랬던 기억이 없어.
설사 있었다고 해도 이미 흐름 덧씌우기로 사라졌으니 무효야.”
“절대계 이대 회색의 절대자답게 그러시겠지요.
그런데 이번에도 통째로 세계를 복구해야 하는 일이 발생하면 당신이 전부 할 줄 알아요.”
“….”
오백만 명이 넘는 바람가의 가주들이 나누어서 해도 벅차서 본성에서 떠나기 힘든 세계백업과 복구다.
그걸 혼자서 할 것을 생각하자 절대계 이대 회색의 절대자의 표정이 확 바뀌었다.
“모델러의 시대에 영향을 어느 정도 줄 수 있지?”
팔륜봉인으로 뚫은 차원통로는 아주 가느다랗게 유지되고 있었다.
그걸 통해서 어느 정도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어 보였는데 차호는 손에 들고 있던 자폭 스위치를 누르면서 말한다.
딸깍! 딸깍!
“행성 전체의 상황을 보면서 자폭신호를 보내는 정도죠.
지금은 쓸모없어졌지만요.”
아무리 눌러도 반응이 없자 자폭 리모콘을 치워버린 차호는 다른 리모콘을 꺼냈다.
“황금의 절대자가 왔을 때는 입체영상과 함께 실시간 대화까지 가능했잖아?
그런 식으로 원래 행성의 신족에게 경고를 보낼 수 없어?”
“거기 있는 신족이 십중심급을 초월한 당신의 신령을 감당할 수 있을 리가 없지요.
하지만, 갓난아기 상태라면 어느 정도 제어할 수는 있겠지요.
지금은 무리죠.”
“존재감 문제로군.”
세계의 정점인 황금과 현자의 정점인 회색의 존재감은 차이가 크기에 그만큼 현재의 권능운영에 반영되는 것이다.
“맞아요.
본대인 절대계 황금의 절대자가 모델러의 시대에 도착하면 개인의 입체영상을 보내서 실시간으로 확인하거나 대화할 수 있어요지금은 지켜보는 수밖에 없어요.”
차호는 자폭을 시키는 일은 포기했다는 듯이 소파를 창조하여 그대로 앉으면서 리모콘의 스위치를 눌렀다.
그러자 시공의 구멍이 뚫렸던 구멍에는 어느새 커다란 극장과 같은 화면이 비추어진다.
치이이이이-!
잡음과 함께 원래 세계의 모성의 우주에 뜬 모습으로 비추어진다.
그리고, 행성 전체에서 나오는 전파와 음성까지 켠 차호는 절대계 이대 회색의 절대자에게 경고한다.
“이제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 여기에 앉아서 보기로 하지요.
당신이 벌인 일이니까 책임도 확실히 져야 할 거예요.”
“흠! 나는 간섭이나 제한이 없으면 잘해.
그러니 내 과거도 잘할 거야.”
절대계 이대 회색의 절대자도 소파를 만들어서 차호의 옆에 앉아서 화면을 지켜본다.
흐름과 흐름의 시험관들도 실패를 추궁당할 우려가 없어지자 슬쩍 둘의 뒤에 자리를 만들어 앉았다.
새로운 세계의 운명을 좌우할 창세전환을 실시간으로 보는 것을 포기할 수 없었다.
푸하하하하하-!
그리고, 행성 전체에서 커다란 미사일들이 우주로 발사되는 것을 보게 되었다.
행성 전체에서 발생한 통신에 몇 번이나 중복되는 대화가 실시간으로 전해진다.
‘으아아아아아아-! 핵미사일이 전부 발사되었다.’
‘인공지능이 장착된 기계들이 갑자기 멋대로 움직인다.’
‘멈추게 해!’
‘안 돼!’
원래 행성의 강대국들이 가지고 있던 핵미사일들이 모두 발사되어 하늘을 수놓는다.
과거에 보았던 구인류 최후의 날을 연상시키는 광경에 차호는 물론이고, 모두가 할 말을 잃었다.
우지지지지지지!
자기도 모르게 리모콘을 부수어 버린 차호는 고개를 저으면서 말한다.
“도착하자마자 인류멸망이라니?
역시 절대계 간능신 코아.
이것도 최단 기록이네요.”
“….”
“….”
극장 화면처럼 보이는 영상에 행성의 하늘을 수천 개의 핵미사일이 교차하면서 뒤덮는다.
그리고, 조종사도 없이 인공지능으로 멋대로 움직이는 전투기와 군함들이 국경과 바다를 향해서 진격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인류 최후라고 보이기에 충분했다.
원래 행성의 얼마 전에는 절대로 이런 분위기가 아니었다.
오히려 년 말의 축제 분위기였다.
‘징글벨-! 징글벨! 기쁘다! 구주 오셨네.
만백성은 맞아라.’
‘오오! 산타 할아버지는 알고 있다네.
누가 나쁜 아이인지 착한 아이인지.
나쁜 아이에게는 벌을 주신다네!’
흥겨운 캐럴과 함께 한적한 항구도시는 여기저기 반짝이는 불빛으로 빛난다.
그리고, 도시에서 벌어진 축제에 인파가 몰려서 아무도 없는 항구의 바닷가에서 이변이 일어난다.
먼바다 속으로부터 반짝이는 십여 개의 물체들이 일제히 해안으로 질주해오는 것이다.
해안에 가까이 오자 해표면으로 올라온 그들은 상체는 인간이고, 하체는 물고기인 전설의 인어의 모습이었다.
좌아아아아아아!
물살을 가르면서 도시의 해안에 다가온 인어의 모습이 정확하게 비추어진다.
그러자, 상세한 모습이 식별되었는데 진짜 인어는 아니었다.
하체의 물고기 지느러미는 잘 보면 기계였다.
허리 아래로는 돌고래의 꼬리와 같은 추진장치를 달고, 전신을 비늘장갑과 같은 갑옷과 투구를 입고서 손에는 작살과 같은 총을 든 군인이었다.
철컥! 철컥!
해안에 도착하자 다리의 꼬리지느러미 추진기는 변형을 시작하여 등에 메는 가방의 형태로 돌아간다.
무엇인가를 경계하듯이 해안 전부에 작살을 향해서 흩어본 그들의 투구에서 긴 호흡음과 수증기가 흘러나온다.
쉬이이이익-! 쉬이이이익-!
한참을 해안을 조사한 그들은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자 바다를 향해서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바다의 물이 소용돌이치면서 하나의 인영을 만들었다.
슈르르르르르르-!
물거품 속에서 만들어진 인영은 은색 비늘로 만들어진 화려한 드레스와 보석왕관을 쓴 인어여왕의 모습이었다.
하체에는 꼬리지느러미가 달린 추진기를 달았으나 상체는 농염한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는 비늘 드레스를 입은 여왕의 모습이 드러나자 군인들은 일제히 더욱 고개를 숙인다.
그런 군인들을 내려다보는 인어여왕의 환영은 결연한 말투로 명령한다.
‘계획대로 추진하라.
이 일을 시작으로 지상을 우리 해저인의 손에 넣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