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252
기수는 사매들을 향해 손을 내저었다.
“잠깐만! 잠깐만! 시간을 좀 줘. 괜찮은가 먼저 확인해볼게.”
“확인이라면 우리에게 맡겨. 자세히 봐줄 수 있어.”
“아, 아냐. 내가 할게. 잠깐이면 돼. 괜찮겠지?”
기수는 황급히 옆방으로 가서 문을 잠근 후 육안검사를 실시했다.
소항산에 있을 때까지만 해도 긴가민가했지만 그로부터 사흘. 이제는 어느 모로 보나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었다.
다만, 100% 예전 상태로 돌아간 것은 아니고 이빨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모를 정도의 작은 흔적들이긴 하지만 옥에 티가 생긴 느낌이랄까, 한빙왕이 한없이 미웠다. 머리를 달라고도 안 했는데 다짜고짜 입에 물더니 결국엔 이빨로 끊으려 했으니 지금 다시 생각해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정상 상태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생각하니까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이젠 해도 되는 건가?’
처음 하는 일이 아닌데도 금욕의 시간이 길었기 때문인지 몹시 설렜다.
한편으로는 아쉬운 마음도 있었다. 이제 어떠한 전제조건도 없이 미녀와 대화 자체만을 즐기는 일은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좋아! 사매들을 위해 이 한 몸 불살라보자!’
그동안 정말 오래 참아준 그녀들이었다.
오늘도 피를 봤으니까 평소보다 흥분도가 올라갔을 것이고, 사실 기수도 낮에 남궁인 이긴 탁지연을 안아주었을 때 온몸에 신호가 왔었다.
기수는 끈 풀린 바지를 움켜쥔 채 다른 손으로 방문을 연 후 말했다.
“다들 들어와. 이젠 괜찮은 것 같아.”
6명이 동시에 환호성을 지르며 출근시간 지하철 문을 향해 달려드는 승객처럼 방 안으로 비집고 들어왔다.
기수는 바지 잡고 있던 손을 놨고, 팅! 하는 급격한 탄력을 선보였다.
“꺄아악!…..”
사매들이 동시에 소리를 질렀다. 거의 비명에 가까운 소리였다.
“이게 도대체 얼마만이야!”
시키지 않았는데도 6명이 좌우로 나란히 밀착하여 무릎 꿇고 앉았다.
기수는 심호흡으로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킨 후 모두가 가리키는 한 사람 앞에 섰다. 사매들은 이미 순서를 정해놓고 있었다.
자신들끼리 만든 서열상으로도 가장 앞이고, 그동안 계속 도맡아 붕대를 갈아주면서 만지기만 할 뿐 먹을 수는 없는 고통을 참아 온 탁지연이 1번 타자였다.
탁지연은 양손으로 어루만지다가 아앙! 하고 단번에 집어삼켰다.
“으윽!…..”
기수는 그 순간 자기도 모르게 힙을 뒤로 뺐다.
“왜 그래요?”
“아, 아냐….미안… 다시 해.”
그러자 탁지연이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걱정 말아요. 난 물지 않으니까.”
“으으….”
기수는 다시 한 번 한빙왕을 저주했다.
‘나로 하여금 입을 두려워하게 만들다니! 으아아!…. 미치겠다.’
말도 안 되는 트라우마가 생긴 것이다.
탁지연은 배려심 많은 여인이라 기수의 그런 마음을 잘 헤아렸다.
그래서 먼저 혀로 살살 달래주었다.
기수가 긴장을 풀고 그 느낌에 만족스럽게 젖어들자 탁지연이 중얼거렸다.
“콱! 깨물어버릴까?”
“으윽!….”
기수는 화들짝 놀라 다시 움찔했다.
그 모습을 보고 탁지연과 사매들 모두 소리 내어 웃었다.
춘매가 으름장을 놓았다.
“그러니까 앞으로는 절대 우리 말고 다른 여자한테 눈 돌리면 안 돼!”
탁지연은 아주 부드럽게 자신의 실력을 발휘했고, 기수로 하여금 옛 고향에 돌아온 평온한 휴식 같은 희열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리고 자기 혼자만 독점하지 않고 다른 사매들에게도 그동안 정말 오랜 시간, 거의 3개월 만에 만남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었다.
다른 사매들도 탁지연이 하는 것을 보고 배워서 예전처럼 격하게 하지 않고 아주 부드럽게 혀와 입술을 사용해주었다.
“아아!….. 좋다…. 너무 좋아…”
기수는 솔직하게 자기 기분을 표현했다.
끔찍한 트라우마를 사매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치유할 수 있었다.
여섯 명의 공동작업은 조금씩 강도를 높여 갔고, 그렇게 시간이 점점 지나가자 기수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으윽!…. 나, 나온다!”
그러자 여섯 명이 얼굴을 한 자리로 최대한 모았다.
“으으윽!…..”
기수는 늘 공평함을 추구한다는 모토에 걸맞게 더함도 덜함도 없이 가능한 정확하게 6등분을 해서 공급해주었다.
사매들은 기수가 좋아하는 하얀 미소 장면을 적극 보여주면서 최선을 다했고, 기수는 마무리작업이 끝나기까지 황홀하기 짝이 없는 시간을 만끽했다.
“아!… 정말 너희들이 최고다!”
사매들 여섯 명이 위를 올려다보며 생긋 웃었다.
“오늘은 엄청나게 양이 많아.”
“아주 진하고…”
“그동안 이 많은 걸 무거워서 어떻게 가지고 다녔어?”
기수가 생각하기에도 오늘은 몸무게가 상당히 줄어든 느낌이었다.
무엇보다도 시원~한 배출의 쾌감이 압권이었다.
‘신선술? 내가 미쳤지. 이걸 포기할 생각을 잠깐이라도 했었다니…’
기수는 사매들을 일으켜서 벽에 손을 대고 용의자 몸수색 대형으로 서도록 했다.
“자. 다리는 그 정도 벌리면 됐고. 이제 상체를 점점 내린다. 실시!”
“실시!”
사매들은 기수가 좋아하는 포지션을 정확히 구현했다.
한 명씩 치마를 걷어 올리면서 예술적인 각도와 라인을 감상하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이었다. 사매들은 가만히 있지 않고 뒤에 있는 기수를 향해 율동을 보여주었다.
“으으….. 미치겠네…”
기수가 못 참고 달려들자 이번에도 사매들은 순서를 지정해주었다.
탁지연부터였다. 찬물에도 위아래가 있듯이 서열이 확실했다.
“아악! 궁주님….”
탁지연은 전신을 경련하며 오랜만의 결합을 반겼다.
기수 역시 그녀의 아름다운 힙 라인을 감상하며 전율했다.
‘그래! 바로 이거야! 이 밀착감.’
역시 탁지연은 각별했다. 그러나 공평한 기수는 한 곳에 너무 오래 머무르지 않고 좌에서 우로, 우에서 좌로 돌고 또 돌았다.
탁지연뿐만 아니라 다른 다섯 사매들도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온도와 습도로 존슨을 반가이 맞아 회복을 축하해주었다.
기수는 자신의 능력에 아무 문제가 없음을 거듭 확인했고 사매들은 장원이 떠나가도록 교성, 비명, 신음을 토해냈다.
파티는 1차전으로 끝나지 않았다.
일곱 명은 욕실로 자리를 옮겨서 2차전을, 그리고 새벽이 될 때쯤엔 다시 방으로 자리를 옮겨서 3차전을 치렀다.
보름 이상 참았던 기수나 3달 가까이 참았던 사매들이나, 다들 머릿속이 하얘질 만큼 소원을 풀고 탈진하여 축 늘어졌다.
기수는 사매들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혼자 일어나 옷을 입었다.
“궁주… 안 자? 어디 가려고?”
“응. 화장실. 먼저들 자.”
밖으로 나온 기수는 화장실이 아닌 강시제조실로 갔다. 탁지연이 암호에 추가로 점을 찍는 것과 같은 심정으로 방해공작을 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쌓여 있는 작은 항아리들 중 독한 냄새가 나는 것들을 무작위로 큰 항아리에 모아 막대기로 휘저은 뒤, 그 항아리를 들고 돌아다니면서 강시가 들어 있는 모든 단지에 약물을 추가로 넣었다.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기수는 그렇게 모든 단지의 약물 성분을 바꾸었다.
‘이제 약물을 근거로 조합을 역추적하는 길도 막혔지?’
다섯 사매들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으면서 만에 하나 대장군부에서 악용할 길도 막아버린 것이다.
기수는 욕실로 가서 독한 약냄새를 깨끗이 씻어냈다.
잠시 후 욕실 문이 빼꼼이 열리며 사매들이 들어왔다.
“화장실에 왜 이렇게 오래 있었어?”
“하핫!… 잠들 자긴 한 거야?”
“응. 충분히 잤어…”
그러면서 사매들 모두 이제 새로운 하루가 밝았으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보자는 표정으로 기수에게 다가왔다.
기수는 기꺼이 그녀들의 요구에 응해주었다.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파티는 하루 종일 계속되었는데, 석초가 군대를 이끌고 나타난 것은 다행히 일곱 명 모두 옷을 챙겨 입고 저녁 식사를 하고 있을 때였다.
“형님! 저 왔습니다.”
“그래. 수고했어. 연무장에 잡아 놓은 포로들 봤지?”
“예. 모두 압송하도록 했습니다. 저 단지에 강시가 있는 겁니까?”
“모두 240마리나 되더군.”
“으으…. 끔찍하군요.”
“한 번 확인해 봐.”
석초는 뚜껑 하나를 열어본 후 코를 움켜쥐었다.
“사람의 시체로 이런 짓을 하다니….”
“앞으로 절대로 있어선 안 될 일이지.”
“이번에도 형님 덕분에 일이 수월하게 끝났네요. 애 많이 쓰셨습니다.”
“애는 무슨….”
“우선 시랑님에게 보고를 하고, 이곳의 일을 최대한 빨리 처리한 후 강남으로 가도록 일정을 잡겠습니다. 이제부터는 제게 맡겨주십시오.”
“부탁해.”
기수는 작업장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안채에서 사매들과 함께 기다리기로 했다.
물론 기다리는 시간 동안 할 일은 정해져 있었다.
다만, 석초와 관군이 장원에 가득 찼기 때문에 요란하지 않게 조용히, 단체전이 아닌 개인전으로, 한 명씩 집중탐구를 하기로 했다.
개인전은 필연적으로 대법으로 이어졌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렸다.
마지막 풍매 차례가 끝나고 그냥 잘까 탁지연부터 다시 한 바퀴 돌까를 망설이고 있을 때 밖이 소란스러워졌다.
“무슨 일이지?”
기수는 옷을 챙겨 입고 밖으로 나가보았다. 사람들 시선을 따라 담 밖을 살펴보니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몰려와 온통 횃불을 밝히고 있었다.
기수는 그들이 누구인지 곧바로 알아보았다. 바로 남궁세가 무사들이었다.
선두엔 아는 얼굴, 남궁인도 있었다.
그리고 그의 옆엔 비슷한 디자인의 비단옷을 입은 남자가 있었는데, 생긴 건 남궁인과 비슷하면서 수염이 길고 5살쯤 많아 보였다.
‘형이라도 불러왔나?’
기수의 짐작대로였다.
“나는 남궁세가의 차남 남궁현이다! 혈매궁 궁주는 즉시 모습을 드러내라!”
기수는 어이가 없었다.
‘살려 보내줬더니 형을 불러와? 그런다고 될 줄 아나?’
그런데 남궁인의 표정을 살펴보니 뭔가 위축된 모습이었다.
형한테 일러서 원군을 불러 왔다기보다는 형한테 끌려온 것 같았다.
석초가 기수에게 와서 물었다.
“저들이 왜 형님을 찾는 겁니까? 혹시 무슨 일 있었나요?”
“우리보다 먼저 와서 습격을 준비하고 있었지.”
기수는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모두 얘기해주었다.
석초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랬군요. 잘 하셨습니다. 무림문파가 강시에 대해 알게 되면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그럼 저들은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저 녀석. 동생보다 훨씬 강해 보이는데?”
석초는 손을 내저었다.
“하하! 걱정 마십시오. 제 뒤엔 대장군부가 있지 않습니까. 세가들은 조정의 일이라면 감히 간여하지 못합니다.”
“그런 건 있겠군.”
석초는 일부러 관복을 챙겨 입고 횃불 든 군관 10여명이 좌우로 수행하도록 한 뒤 장원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무슨 일로 이렇게 소란을 피우는 게요?”
남궁현과 남궁인은 석초의 출현에 깜짝 놀랐다.
석초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배를 내밀고 턱을 치켜 올린 거만한 표정으로 물었다.
“본인은 조정에서 나온 첨도어사요. 그대들은 누구시오?”
첨도어사란 말에 남궁세가 형제들은 더욱 긴장했다.
“저, 저희들은….”
“흐음…. 보아하니 남궁가의 형제들 같은데… 맞소?”
“그, 그렇습니다.”
기수는 담 뒤에서 그 모습을 보며 고소를 금치 못했다.
그가 판단하기에 남궁인은 몰라도 남궁현의 무공은 석초보다 위에 있는 게 분명했다. 그런데 관복 하나로 그를 굽실거리게 만들고 있었다.
석초는 헛기침을 한 후 배를 더욱 내밀며 말했다.
“남궁가에서는 우리 조정의 일에 무엇이 불만이시오?”
“아, 아닙니다! 불만이라니요. 절대 그런 것 없습니다.”
세가는 무림 문파 중에서도 권력을 추종하는 경향이 가장 강했다.
감히 조정 고관에게 근거도 없이 불만을 제기할 수는 없었다.
석초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렇다면 이런 새벽 시간에 찾아와 소란을 피우는 이유가 무엇이오?”
“저희들은 단지 혈매궁이란 방파의 사람들을 찾아왔을 뿐입니다.”
석초는 태연자약하게 의뭉을 떨었다.
“혈매궁? 그런 문파는 들어본 적 없는데…”
“아, 아닙니다! 분명히 이곳에 있었습니다. 제 동생이 그들 중 한 명과 겨루기까지 했는 걸요. 그들은 이 장원에 볼일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들을 만난 곳이 어디요?”
남궁인이 숲을 가리켰다.
“저 쪽입니다.”
“그럼 그들이 이 장원에 들어온 것을 보았소?”
“그, 그건 아닙니다.”
“흐음… 아무래도 엉뚱한 곳을 찾고 있는 것 같소이다. 지금 이 안엔 내 수하들뿐이오. 그리고 혈매궁이란 방파는 듣도 보도 못했소.”
남궁현이 의심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게 정말입니까?”
“내 말을 못 믿겠다면 들어가서 뒤져보시오.”
남궁현의 눈이 빛났다. 그가 야심한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달려온 것은 동생이 혈매궁 여인에게 패한 것을 복수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장원에 뭔가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기 때문이었다.
최근에 떠도는 강시 소문과 홍택호 근방에서 벌어진 실종 및 무덤 도굴 사건이 연결된다면 남궁세가 입장에선 그냥 간과할 수 없는 일이었다.
난데없이 관군이 나타나 장원을 점령한 것을 보니 의심이 더욱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