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108)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108화
┗ [근데 여기 실내다?ㅋㅋㅋㅋㅋㅋㅋㅋ그냥 진짜 온라온 후광있는거 맞나봐,,, 와나 아직도 심장떨려,,,,]
┗ [세번 보면 죽는 그림 그런거 다 의미없어 온라온 세번 만나면 내 심장이 알아서 터질 테니까 지금 두번 마주쳤고 이제 한번 남았어 하]
┗ [근데 어차피 죽을거 그냥 온라온 얼굴 한번더 보고 죽는게 낫지 않을까 고민중이야 너네라면 어떻게할래? 물론 보지 말라 해도 볼거긴 해 부럽지???]
* * *
만족스럽게 배를 채운 우리는 그 이후로도 여러 놀이기구를 타면서 돌아다녔다.
그동안 서로에게 잘 보이기 위해 했던 온갖 몸부림이 통했냐고 한다면….
잘 모르겠다.
그러나 적어도 강지우의 방해 공작은 무척이나 효과적이었다.
특히 반요한에게.
“강지우 씨, 당신 너무 나만 방해하는 거 아닙니까?”
“내가 그럼 당신이 순진한 애 건드리게 둘 것 같으세요?”
“방해하지 마! 난 저 친구의 멘탈 관리 비법을 반드시 알아내고 싶다고!”
설정인지 진짜 궁금한 건지 구분이 안 갈 만큼 진심 어린 목소리로 반요한이 신경질을 냈다.
그러다 저녁 시간이 되자 라테월드 곳곳에 괴물로 분장한 직원들이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라테월드 어딘가에 있는 곳에서 약간은 미묘한 할로윈 메이크업을 받은 일반 입장객과는 달리, 분장이 제법 본격적이었다.
“오지 마세요. 오지 마시라고요!”
우리 중 가장 큰 피해자는 견성하였다.
강지우도 흉하게 생긴 것을 싫어하기는 했는데, 견성하처럼 무서워하는 건 아니었다.
괴물들도 최약체를 알아봤는지 서문결 뒤에 쭈그리고 앉아 숨은 견성하에게 “으어어…” 하면서 여럿이 몰려왔다.
괴물들은 견성하의 주위를 빙빙 돌다가 녀석이 안에서 막춤을 추고 나서야 새로운 희생양을 찾아 멀어졌다.
“보는데 너 무슨 제물로 바쳐진 사람인 줄 알았다.”
“지우 형, 거기서 한마디만 더 하면 저기 계시는 괴물분이랑 포옹시켜 드릴 거예요….”
견성하에게는 충분히 그럴 힘이 있었기 때문에 흉물스럽게 생긴 것을 썩 좋아하지 않는 강지우는 놀리다 말고 입을 다물었다.
“오늘의 마지막 코스는 대관람차입니다.”
야외에 설치된 대관람차가 한 바퀴 회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5분이었다.
“두 명씩 탈 거고 남은 한 분은… 혼자 타시면 됩니다.”
“혼자요?”
말만 들어도 외로웠다.
“원래는 둘, 셋 이렇게 탈 예정이었는데 여러분은 한 명쯤 혼자 타도 될 것 같아서. 대신 혼자 타시는 분은 원샷 많이 뽑아드릴게요.”
그동안 우리와 꽤 친해진 제작진의 위로인지 놀림인지 모를 말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게다가 이번에는 반요한이 짝을 나눌 차례였다.
녀석은 당연히 자기 목표인 서문결이랑 탈 테고….
그러나 반요한이 꺼낸 말은 예상을 벗어났다.
“이번에는 나랑 라온이, 성하랑 결이. 이렇게 타자.”
내 목표가 저 녀석이었는데, 본인이 이렇게 판을 깔아주다니.
“뭐야. 해보자는 거야?”
“어디 한번 해보라는 거지.”
“결이 형은 어쩌고. 자신 있어?”
“우리 착한 결이는 내가 달라고 하면 다 줄 거야. 그리고 쟤 재미없어. 반응이 없다고.”
“이 형 완전 나쁜 남자 아니야? 그리고 반응이 없기는 뭐가 없어! 형이 못 알아보는 거겠지!”
“원래 나쁜 남자가 더 매력 있는 거 몰라?”
그리고 강지우는 반요한이 낮에 스산하게 예고했던 대로 카메라 감독님과 단둘이 관람차에 오르게 되었다.
“하하, 쓸쓸하고 고독한 시간 보내시지.”
“악마 같은 자식….”
반요한의 배웅 아닌 배웅과 함께 강지우가 이를 갈며 먼저 관람차에 올랐다.
그다음으로는 견성하와 서문결이 관람차에 탔다.
세 번째로 반요한과 내가 담당 카메라 감독님과 함께 관람차에 오르려 할 때, 제작진이 미션 카드 하나를 우리에게 건넸다.
“들어가셔서 펼쳐보시면 됩니다.”
관람차 안에는 의자 두 개가 마주 보게 설치돼 있었는데, 한쪽 의자에는 카메라 감독님이, 반대쪽 의자에는 나와 반요한이 앉았다.
“와, 바닥 투명해.”
관람차의 바닥이 투명해 아래쪽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게 신기했다.
“미션부터 보자.”
펼쳐본 미션 카드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미션>상대방과의 추억 이야기하기
우리 사이에 있는 추억이라고 한다면, 땀 흘리며 부대끼던 픽하트 때밖에 없었다.
미션이라길래 긴장했는데.
“별거 아니네.”
“추억….”
반요한은 곰곰이 옛 기억을 되짚는 눈치였다.
“형이 첫 합숙 때 나 바닥에서 재우려 한 거부터 시작할까?”
“아, 그거 진짜 미안하다니까?”
반요한이 그 일로 강지우에게 얼마나 들들 볶였는지 알았기에 그쯤에서 픽 웃고 말았다.
“첫 합숙 때 네가 하트 어택 안무 엄청 빨리 따서 나나 다른 애들 연습하는 거 도와줬잖아.”
즐거움이 역력한 목소리로 말을 시작한 반요한은 지나온 날들을 하나하나 꺼내어 추억했다.
312호에서 있었던 일, 톡식 때 리츠를 비롯한 일본인 연습생들과 한방에서 지내던 일, 처음으로 함께 무대에 섰던 일, 서문결과 함께 셋이서 광고판을 보러 갔던 일, 리와인드 때 화음을 쌓던 일…….
얼마나 세세하게도 기억하는지 내가 미처 잊어버리고 있던 것조차 녀석의 입에서는 술술 나왔다.
“아, 맞아. 그랬어.”
“이제 기억나?”
“깜빡할 수도 있지.”
“그래. 깜빡할 수도 있지.”
당시에는 그만두고 싶을 만큼 힘들었지만, 이제는 웃으면서 할 수 있게 된 얘기들을 덤덤히 나누다 보니 어느새 꼭대기였다.
창밖으로 어둑해진 가운데 갖은 불빛으로 반짝이는 도시가 한눈에 보였다.
반요한도 바깥을 내다보느라 잠시 말을 멈춘 사이, 나는 손목에 차고 있던 셀프캠으로 야경을 담았다.
정상을 찍은 우리 관람차가 도로 내려가려 할 때.
“고마워.”
반요한이 말했다.
“갑자기 왜 그래?”
다소 생뚱맞게 느껴지는 감사 인사였다.
“네가 처음에 도와주지 않았으면 너무 힘들어서 그만뒀을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지금 같은 일들이 생기지도 않았을 거고. 지금 같은 타이밍에 고맙다는 말 정도는 할 수 있는 거잖아?”
힘들어서 그만둔다니, 누가?
이 여우 자식이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그만둘 날은 대체 언제일까.
어.
‘진짜였냐?’
질리도록 한결같았던 ‘당신의 탈락을 바랍니다’라는 밉살스러운 문구가 없는 반요한의 호감도 알림은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았다.
“…나도 고마워.”
나는 민망함으로 인해 당장 관람차 창문을 깬 뒤 뛰어내리고 싶은 마음을 간신히 내리누르며 말했다.
어찌 됐든 녀석이 처음에 내게 관심을 가지고 자기들 숙소로 오라고 권했기에, 지금 이렇게 시드에 들어올 수 있던 거니까.
이참에 고맙다고 해두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았다.
반요한이 뭐가 고맙냐고 물어봤으면 뭘 그런 걸 굳이 물어보냐고 무시하려고 했는데.
녀석은 다 안다는 듯 잠깐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내릴 때가 점차 가까워지고 있었다.
“……너 지금 뭐하니?”
“설득.”
내 어떤 행동에 반요한이 어이없다는 듯 가볍게 웃었다.
“형, 나 벌칙 뭔지 알 것 같거든. 근데 진짜 하기 싫거든. 한 번만 넘어가 주면 안 돼?”
“나도 뭔지 알 것 같은데. 봐서.”
잠시 뒤, 관람차에서 내리자 다른 일행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견성하 울었어?”
“안 울었어.”
“감독님, 성하 울었어요?”
내 물음에 견성하와 서문결 쪽에 따라갔던 카메라 감독님이 “거의 울 뻔했어요”라고 답했다.
어쨌든 기대했던 것보다 재미있었던 놀이공원 투어는 이걸로 마무리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오늘 촬영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니었다.
우리는 라테월드 내부에 있는 한 금속 공방으로 이동했다.
사전에 협조를 구해 공방 안에는 우리와 제작진만 입장할 수 있었다.
덕분에 스피커에서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명상 음악 같은 소리를 제외하고는 조용했다.
밖에서 봤을 때는 몰랐는데, 안으로 들어오니 전체적으로 예스러운 느낌이 나는 공방은 주황빛이 도는 조명 덕분에 따스한 분위기를 풍겼다.
벽에 붙어 있는 광고판을 보니 이 공방에서는 커플끼리 와서 커플링을 만들거나, 친구들끼리 와서 우정링을 만들 수 있었다.
오늘은 우리끼리 반지라도 직접 만들어 보는 건가, 생각할 때였다.
“사전 미팅 때 서문결 씨가 멤버들끼리 뭔가 간직할 수 있는 걸 만들어 보고 싶다고 하셨거든요.”
제작진이 말했다.
“반지 끼는 거 괜찮아?”
서문결의 물음에 우리는 저마다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우리도 네가 하고 싶은 거면 다 좋아.”
강지우가 전에 서문결이 했던 말을 활용해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한 어조로 답했다.
나중에 더 자세히 들은 얘기에 따르면.
서문결은 사전 미팅 때 “멤버들끼리 나눠 갖거나 공유할 수 있는 물건을 만들어 보고 싶다.” 정도로 두루뭉술하게 이야기했고, 이후 제작진과 상의한 끝에 반지로 최종 확정된 것 같았다.
“반지는 어느 쪽 손가락에 끼우실 거예요?”
긴 테이블 앞에 일렬로 모여 앉은 우리에게 공방 주인인 디자이너가 물었다.
우리는 인터넷 검색을 거쳐 우정 반지를 보통 많이 낀다는 왼손 검지에 끼기로 의견을 모았다.
어느 손가락에 끼울 건지 정한 다음에는 링게이지라고도 불리는 반지 호수 측정기로 각자 검지에 맞는 호수를 확인했다.
그 결과 강지우가 16호, 반요한이 15호, 서문결이 18호, 견성하가 19호, 내가 12호였다.
“와, 너는 어떻게 손도 잘생겼냐.”
“혹시 손 모델 하실 생각 없으세요?”
디자이너가 농담조로 한 말에 내 손을 구경하던 강지우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고개를 들었다.
“안 돼요. 얘 저희랑 아이돌 하기로 7년짜리 계약서에 도장 찍었거든요.”
“어머 어머, 라온 씨 그럼 7년 뒤에 저희랑 계약해요. 7년쯤이야 기다리죠, 뭐.”
이분도 잘 받아준다.
“저희 애 계약금만 백억인데 감당하실 수 있으시겠어요?”
“백억이요? 차라리 그 돈으로 예쁜 손을 새로 만드는 게 빠를 것 같네요.”
디자이너는 미련 없이 내 손을 포기했다.
아니, 내 의사는?