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126
기수는 탁지연의 몸이 엄청나게 뜨겁다는 사실을 감지할 수 있었다.
그녀는 남녀 간에 옷을 벗은 이후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잘 몰랐다. 하지만 몸은 완전히 불덩이처럼 달아올라 있었다.
그것은 기수 역시 마찬가지였다.
‘내가 그녀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다…!’
이제까지 수많은 여인들과 섹스를 즐겼지만 그런 식의 감정을 느낀 것은 손으로 꼽을 정도에 불과했다.
탁지연에겐 왜 그런 감정을 느끼게 되었을까?
늘 서로를 역용한 얼굴로 봤으니까 예뻐서 반한 것은 분명히 아니었다.
부모를 잃고 혼자 된 그녀를 동정해서였는지, 아니면 목표를 향해 굽히지 않고 노력하는 그녀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감정적으로 동조하게 되어서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그녀에게 강한 유대감을 느끼는 것만은 분명했다.
껴안고 맨살을 마찰하는 것도 좋았지만, 기수는 빨리 본론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사방에 온통 시체와 피가 벌창인 곳에서 탁지연의 하얀 속살은 보석보다 빛났다.
“여기에 손을 얹어.”
“이렇게요?”
“그래. 이제 허리를 낮추고 다리는 쭉 펴… 조금만 더 벌리고.”
기수는 그녀의 자세를 잡아주었다.
동굴 안에선 이 포지션이 그나마 가장 덜 불편했다.
탁지연은 볼이 빨개져서 몹시 부끄러워했지만 그래도 다른 방법이 없다는 걸 알아차리고 그 민망한 자세로 첫 경험을 치르게 되었다.
그런데 기수가 갑자기 얼어붙은 사람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기다리던 탁지연은 궁금해서 뒤를 돌아보고 물었다.
“왜 그러세요? 뭐가 잘못되었나요?”
“아, 아니…. 너무 아름다워서….”
“아! 부끄러워요. 그만 보세요.”
“잠깐만! 움직이지 말고 그대로 있어. 내게 잠시만 시간을 줘.”
“하, 하지만….”
“이대로 가만히….”
기수는 눈을 뗄 수 없었다.
‘이렇게 예쁜 힙은 처음 보는 것 같아!’
이제까지 탁지연보다 예쁜 여자, 탁지연보다 가슴이 큰 여자, 탁지연보다 다리가 긴 여자들을 많이 만나봤지만, 허리에서 힙으로 그리고 힙에서 허벅지로 이어지는 라인이 이렇게 예쁜 여자는 진짜 처음이었다.
몸매라는 것이 얼굴과 마찬가지로 개인 취향이 있기 마련이니까 다른 사람 눈에 다르게 보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기수 눈엔 그야말로 퍼펙트! 라인이었다.
날씬한 허리에서 약간 동그랗고 탱탱하고 작은 사이즈의 힙으로 퍼지는 곡선이 특히 완벽했다. 그리고 그녀의 등과 힙이 만나는 자리엔 마치 보조개처럼 움푹 파인 자국이 2개 있었다. 이른바 ‘비너스 딤플’이라고 하는 거였다.
탁지연이 다시 뒤를 돌아봤다.
“계속 이대로 있어야 하나요?”
“응. 나를 위해 그렇게 좀 해 줘.”
탁지연은 상기된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기수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보여줘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수는 완벽한 라인을 눈뿐만 아니라 손으로도 감상하기 시작했다.
마치 아기 살결처럼 보드랍고 희면서도 속엔 탱탱한 탄력이 숨어 있어서 손바닥에 전해지는 느낌이 끝내줬다.
그의 손이 민감한 쪽을 어루만지자 탁지연은 신음을 토했다.
기수도 탄성을 토했다.
“어쩜 이렇게 아름답지?”
돌이켜 생각해보면 기수가 탁지연을 처음 발견한 게 바로 엉덩이였다.
남장을 하고 도망치는 철산문 무리의 뒷모습 중에서 남자가 아닌 여자 골반을 발견하고 따라간 게 두 사람의 만남의 시작이었다.
처음부터 그게 그렇게 눈에 띄었던 이유가 벗겨놓고 보니까 이해가 되었다.
“아아! 기소협….”
탁지연의 신음이 점점 커졌다.
기수의 손길이 닿자 흥분이 점점 강해지는 것이었다.
“아, 알았어.”
기수는 손바닥으로 전해지는 열기에 더 이상 놔두면 안 되겠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자세를 잡고 다가서서 조심스럽게 존슨 머리를 맞춘 후 천천히 전진했다.
“아아!…. 잠시만요…. 아아! … 아야!”
기수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진입했다.
탁지연의 몸은 엄청난 열기와 함께 쉬지 않고 윤활액을 배출하고 있었기 때문에 생각했던 것보다는 쉽게 진입이 이루어졌다.
“아야! 아파요…. 아악….!”
그러나 기수의 존슨을 고통 없이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탁지연의 몸이 한 차례 격렬하게 전율하는 순간, 기수는 존슨 머리를 훑고 지나가는 파괴의 감촉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존슨 전체가 뜨거운 속살에 묻히게 되었다.
“아아!…기소협…!”
“으음….”
기수는 신음을 토했다. 끝내주는 느낌이었다.
마치 두 개의 손으로 존슨을 꽉 잡아서 쥐는 듯한 그 신축성!
‘죽여준다! 엄청난 명기야.’
얼마 전에 신나게 놀았던 호운예는 키가 큰 만큼 속살 역시 넓고 깊어서 풀 스피드도 마음껏 끝까지 드나드는 데 장점이 있다고 본다면 탁지연의 한 번을 움직여도 자극이 강력했다.
기수의 경험상 후천적인 노력이 절반이고, 선천적으로 타고난 몸이 절반인데, 탁지연의 경우 선천적인 부분은 확실했다.
이제까지 만났던 여인 중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였다.
기수는 조심스럽게 후진을 했다.
“아아! 아아…..”
그녀의 흰 힙 사이로 존슨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온통 새빨간 선혈로 뒤덮여 있어서 그녀의 흰 살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었다.
시각적 자극이 평소보다 엄청난 것은 단지 그녀의 피뿐만 아니라 사방에 온통 깔리 다른 사람들의 피 때문이기도 했다.
피바다에 놓인 미녀의 흰 알몸. 그리고 그녀의 피.
기수는 엄청난 열기가 자신을 휘감는 것을 느꼈다.
그는 탁지연의 허리를 양손으로 잡고 본격적으로 움직임을 시작했다.
“꺄악….! 아악!….”
탁지연은 비명을 질렀다.
기수는 그것이 단지 고통 때문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녀 역시 사방에 뿌려진 피 위에서 자신의 첫 남자와 벌이는 정사에 엄청나게 흥분한 게 분명했다.
기수는 그녀의 흥분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두 개의 손으로 쥐는 것 같은 속살의 압박이 점점 강해지고, 리드미컬해졌기 때문이다.
‘설마…. 처음인데…?’
설마가 현실이 되었다.
탁지연이 절정의 몸부림을 시작했다.
“아아악! 기소협…. 난 몰라…. 아아악!…..”
기수는 그녀의 속 가장 깊숙한 곳까지 존슨 머리를 밀어 넣어 그녀의 절정을 도왔다.
탁지연의 속살은 거의 휴대폰 진동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엄청난 조임을 선보였다.
기수는 그녀의 아름다운 라인을 계속 내려다보고 있었는데, 그 순간엔 옴찔거림도 전부 다 훤히 관찰할 수 있었다.
탁지연은 거의 5분에 걸쳐 절정의 희열에 몸부림쳤다.
그것은 어쩌면 단순한 성적 자극 때문만은 아닐 것이었다.
복수에 성공한 쾌감, 그동안 고맙게 여기고 속으로 애태우던 남자에게 입맞춤을 했다는 사실, 수십 명을 찔러 죽이면서 혈관에 펌프질 되었던 호르몬들, 바닥에 낭자한 피.
그런 것들이 전부 복합되어서 그녀에게 극한의 절정을 안겨준 것이다.
그러나 막상 그 절정의 순간이 끝나자 극심한 통증이 몰려왔다.
“아! 기소협…. 너무 아파요. 조금만…. 잠시만 좀…. 아야!”
기수는 마찰의 느낌으로 그녀의 흥분이 급격히 식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제야 좀 첫 경험 치른 아가씨다웠다.
기수는 일단 움직임을 멈추고 손을 앞으로 뻗어 그녀의 탐스런 가슴을 어루만졌다.
그리고 그녀의 목과 귀에 입맞춤을 했고, 손 하나는 아래쪽으로 보내 그녀의 동굴 입구 주변을 자극하기도 했다.
그러자 탁지연의 몸이 다시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이번엔 외부자극보다 순수한 성적 자극에 반응한 열기였다.
기수는 다시 그녀의 힙 라인을 감상하며 전후진을 시작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탁지연이 두 번째 절정을 맞이하여 옴찔거리자 그녀의 몸 속에 뜨거운 분출을 했다. 참으려면 얼마든지 참을 수도 있었지만 그러기 싫었다.
그녀가 절정을 느낄 때 자신도 함께 느끼고 싶었다.
그래서 마음껏 분출을 한 것이다.
과연, 타이밍을 맞춘 절정은 육체적으로, 심리적으로 기분 최고였다.
동굴 석벽이 올라가자 기수와 탁지연은 다른 구획으로 이동했다.
그들은 본래 얼굴로 돌아왔다.
양일과 양삼은 약선문 사람들과 함께 죽은 것으로 처리하고 이제 기수와 탁지연으로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로 한 것이다.
두 사람은 시체가 없어서 물이 맑은 곳부터 찾았다.
그리고 구획이 나뉜 뒤 몸과 옷에 묻은 피부터 씻어냈다.
탁지연과 밀폐된 공간에 단둘이 있다는 사실은 기수를 흥분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기수는 운기조식으로 그 흥분을 가라앉혔다.
탁지연에게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넉넉한 사이즈도 아니면서 첫 경험에 과도하게 흥분해서 좀 심하게 하다 보니 걷기가 불편할 정도로 상처를 입은 것이다.
기수는 그런 그녀에게 무리하게 요구할 생각은 없었다.
꼭 거기가 아니더라도 존슨을 행복하게 해 줄 방법이 있긴 한데, 그건 나중에 좀 더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가르칠 생각이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녀와는 꼭 섹스가 아니더라도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기수는 이 캄캄하고, 답답하고, 냄새 나는 동굴에서 빠져나가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했다. 더 이상 참아야 할 이유가 없었다.
탁지연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여기서 나갈 수 있을까요?”
“가장 약한 부분을 찾아서 뚫으면 되겠지. 제갈세가와 삼황맹의 인원이 아무리 많아도 산 전체를 다 빙 둘러서 감시하지는 못할 테니까.”
“하지만 우리 두 사람이 그 일을 하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잖아요.”
“지금 이곳에 갇힌 사람들이 마음을 합치면 오래 안 걸릴 텐데.”
그러나 무림맹과 마교는 만나기만 하면 싸우고 있었다.
그나마 처음엔 불필요한 접촉을 서로 피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식량과 땔감이 줄어들면서 양측을 날카롭고 민감하게 만들고 있었다.
삼황맹의 의도대로 서로를 다 죽이는 결말이 점점 가시화되는 것이다.
기수는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아무래도 내가 해결해야겠군.”
“어떻게요?”
“글쎄…. 내 방식으로 시도 해봐야지.”
석벽이 움직이자 기수는 마교도들이 모인 쪽으로 찾아 들어갔다.
그들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과 대화하는 것은 어려웠다.
“너희들 우두머리는 누구냐? 나를 그에게 안내해라.”
기수의 말을 마교도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얘 지금 뭐래냐?”
“그것보다, 저거 계집이 남장한 거잖아?”
“와! 예쁜데?”
“흐흐흐…. 이렇게 고마운 선물을 가지고 오다니…”
10여 명의 마교도가 구획을 장악하고 있었다.
최외곽 방어선쯤 된다고 볼 수 있는데 달랑 두 명이 접근하니까 경보도 울리지 않고 탁지연을 보며 군침만 흘릴 뿐이었다.
기수는 그들의 뺨을 한 대씩 때려주었다.
얻어맞은 마교도들은 그제서야 기수가 엄청난 고수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막아야 한다!”
“놈을 죽여라!”
“원군을 요청해라.”
기수는 그들 중 원군을 부르러 안쪽으로 달려가는 자를 보고 방향을 가늠했다.
“너희들은 자고 있어.”
잔백지가 파공음을 내자 나머지는 무기를 뽑다 말고 수혈을 눌려 쓰러졌다.
두 사람이 따라오자 마교도는 있는 힘을 다해서 자기네 본진을 향해 달렸다.
기수 입장에선 훌륭한 길잡이였다.
마침내 동굴 안쪽에서 수백 명의 마교도가 집결한 곳을 찾아낼 수 있었다.
도망치던 마교도는 동료가 보이자 돌아서서 허리에 손을 얹고 웃었다.
“하하하! 이제 너희들은 죽었…”
말을 다 마치지도 못하고 그 역시 수혈을 짚여 쓰러지고 말았다.
침입자에 의해 동료가 쓰러지자 마교도들이 일제히 무기를 들고 일어섰다.
기수는 그들을 향해 말했다.
“너희들의 우두머리를 만나러 왔으니 나오라고 해라!”
“네놈은 누구냐!”
“난 기수라고 한다. 이곳에서 빠져나갈 방법에 대해 의논하러 왔다.”
그러자 마교도들이 좌우로 갈라지면서 한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기수는 살짝 긴장했다. 그에게서 강렬한 마기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빠져나갈 방법을 의논하자고?”
“그렇다. 너는 누구냐?”
그러자 그가 아닌 옆의 부하가 말했다.
“이분은 미륵재림 천마교 삼천제 중 멸천제의 마령인 옥면공자님이시다!”
기수는 어이가 없었다.
‘옥면이라고? 도대체 어디가?’
잘생긴 얼굴과는 거리가 한참 멀었다. 나이도 40대 중후반이라서, 짐작컨데 한 20년 전 한창 피부가 좋을 때 생긴 별명을 계속 붙잡고 있는 것 같았다.
기수는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말을 걸었다.
“네가 현재 이 동굴 안에 들어와 있는 마교도들 전체의 우두머리냐?”
“그렇다. 너는 뭔데 감히 여기까지 들어와서 소란을 피우는 것이냐?”
손부터 쓰지 않고 말을 받아주니 다행이었다.
기수는 상대가 멸천제의 마령이라면 소혼랑, 광혼랑, 영마, 철우 등과 동급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나 감지되는 기도로 미루어 보건데 그들보다는 고수였다.
천제끼리면 몰라도 마령끼리는 무공수준의 개인차가 많은 것 같았다.
무림인의 이목이 모두 쏠린 이곳에 아무나 보냈을 리는 없는 것이다.
기수가 말했다.
“삼황맹과 제갈세가의 함정에 빠져서 무림맹과 마교가 서로를 죽이는 것은 정말 바보 같은 짓이다. 그래서 난 이곳을 빠져나갈 때까지 임시 휴전을 제안하러 왔다.”
“임시 휴전? 무림맹에서 보내서 왔느냐?”
옥면공자는 약간 기대하는 표정이었다.
그 역시 양측의 소모전을 부질없는 짓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니다. 개인자격으로 왔다.”
“흥! 그렇다면 아무 소용없는 얘기 아니냐.”
“내가 양쪽을 모두 오가며 휴전을 이끌어낸다면 소용없는 얘기가 아니지.”
옥면공자는 기수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만만치 않은 고수라는 사실을 감지할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림맹이 그의 말을 들어줄 것 같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