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quisite Repair RAW novel - Chapter 50
50화 설마 떨어져서 죽을 운명인가?
닭 머리는 입을 벌려서 다시 몇 개의 영석을 삼키고 부러진 대추 속으로 들어가서 꼼짝도 안 했다.
하지만 진양은 이를 알아채지 못했다. 심지어 주머니 안의 영석이 많이 줄었다는 것도 몰랐다.
자소도경을 수련한 후로, 진양은 영석으로 수련하지 안 한 지 오래되었다. 자신이 영석 몇 개를 가졌는지도 몰랐다.
경금납서결을 수련할 방법이 없으니 다른 걸 만지작거렸다.
이전에 만져서 나왔던 두 개의 신분 영패였다.
하나는 구 관사 거였고 하나는 마석성종의 제자 거였다.
이 영패는 특별하게 만들어져서 기능도 각기 달랐다.
하지만 모두 공통적인 특징이 있었다. 영패 제련을 성공한 후, 누가 가장 먼저 연화하면 그 사람의 것이 되었다. 그 후에 다른 사람이 다시 연화하면 금제가 붕괴하여 완전히 쓸모가 없어지는 결과만 있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이런 영패를 많은 문파에서 신분을 검증하는 열쇠로 사용했다.
쉽게 말해 자체에 신분증 위조 방지 능력이 있었다.
진양은 묵묵히 법보 감정에서 영패에 관한 모든 걸 떠올렸다.
두 개의 영패를 쥐고 가지고 놀다가 갑자기 불을 피우기 시작했다.
“일단 생각을 더 해보자.”
진양은 불더미 옆에 앉아 있었다. 눈썹을 치켜뜬 채 불 위에서 익어가는 고기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기름이 불 속에 떨어지자 치익 소리가 났다. 공기 중에는 매혹적인 향으로 가득했다. 냄새만 맡아도 입에서 침이 고였고 뱃속이 울렸다.
하지만 진양의 얼굴에서 싫은 티가 드러났다. 냄새를 맡아도 입맛이 없었다.
같은 음식만 계속 먹다 보니 입맛이 없던 것이다.
이 비경 파편은 마치 누군가에게 깨끗하게 정리된 거 같았다.
현재는 맹수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아서 안전하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돌아다녀 봐도 이렇게 몇 종류의 고기만 먹을 수 있어서 누구든 질렸을 거다.
“가서 시고 떫은 야생 열매나 찾아봐야겠다.”
진양은 자리에서 일어나 먼 곳의 밀림을 향해 걸어갔다. 고기는 정말 먹기 싫었다.
콰아앙!
갑자기 대지가 흔들리고 하늘이 일그러졌다. 귀청을 찢는 굉음이 멀리서부터 가까워졌다.
처음에는 벌떼 소리처럼 가늘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산이 무너지고 해일 같이 포효했다.
진양은 깜짝 놀라 서둘러 두루미를 소환하여 허공을 날아갔다.
높은 곳으로 올라와서 먼 곳을 보니 진양의 동공이 수축했다.
비경 파편 전체가 흔들리고 있었다!
먼 곳의 산줄기는 귀를 찢을 듯한 굉음과 함께 산산조각이 나며 무너졌다.
대지는 마치 나뭇가지처럼 균열이 짧게는 몇 리였고 길게는 수십 리로 갈라졌다.
균열 아래에서 음산하고 차가운 음하의 물이 솟구쳐 나왔다.
지나가는 곳마다 수많은 나무와 꽃들이 시들더니 얼어붙었다.
형체가 없는 음풍(陰風)이 불자 지나는 곳마다 커다란 산림은 어느새 가루가 되었다.
하늘을 가로질러 허공에서 흘러오던 음하도 대부분이 이변과 함께 사라졌고 새로 나타난 음하도 잠시 후 다시 사라졌다.
처음 들어왔던 긴 음하도 이미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다.
진양은 허공에서 마치 종말과 같은 광경을 바라보자 온몸에서 오한이 느껴졌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어서 놀라고 두려운 표정이었다.
격렬한 변화가 갈수록 거세졌다.
갑자기 형체가 없는 기세가 빠른 속도로 휩쓸고 지나갔다.
웅!
진양은 누군가 대추를 들고 강하게 자신의 신혼을 때리고 뒤통수도 치는 거 같았다.
변화는 알아채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일어났다.
앞이 캄캄해지면서 몸을 제어할 수 없었고 의식도 날아가 버렸다.
의식을 잃은 진양은 머리부터 자학의 등에서 떨어졌다.
고꾸라진 자세로 피식 소리를 내며 몸이 반쯤 땅에 박혀서 미동도 없었다.
사방으로 통하는 음하가 지금 미친 것처럼 역류하며 흐르더니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
펑펑펑!
모든 음하는 이 격렬한 변화를 견디지 못하고 끊임없이 무너지고 터졌다.
허공에 있던 비경 파편은 마치 한 척의 작은 배처럼 분노하고 포효하는 바다 위에서 가라앉고 떠다니면서 흘러가는 거 같았다.
쾅!
작은 비경 파편 하나가 부서지더니 무수한 먼지로 가득 차올랐다.
우르릉!
무수한 비경 파편이 음하처럼 일제히 부서졌다.
큰 비경 파편도 만신창이가 되었다.
안에 있던 평범한 토끼나 무서운 요수 같은 생물도 한순간에 피를 토하고 터져서 죽었다.
허공에서 꿈틀대던 검은 기운이 하늘과 땅을 뒤덮었다. 허공 가장 깊은 곳에서 끊임없이 끓어오르며 솟구쳤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크고 예측할 수 없는 검은 기운이 위쪽의 비경 파편에 충격을 주려고 할 때였다.
갑자기 몰아치던 검은 기운이 멈추면서 천천히 줄어들었다.
잠시 후 영향을 받았던 모든 것이 조용해졌다.
상처투성이의 대지와 비경 파편 안의 수많은 생명의 시신이 방금 있었던 일을 증명해줬다.
세 시진이 지나고.
흙 속에 거꾸로 박힌 자세로 생사를 알 수 없던 진양이 갑자기 하반신을 움직였다.
한참 뒤에 갑자기 두 다리를 움찔하더니 흙에서 튀어나왔다.
한참 동안 어지럽던 진양의 두 눈은 초점이 천천히 회복되면서 의식을 되찾았다.
진양은 갑자기 식은땀이 나고 심장이 빨리 뛰면서 공포에 떨었다.
의식을 너무 빨리 잃어 몸이 본능적인 반응도 못 할 정도였다.
지금 의식이 회복되면서 이제야 본능이 반응했다.
“도대체 뭐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진양은 시큰거리는 목을 주물렀다.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 게다가 자신이 어떻게 죽었는지도 몰랐을 거다!
만약 이전에 자소도경 안의 한 법문으로 기초를 다지고 극한까지 두텁게 하지 않았다면,
심지어 경지를 기꺼이 낮춰서 신혼을 보통 수도사보다 견고하고 단단하게 하지 않았다면,
방금 의식을 잃은 게 아니라 신혼이 깨졌을 것이다!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자신의 신혼에 충격을 준 게 무슨 힘인지 알 수 없었다.
도대체 무엇이 자신의 의식을 잃게 했는지도 전혀 알 수 없던 것이다.
생각하던 그때 진양은 구덩이를 보자 감탄했다.
만약 자신의 육체가 단련해서 튼튼하지 않았다면, 하늘에서 떨어지면 땅에 박히는 게 아니라 그대로 죽었을 거다!
이것을 생각하자 진양은 알 수 없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나는 설마 떨어져서 죽을 운명인가?’
전에도 운상에서 떨어져서 죽을 뻔했고, 이번에도 떨어져서 죽을 뻔했다.
‘나중에 반드시 의식을 잃어도 스스로 날 수 있는 비문을 찾아야겠다! 열심히 몸을 단련해서 다시는 이런 상황이 생기질 않길 대비해야겠어. 아니면 두 가지를 다 준비하든가 해야겠다.’
진양이 어리둥절하고 앞으로 무슨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모진 마음을 먹고 있을 때였다.
하늘에서 세 개의 빛이 빠르게 날아왔다.
세 개의 빛이 하늘을 스치며 지나가다가 마치 진양이 있는 것을 발견한 것처럼 중간에 방향을 바꿔서 진양의 앞으로 떨어졌다.
영광이 사라지자 세 사람이 그 속에서 걸어 나왔다.
가장 앞의 사람은 짙은 눈썹에 큰 눈을 가졌고 관자놀이가 튀어나와 있었다. 머리카락은 고슴도치처럼 짧았다. 피부는 조금 붉어서 옅은 피의 안개가 피부에 떠다니는 거 같았다. 숨을 쉴 때마다 주변의 공기가 건조하고 뜨거워졌다.
진양은 이자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기만 해도 엄청난 능력을 갖추고 있는 거 같았다. 발이 떨어질 때 먼지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자는 축기를 초월한 삼원의 수도사가 분명했다.
그래도 자신을 반드시 죽일 거라는 위협은 느껴지지 않았다.
다른 두 사람도 모두 축기 후기였다.
한 명은 무섭고도 교활하게 생겼는데 그 모습이 꼭 도둑같이 생겼다.
한 명은 부티가 났다. 얼굴의 미소는 겉보기에는 착해 보였다.
이 두 사람은 신체를 단련하는 연체(煉體)의 길을 가지 않은 평범한 연기(煉氣)의 수도사로 보였다.
연체의 길을 간 수도사인 ‘체수’는 비교적 적었다.
이전에는 줄곧 마석성종은 체수의 문파라고 생각했었다.
체수가 아닌 보통의 수도사도 있을 줄은 몰랐다.
세 사람이 땅으로 내려온 후에도 가장 앞에 있는 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단지 그 자리에 굳은 얼굴로 서 있었고 옆에 있던 부티 나는 청년이 헛웃음을 지며 다가왔다. 진양을 살펴보고는 혀를 내둘렀다.
“가운(賈雲), 설마 네 녀석이 살아있을 줄이야, 운이 꽤 좋았군.”
가운은 바로 진양이 지금 위장하고 있는 마석성종의 제자였다. 이자는 당연히 죽었었다.
그것도 제일 먼저 죽은 불운아였다.
진양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눈꺼풀을 떨구고 있었다. 차가운 표정이었다.
아는 사람을 만날 줄 누가 알았을까.
자신은 이자를 뭐라고 부르는지도 몰랐다.
게다가 이자의 행태를 보아 십중팔구 불운아와 원한이 있어 보였다.
아니, 지금은 자신과 원수였다.
“가운, 뭘 멍하니 있는 거야! 화련소성자(華煉小聖子)가 여기에 계시는 게 안 보이나, 어서 와서 인사하지 않고 뭐 하는 거야!”
부티 나는 청년은 흉악한 표정을 지으며 의혹이 생겼다.
‘가운은 평소에 나를 보면 성난 눈으로 노려보고 이를 갈았는데 오늘은 웬일로 침착하고 아무런 반응이 없지?’
“가서패(賈西貝), 그쯤 하게.”
화련소성자라고 불린 자는 눈살을 찌푸리며 진양을 보았다.
“자네 이름이 가운인가? 여기서 무슨 일이 생긴 거지? 다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은 모두 죽었습니다. 오우 사조께서 내려가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이변이 일어나면서 비경 파편이 거의 무너져내렸습니다.”
진양은 차근차근 대답했다.
“오우 사조?”
화련은 당황했다. 문중에 그런 선조가 있는지 생각이 나지 않아 눈에서 의문이 들었다.
“무슨 헛소리를 하는 것이냐, 오우 사조라니, 본문에는 그런 이름을 가진 사조는 없다! 소성자, 제가 볼 때는 이 가운은 가짜입니다. 어쩌면 어떤 요마가 변한 거일지도 모릅니다. 안 그러면 어째서 다른 자는 모두 죽었는데 이자만 아무렇지 않게 살아있겠습니까? 우선 잡고 보시죠.”
가서패의 눈에서 차가운 빛이 흐르자 손에서 새까만 가시가 달린 공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오우 사조는 오천 년 전에 죽어서 조묘로 들어갔었습니다. 현재 조묘 깊은 곳에서 어째서 기이한 일이 생겼는지 알아보다가, 이제야 조묘에서 나와서 비경 파편 깊은 곳으로 진상을 조사하러 가셨습니다.”
진양은 이를 악물고 차갑게 웃었다.
“오우 사조 앞에서도 당신이 한 말을 기억하길 바랍니다.”
가서패는 안색이 하얗게 질리더니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만약 자신이 사조를 모욕한 걸 알게 되면 그는 비참하게 죽을 게 확실했다.
잠시 후, 가서패는 갑자기 뭐라도 생각이 났는지 비웃으며 말했다.
“웃기는 소리, 본문에서 조묘로 들어간 자는 생기가 끊기고 조묘에 스스로 묻혀버린단 말이다!”
“맞습니다. 오우 사조는 이미 오천 년 전에 죽었죠.”
진양은 몰래 한숨을 쉬었다. 앞에 있는 세 사람의 표정이 일제히 굳었다.
조묘에 관한 전설이 생각났다.
조묘에는 가끔 선조가 죽어도 잠들지 않고 오히려 기이하게 떠돌아다니는 자가 있다고 했었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알고 싶지 않으십니까? 그들은 모두 단지 말이 불경(不敬)하다고 해서 오우 사조에게 죽었습니다. 저는 단지 사조와 같은 혈통이기에 목숨을 건졌습니다.”
“그럼 어째서 즉각 종문에 보고하지 않은 것이냐?”
가서패의 안색은 하얗게 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