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perience points continue to increase RAW novel - Chapter 237
237화 바알 (2)
마왕성의 그레이트 홀에 맛있는 음식들이 차려졌다.
핏물이 살짝 배어 나오는 암송아지 스테이크부터 신선한 딸기가 얹혀진 푸딩까지.
이 모든 음식은 바알을 위한 거였다.
요리의 종류는 수십 가지가 넘어 보였다.
척 보아도 엄청난 실력자가 만들어 낸 요리들이 분명해 보인다.
참고로 인우의 마왕성에서 일하고 있는 전속 요리사의 요리 스킬은 3가지가 넘었고, 모조리 마스터 레벨이었다.
3스킬 마스터, 지구에 내놓으면 랭커 중에 랭커가 될 테지.
물론 비전투형이기에 전투 랭킹은 한참 낮을 테지만…….
뭐가 됐건 허기가 진 바알에게는 최고의 만찬이었다.
녀석은 포크와 나이프를 쥐고 음식들을 입속에 넣고 우물거렸다.
바알의 표정이 한결 편안해진다.
그러나 바알은 알까?
지금 그가 우물거리고 있는 스테이크를 만든 요리사가, 포크만 들고 덤벼도 단번에 요절날 정도로 약해졌다는 것을 말이다.
맞은편에 앉아 있던 인우는 가만히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신의 아티펙트로 인해 허기가 제거된 지 오래였다. 먹는다면 먹겠지만, 굳이 먹을 필요가 없었다.
식사가 끝날 때쯤, 바알이 입을 열었다.
“이제 신계로 갈 참인가?”
인우가 고개를 내젓자 바알이 다시 물었다.
“그러면 어쩔 생각이지?”
“우선은 천계부터 박살 내려고. 너도 데려갈 생각이야.”
“내가 가 봐야 할 수 있는 것도 없다.”
“도움을 구하려 데려가는 게 아니야. 오히려 그 반대지.”
바알을 데려가 편법을 이용해 레벨을 올려 줄 참이었다.
인우는 바알의 레벨을 다시 확인해 보았다.
레벨 : 1
직위 : 최하위 마족
여전히 레벨은 1이다.
이를 통해 보건대 절대자 패시브고 뭐고 모조리 다 사라진 것 같았다.
하긴. 녀석은 초기화를 겪었으니 당연한 이야기다.
하지만 아직 아이템은 그대로 남겨져 있었다.
아이템이 초기화될 순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인우는 바알이 입고 있는 슈트나 아티펙트를 바라보며 물었다.
“아티펙트는 레벨 제한이 없는 것들이냐?”
“반지와 팔찌는 레벨 제한이 없다.”
“기능은 뭔데?”
“선택받지 않고선 얻을 수 없는 것들.”
그 대답에 인우가 눈가를 좁히자 바알이 부연설명을 덧붙였다.
“나는 마계에 숨겨진 히든피스들을 제법 많이 찾아냈다. 거기에서 절대자의 걸음, 호흡, 성장, 그리고 전능자의 한계돌파까지 4가지를 얻어낼 수 있었지.”
“그래 나도 알고 있어. 하지만 스킬이 초기화되며 모조리 날아갔잖아.”
“히든피스들은 스킬 볼을 통해 등장할 때도 있었지만…….”
잠시 말을 끊은 바알이 씨익 웃으며 본인이 착용하고 있는 반지와 팔찌를 가리키며 덧붙였다.
“때론 아티펙트로 등장하기도 했지.”
“아.”
어느새 바알이 반지와 팔찌를 착용 해제하여 인우에게 넘겨 주었다.
“정보를 확인해 봐라.”
[절대자의 성장 반지]종류 ? 반지 (hidden)
기능 ? 획득 가능한 모든 경험치가 2배가 됩니다.
추가기능 ? 모든 스텟 +100
[전능자의 한계돌파 팔찌]종류 ? 팔찌 (hidden)
기능 ? 액티브 스킬의 한계 레벨이 2배가 됩니다. (히든 스킬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추가기능 ? 모든 스텟 +100
인우가 지닌 ‘성장’과 ‘한계돌파’와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았다.
그러니까, 바알은 원래 4가지 중, 아티펙트형으로 얻어낸 패시브는 남아 있는 셈이었다.
아쉽게도 스킬 볼을 통해 얻었던 절대자의 걸음과 호흡은 초기화되었지만 말이다.
어쨌든 이게 어디인가?
우선 ‘성장’의 경우 경험치 획득률을 올려 주기에 무조건적으로 필수였다.
천계에서 천사들을 박살 내며 바알의 레벨을 올려 줄 때 굉장히 유리하게 작용할 거다.
그리고 전능자의 한계돌파 또한 스킬 레벨을 레전드 마스터까지 올릴 수 있으니 필수다.
다만, 바알의 경우 걸음과 호흡이 없으므로 걷거나 숨 쉴 때마다 스킬 경험치를 올릴 수 없다.
그러니 스킬 레벨 업을 하기 위해선 정말이지 토악질이 나올 정도로 훈련에 훈련을 거듭해야 할 테다.
인우는 구경을 끝마친 아티펙트를 바알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그 정도면 충분해. 그런데, 그 히든피스라는 거 마계에서 또다시 얻을 수 있는 건가?”
아무래도 바알에게 절대자와 전능자의 모든 패시브를 얻을 수 있게 도와주고 싶었다.
“마계에서는 더 이상 얻을 수 없다.”
“이미 발굴되었다 이건가. 그러면 천계는?”
“천계 또한 이미 발굴되었지. 다만, 대천사들은 절대자나 전능자 패시브를 모조리 아티펙트로 착용하고 있다더군.”
“아아, 스킬 볼로 얻어낸 게 아니라 모조리 아티펙트로 착용하고 있다 이거지?”
“내가 알기론 그렇다.”
바알 또한 나머지 패시브 시리즈를 얻어내기 위해 분투하며 살아온 녀석이다.
녀석이 이렇게까지 말하니 확실할 것 같다.
결론적으로, 이러나저러나 천계를 개박살 내러 조속히 가 봐야 할 것 같다.
“이 형이 모조리 강탈해서 너한테 줄게.”
인우가 자신 있게 말하자 바알은 어이가 없는지 입을 크게 벌리곤 ‘허’하고 헛숨을 들이켰다.
“내 나이가 4천 살이 넘었다. 네놈이 나의 형이 되는 건 절대로 불가능하다.”
대충 넘겨듣지, 대단히 진지하다.
이럴 때 보면 확실히 할배는 할배다.
인우가 답이 없자 바알이 빠르게 말을 덧붙이기 시작했다.
“음, 뭐 어쨌든. 구해 준다면 내가 착용은 해 보겠다.”
뛸 듯이 기쁘면서, 또 저런다.
인우는 피식 웃고는 입을 열었다.
“밥 다 먹은 거냐? 천계로 가자. 모조리 다 개박살 내러.”
“좋을 대로.”
둘은 곧장 일어섰다.
그리고 천계로 향했다.
이로써 천계의 멸망이 더 빨라질 터였다.
* * *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3명의 대천사들은 참담한 얼굴로 신전에 앉아 있었다.
정말로 간신히 천계까지 도주해 왔다.
중간중간 정인우가 뒤쫓아 올까 불안에 떨며 갖은 마음고생을 다했다.
놈은 분명 루시퍼를 죽이고 마신이 되자마자 이렇게 말했다.
‘저 벌레들이 도망가 봐야 천계일 테고, 천계는 내가 조만간 멸망시켜 버릴 거다.’
맞는 말이다.
그들은 천계가 아니고서야 어디도 갈 수 없다.
인간계로 도주한대도 금세 정인우에게 잡힐 거였다.
정인우는 원래 인간이었고, 녀석은 지구와 프로킨의 지형에 무척이나 익숙하지 않은가?
게다가 이들은 인간계로 가면 힘이 줄어든다.
천계에 있어야 그나마 100%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거다.
그러므로 천계에 있는 게 최선이었다.
정인우는 이런 상황을 모조리 꿰고 있는 것 같았고, 도주하는 이들을 붙잡지 않았다.
참담한 현실에 미카엘이 얼굴을 구기며 말했다.
“살아남은 천사들은 얼마나 되지?”
“우리를 포함해서 175명이다.”
천사 1,000인대, 100인대, 10인대를 포함하여 1천이 넘어가는 병력이 1/6가량으로 현저히 줄어버렸다.
전쟁 발발 최초.
정인우의 마기광탄에 수백 명이 뭘 해 보지도 못한 채 골로 갔고, 마왕들과의 전투로 인해 또다시 많은 숫자의 천사들이 죽었다.
그런데도 그들은 루시퍼가 정인우를 제압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한데 결과를 보라.
모든 게 끝나 버렸다.
이대로 정인우가 천계에 쳐들어온다면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거였다.
“이제 어떡하지?”
“…….”
“…….”
묻는다고 답이 나올 리 없다.
절대신 탈라시아가 계시를 내려오진 않을까 싶어 신전에 짱박혀 있었지만, 신은 침묵을 고수하고 있었다.
빌어먹을 신.
원래대로라면 신은 육체의 한계 레벨을 정해 놨어야 했다.
실제로 인간계는 500레벨로 한계점이 존재한다.
그러나 상위차원인 천계와 마계는 어떠한가?
한계가 존재하지 않으며, 무한대로 강해질 수 있었다.
이를 반대로 보자면, 천족이나 마족이 무한대로 강해진 채로 신의 영역을 넘볼 수도 있는 거다.
신은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을까?
알고 있다면 멍청한 거고, 모르고 있다면 바보인 거다.
뭐가 됐건 한심한 신이다.
지금 정인우를 보라.
거의 신의 영역에 근접해 있다.
레벨은 2,000이 넘어가고 신의 장비로 무장한 채 모든 스킬이 레전드 마스터다.
그냥 손 한번 휘두르면 인간계를 멸망시킬 수 있을 정도로 강해져 있다는 거다.
다시 말해 정인우는 거의 신이다.
이쯤 되니 아마 탈라시아 신도 후회하고 있지 않을까?
이에 대한 방증으로 실제로 신은 엘과 루시퍼에게 계시를 내리기도 했지 않은가?
정인우를 죽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엘과 루시퍼가 역으로 당했다.
이건 정말 신조차도 예상치 못했을 거다.
“으아아아아! 이제 어쩐단 말인가!”
머리를 쥐어뜯으며 괴로워하기도 잠시.
신전의 탈라시아 석상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대천사들은 눈을 번쩍였다.
“시, 신의 계시다!”
침을 꿀꺽 삼키고는 계시가 떨어지길 기다렸다.
그래, 전지전능한 신, 모든 세계와 시스템을 창조한 신, 당신이라면 이 최악의 사태에 대한 계시를 내릴 수 있겠지?
-도망쳐라.
그 계시를 끝으로 석상은 빛을 잃었다.
순간 대천사들은 할 말을 잃었다.
“이, 이따위 계시라니!!”
“으아아아아!!”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아마 신조차도 어찌할 방법이 없는 것 같았다.
도망치라고?
어디로 말인가?
어디로 간대도 정인우에게 덜미가 잡힐 거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아야 할 것 아닌가?
막막함에 머리를 쥐어뜯기도 잠시.
신전 앞에 모여 있던 천사들의 외침이 들려왔다.
“크, 큰일 났습니다!!”
그 외침에 대천사들은 직감했다.
올 것이 왔구나.
직감과 동시에 바깥에서 비명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끄아아아아! 기, 기세다!”
그 외침이 들려오자마자 최악의 메시지가 떠오른다.
[마신의 기세가 발동되었습니다. 모든 이동 마법이 봉쇄됩니다.]* * *
천사 녀석들을 찾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바알의 조언을 따라 천계에 들어서자마자 위저드 아이로 신전을 훑어봤던 거다.
확인해보니 정말 그곳에 모든 천사가 모여 있었다.
바알은 천사들의 심리를 정확히 꿰고 있었던 거다.
저벅- 저벅-
인우는 바알과 함께 신전의 입구를 향해 걸었다.
천사들의 눈동자가 두려움으로 인해 거칠게 떨리고 있었다.
인우는 그런 동공지진에 대고 마신의 기세를 발동시켰다.
쩌어어어엉!
[마신의 기세를 발동시켰습니다. 적들의 텔레포트와 게이트 마법을 포함한 모든 이동 마법이 봉쇄됩니다.]“호오?”
인우는 조금 놀랐는지 감탄을 흘리고 있었다.
새로이 생성된 마신의 권능 4가지.
이중 마신의 기세는 단순히 적을 쫄게 만드는 능력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이런 숨은 기능도 있었나 보다.
겁먹게 만드는 것을 넘어서서, 적들의 도주로까지 완벽히 차단하다니.
뭐, 어쨌든 좋다. 그렇지 않아도 천사들이 도주하면 한 놈 한 놈 찾으러 다니기가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니 말이다.
잘됐다 여겼다.
우다다닥!
어느덧 신전의 문이 벌컥 열리며 대천사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로써 175명의 천사들이 모조리 모였다.
그들의 눈은 찢어질 듯 부릅떠져 있었다.
“제, 젠장! 정인우! 게다가 바알이라고? 바알은 죽은 게 아니었나!?”
“바알까지 있어! 이대로라면 끝이다! 오 신이시여!”
하긴, 녀석들은 바알이 죽은 줄로 알 거다.
한데 이렇게 멀쩡히 살아 있으니 놀라울 테지.
하지만 놈들은 지금 꽤 놀란 상태인지 바알의 육체가 초기화됐다는 것까진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뭐가 됐건 좋다.
어차피 인우는 이번 대학살에서 바알을 철저히 밀어줄 생각이었다.
자신이야 여기 모두를 죽인다 해도 그다지 많은 레벨 업을 할 수 없다.
하지만 바알은 어떠한가?
엄청난 레벨 업을 할 수 있을 거다.
제대로 밀어 줄 수 있었다.
어느덧 바알은 인우를 힐끔대며 묻기 시작했다.
“이제 어쩔 참이냐. 난 스쳐도 사망이다.”
“걱정하지 마. 다 편법이 있으니까.”
말을 마친 인우는 앞으로 걸어 나갔다.
“광렙의 시작이다. 바알.”
그리 말한 인우는 무언가를 발동시키려는 듯 손을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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