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ensional Survival Strategy RAW novel - Chapter 2239
그는 초월자들에게 모델러 코아와 초월총수의 협상을 간다고 보물과 정기를 잔뜩 받고서 빠르게 사라져서 마지막 한탕을 하려는 사기꾼이라는 오해를 받은 지배자급 초월자였다.
물론, 오해만은 아니었다.
자신의 은하계에 야심 차게 벌였던 정기부흥사업을 대차게 말아먹는 바람에 분노한 반려에게 이혼과 동시에 쫓겨나기 직전이었기 때문이다.
‘내 은하계는 그 망할 여자에게 넘어간 것이나 다름없다.
이번에 확실히 한몫 잡고서 숨을 생각도 있었다.
그런데, 모델러 코아에게 쓸만한 부하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서 생각을 바꾸었다.’
모델러 코아에게 초월총수의 자리를 제시하면 또 크게 한몫을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서 온 것이었다.
그러다가 모델러 코아가 보인 주신성의 제작과정을 보면서 기가 완전히 죽었다.
‘정기가 많고, 완력만 강한 창조신이라더니 아니잖아!
이런 절대적인 창조력까지 가지고 있다니?
이건 내가 아니, 원래 세계가 감당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야.
더구나 저런 거대 유인행성을 숙성시키는 차원권능마저 가지고 있다!’
원래는 수만 년이 걸리는 생명체 진화과정을 차원권능의 시간 가속으로 순식간에 끝마치는 광경은 지배자급 초월자에게도 전율을 줄 정도였다.
‘모델러 코아는 단독으로 은하계 단위의 초장거리 차원이동이 가능했다고 하던가?
사기를 쳤다가는 세계 끝까지 쫓아와서 끝장을 낼 것 같다.
확정된 예언 같은 예감마저 느껴져서 최대한 좋게 추진하려는 중이었다.
원래 사기와 사업은 실패와 성공의 차이만 있을 뿐 시작과 과정은 같기에 쉬운 일이었다.
‘잘하자!
성공하면 초월자계가 지배하는 원래 세계의 이인자가 된다.
실패해도 숨어 살다가 다시 시작하면 된다.’
다른 지배자급 초월자들에게 품위 유지와 경비 명목으로 뜯어온 막대한 정기를 생각하며 목소리를 가다듬고서 말한다.
“흠! 원래 세계의 신흥세력인 초월자들은 이미 신족을 능가하는 전력이며 강력한 전투력이 있습니다.”
창조력이 부족한 초월자들은 너무 가난해서 자력갱생이 도저히 안 되어서 서로의 영토나 다른 정신체의 은하계를 약탈하기 바쁘다는 사실만 빼면 사실이었다.
“총 전력으로 보면 진정한 지배자는 바로 초월자들입니다.
그러나, 이미 연락이 오랫동안 끊어진 창조주를 대리한다는 명분과 기득권으로 오래 전력을 쌓아온 신족의 견제와 차별에 밀려서 분노에 차 있습니다.
지금 신족은 분명한 세계의 적폐입니다!
앞장서서 청산해주신다면 모든 초월자는 모델러 코아님을 초월총수로 모시고, 무조건 복종할 것입니다.”
나름의 회심의 제안이라고 생각해서 최대한 희망 있게 만들어낸 이상에도 모델러 코아는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
쪼오오오오! 쪼오오오오!
“원래 세계는 모델러 코아님이 총수로 계시는 초월계에 의해서 새롭게 태어날 것을 확신합니다.
저와 초월자계는 모델러 코아님이 원래 세계를 제패하는 막대한 도움이 될 것입니다.”
노골적으로 유혹하는 소리에도 모델러 코아는 막대사탕을 빨아 먹는 소리만 울리다가 아무 감정이 없는 목소리로 말한다.
“초월총수가 되면 초월자들이 무조건 복종해?
초월자가 나의 세계지배에 도움이 된다고?
창조주의 직접 명령을 받은 창조신장이라도 복종이 미덕인 신족조차 반발한다.
그런데 아무 대가없는 충성이 초월자에게 가능한 일이던가?
더구나 가난한 초월자가 부자 상급자에게 무조건 복종을 바친다니?
그건 불가능하다.”
“예?”
모델러 코아는 이계에서 초월총수로 있었던 경험이 있었다.
가난뱅이 주제에 반골투성이였던 초월자들의 성향을 떠올린 그는 흐릿한 미소를 떠올리면서 말한다.
“훗-! 모처럼 듣는 즐거운 유머로군.
너는 광대 아니면 사기꾼이겠구나.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양쪽을 조롱하면서 이익을 챙길 속셈이냐?”
“!!!”
다짜고짜 광대 혹은 사기꾼이라고 낙인찍힌 지배자급 초월자는 반박보다 어떻게 알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어…어떻게 아셨습니까?”
실제로 부족함이 없는 모델러 코아가 아직 불확실한 초월총수의 자리를 바로 승낙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초월자계나 초월총수가 힘을 합치는 것은 솔직히 관심이 없다.
다만 협상 시간을 질질 끌면서. 초월자계와 모델러 코아의 양쪽으로부터 지원을 끌어낼 생각이었지.’
초월자계는 창조신계의 형성으로 조성된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강력하면서 부유한 모델러 코아를 명목상의 대표로 임명하여 지원을 끌어내기를 바랐다.
모델러 코아도 창조신계의 세력을 기반으로 하는 위협에 맞설 전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에 양쪽을 오가면서 확실히 한몫을 잡을 기회로 본 것이다.
그런데 단숨에 속셈을 파악 당하자 도망보다 어떻게 파악했는지 알고 싶은 욕망이 컸다.
“창조신계의 성립으로 초월자계는 강대한 총수를 필요로 하고, 모델러 코아님은 강력한 세력이 있어야 합니다.
양쪽의 필요와 욕망을 기반으로 조율하는 저의 제안은 완벽했습니다.
물론 모델러 코아님이 지적하신 성향으로 인하여 성립하기는 힘들겠지만, 그건 직접 추진하기 전에는 모릅니다.
그런데 어떻게 사기라고 판단하신 것입니까?”
지배자급 초월자가 이런저런 변명을 하면서 도망치려고 시도하면 바로 박살을 내려던 모델러 코아는 이 당돌한 질문에 눈동자에 이채를 띠어 올렸다.
그리고, 현자계열답게 설명을 해준다.
“아무리 사정이 다급해도 외계에서 온 창조신을 순순히 자신들의 지배자로 인정할 리가 없다.
초월총수를 우리 세계에서 해봤는데 초월자들은 세계경영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되었다.
창조력이 부족한 초월자들은 대부분 거지이고, 없이 살다 보니 여유가 없어서 반골들도 많지.
이런 점에서는 초월자들이 고리타분한 신족보다 반발이 심해.”
설마 모델러 코아가 초월총수를 이미 해보았는지 몰랐던 지배자급 초월자는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초월총수가 되어서 말 더럽게 안 듣는 초월자들을 어떻게든 운영해서 힘겹게 권력을 잡았다.
그랬더니 서로 부자부터 되겠다고 권력을 이용해서 부정부패부터 일삼더라.
그걸 막겠다고 꽤 많은 정기를 퍼주어야 했다.”
이계에서 있었던 적자를 보았던 초월총수 시절을 떠올린 그는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우지지지지!
“…!?”
주르르르르-!
모델러 코아로부터 살기나 투기는 전혀 없었다.
“결론적으로 초월자로 세계를 점령했어도 적자였지.
초월자들의 본성이 이런데 초월총수가 어떻게 창조신인 내게 도움이 된다는 거냐?
그러니 사기지.”
전신에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한 지배자급 초월자였다.
‘도…도망쳐야 한다!
잘못하면 여기가 내 무덤이다!’
누구보다 잘 돌아가는 머리로 아무리 생각해도 초월총수의 제안으로는 여기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구원의 줄은 밖에서 내려왔다.
“결정적으로 나는 원래 세계를 지배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점이지.
아무런 관심이 없는 세계지배로 제안하니 허점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사기를 칠 상대에 대한 정보 부족이 너의 실패 요인이다.”
모델러 코아는 영광의 의자의 팔걸이에 팔꿈치를 걸치고, 턱밑을 양 주먹으로 괴었다.
우두두두두-!
주먹에서 울리는 소리가 알현실을 진동시켰다.
“사기가 들통난 궁금증은 전부 풀렸나?
삶에 큰 미련은 없어 보여서 다행이구나.”
“…,”
사실상의 사형선고였다.
그러나, 지배자급 초월자는 도망칠 시도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눈동자를 빛내면서 자리에서 일어나서 외쳤다.
“이미 초월총수가 되어서 세계를 제패했던 경험이 있으시다면 그야말로 이상적인 선정입니다!
부디 저희 초월자들을 이끌고 신족의 압제를 무찔러주십시오!”
모델러 코아가 다른 세계에서 초월총수를 해본 적이 있다는 말은 진위 따위는 판정할 필요도 없었다.
만약 창조신장이 있다면 보일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를 주신성 창조라는 절대적인 창조력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미 열한 번째인 백금이며 기계의 창조주이기도 한 모델러 코아에게 초월총수의 자리는 너무나 가벼운 것이었다.
“너희 데리고는 세계정복을 안 한다니까.
해도 적자야.”
“저희도 알고 보면 쓸만합니다.
한마디로 인건비가 쌉니다!”
지배자급 초월자는 주신성이 된 원래 행성의 거대괴수들을 열심히 잡는 도전자 창조신들을 향해서 슬쩍 시선을 향하면서 말한다.
“가난하기 때문에 지배자급 초월자들을 창조신들에 비교해서 저렴하게 부려먹을 수 있지요.
그리고, 정기만 주시면 이런저런 명분 없이 확실히 일합니다.”
모델러 코아는 턱밑을 괴고 있던 왼쪽 주먹을 풀었다.
나름 흥미를 느끼고 있다고 판단한 지배자급 초월자는 확신에 찬 어조로 말한다.
“이것저것 따지는 창조신에 비해서 부려먹기 간단하죠.”
“….”
확실히 주신성의 창조이후로는 창조신급의 존재가 필요했던 모델러 코아는 나직한 목소리로 묻는다.
“너 이름이 뭐냐?”
“다시 말씀드리겠는데 저의 이름은 월 스트리트 디카프리입니다.”
“남에게 보이기 위한 이름이 아닌, 최초의 이름을 말해라.”
“저의 처음의 이름을 알고 싶으시단 말이군요.”
잠시 망설이던 지배자급 초월자는 눈을 꽉 감고서 말했다.
“페이커(Faker)입니다.
페이커 벨포드나 페이로 불렸습니다.
그런데 과거 제 권능과 이름에 오해는 하지 마시고…!?”
추하하하하! 꽉-!
어느새 자신의 목이 모델러 코아의 오른손에 쥐어진 사실을 파악한 지배자급 초월자가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원래 세계에서 아주 유명한 사기꾼의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아오 시바! 바빠 죽겠는데, 시간만 낭비했다!
정기 좀 있는 티를 내면서 가만히 살았더니 별 사기꾼이 다 달려드는구나!
이걸 그냥 확!”
“켁켁-! 역시 저를 알고 계셨군요! 그런데 전 사기에서 손은 씻었습니다.
이제는 건실한 사업가입니다.”
모델러 코아는 열을 받았는지 황금빛 눈동자에서 엄청난 빛이 뿜어져 나왔다.
“사업가가 사기꾼이 되는 경우는 많다.
그런데 전문 사기꾼이 건실한 사업가가 되었다고?
유언치고는 웃겼다.
설사 사업가를 했어도 얼마 못 가서 망했을 것이다.
사업과 사기는 같으면서도 완전히 다르니 말이다.”
“하! 하! 그렇기는 하군요.”
어떻게 목이 잡혔는지 파악하지도 못한 지배자급 초월자 페이커 벨포드는 저항은 포기하고, 살아날 최후의 제안을 했다.
“적합자 여성을 한 명을 알고 있습니다.”
“내가 원래 세계에 뿌린 적합자 탐지기를 피해서 꼭꼭 숨어있을 적합자들을 찾았다고?
이것도 사기겠군.”
“어라?
알고 계셨군요.”
모델러 코아는 아직 유아신이라서 유모로 삼을 적합자 여성이 필요하고, 많으면 많을수록 좋았다.
그런데 뭔가 모델러 코아의 반응이 이상하다는 생각을 한 지배자급 초월자 페이커 벨포드는 항변한다.
“적합자 여성은 사기가 아닙니다.
조금 사업실패를 했다고 바로 이혼하고서 제 은하계를 위자료로 빼앗아간 전 마누라가 적합자입니다.
호시탐탐 제 은하계를 되찾을 기회를 노리다가 천신만고 끝에 알게 된 사실입니다.”
“….”
잠시 할 말을 잃은 모델러 코아가 페이커 벨포드의 목을 놓아주면서 묻는다.
“이건 거짓은 아니군.
그런데 너도 오리진처럼 이혼당했냐?”
“오리진과 권능이나 성향이 같으면 운명도 같다.
이 법칙을 도저히 벗어날 수가 없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