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gonslayer's Class Regression RAW novel - Chapter 618
618화
지크가 헤라클레스를 향해 검을 겨눈 채 말했다.
“그 안에 숨어 있는 놈. 누구냐. 당당히 모습을 드러내라.”
하지만 헤라클레스는 지크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몽둥이를 들어 올릴 뿐이었다.
쿠구구구구!
아까보다 더 강력한 진동이 몽둥이에서 일어났다.
강파공진과 비슷한 공진이 오리하르콘 몽둥이를 통해 증폭되는 것이었다.
지크는 아스칼론을 든 채 테이아의 헤르시온을 장착했다.
촤라라라락!
그 역시 온몸을 오리하르콘 갑옷으로 두른 채 헤라클레스와 비슷하게 강파공진의 힘을 일으켰다.
우우우우웅!
지크는 헤라클레스가 사용하는 진동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실시간으로 분석한 뒤, 곧바로 적용해 보았다.
몸에서 일어난 강파공진이 오리하르콘 갑옷을 타고 증폭되었고, 그 힘이 검에 집중되며 한 번 더 증폭되도록 힘을 일으킨 것이다.
‘오리하르콘과 투기술이 이런 식으로 연결이 될 수 있었구나.’
아틀란티스는 오리하르콘을 오랫동안 연구하고 이용해 온 곳이었기에 다양한 방식으로 응용하는 방법을 알아낸 듯했다.
헤라클레스는 자신과 비슷한 방식으로 공진을 일으킨 지크를 보며 눈동자를 번뜩였다.
단번에 기술을 훔쳐 낸 그를 가만둘 수 없다는 듯, 헤라클레스는 육중한 몸체를 움직이며 지크를 향해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쿠궁!
양손으로 몽둥이를 든 헤라클레스가 지크를 향해 위에서 아래로 공격을 내리꽂았다.
그러자 지크가 아스칼론을 아래에서 위로 치켜들며 헤라클레스의 공격을 막아 냈다.
쩌어어어엉!
몽둥이와 검이 부딪치며 거대한 충격음이 일어났다.
증폭된 공진이 서로 부딪치자 충격파가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쿠구구구구!
그렇게 퍼져 나간 충격파는 안쪽에서부터 신전을 보호하는 보호막을 뒤흔들었다.
헤라클레스는 지크가 자신의 공격을 막아 내자 더 큰 진동을 일으키며 연속으로 몽둥이를 휘둘렀다.
우우우우웅!
지크는 뒤로 물러서며 그에 맞서 파동이 담긴 검격을 날려 댔다.
콰콰콰콰!
파동이 실린 용살법의 검격이 헤라클레스의 몽둥이에 직격했다.
헤라클레스가 몽둥이를 휘둘러 파동을 상쇄시키기는 했지만 묵직한 힘에 밀려 이어 나가려던 연속 공격은 끊기고 말았다.
쿠구구구!
헤라클레스는 강파공진을 사용하는 지크에게는 자신의 공격이 먹히지 않고 상쇄된다는 것을 깨달은 듯 뒤로 물러났다. 더 이상 공격해 오지 않는 것으로 봐선 다른 방법을 찾는 것 같았다.
이내 그는 자신이 소환했던 오리하르콘 문 쪽으로 다가갔다.
그 문에는 지크가 던진 레바테인이 아직까지 꽂혀 있었다.
헤라클레스가 문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자 놀랍게도 문이 열리더니 헤라클레스가 그 안에서 다른 무기를 꺼내는 것이었다.
쿵!
거대한 철퇴를 꺼냈는데 놀랍게도 그 무기 역시 모두 오리하르콘으로 되어 있었다.
헤라클레스가 묵직한 철퇴를 들어 올리고서는 머리 위에서 휘둘렀다.
훙훙훙훙!
철퇴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회전을 하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헤라클레스가 회전하는 철퇴를 지크에게로 휘둘렀다.
후우우우웅!
그러자 철퇴 머리가 분리되더니 그대로 지크를 향해 날아오는 것이었다.
콰콰콰콰콰콰!
공진이 아닌 순수한 물리력을 담은 철구가 지크를 단숨에 짓이길 듯 굉음을 내며 날아들었다.
지크는 곧장 아스칼론을 치켜들고 수력의 장을 펼쳤다.
츠츠츠츠츠―
굳이 강력한 물리력에 물리력으로 맞설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었다.
그는 수력의 장을 펼쳐 날아오는 철구를 향해 검을 내밀고는 검면으로 그것을 부드럽게 받아 냈다.
지크가 철구를 받아 낸 채 검을 들고 그 자리에서 회전을 하기 시작했다.
콰드드드드드―
검면과 마주한 철구는 지크가 만들어 낸 격류에서 벗어나 그의 몸을 짓이기려 했다.
하지만 지크는 더욱 빠르게 회전하며 철구를 철저히 그의 흐름 속에 가두어 놨다.
그러고는 조금씩 철구의 궤도를 바꾸어 갔다.
콰드드드드드!
맹렬하게 돌아가던 철구의 궤도가 그가 만들어 낸 격류 안에서 조금씩 바뀌자 지크는 눈빛을 번뜩였다.
후우우웅!
그리고 어느 순간, 지크는 몸을 회전시키며 검면을 밀어내 철구를 다시 헤라클레스에게로 되돌렸다.
나이젤이 날아오던 쇠침을 받아 내 헤라클레스에게 되돌린 것과 같은 원리였다.
콰콰콰콰콰!
철구가 역회전하면서 아까보다 더 빠른 속도로 헤라클레스를 향해 날아들었다.
이를 본 헤라클레스가 남은 철퇴 자루를 앞으로 내밀었다.
우우우우웅!
철퇴 자루에서 강한 진동이 울리기 시작했고, 그 즉시 날아들던 철구의 궤도가 다시 바뀌어 갔다.
우우우우웅!
그렇게 날아들던 철구는 서서히 회전을 멈추더니 철퇴 자루 쪽으로 날아가 안착했다.
철컥!
다시 자루에 철구가 달라붙으면서, 헤라클레스의 손에는 완전한 철퇴가 자리 잡았다.
지크는 헤라클레스가 가진 무기가초고도 문명에서 만들어진 아티팩트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했다.
‘오리하르콘으로 만들어진 유니크 아이템들. 그리고 그것을 사용하는 전사라…….’
지크는 나부가 말한 전설과 달리 눈앞의 헤라클레스가 골렘이 아니라 생각했다.
오리하르콘으로 이루어진 갑옷과 아이템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아틀란티스 최강의 전사.
지크는 그것이 바로 헤라클레스의 정체라고 추측했다.
쿠궁!
헤라클레스가 다시 철퇴를 회전시키며 지크를 향해 다가서려 했다.
그때 보호막 바깥쪽에 있던 나부가 갑자기 지크를 향해 외쳤다.
“지크!”
그가 고개를 돌려 보니 측면에서 뭔가가 다가오고 있었다.
저벅! 저벅! 저벅!
불길한 기운을 내뿜는 십수 명의 기사들이었다.
바론이 고치를 통해 소환한 암흑 기사들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지크는 기사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외부종의 삿된 기운을 느끼고 이들 역시 바론이 불러낸 이들임을 곧바로 눈치챘다.
‘골치 아프군.’
정면에는 헤라클레스가 버티고 있었고, 측면에서는 바론의 암흑 기사들이 다가왔다.
이들을 동시에 상대하게 되면 정작 틈을 노리고 들어오는 바론을 놓칠 가능성이 있었다.
나부와 나이젤이 암흑 기사를 막는다고 해도 오리하르콘으로 완전 무장을 한 채 버티고 서 있는 헤라클레스를 단숨에 제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골렘이었다면 구동 핵에 접촉해 무력화시켰겠지만, 정황상 그러기도 어려울 듯했다.
다가오는 암흑 기사들을 경계하며 어떻게 해야 할지 지크가 주춤하고 있을 때였다.
지크는 순간 자신의 귓가에 울리는 목소리에 흠칫 놀랐다.
그는 이내 자신과 대치하고 있는 헤라클레스를 바라보았다.
“네가 나에게 말을 건 것인가.”
그러자 다시 목소리가 울렸다.
[그렇다.]헤라클레스의 눈동자가 푸른빛으로 점멸하며 지크를 바라보고 다시 말을 이었다.
[뒤틀린 힘으로 만들어진 저 존재해서는 안 될 존재들을 불러낸 것이 그대들인가.]헤라클레스는 다가오고 있는 암흑 기사들을 ‘존재해서는 안 될 존재들’이라고 지칭했다.
지크는 갑작스럽게 의사를 전달한 헤라클레스의 의도를 아직 파악하지 못했기에 경계를 하며 대답했다.
“저들은 우리가 막고자 하는 적들이 불러낸 존재들로 외부종이라는 금지된 힘으로 만들어 낸 괴물들이다.”
지크의 대답에 헤라클레스가 다시 의사를 전달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대들은 저들을 막고자 이곳에 온 것인가. 그렇다면 왜 이 성지를 억지로 침범하려 하는 것인가.]“저들은 이곳에 봉인되어 있는 사자의 서를 탈취해 마왕을 다시 부활시키려 한다. 그것을 막기 위해 먼저 사자의 서를 가지러 온 것이다.”
그러자 헤라클레스의 눈동자가 다시 번뜩였다.
[그렇다면 그대 역시 성지를 침범하려 하는 것인가?]지크는 헤라클레스의 말에 고개를 내저었다.
“우리의 목적은 사자의 서를 탈취하려는 적들을 막는 것이다. 다만, 이 봉인 구역은 관리자가 사라져 저들이 침입할 수 있으니 사자의 서를 더 안전한 곳으로 옮기려 하는 것일 뿐이다.”
헤라클레스는 지크의 말에 대답을 하지 않고 푸른 눈을 점멸한 채 가만히 서 있었다.
그때 측면에서 다가오던 암흑 기사들에게서 심상치 않은 낌새가 나타났다.
불길한 기운이 흐르는 칠흑과 같은 검을 뽑아 들더니 이를 땅바닥에 박아 넣는 것이었다.
쿠구구구구!
놀랍게도 바닥이 갈라지며 그 안에서 외부종의 힘이 깃든 병사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크르르르―
그렇게 모습을 드러낸 병사들이 걸치고 있는 갑옷과 무기는 모두 제각각이었지만 공통적으로 암흑의 기운으로 물들어 있었다.
투구를 쓴 기사들과 달리 병사들의 얼굴은 외부로 드러나 있었는데, 검은 해골 안쪽에서 기이한 모습을 한 촉수들이 꿈틀거리며 이들의 몸을 움직이는 듯했다.
이내 기사들이 불러낸 암흑 병사들이 나이젤과 나부를 향해 진군하기 시작했다.
크아아아악!
처음 몇 걸음은 느릿하게 떼던 병사들이 곧 무기를 꼬나 쥐고 괴성을 내지르며 달려들었다.
그러자 나부가 빛의 화살을 소환해 병사들을 향해 날렸다.
콰콰쾅!
빛의 화살에 맞은 병사들의 몸이 폭발하듯 터져 나갔다.
그런데 사방으로 흩뿌려진 병사들의 파편 단면에서 촉수들이 꿈틀꿈틀 기어 나왔다.
그러고는 부서진 사지들이 서로 붙어서 원래의 모습으로 재생을 하는 것이었다.
나부는 이런 암흑 병사들을 보며 지친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미친…… 언데드보다 더한 놈들이 있다니. 진짜 말세다. 말세.”
나이젤 역시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있는 힘을 짜내며 암흑 병사들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촤아아아악!
혼신기를 담았다면 효과가 있었을지 모르나 단순한 검격으로는 나부의 공격처럼 이들의 재생을 막을 수가 없었다.
지크는 힘겹게 병사들의 진격을 막아 내는 두 사람을 보며 헤라클레스에게 말했다.
“네 임무가 이곳을 지키는 곳이라면 우리와 힘을 합쳐라. 그렇지 않으면 저들을 소환한 놈이 사자의 서를 탈취할 것이다.”
헤라클레스는 여전히 대답이 없었다.
그에 지크가 헤라클레스를 쳐다보았다.
“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지 상관없다. 하지만…… 아틀란티스의 전사로서 명예를 기억한다면 내가 저들을 막는 것을 방해하지는 마라.”
지크는 그 말을 남기고서는 왼쪽 손을 앞으로 뻗었다.
콰드드득!
오리하르콘 문에 박혀 있던 레바테인이 저절로 움직이며 다시 지크 쪽으로 날아왔다.
텁!
지크는 레바테인을 손에 쥐고 몸을 돌려 곧장 나부와 나이젤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리고서는 한 손으로는 아스칼론, 다른 한 손으로는 레바테인을 들고 암흑 병사들을 향해 검격을 날렸다.
“하아아아앗!”
지크에게서 성령기와 혼신기가 동시에 출수됐다.
쿠구구구구구!
파지지지지직!
빛의 전격이 순식간에 암흑 병사들을 휩쓸었고, 그 범위에서 벗어난 병사들은 혼신기의 칼날에 산산조각이 났다.
지크는 나부와 나이젤 앞에 서서 암흑 병사들을 향해 그림자를 펼쳤다.
아까 헤라클레스의 공격으로 죽은 마수들의 시신과 함께 분해된 암흑 병사들의 사체 역시 지크가 펼친 그림자의 늪에 빠져들었다.
스스스스스―
지크는 마수들과 암흑 병사들을 흡수하면서 다시 대량의 카르마 포인트를 얻을 수 있었다.
그때 지크의 눈앞에 전혀 예상치 못한 메시지가 떠올랐다.
[흡수된 ‘잊혀진 세계의 망혼병’들이 위대한 대군주에게 복속되어 자신들의 영혼을 오염시킨 자들에게 복수하기를 원합니다.] [이들의 의지를 받아들여 그림자 정령으로 변환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림자 정령으로 변환하게 될 경우 획득한 카르마 포인트가 차감되고 전환에 필요한 포인트를 소비하게 됩니다.] [변환을 진행하시겠습니까?]지크는 떠오른 메시지를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잊혀진 세계의 망혼병들이라?’
이미 멸망해 버린 문명 속에서 사라져 버린 과거의 존재들.
바론은 뒤틀린 인과율을 이용해 잊혀진 과거의 망혼들을 다시 불러낸 것이었다.
지크는 뒤에서 망혼병들을 소환해내는 암흑 기사들을 바라봤다.
저들 역시 잊혀진 세계의 망혼들로, 그중에서도 특별히 강한 힘을 지닌 전사 혹은 영웅 그 이상의 존재들일 터였다.
‘잠들어 있던 과거의 영웅들을 강제로 깨워 저런 괴물로 만들어 부리다니. 아서 드레이커, 도대체 어디까지 갈 셈이냐.’
망혼병들은 스스로의 의지로 복수를 하고자 했기에 지크는 카르마 포인트를 소비하게 되더라도 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
‘시스템, 망혼병들을 그림자 정령으로 변환하도록.’
지크의 명령과 함께 메시지가 떠올랐다.
[‘잊혀진 세계의 망혼병’들을 그림자 정령으로 전환합니다.] [위대한 대군주에게 복속된 그림자 정령들이 변화합니다.] [대군주의 영향을 받아 새로운 형태의 소환수가 형성됩니다.]츠츠츠츠츠―
그림자의 늪에서 수십의 그림자 형태가 일렁이며 모습을 드러냈다.
지크는 새롭게 형성된 그림자 전사들의 모습을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저건?’
오래전 지크가 히트맨이었던 시절의 모습을 그대로 본뜬 형태였다.
다시 메시지가 떠올랐다.
[그림자 정령들이 위대한 대군주의 영향으로 ‘그림자 사냥꾼’으로 각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